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Cuba2012. 5. 1. 13:23

드디어 쿠바의 마지막 날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아바나 시내를 한 바퀴 도는 투어버스를 타려고 했었다.

 

하지만 계획성 없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도 걸어 다니는 바람에, 버스가 가는 왠만한 곳은 전부 가 본 상태였다.

 

그래서 그냥 걸어서 아바나 시내구경이나 또 하기로 했다.

 

 

   

 

쿠바에서 아디다스가 싸다는 루머를 접한 진희는 아이다스 탐방에 나섰다.

 

매장 크기에 비해서 물건은 턱없이 부족했지만 가격은 쌌다.

 

반팔티 2개, 반바지 2개만 챙겨온 나에게 옷 구입은 시급한 문제였으나, 아디다스는 아무리 봐도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포기.

 

 

   

 

언제나 아침을 열어주는 빵이랑 과일쥬스.

 

쿠바의 빵은 파리바게뜨처럼 부드럽지 않아서 자연스레 인상 쓰면서 먹게 된다.

 

그래도 맛은 있다. 특히 과일쥬스 쨔응.

 

 

   

 

저번에 잠시 들렀던 까삐똘리오에 다시 왔다.

 

오른쪽은 국립극장이고 왼쪽은 까삐똘리오다. 미국 국회의사당과 똑같이 생겼지만 더 크다.

 

쿠바의 독재자였던 누군가가 지은 거라는데… 미국을 그리 싫어하면서 왜 미국껄 배꼈는지 모르겠다… 더 크게 지은 게 마지막 자존심이었나…

 

 

   

 

까삐똘리오는 관광지인 만큼, 외국인을 상대하는 쿠바인들이 많았다.

 

지금 보이는 세련된 올드카들은 전부 사진용으로 나와 있는 것들이다. 주행은 안하고 그냥 앉아서 사진 찍어주고 돈 받는 용도다.

 

갑자기 다가와서 내 초상화라고 그러면서 이상한 원숭이를 그려놓고 돈 달라는 흑형들도 있고…

 

하루에 10번정도씩은 만나는, 시가? 코히바? 럼? 거리며 접근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쉽게도 현재 까삐똘리오는 보수중이라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저기 안에 들어가보면 바닥에 24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단다…

 

그리고 까삐똘리오의 명물인 핀카메라 아저씨(매우 오래된 카메라로 합성사진을 만들어준다.)는 세대교체가 되었는지 젊은 사람이 하고 있었다.

 

 

   

 

길거리에 있는 사격장 모습이다.

 

멕시코도 18살이 되면 1년간 군대를 다녀와야 된다고 그러던데.. 쿠바는 어떤지 모르겠다. 아마 쿠바도 강제징집일거 같은데…

 

 

   

 

쿠바미술관을 찾아가려다 길을 잘못 들어서서 보게 된 메인거리.

 

아마도 아바나 중앙거리인 듯 싶다. 각종 상점과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각 상점마다 앞에 사람들이 줄 서있는 모습은 어딜 가나 생소한 모습이다.

 

  

   

 

쿠바미술관 바로 앞에 있는 그란마호 복제품 모습이다.

 

그란마호는 체게바라와 피델카스트로가 멕시코에서 쿠바로 잠입할 때 사용했던 보트인데…

 

원형은 없어졌고 저렇게 복제품을 만들어 놓았다… 처음에는 유리관 안에 넣어놨길래 진품인줄 알았는데.. 복제품을 저렇게 유리관에까지 넣어놨다.

 

 

   

 

지나가다가 들른 빵집.

 

이렇게 화려한 빵들은 전부 외국인을 위한 것이고, 쿠바인들은 바로 옆에 있는 밋밋한 빵을 사다 먹는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다. ICS다. 버전은 4.01.

 

우리나라 빵또아처럼 생긴건데 맛있다. 대신 겉에 설탕이 너무 많이 뿌려져 있어서 좀 털고 먹어야 된다.

 

이것까지 먹고 우리는 숙소에 가서 오침을 청했다.

 

 

   

 

간단한 오침을 마치고 길거리에 나가보니 어제 우리에게 도움을 준 청년이 여친이랑 같이 뭘 먹고 있다.

 

여기는 컵이나 그릇도 부족해서 저렇게 맥주캔을 반 자른 용기를 쓰고 있다.

 

잘 보면 맥주캔 안에 뭔가를 잔뜩 넣어서 수저로 퍼먹고 있다.

 

 

   

 

다시 찾은 말레꼰에서 나는 왜 쿠바가 야구를 잘하는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옆에 차가 쌩쌩 다니는 도로변에서 애들이 야구를 하고 있었는데…

 

공은 탁구공만한 크기였고, 배트는 야구배트가 아닌 그냥 각목이었다..

 

그리고 저 거리에서 스트라이크존은 타자 뒤에 있는 돌덩이.. 그 안에서도 조그맣게 표시를 해놓았다.

 

길거리 야구라서 그런지 기회는 단 한번. 삼진아웃 제도가 아닌, 스트라이크 한번 들어가던가 헛스윙 한번이면 바로 타자가 물러난다.

 

탁구공만한 공을 각목으로 치는데, 살살 치는것도 아니고 풀스윙으로 쳐댄다.

 

더 놀라운 건 공이 무조건 인도 쪽으로만 향한다… 차도로 안 넘어가게 치는 거 같다..

 

게다가 카리브 흑형 종특으로 인하여 펑펑 날아가는 공도 그냥 바로 잡아낸다… 직접 보면 진짜 놀랍다.

 

 

    

 

말레꼰은 낮에는 애들이 다이빙하면서 뛰어 놀고, 밤에는 아저씨들이 낚시를 즐긴다.

 

다들 미끼 없이 하는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뭐라도 잡는 사람은 한 번도 못봤다.

 

특이한 건 이 분들께서는 낚시를 할 때도 태평하게 반은 낚시하고 반은 놀고 있다.

 

잡아도 그만 안 잡아도 그만 그냥 에라 모르겠다. 편해 보인다. 부럽다.

 

 

   

 

숙소에다 오늘 저녁을 랍스터로 해달라고 말했다.

 

랍스터는 원래 있던 숙소에서는 13페소를 줘야 했고, 인터넷에서도 10페소는 줘야 된다 했지만,

 

이 CASA는 불법이라 그런지 8에 해주겠단다… 게다가 저렇게 살을 다 발라서 줬다.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주면.. 게맛살이나 크래미가 아닐까 의심하게 되지만, 물자가 부족한 쿠바는 그럴 일이 없어서 좋다.

 

처음 먹어본 랍스터는 상당히 맛있었다… 게살이랑 비슷한 거 같은데 뭔가 더 맛있었다.

 

뒤에 보이는 부카네로라는 맥주는 크리스탈과 더불어 쿠바에서 유명한 맥주 중 하나다. 도수는 5.4로 4.5인 크리스탈보다는 약간 더 쎄다.

 

처음에 저거 보고 부칸에로 인줄 알고… 북한에서 만들어 파는 술인줄 알았다. 잠시. 한 2초정도 그렇게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흑형 종특의 비밀.

 

흑형들은 하나같이 생활근육이 발달되어 있고 운동신경이 좋았는데… 왠지 어릴때부터 저 꼬마애처럼 운동을 해서 그런 거 같다.

 

스펀지밥 보면서도 끊임없이 저렇게 두팔로 걷고 한팔로 서있다가 팔굽혀 펴기를 했다가 뒤집고 뒹굴고 난리를 쳐댔다.

 

저렇게 귀여운 꼬마애도 크면 헤이맨~ 와쯔어어어어업~~~~~~ 을 외치는 무서운 흑형이 되겠지.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Cuba2012. 5. 1. 13:08

비냘레스에서의 2일째.

 

이 동네는 워낙 작아서 더 이상 볼게 없었다.

 

버스 시간은 오후 2시. 그래서 우리는 천천히 마실이나 나가기로 했다.

 

 

   

 

아침으로 먹은 200원짜리 빵과 40원짜리 주스. 오전에 마셨더니 음료수가 쉐이크처럼 되있어서 더 맛있었다.

 

그리고 아래 있는 개들은 자꾸 우리만 쫓아다니던 영리한 개들.

 

우리가 하도 이것저것 주워먹고 다니고 흘리고 이랬더니 우리만 졸졸 따라다녔다.

 

쿠바의 개들은 잘 짖지도 않고 덤비지도 않는다. 착하다.

 

 

   

 

쿠바의 길거리 음식점은 저런 식으로 메뉴판이 구성되어 있다.

 

메뉴판을 하나하나 뺄 수 있게 되어있는데, 이유는 물자가 워낙 부족해서…

 

햄피자라고 붙여놓았다가 그날 준비한 햄이 다 떨어지면 저 메뉴판에서 햄피자 메뉴를 빼버린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빼버린다. 결국 오후 3시 정도만 넘어가도 길거리 음식중에 먹을만한 게 거의 없다.

 

그리고 왠만한 상점은 전부 5시 이전에 문을 닫는다. (슈퍼마켓 포함해서….)

 

공무원보다 편한 직장이 여기에 있었다. 쿠바노가 되고 싶어진다. 게다가 대부분의 상점은 점심시간동안 문을 걸어잠금.ㅎㅎ

 

 

   

 

빵쪼가리로는 나의 배를 채울 수 없기에 지나가다가 피자를 하나 더 먹었다.

 

가격은 역시 400원정도… 수제피자다. 직접 화덕에 구워서 준다.

 

만약 그날 치즈를 많이 배급 받은 날이면 치즈가 많이 올라가 있고, 아니면 적게 올라가 있다. 랜덤피자다.

 

 

   

 

빨래집게 하나도 아까운 나라라서 빨래줄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놨다.

 

옷이랑 수건 같은 것을 저런 식으로 끼워서 말린다.

 

이 나라는 휴대폰, 시계 등을 고쳐 쓰는 건 당연하고 1회용 라이터까지도 고치는 수리점이 따로 있을 정도다.

 

나도 여기 와서 컴닥터나 하나 차릴까… 5시 칼퇴라는데…

 

 

   

 

이건 원래 멕시코에서 찍었어야 되는데…

 

여행용 배낭이 아닌 등산용 배낭이다 보니 배낭을 잠그기 어려웠고, 궁여지책으로 저 부분에 자물쇠를 채워서 잠궜는데…

 

멕시코에서 일부러 부쉈는지.. 아니면 험하게 다뤄서 부러졌는지… 여하튼 저 부분이 날라갔다.

 

쓰는데 별 지장은 없는데 좀 찝찝하다.. 남미는 비행기 화물을 뒤진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다시 아바나로 왔다.

 

비냘레스에서 주인장이 소개해 준 저렴한 CASA로 갔다.

 

쿠바 국가에서 지정한 금액이 25인데, 이곳은 15의 가격에 해주겠단다..

 

게다가 에어컨, 뜨거운 물까지 다 나온다…. 뭔가 싶어 봤더니 불법이다.

 

허가 받은 곳이 아니라서 우리의 여권, 비자를 요구하지도 않고 가격 또한 저렴하다.

 

시설은 나쁘지 않으니 우리로써도 별로 나쁠 게 없다.

 

쿠바 국가에 주나, 이 사람들에게 주나 우리의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돈을 똑같으니까…. 좋게 생각하자고 마음 먹고 집에 들어갔는데.

 

주인장 아들내미가 플레이스테이션2로 위닝일레븐을 하고 있다.

 

뭐지. 이 집은 뭐지. 여기가 쿠바가 맞나. 왜 나도 없는 플스2를 얘가 하고 있는 거지..

 

게다가 냉장고도 좋다.. 오븐도 있다.. 잘 사는 집이었다. 이렇게 여행자들에게 삥땅 쳐서 집이 잘 사나 보다.

 

쿠바에서 허가 받은 CASA에 머물지, 허가 받지 않은 CASA에 머물지는 자신의 판단에 맡긴다.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신기한 시스템을 봤다.

 

우선 1층에 있는 메뉴판에서 메뉴를 고르고 옆에 보이는 벨을 누른다.

 

그러면 사진에서 보이는 2층 베란다에서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와서 주문을 받는다.

 

그리고는 잠시후 계단을 통해서 사람이 음식을 가지고 내려온다.

 

그러면 진희가 서있는 저 장소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밥을 먹고는 그릇을 계단에 놓고 쿨하게 떠난다.

 

처음에 뭔지 모르고 어리버리 대는 우리를 위해서 진희 뒤에 있는 흑형이 우리를 도와줬다.

 

이 날도 보고, 다음날은 자기 여자친구 데려와서 같이 먹더라.

 

알고보니 반대편 휴대폰 수리점에서 일하는 청년이었다. 쿠바의 흑형들은 미국 흑형들과는 다르게 순하고 착해 보인다.

 

 

   

 

그렇게 어렵게 시킨, 쿠바에서 처음 먹는 스파게티다.

 

양념이라곤 케챱밖에 없지만 상당히 맛있다. 가격 또한 600원정도… 우선 양이 엄청나게 많다.

 

여기서 대충 메뉴 고를 때 도움을 주자면,

 

Queso는 치즈, Jamon은 햄, Chorizo는 소세지 인거 같다.. 그리고 Pan은 빵.. 이정도만 알면 대충 아무거나 골라 사먹을 수 있다.

 

 

   

 

하루 종일 먹는 사진밖에 없네… 이거는 가이드북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고 했던 볶음밥인데.

 

우리에겐 별 맛이 없었다. 차라리 아까 먹은 스파게티집이 더 맛 있었다.

 

저 볶음밥을 담아주는 용기는 A4용지보다 얇은 종이로 만든 거라서 다 먹고 나면 손에 음식이 다 묻는다.

 

수저도 원래 따로 안 주는 것 같은데, 우리가 여기서 먹고 갈 것처럼 하니 하나 줬다. 일회용품도 아까운 나라다.

 

 

   

 

진짜 먹는 거 마지막 사진. 아이스크림이다.

 

대략 천원정도 하는 500cc짜리 초코 아이스크림인데 맛있다. 둘이서 먹기에 조금 많은 양이다.

 

오비스포 거리 중간쯤에 위치해 있으니 잘 찾아보도록…

 

쿠바에도 Nestle에서 수입해 파는 아이스크림이 상당히 많은데 가격이 비싸서 쿠바인들은 거의 못 사먹고 대신 이런 걸 먹는다.

 

 

   

 

쿠바의 말레꼰이다. 말레꼰은 방파제라는 뜻인데… 파도를 막기 위해 엄청난 길이의 방파제를 설치해놨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파도가 도로까지 넘쳐 올라오는 광경이 장관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하고 연애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연주도 하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다 한다.

 

 

   

 

말레꼰은 아침, 낮, 저녁 모두 다 멋지다. 사람들도 많고 풍경도 멋있고..

 

바다도 멋지고 건물도 멋지고.. 왼쪽 멀리 보이는 건 모로성이다. 해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성이라는데..

 

멀리서 보는 게 더 멋져서 직접 가보지는 않았다.

 

 

   

 

말레꼰에는 이렇게 혼자 연주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알고 보면 전부 사진 찍고 돈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을 보고 감명 받은 우리는 루벤 같은 피아니스트를 만나보고 싶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래도 쿠바는 조그만한 식당도 대부분 전용밴드를 고용하고 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약간의 팁은 필수…

 

 

   

 

이쪽은 캐리비안이 아니고 대서양인거 같던데… 물이 맑기는 매 한가지다.

 

바닷물인데 밑이 모래가 아니라서 그런지 바닥까지 다 보인다.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와 칼 들고 돈 내놓으라고 할 것 같이 생긴 이 골목도…

 

알고 보면 안전하다. 쿠바는 중남미 통 털어서 가장 안전한 나라 중에 하나다.

 

그게 공산주의라서 그런 건지.. 사람들이 착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행하기에 매우 편하다.

 

또 하나 편한 점은, 사람들이 사기를 잘 안 친다는 점.. 정찰제라서 말도 안 되는 가격부터 흥정을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리고 삐끼가 달라붙었을 때 됐다고 한마디만 하면 쉽게 포기하고 떠난다… 인도에서는 100미터씩은 쫓아왔었는데…

 

 

 

아바나는 분명 매력적인 도시다.

 

우리나라에서 가는 편이 쉽지는 않지만 자본주의가 더 들어오기 전에 한번 정도 가볼 만한 도시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Cuba2012. 5. 1. 12:53

예상치 못하게 쿠바 일정이 줄어드는 바람에, 우리는 원래 가고자 했던 바라데로와 산타끌라라 등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우리가 택한 곳은 아바나에서 4시간 거리에 있는 비냘레스.

 

4시간이라 해서 엄청 먼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133키로인가밖에 안되는 곳이었다.

 

 

   

 

비냘레스까지 가는 버스는 비아술이라 불리우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버스인데 문제는 우리 숙소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데 택시비만 25페소라는거..

 

하지만 이렇게 교통편이 불편한 나라는 항상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사설 버스가 있는 법.

 

결국 우리는 쿠바나칸이라는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사설버스를 타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짐을 싸고, 아직 마르지 않은 빨래를 대충 구겨넣고,

 

배낭을 매고 잠이 덜 깬 몸을 일으켜서 해가 뜨지 않은 거리를 걷는 것…

 

내가 생각하는 여행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이고 뭐고간에 항상 할때마다 빡치면서 


내가 왜 내 돈주고 이 고생을 하고 있는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성찰하게 된다.

 

 

   

 

버스에서는 당연히 포풍취침.

 

덜컹거리는 거. 비좁은 거. 냄새 나는 거. 그런건 나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이날도 포풍취침을 취하다가 중간에 휴게소에서 깼다.

 

비냘레스 주변의 나무들인데 중간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게 특징이다.

 

 

   

 

사설버스이다보니 중간에 이렇게 기념품을 파는 가게에도 들려야 하는게 인지상정.

 

덕분에 공짜 럼주도 좀 마셔주고, 시가에 관심이 있는 척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비냘레스로 향했다.

 

 

   

 

중간에 기념품 가게에서 쉴 때 우리는 살짝 빠져나와 길 건너에 있는 생과일 주스를 사먹었다.

 

파인애플을 간 다음에 계피가루를 살짝 뿌려주는 음료였는데 여행 시작 후 마셔 본 음료 중 최고였다.

 

 

   

 

쿠바의 명물. 럼주를 만드는 공장이다.

 

사람이 직접 병 안에 올리브로 보이는 과일을 넣고,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이 인상적이었다.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가서 해매다보니, 삐끼가 달라 붙었다.

 

귀찮아서 그냥 따라가다 보니, 우리가 찾던 그 집 주인이었다.

 

하지만 기뻐하면 바가지 쓸 위험이 있으니 마치 어쩔 수 없이 들어온 척 하며 적당한 가격으로 협상.

 

저녁을 밖에서 사먹는 게 귀찮아서 저녁까지 한번에 주문했더니 집 주인이 매우매우매우매우 좋아하며 우리에게 과일을 대접했다.

 

쿠바에서는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숙소인 CASA에서 먹는 게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무거나 잘 주워먹는 우리에게 길거리 음식은 빠지지 않는 코스.

 

쿠바는 이렇게 모든 물품이 정찰제라서 뭔가 사먹기 상당히 편리하다.

 

바가지 쓸 위험도 없고, 서로 기분 상할 일도 없다.

 

 

   

 

비냘레스에는 볼만한 관광지를 돌아주는 투어버스가 있다.

 

하지만 단 한대라는 점. 그리고 시간을 전혀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이다.

 

2시 30분 차를 기다렸으나 3시 20분쯤 되서 차가 왔다.

 

괜찮아. 여기는 라틴종특인 느긋함 + 공산주의 특유의 니가 사도 그만 안 사도 그만 인 나라니까요.

 

 

   

 

비냘레스는 사진처럼 그냥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혼자 와서 혼자 걷다가 혼자 놀기 좋은 그런 시골마을이다.

 

아바나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좋다.

 

 

   

 

비냘레스에서 가장 가고 싶던 인디안 동굴이다.

 

특히 동굴 안에 작은 물길이 있어서 보트를 타고 한바퀴 돌아볼 수 있다.

 

가격 대비 성능비는 별로였지만 그래도 이거 말곤 전혀 볼게 없었다.

 

동굴 내의 사진들은 전부 어둡게 나와서 스킵.

 

 

   

 

광각의 위엄. 다리 완전 길다.

 

 

   

 

버스 시간대가 제멋대로이다 보니, 저렇게 버스를 기다리다 지쳐 걸어가는 그룹들도 있다.

 

하지만 시간은 많고 체력은 저질인 우리는 느긋하게 버스를 기다렸다.

 

이런 저런 시간 동안 나누는 별 의미 없는 대화들.

 

난 그런 게 소중하다. 앞으로 남은 진희와 함께 보낼 시간들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

 

 

   

 

비냘리스는 뒤에 보이는 것처럼 컵케익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언덕들이 유명하다.

 

얘기로는 뭐 약한 부분이 빗물에 녹아 남은 부분만 저렇게 보이는 거란다.

 

원래 전망대에서 내려서 한 시간 더 기다려서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으나,

 

사람도 별로 없는 버스는 친절히 우리를 기다려주었다.

 

쿨하다. 역시 라틴. 난 라틴이 좋다.

 

 

   

 

정말 경치 좋다. 갑자기 공룡이 튀어나와서 풀을 씹어먹어도 전혀 놀라지 않을 듯한 경치.

 

 

   

 

피델 카스트로가 유명한 화가를 시켜 그렸다던 벽화다.

 

달팽이부터 시작해서 인간까지 무슨 혁명의 진화과정을 그린거라는데 별로 와닿지도 않고 멋지지도 않다.

 

버스 정류장 중 하나라서 그냥 찍어봤다.

 

 

   

 

우리가 시킨 저녁식사다.

 

엄청난 양을 주셨다. 아마도 우리가 덜어먹고 남으면 주인 식구들이 먹으려고 했던거 같지만.

 

우리에게 잔반따윈 없다.

 

저기 있는 식사의 상당량을 다 먹어치웠고, 결국 주인식구들은 다시 밥을 하기 시작했다.

 

저 바람에 흩날리는 동남아쌀은 항상 먹고나면 바로 배가 고프다.

 


비냘레스는 아바나와는 전혀 다른 풍경의 마을이다.

 

관광지로는 별로지만 그냥 느긋하게 즐기기에는 좋은 도시인거 같다.

 

1박 2일짜리 방문이었지만 매연 가득한 아바나와는 또 다른 도시였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Cuba2012. 5. 1. 11:52

우리가 원했던 CASA MAURA에 방이 없어서 얻어 건진 CASA.

 

아직도 이름을 모르는 그 CASA는 우리가 생각한 가격보다 5천원 가량이 더 비쌌다.

 

CASA의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우리는 왜 더 비싸냐며 아침을 공짜로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쿠바는 모든 것이 정부관리 하에 있어서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CASA는 최하 25부터 30까지의 요금이 자동으로 책정되었다.

 

만약 불법이 아닌 CASA라면 정부에 얼마에 누구를 몇일간 재웠는지 모두 보고가 되었고 거기서 일정 부분만 수수료로 받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진상 원숭이 두마리는 한사람당 3000원, 두명이서 6천원에 이르는 아침을 무상으로 내놓을 것을 요구했고,

 

착한 주인장 아저씨는 그러겠다고 했다. 굿잡.

 

 

   

 

아침은 가히 호텔급이었다. 원래 주인 아저씨가 전부 공짜로 줄 수는 없고 아주 조금만 주겠다고 했으나,

 

원숭이 두마리가 불쌍했는지 풀셋트로 차려주셨다.

 

나중에 쿠바에 가실 분이 계시다면 CASA MAURA 옆에 있는 집을 추천해 드립니다. 아저씨 매우 착함. 일 봐주는 사람들도 다 착함.

 

게다가 아침, 저녁, 투어 같은거 강요 안함. 매우 쿨함.

 

 

   

 

진수성찬을 다 먹고 밖으로 나가려고 전등 스위치를 찾아 해맸다.

 

하지만 어디에 달려 있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고, 나는 스위치처럼 생긴 단 하나의 버튼을 발견했다.

 

사진으로 보면 아래에 흰색으로 감춰진 스위치가 전등 스위치였으나,

 

-6.0의 시력을 자랑하는 본인은 저걸 발견 못하고 위에 두꺼비집처럼 생긴게 전등 스위치인줄 알았다.

 

왠지 꺼림칙했지만 한 가정의 가장답게 스위치를 내리는 그 순간.

 

파파바바ㅏㅏ바가파가파ㅏ바가박. 스파크인지 횃불일지 모를 정도의 불꽃이 파파팍. 골로 갈뻔 했다.

 

향년 28세의 나이에 타지에서 생을 마감할 뻔 했다.

 

헉헉.. 역시 두꺼비집은 아빠랑 삼촌만 건들 수 있는 영역이라는 걸 깜빡했다.

 

바로 꼬리를 내리고 일 봐주는 애한테 달려가서 전등 스위치 좀 찾아달래서 겨우 불을 끄고 밖으로 나왔다.

 

 

   

 

쿠바의 중앙거리 중에 Prado(쁘라도)라고 불리우는 거리가 있는데,

 

이곳은 도로 한 가운데 울창한 가로수길이 조성되어 있다. 1700년대부터 만들어 놓은 거리라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고 떠들고 술 마시고 놀고 춤추고 그러고 논다.

 

우리나라 광화문 광장과 비슷한데 오래된 나무들이 양옆에 있다고 보면 된다.

 

 

   

 

쿠바의 학교들은 운동장이 없는 관계로 이렇게 길거리에 나와서 체육을 한다.

 

수업시간에 길거리를 지나다니다보면 이렇게 체육을 하고 있는 애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는 여행을 하면서 각자 담당할 분야를 정했다.

 

진희 : 영어, 회계, 경리, 스케쥴 조정, 항공권 예약, 한국에 연락, 음주량 조절, 일탈행위 금지, 약사법 위반 금지, 진료 겸 처방 겸 조제, 어르기, 달래기, 화내기, 우쮸쮸우쮸쮸 등 다수 역임.

 

본인 : 길 찾기. 네비게이션.

 

나는 순전히 길 찾는거 담당이다. 보이스카웃과 육군훈련소에서 배운 독도법은 이럴 때 써먹으라고 있는거다.

 

 

   

 

쿠바는 스페인 식민시대를 거쳐, 미국의 반강제 점령기를 거친 나라다.

 

덕분에 대부분의 건물이 스페인풍 + 미국풍이며, 자동차는 거의 대부분이 올드카다.

 

굴러가는게 신기할 정도로 오래된 차들이 많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차들.

 

덕분에 어디를 찍어도 화보처럼 나온다.

 

하지만 이게 다 위대하신 아메리카께서 쿠바를 경제적으로 봉쇄해버려서 생긴 일이다.

 

건물이 망가져도 고칠 자원이 없고, 페인트가 벗겨져도 칠할 페인트가 없고, 유리가 깨져도 고칠 유리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묵은 4개의 숙소중에 2개의 숙소에는 변기 뚜껑조차 없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뚜껑 말고, 남자는 올리고 여자는 내려서 쓰는 그 뚜껑. 그것도 없다. 볼일 어케 보냐 했더니 자기가 깨끗이 닦았으니 문제 없단다.

 

그 말 믿고 시도해보았으나 느낌이 오묘했다. 엉덩이에 닿는 차디찬 세라믹의 느낌은 결코 좋지 않다.

 

 

   

 

쿠바는 돈이 있어도 물건을 살 수 없는 나라다.

 

워낙 물자가 귀해서 그렇다는데, 덕분에 공산품이나 뭔가 수입품을 파는 가게 앞에는 저렇게 길게 줄을 서 있다. 하루 종일.

 

가전제품, 옷, 식료품(배급하는 곳) 등은 하루 종일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지금 보이는 곳은 ETECSA라고. 국영통신회사 같은건데, 여기서 인터넷, 전화, 우편 등을 취급한다.

 

저기 줄 서있는 사람들은 전화카드를 사려고 줄을 선 사람들이다.

 

옷 가게에도 아침에 문 열기 전부터 열댓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하나밖에 없는 국영은행에서 다시 한번 인출을 시도했다.

 

하느님 아버님 저에게 돈을 주세요. 라고 빌어봤지만 망할 ATM기에 자비는 없었고, 포기하려는 순간.

 

외국인은 전부 안되고 쿠바인들은 전부 돈 뽑는 모습이 이상해서, 혹시나하는 마음에 언어선택을 Espanol로 하고 해봤다.

 

언어만 바꿨을 뿐인데 돈이 나오는 이 기적 같은 상황.

 

덕분에 우리는 달러를 아꼈고, 기분이 한껏 업 됐다.

 

쿠바에 가셔서 카드가 안되시면 당황하지 마시고 언어선택을 스페인어로 해보세요. 돈 나올지도 모릅니다.

 

 

   

 

길거리에 자빠져 자고 있는 개들.

 

목에 무슨 이름표 같은걸 달고 다닌다. 주인이 있다는 건지… 아니면 개도 국가에서 관리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아르마스 광장이라 불리는 곳에 선 중고책 장터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우리는 별 관심 없이 지나갔는데, 대부분의 책이 체게바라, 혁명,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 관한 책들이다.

 

아마도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관광객을 상대하는 중고책방인 듯 싶다.

 

 

   

 

뒤에 보이는 대성당은 좌우측 첨탑 넓이가 다르다. 좌우대칭이 아니다. 왜 그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쿠바에서 쓰고 있는데 전기가 나갔다가 들어왔다 거린다. 뭐여 이거.

 

여하튼 저기 사진 같이 찍은 아저씨는 관광객과 사진을 같이 찍어주고 돈을 받는 사람이다.

 

쿠바산 시가를 물고는 사진을 찍어준다.

 

난 찍고 싶지 않았는데 우리 사진 찍을 때 갑자기 오셔서는 찍고 돈을 달라고 하신다.

 

어이쿠 깜짝아. 왜 이러십니까 할아버님.

 

 

   

 

오래된 문화재의 문고리에 저렇게 스펀지를 붙여 놨다.

 

왠지 가슴이 짠했다. 망할 천조국.

 

 

   

 

쿠바에서 가장 놀란 점. 진희랑 비슷한 옷차림의 일본여자애가 있다. 우리 바로 뒤에 있는 여잔데.

 

같은 파란티에 같은 파란가방에 같은 베이지바지에… 가장 놀라운건 색만 다른 똑 같은 신발을 신고 다닌다.

 

그리고 우리와 비냘레스에 가는 버스도 같이 탔다.

 

이 정도 되면 무서울 정도다.

 

 

   

 

쿠바 교복이다. 북한처럼 목에 빨간 스카프를 매고 다닌다.

 

게다가 애들이 흑형의 후손이라 그런지 우월한 다리길이를 자랑한다.

 

 

   

 

길거리에서 내국인 화폐로 마실 수 있는 음료수다.

 

곳곳에서 저렇게 생과일 주스를 파는데, 보통 1~2페소다.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40~80원 정도?

 

엄청나게 맛있다. 설탕 등이 귀한 나라라서 그런지 완전 과일맛만 난다. 그리고 시원하다.

 

가격도 저렴해서 자주 사마셨다.

 

 

   

 

배급소인지 가게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줄을 안 선것으로 봐서는 가게인거 같다.

 

싱싱해 보이는 고기를 바로바로 손질해서 팔고 있었다.

 

 

   

 

쿠바는 저런 식으로, 3~4층 되는 건물이 많이 있었다. 다들 베란다? 발코니? 그런게 있어서 빨래를 모두 저기에 넌다.

 

무지개색 나시티가 인상 깊어서 한장 찍어봤다.

 

 

   

 

쿠바하면 가장 유명한 이 사람. 체게바라.

 

도시 곳곳에 체게바라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 사람의 티를 입고 기념품을 가지고 있었다.

 

군대에 있을 때 체게바라 평전 들고 갔다가 불온서적으로 분류된 책이라 반입 안된다고 해서,

 

정보장교랑 신나게 싸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샌프란시스코 성당 광장이다.

 

관광객도 많고 같이 사진 찍어주고 돈 받는 사람들도 많고 비둘기도 많고.

 

 

   

 

쿠바에서 또 유명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어니스트 해밍웨이다.

 

노인과 바다를 쓴 사람인데 쿠바를 사랑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마구 돌아다니다가, 해밍웨이의 발자취만 따라서 도시를 다시 한바퀴 돌았다.

 

지금 보이는 호텔이 해밍웨이가 쿠바에 집을 짓기 전까지 7년간 머물렀던 암보스 문도스 호텔이다.

 

 

   

 

해밍웨이의 발자취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배가 더 소중했기에 중간에 사먹은 피자 한조각.

 

가격은 대충 400원? 뭐 저렴하다. 곳곳에서 빵이나 피자를 파는데 맛이 다 제각각이라 사먹는 재미가 있다.

 

 

   

 

해밍웨이가 한 말중에 "내 다이끼리는 라 플로리다에 있다." 라는 말이 유명할 정도로,

 

이곳은 해밍웨이가 자주 찾은 술집이라고 한다.

 

특히 해밍웨이가 자주 마신 다이끼리라는 칵테일이 유명하다.

 

 

   

 

들어가보면 해밍웨이가 자주 앉던 자리에 동상까지 있다.

 

노인과 바다 내용도 기억이 잘 안나지만 기념삼아 사진도 박고.

 

옆에 있는 칵테일이 내가 마신 다이끼리다.

 

다이끼리도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그중에 해밍웨이가 즐겨마시고 가장 독한 파파 해밍웨이 라는 칵테일이다.

 

가격은 6페소. 쿠바인은 엄두도 못낼 가격이다. 오로지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술집이다.

 

이 사진 찍은 바로 뒤에는 중국인 여자 한명이 혼자서 칵테일을 마시고 있었는데, 두모금도 안 마신거 같은데,

 

얼굴은 고량주 4홉정도는 마신거 같아서는 휴대폰으로 중국노래를 틀고는 혼자 따라 부르고 있었다.

 

같은 원숭이 상인게 창피해서 우리는 도망쳐 나왔다.

 

 

   

 

우리가 중간에 공원에서 쉬고 있을 때, 어떤 쿠바 사람이 와서는 얘기를 주고 받는데,

 

쿠바는 PPG라는 약이 유명하단다. 마라도나, 알랭드보통인가.. 누구랑 여하튼 유명한 사람들이 전부 와서 맞고 갔단다.

 

진희가 약사라고 말해주자 약사면 약을 좋아할 거니까 자기랑 같이 가서 PPG 한대 맞아 보자고 한다.

 

무슨 마리화나도 아니고 생판 모르는 주사를 같이 맞자니…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그건 아닌거 같아서 거절했다.

 

그렇게 거절하고 돌아다니다 약국을 발견해서 재미 삼아 들어갔는데 PPG를 발견했다.

 

헐. 나름 쿠바에서 유명한 약이란다.

 

쿠바는 시가, 럼 말고도 천연의약품이 유명하다. (외국에서 약을 수입할 능력이 안되니까….)

 

나중에 관심 있으시면 한번 찾아보시길… 알약 종류로도 팔고 있었다..

 

 

   

 

남자의 로망. 쿠바산 시가다.

 

해외로의 반출은 두박스까지밖에 안되고 그것도 인증을 받은 제품만 가능하단다.

 

체게바라가 주로 피웠다던 몬테크리스토, 피델 카스트로의 명령으로 만들기 시작한 코히바,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

 

이 세가지 상표가 가장 유명하다.

 

돈도 없고 필 줄도 모르는 원숭이는 관타나메라 라는 메이커의 시가를 사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해밍웨이가 즐겨 마신 모히또로 유명한 술집이다.

 

"내 모히또는 라 보데기따에 있다"라고 말했단다… 이 아저씨는 무슨 술만 마시고 돌아다녔나 보다.

 

"내 처음처럼은 원할머니 보쌈에 있지."

 

 

   

 

지나다니다가 주워먹은 과자.

 

하나에 2페소(80원정도?)인데 엄청 달다.. 설탕, 소금, 조미료 같은 게 부족한 쿠바에서는 좋은 간식거리란다.

 

 

   

 

요것도 군것질 하던거. 아이스크림인데 이것도 하나에 80원정도…

 

근데 아이스크림이 엄청 짜다.. 뭐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엄청 짰다. 맛도 없다.

 

 

   

 

돈도 뽑았고, 하루종일 너무 걸어다녀서 영양보충을 하고자 외국인 음식점을 들어갔다.

 

가격은 두개 합쳐서 만5천원정도… 그리고 모히또 두잔이 서비스다.

 

쿠바산 모히또를 마셔봤다. 럼주에 민트잎을 직접 갈아 만들었다. 상당히 맛있었다.

 

럼주는 쿠바의 명물. Havana Club 브랜드를 쓴다.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쿠바에 자신감이 붙은 우리는 쿨하게 슈퍼에 들어가서

 

물이랑 쿠바산 콜라도 사마셨다. 콜라는 어딜가서 어느 브랜드를 마셔도 중간은 간다.

 

 

 

아바나 첫날의 멘붕은 온데 간데 없고, 쿠바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큐바큐바.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Cuba2012. 5. 1. 11:39

예전에 인도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내가 남긴 블로그 글을 보면,

 

내 자신이 얼마나 멘붕에 빠졌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가히, 지옥이 있다면 그곳 일거라 생각이 들 정도로 싫었고 두려웠다.

 

 

그 후에 그 글을 다시 읽어보면,

 

그냥 인도라서, 처음 배낭여행을 시작하는 거라서 그런 거였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어느 나라든지 야밤에 도착하면 멘붕에 빠지는 거였다.

 

이 날은, 오랜만에 내가 공황상태에 빠진 그날이다.

 

 

   

 

패키지가 아닌 모든 여행자들이 하루에 3번씩 겪게 되는 고민.

 

뭐 먹지?

 

멕시코 마지막 날 아침도 똑같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우리는 전날 발견한 신대륙, 4형제 식당에 가기로 했다.

 

어제 3번째에 있던 돼지고기집이 맛있어 보였는데, 못 먹은게 아쉬워서 그곳으로 향했다.

 

론리에도, 100배에도 안 나온 신대륙 맛집 4형제는 로컬수준의 가격과 엄청난 양으로 우릴 반겼고, 우린 만족했다.

 

특히 직접 만든 핫소스와, 방금 만든 토마토 소스는 일품이었다.

 

위치는 대략, 항구에서 내려서 배를 뒤로 하고 봤을 때, 센트럴의 왼쪽 위 부근에 위치한다.

 

센트럴이 워낙 작으니 직접 가면 누구나 찾을 수 있을거라 본다.

 

 

 


야무지게 짐을 챙겨서 UltraMar를 타고 다시 칸쿤으로….

 

이슬라 무헤레스에 온 것은 좋은 선택이었고, 만약 칸쿤으로 신혼여행을 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1박2일정도는 이슬라 무헤레스를 추천한다.

 

 

   


우리는 일정 중간에 끼어있는 쿠바 때문에, 돈을 정확히 맞춰써야 했다.

 

미래에셋 외환전문가도 헷갈릴만한 환전체계를 가진 쿠바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못하겠지만,

 

여하튼 쿠바에서 캐나다 달러, 유로 말고 다른 돈으로 환전을 시도하는 것은 그냥 쿠바정부에 돈을 퍼다주는 일이라 보면 된다.

 

 

   

 

일찌감치 표를 끊고 들어가서 칸쿤의 면세점을 돌아다녔다.

 

위에 보이는 저 아기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처럼 생긴 악기. 왠지 꽂혔다.

 

이 사진을 찍을때만 해도 그냥 재미있어 보여 찍은건데,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을 보고 난후.. 난 왠지 타악기를 배우고 싶어졌다.

 

 

    

 

우리는 마지막 남은 돈 6.5페소를 쓰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저 빵쪼가리 하나만 건졌다.

 

칸쿤의 면세점은 가격이 말도 안되게 비싸므로, 만약 잔돈을 쓰려면 무조건 출국수속 밟기 전에 쓰기를 추천한다.

 

저 빵쪼가리의 가격은 7천원에 해당한다….. 망할. 밖에서는 2천원이면 사먹었었는데.ㅠ

 

 

   

 

그렇게 한시간 반정도를 날아서 온곳은 쿠바.

 

쿠바. 공산국가. 미국의 경제봉쇄, 하바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체 게바라, 시가.

 

그 중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공산국가.

 

정확히 공산국가인지 사회주의국가인지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공항시설부터 차이가 확실히 났다.

 

네팔이나 인도의 공항수준이었다.

 

공산국가라고 인식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입국심사 할 때 엄청 떨렸다. 아오지 탄광으로 끌고 갈까봐….

 

 

   

 

우리를 멘붕에 빠뜨린 첫번째 관문인 환전이다.

 

쿠바의 환전시스템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외국인 여행자, 너희를 지금부터 쿠바의 봉으로 임명한다. 였다.

 

특히 멕시코 페소(멕시코에서 가장 많이 넘어오니까.), 미국 달러(미국이 싫으니까.)의 환율은 엉망이었다.

 

미국 달러 같은 경우 최악의 환율을 적용한 다음에 그중에 10%를 또 떼간다.

 

하지만 항의할 곳도 없고 반항 할 수도 없다. 이 나라를 쿠바니까요.

 

 

원래 우리의 목적은 ATM기를 이용해서 돈을 뽑는 거였다.

 

하지만 인출은 불가능하고 현금서비스만 받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미국은행이랑 연계된 카드는 먹히지도 않는다.

 

우리가 가져간 모든 카드(씨티은행, 국민은행, 신한카드, 하나은행 등)가 먹히지 않아 우리는 절망했다.

 

우리 앞의 외국인도 절망에 빠졌고, 우리 뒤의 외국인도 절망에 빠졌다.

 

쿠바는 은행이 국영은행 하나뿐이라 다른 ATM기를 사용할 수도 없었고, 어디다 항의할 수도 없었다.

 

안되면 안되는거다. 그냥 안되면 안되는거니까 수긍해야 된다.

 

 

결국 비상금으로 가져간 유로화를 털어서 환전했다. 달러를 환전하기에는 돈이 너무 아까웠다.

 

엄마랑 누나가 터키여행하고 남은 60유로를 우리에게 줬었는데, 너무나 감사했다.

 

는 나중의 일이고, 저 당시에는 터키에서 뭘 그리 많이 써서 60유로밖에 안 남겨줬냐는 생각이 든걸 보니 제대로 패닉상태에 빠졌었던거 같다.

 

게다가 쿠바는 내국인 화폐와 외국인 화폐가 구분되어 있다.

 

똑같은 1페소라고 불러도 외국인 1페소는 내국인 25페소와 동일한 가격이다.

 

이 엄청나게 복잡한 화폐체계를 거치고 나서야 우리는 택시를 탈 수 있었다..

 

 

   

 

바로 이어서 우리의 두번째 멘붕이 오는데, 바로 숙소를 잡는 일.

 

쿠바는 호스텔 개념이 없고, 까사라고 불리우는 일반 가정집에서 자야된다.

 

까사는 정부에서 허가를 받은 사람들인데, 인터넷을 조금만 뒤지면 수많은 추천 까사들이 나온다.

 

 

하지만 간지나는 우리는 한국인이 많은 까사는 가기 싫었고, 론리에 나온 까사도 별로였다.

 

간지나게 인터넷 검색 후 마음에 드는 까사를 정해서 위치를 캡쳐해서 돌진.

 

결론은 택시기사가 도저히 모르겠다면서 포기.

 

길 한복판에 우리를 내려줬다.

 

택시기사는 영어를 몰랐고, 우리는 스페인어를 몰랐다. 정확한 주소가 없으면 못 찾는단다.

 

 

우리는 해매고 해매다가, 원래 가려고 했던 CASA MAURA라는 곳을 발견했으나, 방이 꽉 찼단다….

 

헐. 님하. 살려주셈. 왜 이러세요. 저는 비록 남한에 살지만 급진보입니다. 빨갱이 소리 듣는 수준입니다. 살려주세요.

 

라고 했더니 옆집을 소개시켜줬다.

 

주인장이 영어를 못하고, 방값이 우리의 예상보다 조금 비싸긴 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 어디를 갈수도 없었기에 묵기로 했다.

 

 

   

 

짐을 풀자마자 우리는 밖으로 뛰쳐나왔다. 왜? 배고파서.

 

나에겐 구본준 부회장님이 하사하신 퇴직금이 있었고, 진희에겐 탐 키스로치가 하사하신 퇴직금이 있었으나,

 

그림의 떡이었다.

 

인터넷이 불법인 나라에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었고, 우리의 돈을 찾을 수 있는 방법도 전무했다.

 

인도를 여행하며, 인도가 여행하기 가장 빡센 나라라고 생각한 나는 멍청한거였다.

 

세상에 인도보다 빡세고 힘든 나라는 지천으로 깔렸었다.

 

 

우선 밖으로 나갔는데 컴컴하다. 가로등이 별로 없다.

 

게다가 흑형, 흑누나들의 눈동자만 공중에 떠다닌다. 무섭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채 그냥 불빛이 환한쪽으로 무작정 걸어다가 위의 장소를 발견했다.

 

슈퍼처럼 보이는 곳이었는데, 쿠바도 자본주의를 받기 시작해서 저런 슈퍼 같은게 있다.

 

하지만 외국인 따위에겐 관심도 없었고, 이게 내국인 화폐 기준인지 외국인 화폐 기준인지도 몰라서 바로 나왔다.

 

(쿠바인도 외국인 화폐를 쓰고, 외국인도 내국인 화폐를 자유자재로 쓴다. 결국 판단은 자기의 몫)

 

사실 저날은 저게 슈퍼인지 아닌지,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곳인지 아닌지도 감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멘붕에 빠져 있을 때 발견한 빵 파는 가게.

 

3페소라고 써있었다. 저게 3천원인가? 쿠바는 물자가 별로 없어서 더럽게 비싼건가? 라고 생각했다.

 

(외국인 1페소는 미국달러 1달러와 거의 동일하다. 우리나라돈으로 1200원정도.)

 

머뭇거리던 우리에게 흑누나 한분이 오시더니, 뭐라뭐라 계속 스페인어로 말씀하신다.

 

대충 들어보니 내국인 화폐로 3페소라는 듯… (대충 150원정도…) 믿을 수 없는 가격이다.

 

바로 3개를 사먹었다. 이놈이 거스름돈을 안준다. 하지만 뭐 몇백원 쯤이야 팁이라 생각하고 줬다.

 

 

 


와구와구 먹었다. 믿을 수 없는 맛이다.

 

쿠바는 소스가 부족해서 조미료, 향신료, 소스 등을 거의 안 넣어서 먹는단다.

 

정직한 맛이다.

 

내 평생 햄버거 먹으면서 내가 건강해 질 거라고 생각해보긴 처음이었다.


멕시코를 떠나올 때 엄청나게 비싼 샌드위치를 먹으며 억울한 마음에 왕창 챙긴 소스가 위력을 발휘했다.


만약 쿠바를 가게 된다면 꼭 캐쳡, 마요네즈, 허니머스타드 등을 챙겨가길 바란다.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