인도, 네팔 여행을 100일간 하고 콜롬비아도 한 달간 돌아다녀본 본인은.

 

어느덧 중급여행자에 다다랐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뭐 이 정도면, 아프리카에 혼자 가도 기린하고 친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계일주는 인도여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까다로움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비행기표 예약.

 

한 대륙 안에서의 여행은 몇 달이 되든지 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이동이 버스, 기차이므로 내일 떠나고 싶으면 그냥 내일 가서 표 끊고 타면 그만이다.

 

만약 표가 없어도 하루 정도만 더 기다리면 표가 생기기 마련이고, 다른 이동방법도 많이 있다.

 

 

하지만 국가별 이동 같은 경우 최소 일주일 전에는 비행기표를 끊어놔야만 했다.

 

요즘 아무리 저가항공이 많아지고 인터넷 예매가 활성화 되었다고 해도 항공권 구매는 여전히 힘들었고,

 

특히나 쿠바 in, out은 더 힘들었다.

 

별 생각 없이 인도여행과 비슷할 거라 생각하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라고 주장하던 나는 이번 쿠바 항공권 구매를 하면서

 

진희에게 갖은 핍박을 받았고 한동안 진희가 하자는 대로 여행하게 생겼다.

 

 

칸쿤-쿠바-콜롬비아 비행기표를 끊기 위해서 오전 내내 여행사를 돌아다녔다. 

 

첫 번째 집에 갔더니 650달러란다.. 한 사람당…. 헐… 뭐 이리 비싸. 인터넷이랑 비슷하다.

 

두 번째 집에 갔더니 649달러란다.. 헐.. 이게 진짜 맞는 건가. 인터넷이랑도 비슷하고 첫 집이랑도 비슷하다. 어떡하지.

 

세 번째 집에 갔다. 한 사람당 380달러란다. 뭐여. 이 아저씨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들은 건가? 사기 아닌가?

 

비싸도 탈이고 싸도 탈이다.

 

 

결국 속는 셈치고 예약했다. 오후 6시에 다시 오면 표를 주겠단다. 주인장이 영어를 거의 못하지만,

 

그래도 할아버지뻘 되시는 분이 나에게 사기를 칠 것 같진 않았다.

 

그렇게 가장 급한 비행기표를 끝내고는 호스텔로 돌아와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말이 배낭여행이지 거지같이 여행하는 우리에게 근사한 점심 따위는 없었다.

 

한국에선 손도 별로 안댄 3만5천원짜리 스페셜 놀부보쌈도 지하철에 놓고 내리는 쿨한 나였는데,

 

술만 마시면 소형, 중형, 모범 가리지 않고 택시를 잡아타던 나였지만.

 

여행을 와서는 80원 쓰는데 80번정도 생각하고 쓰고 있다.

 

하지만 빵으로만 연명하기에는 여행이 너무 아까웠고, 로컬음식을 먹자니 너무 비쌌다. (여행객을 상대로 하는 식당은 대게 비싸다.)

 

그래서 우리는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다.

 

아직도 타코, 또르띨라, 퀘사디아 뭐 이런게 뭐가 다른지 모르지만, 얼추 비슷하게 만들어봤다.

 

우선 슈퍼에 가서 겉에 싸먹는 저 밀가루를 사고, 안에 넣어먹을 재료를 몇 개 사서 그냥 싸먹었다.

 

맛은 그럴싸하다. 가격은 매우 착하다. 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로컬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하지만 매움. 망해뜸.

 

맥시칸 고추는 우리나라 청양고추보다 매운듯. 머리에서 눈물이 흘렀다.

 

맥시코는 다른 물가는 다 한국이랑 비슷하거나 결코 싸지 않은데, 콜라 하나만큼은 엄청나게 쌌다.

 

덕분에 콜라는 신나게 먹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우리는 주저 없이 뉴아이패드를 안 산 것이라 하겠다.

 

뉴욕 애플스토어에서 한눈에 반해버린 뉴아이패드를 뒤로 하고 멕시코로 향한 우리는,

 

매일 뉴아이패드 꿈을 꾸면서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해변가에 버스를 타고 가다 본 iStore…. 멕시코에서도 뉴아이패드를 살 수 있는 것이었다.

 

안드로이드 공부 할때보다 더 열정적으로 구글링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아낸 엄청난 정보들. 멕시코 칸쿤은 전체가 홍콩 같은 면세지역이라 뉴욕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거…

 

우리는 바로 칸쿤 센트로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쇼핑몰로 향했다.

 

그 이름은 La Plaza Americas…. 대충 숙소 앞으로 가서 저 이름 써있는 버스를 골라 탔다.

 

 

   

 

멕시코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비싼 샵들로 가득한 쇼핑몰이었다.

 

명품샵은 없었지만, 그래도 왠만한 브랜드는 전부 모여있었고, 와이파이도 잘 터지고 걸어다니는 사람들도 좀 부유해보였다.

 

 

   

 

그러다 발견한 iShop. 칸쿤에는 iShop, iStore 이렇게 딱 두개의 애플 프리미엄 셀러만 존재했다.

 

저기 오른쪽에 학생들이 모여있는 곳이 뉴아이패드를 만져볼 수 있는 곳이었다.

 

들어가서 보니 가격 또한 알흠다웠다. 7999페소. 대략 65만원이었나… 근데 거기다가 세금 6.5%인가 환급해준다.

 

뉴욕은 499달러에 세금 8%가 붙으니… 멕시코가 더 싼편이었다. (뉴욕도 환급 되는지는 모르겠음.)

 

우리는 신나서 바로 케이스를 사러 돌아다녔다.

 

 

   

 

쇼핑몰 안에는 월마트처럼 생긴 샵들도 있고, 이것저것 없는게 없었다.

 

이 큰 매장을 마구 헤집고 다녔는데도 허리가 안 아팠던걸 보니 난 매우 들떠있었다.

 

 

   

 

우리나라 CGV랑 비슷하게 생긴 영화관도 안에 있다.

 

멕시코에서는 영화 볼 때 나쵸 먹을줄 알았는데, 얘네도 다 팝콘만 먹더라.

 

 

   

 

고급 쇼핑몰인 LiverPool도 이 쇼핑몰 안에 들어와 있었다.

 

우리는 케이스까지 전부 정하고 바로 iStore로 가서 아저씨. 뉴아이패드 16기가 화이트를 내놓으세요. 라고 말했다.

 

돌아온 대답은.

 

재고 없음.

 

망할. 우리는 재고가 있는지 없는지도 확인 안하고 들떠서 케이스부터 사러 돌아다녔던 거다.

 

뉴욕에도 물량이 부족하다는데 이딴 시골 어촌에 뉴아이패드가 있을리 만무했다.. 왜 그걸 몰랐지.

 

결국 우리는 눈물만 안 흘렸을 뿐, 울면서 집에 왔다.

 

때 마침 비도 왔다. 쇼핑몰 천장에 빗소리가 나길래 옆에 계신 할아버님께..


"에.... 아구아(물)?" 이러면서 손으로 비 내리는 표시를 했다.


그러자 할아버님께서는 "예. 잇츠 레이니. 두유 스피크 잉글리쉬?" 라고 하셔서 나를 무안하게 만드셨다.


엉엉. 하늘도 울고 나도 울고 진희도 울고 아이패드도 울고 하늘에 계신 잡스횽아도 울고.

 

 

   

 

오는 길에 아까 예약한 항공권을 가지러 갔다.

 

그런데 주인장 아저씨가 뭔가 잘못됐다면서 하나씩 설명을 해준다.

 

  1. 비행기가 만석이라 표 구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쿠바 비자비용은 따로 내놔라. (한사람당 16불. 원래는 포함된 가격이라 했음.)
  2. 21일(토요일)표는 아무리 구해도 없다. 23일(월요일)표밖에 없다. 미안하다.

 

이거였다. 가뜩이나 뉴아이패드 때문에 빡친 우리에게 자비따윈 없었다.

 

다 엎어버리고 나오고 싶었으나, 다른 여행사는 이거의 두배 가격이었다… 아.. 우리는 매우매우 고민하는 척을 했다.

 

사실 답은 모든 걸 감수하고 사는 것이었으나, 바로 덮썩 물면 바가지 쓰는게 여행의 묘미 아니겠는가..

 

 

매우 고민하는 척 했더니, 아저씨가 두명의 비자비용 36달러를 빼주겠단다. 굿잡. 우리는 마지못해 수긍하는 척 했다.

 

덕분에 쿠바에서 아바나, 바라데로, 비냘레스 세 도시를 구경하려던 우리의 일정은 대폭 축소되어 바라데로를 빼버렸다.

 

사진에 나온 여행사가 바로 우리가 알아본 칸쿤 센트로에서 가장 싼 여행사다.

 

위치는 칸쿤 센트로 Banamex 은행 바로 반대편에 있다. 영어가 잘 안 통하는게 문제지만, 당신에겐 손과 발이 있으니 문제 없다.

 

춤춰라. 그러면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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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하면 생각나는 거. 나쵸. 타코. 멕시코 모자. 아즈텍. 마야.

 

고등학교때 사탐 선택과목을 세계사로 안하고 경제로 하는 바람에 잘은 모르겠지만,

 

대충 얘기를 들어보니 아즈텍은 완전 옛날에 있던 문명이고, 마야문명은 스페인이 침략해서 없애버린 문명이란다.

 

역사나 유적지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진희가 마야 피라미드가 꼭 보고 싶다고 해서 가기로 했다.

 

칸쿤으로 신혼여행 오는 사람들의 필수코스라는 치첸잇샤라는 유적지다.

 

 

 

 

 

칸쿤 센트로, 호텔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외치는 말이 있다.

 

하나는, 치노? 하뽄? 이고… (중국인? 일본인?)

 

두번째가 치첸잇샤? 스칼렛? 셀하? 이다…

 

이중 스칼렛이랑 셀하는 돈 많은 사람들이 놀러가는 캐리비안 베이 같은 곳이다.

 

물론 캐리비안 베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진짜 캐리비안 해변가를 놀이공원처럼 만들어 놓은 곳이다. 물론 가격도 캐리비안과 비교할 수 없이 비쌈.

 

우리가 묵었던 El Meson de Tulum 호스텔이 마음에 들었던지라 팁 주는 셈 치고 숙소를 통해서 투어를 잡았다.

 

직접 버스를 타고 가서 보고 할수도 있지만, 진희는 피라미드를.. 나는 세노테가 보고 싶어서 두개를 한번에 가는 투어를 신청했다.

 

 

   

 

아침 7시였나.. 출발해서 처음 도착한 곳은 내가 보고 싶어했던 세노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지하우물이다. 무슨 석회암 지대가 빗물에 녹아서 웅덩이가 만들어지고, 마지막에 천장 한부분이 무너져서 생긴다는데,

 

위의 사진이 지표면에 뚫려있는 구멍이다. 예전에는 이곳으로 살아있는 처녀를 재물로 바쳤단다…

 

지금은 관광객 용으로 걸어내려갈수 있게 입구를 만들어놨지만, 예전에 저기로 사람 밀어버리면 무조건 즉사했을 듯…

 

 

세노테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어마어마했다.

 

이런 세노테가 칸쿤지역 곳곳에 있다던데, 우리는 관광지로 개발된 곳으로 갔다.

 

세노테끼리 지하로 연결되 있는 곳도 많아서 스노우쿨링 지역으로 인기가 많단다.. 스노우쿨링 할줄 알면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이렇게 세노테로 내려가면 웅덩이가 있다.

 

오른쪽에 계단이랑 가운데 둥그런거, 분수같은건 관광객용으로 만든거고 나머지는 전부 천연이다.

 

관광객들 중에는 저렇게 수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랑 진희도 수영하고 싶어서 수영복을 입고 갔는데, 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서 그런지 물 상태가 별로 깨끗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내가 본 다이빙 가능한 세노테가 아니라서 수영은 안하고 넘어갔다.

 

 

   

 

이렇게 돈 내고 우루루 몰려다니는 투어는 처음 신청해본거라 신기했다.

 

우선 저렇게 가슴팍에 번호표를 붙이고 있어야 된다.

 

투어는 몇백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움직이는 수준이었는데… 한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특히 신혼여행으로 온 3커플과, 유타주에 살고 계시는 노부부 두분이 기억에 남는다.

 

 

   

 

투어라면 빠지지 않는 기념품 가게에 가서도 한컷.

 

멕시코는 아직 야박하지 않아서 이렇게 사진을 찍어도 별다른 제제가 없었다.

 

다른 곳은 기념품점에서 사진 찍으려고 하면 전부 못 찍게 막아섰었는데…

 

마야문명은 스페인이 전부 없애버려서 그냥 그런게 있었다는 정도만 전해져 오고 있다.

 

마야 문명을 알수 있는 건 단 3개의 유물 뿐이라는데… 그중 하나가 가장 유명한 마야달력이다. 무슨 2012년 12월 22일인가.. 멸망한다던데..

 

가이드가 신나게 영어로 설명해줬는데 하나도 못 알아들어서 스킵.

 

 

   

 

중간에 이렇게 대규모의 부페식을 먹을수도 있다.

 

나랑 진희, 그리고 우리 숙소에 같이 묵고 있는 덴마크인은 같이 밥을 먹었다.

 

첫번째 사진에도 보이는 덴마크인은 현재 캐나다에서 유학중인데 여자친구가 한국인이다.

 

서울대 다니시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유학중인 정XX씨 안녕하세요.

 

제가 당신 남자친구에게 당신의 이름을 한글로 써준 사람입니다. 반갑습니다.

 

 

우리 식탁에는 인도 사람들이 대거 합석했는데… 망할. 아무리 봐도 돈 많은 인도인은 재수가 없다.

 

내가 닭고기 타코를 집어먹고 있는데 왼쪽에 보이는 여자가 이게 야채냐고 물어본다.

 

이건 치킨인데요? 라고 대답해줬더니 오만상을 찌푸리면서 그런걸 어떻게 먹냐는 식으로 쳐다본다.

 

망할. 지가 채식주의자인거랑 나랑 뭔 상관이라고 나를 원숭이 취급하는거냐.

 

게다가 버스안에서는 뭐 그리 떠드는지… 나중에 보니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묵고 있는 돈 많은 인도인이었다..

 

아오 재수없어.

 

 

   

 

치첸잇샤에 가서 처음 본건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경기장이란다.

 

볼 경기장인데…(뽁딱뽁이라고 부르는 경기) 저기 벽 중간에 보이는 동그란 구멍에 공을 넣는 게임이다.

 

3키로짜리 생고무공을 저기에 뭔수로 넣냐고 놀라기에는 이르다.

 

이 경기는 허벅지 위의 엉덩이 측면 부분만 사용해서 하는 게임이다. 다른 곳을 사용하면 안된다.

 

어떻게 엉덩이 옆으로 3키로짜리 생고무공을 쳐서 저기에 넣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간다. 마야인은 정말 대단한 엉덩이를 가졌다.

 

그렇게 경기가 끝나면 이긴 팀 주장의 심장을 꺼내서 재물로 바친단다…. 경기장 밑부분에는 그 과정을 조각해 놓은 돌들이 놓여져 있다.

 

 

   

 

요게 바로 그걸 형상화한 조각들.

 

난 아무리 봐도 뭘 뜻하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열심히 사진 찍길래 하나 찍어봤다.

 

대충 뭐 주장의 심장에서 7개의 무지개가 나타난다는 뜻이라는데…. 해석은 각자 해보세요.

 

 

   

 

이것도 재물로 바치던 곳에 새겨져 있던 건데… 해골이다. 너무 앙증맞은 해골이라 찍어봤다.

 

뱀과 재규어의 재단인가라고 부르던 곳인데…

 

마야인들은 뱀, 재규어를 신으로 받들었다고 한다.

 

아마 정글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가 뱀이랑 재규어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요게 바로 메인 피라미드다. 정확히 뭐라고 부르던데 잘 기억은 안나고.

 

여하튼 원래 저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데, 몇해 전에 외국인 한명이 저기서 굴러 떨어져서 죽는 바람에 지금은 못 올라가게 막아놨다.

 

우리나라 첨성대랑 비슷하게 돌의 숫자와 계단의 숫자등으로 1년을 표현했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이걸 뭔수로 쌓았나 싶다.

 

역시 어딜가나 종교적인 건축물은 상상을 초월한다.

 

 

   

 

관광지답게 엄청난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다.

 

특히 관광객 수만큼 많은 사람들이 몇 개의 기념품을 가지고 와서 1페소, 1달러.. 를 외치고 돌아다닌다.

 

멕시코 1페소는 우리나라돈 80~90원 정도다.. 말도 안되는 가격이다.

 

하지만 진짜 사려고 하면 1페소가 아닌 다른 금액을 얘기한다.

 

다시 말해서 1페소, 1달러는 그냥 시선 끌기 용이고 진짜 가격은 따로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괘씸하게 보일수밖에 없다.

 

왜 1페소라고 해놓고 사려니까 300페소라고 하냐. 라고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몇몇 관광객들은 그걸 꼬투리 잡고 소리도 지르고 비아냥 거리기도 한다.

 

그 몇백원도 안 하는 돈 때문에 욕을 먹는 그 사람들에게 나는 되려 미안해진다.

Posted by v멍군v

미국인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신혼여행지인 멕시코 칸쿤.

 

미국이랑 가까우면서 카리브해의 바다를 볼 수 있고, 인프라 시설이 잘 되있어서 그런거 같다.

 

비록 돈이 없는 우리는 칸쿤에 널린 수많은 호텔들에 묵을 수는 없었지만, 칸쿤의 바다는 공짜였다.

  

물론, 그 넓은 백사장을 빈틈 없이 호텔들이 전부 막아서서 바닷가로 가려면 호텔 로비를 지나가야 된다…ㅡ_ㅡ

 

 

     


본인의 바닷가 차림.

 

우월한 긴 허리와 남다른 어깨 위 머리처럼 생긴 액세서리가 돋보인다.

 

 

   

 

칸쿤 센트로에서 호텔 지역(호텔에 워낙 많이 서있어서 이름 자체가 호텔 지역으로 바뀌었다.)으로 가는 R-1 버스.


뭘 해도 안되는 우리는 바다에 가려고 하니 비가 왔다. 괜찮아. 이정도쯤이야 뭐.

 

 

    


바닷가에 내려서 어느 호텔을 통해서 바닷가로 갈까 고민했다.

 

하지만 거기 있는 호텔들은 벌써 이름만 들어도 울어버릴거 같은 고급호텔들 뿐이었고,

 

살짝 쫄은 우리는 우선 밥부터 먹기로 했다.

 

대부분이 신혼여행, 돈 많은 미국인들인 그 지역에서 싼 밥집을 찾기를 힘들었다.

 

그러다 멀리 눈에 띈 저렴한 가격. 들어가서 앉았다.

 

그런데 메뉴를 보니 전혀 저렴하지 않았다. 으잉? 뭐지? 왜 이리 비싸?

 

라고 밖에 걸린 현수막을 다시 봤다.

 

옆집 현수막이다.

 

망했다. 우리는 벌써 서비스로 나온 나초를 쳐묵쳐묵 해버렸으므로 그냥 비싼 돈 주고 먹는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 목의 저 동네 양아치 느낌 나는 목걸이는 액세서리가 아니고 호스텔 주인 아저씨가 키 잃어먹지 말라고 만들어준 목걸이므로 오해 없길 바람.

 

 

   

 

사진으로만 보던 칸쿤의 바다다.

 

아… 이거 보시는 분들도 사진으로만 보는거겠구나….ㅡ_ㅡ

 

여하튼 엄청 이쁜 옥빛 바다다. 바닷물이 수돗물처럼 맑다. 밑에 아무것도 없으면 옥빛으로 보이고, 밑에 돌이나 산호초 같은게 있으면 진한 옥빛으로 보인다.

 

근데 사진 찍은 이곳은 파도가 엄청 세서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으므로 다른 호텔을 통해 들어가야만 했다.

 

 

   

 

우리가 뚫은 곳은 바로 옆에 있던 RIU 호텔이었다. 5성급 호텔이라 그런지 시설이 매우 좋았다.

 

칸쿤은 호텔들이 저렇게 앞에 있는 해변가를 장악하다시피 해놨다. 하지만 해변은 멕시코꺼니까 당당하게 들어가도 된다.

 

말은 이렇게 해도 우리는 천성이 쭈그리라서, 가장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으면서도 이쪽 저쪽 눈치를 봤고,

 

별것도 없는 가방 누가 훔쳐갈까봐 의자에 와이어로 막 묶어놓고, 찌질찌질하게 바닷물에서 5분정도 놀다가 나왔다.

 

주변은 전부 돈 많아 보이는 금발의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더욱더 쭈그러들었다.

 

 

   

 

너무나도 이쁜 칸쿤의 바다.

 

날씨가 좀 꾸물거려 사진이 안 이쁜데, 실제로 보면 상당히 이뻤다.

 

 

   

 

해변에서 주눅이 들은 우리는 스스로가 너무 비참해서, 외식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매일 슈퍼에서 재료 사다가 요리 해먹는데 지쳤다.

 

100배 가이드북에 나온 추천맛집을 찾아갔다. 결과는 fail.

 

인도에서부터 100배 책 따라가서 성공해 본 적이 없지만, 볼게 그거밖에 없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길가에 위치한 이 타코집은 맛은 있었으나 가격이 좀 비쌌다. 맛도 뭐 특별하게 맛있지는 않았다.

 

 

   

 

매콤한 타코를 먹고나니 후식이 먹고 싶어졌다.

 

그때, 종업원들이 뒤쪽에 있던 노점에서 뭘 사먹는데, 팥빙수처럼 생겼다.

 

가까이 가서 보니 엄청난 손놀림으로 컵에다가 얼음 같은거랑 옥수수랑 뭐 이것저것 퍽퍽 담더니 준다. 왠지 팥빙수 느낌이 난다.

 

우리는 바로 하나 사먹었다.

 

 

   

 

결과는 망해뜸.

 

팥빙수가 아니라 뜨거운 치즈옥수수였다.

 

우리가 얼음으로 본건 하얀 치즈가루였고, 시럽처럼 뿌리던 건 마요네즈 비스무리한거다.

 

게다가 뜨겁다. 아…. 그리고 엄청 짜다…..

 

한숟갈 퍼먹을 때마다 덥고 짜고 빡치고 열받고 아오 빡쳐.

 

그렇게 쭈그리들의 하루가 끝났다. 기나긴 하루였다.

Posted by v멍군v


어디서부터 잘못 된걸까.

 

어릴 때 등짝을 후려맞으면서도 누워서 컴퓨터 하던 때부터였나.

 

정직하게 앉으면 후달려 보여서 일부러 삐딱하게 앉아 컴퓨터 하던 39사단 전산실 왕고 시절부터였나.

 

내 허리는 점점 맛이 가기 시작했고, 결국 오늘에 이르렀다.

 

그래서 칸쿤에 도착한 2일째, 진희느님께서 "오늘은 휴식"이라고 명명하셨고, 우리는 쉬었다.

 

대략 하루종일 누워만 있었고, 간간히 정릉 척병원에서 나눠준 허리근력 강화운동 팜플렛을 보며 따라했다.

 

디스크 수술환자나, 노인분들을 위한 팜플렛이었지만 내가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뒹굴거리다 배가 고파서 나온 거리.

 

우리 호스텔 바로 앞은 이런 모습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들이 버스인데,

 

버스가 제 각각이다. 작은 것도 있고 큰 것도 있고 자기 마음대로인데, 번호와 목적지는 창문에 엄청 크게 쓰여진 저걸 보고 타야된다.

 

현지인들도 다 그렇게 타더라.

 

  

   

뭘 먹을까 고민하면서 본 컵라면.

 

멕시코의 물가는 결코 싸지 않다. 특히 칸쿤의 물가는 멕시코 평균물가보다 1.5배정도 비싼걸로 보인다.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잘 보면 오른쪽에 오뚜기 라면이 보인다.

 

멕시코에 오뚜기 공장이 있어서 오뚜기 라면이 자주 보였다. 물론 다른 라면보다 비싸서 우리는 못 사먹었다.

 

저 중에 제일 싼거 두개 골라와서 먹었는데… 라면이 아니고 스프였다. 잘게 잘린 면이 들어있는 스프…ㅠ

 

  

   

우리 호스텔 앞에서 허리를 숙이고 있는 내 모습…

 

10미터에 한번씩 저렇게 허리를 굽혀줘야지만 다음 10미터를 전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멕시코 이슬라 무헤레스의 바다에서 온몸의 껍질이 벗겨지도록 수영한 이후 내 허리를 말끔히 나았다.

 

쿠바에서는 잘만 걸어다녔다. 굿잡. 허리 치료에는 수영이 특효약인듯.

 

(하지만 척병원에서 준 팜플렛에는 수영 조심하라고 써있음. 자세한건 의사와 상담하세요. 물론 조제는 약사느님에게.)

 

  

   

진희가 근육이완제를 먹어서 술은 안 된다고 했지만,

 

코로나가. 940ml짜리 진짜 코로나가… 단돈 2천원 정도밖에 안 하길래 안 마실수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가 비싸서 자매품인 카프리만 마셨었는데…. 진짜 코로나를 이렇게 싸게 마시게 될 줄이야…

 

하지만 칸쿤에 있는 동안, 허리 때문에 주로 누워만 있으면서 심심해 하는 진희의 눈치를 보느라 맥주를 많이 못 마셨다.

 

불쌍한가….. 괜찮아.

 

쿠바에 와서는 쿠바산 럼을 들이마시고 있으니까.ㅋㅋㅋ 중남미 짱임. 술 쌈. 굿잡.

Posted by v멍군v

뉴욕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멕시코로 향했다.


멕시코 중에서도 칸쿤으로 향했다.


예전에 결혼하기 전에 회사에서 누군가 신혼여행지로 칸쿤을 추천해 줬었는데... 이런 식으로 가게 됐다.



원래는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씨티에 가려고 했다.


그래서 멕시코씨티 정보를 얻기 위해 선택한 영화가 하필 맨온파이어... 맨온파이어 시작 부분에는,


오늘도 뭐 멕시코씨티에서는 하루에 몇십명의 납치가 발생하고 뭐 몇명이 죽고 있다. 이런 나레이션이 있어서...


살짝 쫄은 우리는 멕시코씨티를 일정에서 빼버렸다.





비행기가 아침 일찍이라 새벽과 같이 일어났다.


뉴욕의 지하철, 버스는 24시간 하는 구간도 많아서 이동이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같은 노선이라도 요일, 시간에 따라 탑승하는 플랫폼이 변경되므로 조심하기 바람.





뉴욕 상공은 아닌거 같고... 마이애미인가..


돈이 없는 우리는 직항보다는 항상 경유를 선택했고, 덕분에 마이애미 상공에서 멋진 경관도 볼 수 있었다.


내가 봤을때, 칸쿤이나 쿠바보다 마이애미 해변이 훨씬 멋있는거 같다..


물론 가격도 훨씬 비싸겠지...





마이애미 공항에서 갈아타기 위해서 자기부상열차를 기다렸다.


이 놈의 나라는 뭐 공항들이 하도 커서 다들 자기부상열차를 가지고 있는거 같다.


물론 공짜임. 굿.





남은 미국달러로 커피 두잔을 사마시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어메이징. 비행중에도 WIFI를 사용할 수 있단다... 우리는 들떴다.


그리고는 이륙하자마자 WIFI에 접속을 했다.


돈을 내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게다가 비행기 시간이 너무 일러 아무것도 못 먹은 우리에게 저가항공사는 지옥이었다.


물 한잔도 안 준다... 모든 음식과 음료수는 돈 주고 사먹어야 한다..


근데 가격이 내가 날고 있는 고도만큼이나 비쌌다.





회계, 경리, 일정, 관리, 감독, 시공, 감리 담당인 배진희 여사님께서 가계부 작성하시는 모습.


비행기에서는 언제나, 진희는 일정, 가계부 작성 등을 하고 나는 공항에서 내려서 숙소까지 가는 법을 찾는다.


쿨하게 택시타고 싶지만 우리는 거지니까요.


게다가 종로에서 사당 가는데 6만원씩 덤탱이를 쓰는 본인은, 외국에서 덤탱이 안 쓸 자신이 없었다.





우선 공항에 내리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돈 찾는 일.


멕시코의 Banamex라는 은행을 찾아야만 했다. (이 은행이 씨티뱅크에 합병되서 우리 카드를 쓸 수 있었다.)


터미널에 내려서 물어봤더니, 셔틀버스를 타고 2터미널로 가면 있단다.


셔틀 타고 2터미널로 갔다. 


없단다.


퐉킹!! 아까 그놈에게 따지고 싶었지만 그놈은 1터미널에 있었다... 아...


결국 우리는 카드로 버스표를 결재해서 칸쿤 센트로로 들어갔다.





허리가 최악의 상태일때였다.


우선 버스 정류장에 내렸다. Banamex는 우측으로 300미터. 우리가 원하는 숙소는 좌측으로 300미터.


우선 짐을 맡기고 숙소로 간다. 방이 있는지 상태는 어떤지 가격은 예상했던 수준인지 확인한다.


옥희. 우선 숙소는 괜찮다.


다시 버스터미널로 간다. 진희 혼자 보내기에는 아직 중남미에 대한 파악이 안 끝났으므로 같이 배낭을 매고 은행으로 간다.


돈 뽑았다. 돈을 지갑에 넣으니허리가 안 아프다.


그리고는 다시 숙소로 걸어간다.



그리고 Banamex에서는 하루에 일정금액 이상은 뽑지 못하게 되있단다.


ATM기에서도 너무 큰 금액을 적어 넣으면 작은 금액만 된다고 나오고, 창구로 직접 가서 물어봐도 방법이 없단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작은 금액으로 두번 뽑았더니 잘 뽑힌다.


참고 하시길 바람.





우리는 더블룸을 잡았다.


뉴욕 이후 처음으로 배낭여행자 숙소에서 자는거다...


중남미 지역의 특성인지 멕시코 특성인지는 모르겠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간 더블룸은 거의 대부분


더블침대가 2개 있던가... 더블침대+싱글침대 이런식으로 되어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음...






방을 잡고는 저녁거리를 사러 가까운 마트로 향했다.


살게 아무리 적어도 카트를 끌어야 된다.


카트에 기대서 몸을 움직인다..


이때까지만 해도 귀국해야 되는줄 알았다. 근데 지금은 다 나았음.





마트 안에 식품코너 같은게 있었다.


대충 현지인들이 어떻게 사먹나 유심히 관찰한 후에 따라 사먹었다.


밥, 고기, 야채, 스프 등이 조리되어 있고 그걸 용기에 담으면 무게에 따라 가격을 책정한다.





멕시코에서의 첫 저녁.


다 식어서 딱딱한 고기와 쉰건지 원래 신맛이 강한건지 모를 크림스파게티였지만..


저렴하게 한끼를 해결한다는 생각에 하늘에 감사했다.



이날 너무 피곤했던지 저 옆에 있는 술은 마셔보지도 못하고 잠들었다.


나 좀 철 든듯.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