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g2012. 5. 2. 15:32

잠이 안와서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하는데,

갑자기 밖에서 스페인어가 들린다.

아...정릉이 아니구나.

깨닫는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Cuba2012. 5. 2. 10:31

콜롬비아 보고타행 비행기 시간은 아침 8시 15분.

 

쿠바나 항공은 3시간 전까지 탑승수속을 밟으라고 얘기했다.

 

설마.. 그렇게까지 일찍 해야되나.. 싶어서 우리는 6시까지 가기로 했다.

 

전날 까사 주인 아줌마에게 부탁해서 콜택시를 불렀다. 5시 반까지 불러달라고 말씀 드렸는데,

 

택시기사분이 부지런하신건지 중간에 전달이 잘못된건지.. 5시에 기사분이 도착하셨다.

 

결국 우리는 잠도 덜 깬채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공항으로 향했다. 콜택시는 무조건 정부가 정한 요금인 25페소를 받는다.(대략 2만5천원)

 

 

   

 

공항에 도착했는데..흠… 전광판에 우리 비행기가 안 나타난다..

 

너무 일찍 왔나.. 좀 더 기다렸는데도 우리 비행기는 안 나타난다.

 

뭔가 잘못됐다 싶어서 쿠바나 항공사 직원을 찾았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그 앞에 몰려있다..

 

직원 찾다가 인포메이션 센터 직원이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내 비행기 어찌됐음? 물었더니 저녁 6시로 연기 됐단다.

 

현재 시각. 새벽 6시. 12시간이 딜레이 됐단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어서 그냥 웃었다.. 인포메이션 직원이 나보고 어디로 갈꺼냐고 묻길래 갈 곳이 없다고 여기에서 대기하겠다고 했다.

 

 

   

 

노숙모드. 돈도 없고 갈 곳도 없는 우리는 아무 의자나 잡고 둘다 침낭을 뒤집어 쓴채 자기 시작했다.

 

너무 일찍 일어난 탓에 잠이 잘 왔다.. 그렇게 3시간정도 자고 일어났다.

 

 

   

 

분명 잘때만 해도 주변에 사람들이 많았는데 다 사라졌다.

 

흠. 다들 어디 갔지. 라고 생각이 들기도 전에 너무 추웠다. 한참 자고 일어났는데도 비행기 시간까지 9시간 남았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게다가 쿠바인들이 나를 불쌍하게 쳐다 보는게 더 두려웠다.

 

곧 이어 진희가 일어났다.

 

할 게 없으니 우리 비행기표에 출국세가 포함되어 있는지 한번 물어보고 오겠단다.

 

 

   

 

진희가 다시 오더니, 다른 사람들은 전부 호텔로 갔단다.

 

으잌? 무슨 말씀이세요.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직원이 여기서 뭐하냐고. 아까 7시에 방송해서 호텔로 다들 보냈는데 왜 니네는 여기 남았냐고 짜증을 낸단다.

 

분명 우린 6시에 공항에 왔고, 인포메이션 직원에게 아무 말도 못 들었다. 라고 해도 안 믿는 눈치다.

 

우선 10시까지 기다려보란다. 호텔측과 연락해 보겠다고…

 

 

   

 

결과는 굿잡.

 

우린 따로 택시까지 불러줘서 호텔로 데려다줬다.

 

5성급 호텔은 아니었지만 이제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절대 묵을 수 없을 것 같은 호텔이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호텔 수영장 바로 옆에 이렇게 바다로 만든 수영장이 있다.

 

수심이 상당해서 사진처럼 저렇게 수영은 못해보고 앞에서만 살짝 놀아봤는데 최고였다.

 

바닷 안에 물고기들이 그대로 다 보인다.

 

열대어처럼 생긴 물고기들과 함께 수영하는 기분은 최고였다.

 

 

   

 

우선 가장 시급한 식사 해결.

 

일찍 일어난데다 아침까지 못 먹어서 너무 배가 고팠다.

 

아침, 저녁은 부페식으로 나오고 점심은 저렇게 코스 요리가 나온다. 비록 뭐 맛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무료니까 맛나게 먹는다.

 

 

   

 

진심으로, 비행기가 몇 일만 더 연기됐으면 했다.

 

방은 깨끗하고 뜨거운 물도 잘 나오고 티비도 나오고, 수영장도 있고 세끼 다 주고, 저녁엔 연주도 해주고… 우왕ㅋ굳ㅋ

 

 

   

 

우리 숙소에서 보이는 바다의 모습이다.

 

이 정도 거리에서 봐도 바다 안까지 다 보인다. 호텔 이름은 Copacabana. 여행사인 쿠바나칸과 연계되어 있는 호텔인 거 같다.

 

위치는 대략 베다도 지역보다 더 서쪽에 있다.

 

싱글인지 더블인지가 66페소(대충 6만6천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여유가 좀 있는 여행자라면 추천할 만한 숙소였다.

 

 

아. 그리고 이 날 저녁에는 같은 비행기를 타고 콜롬비아를 가는 고대생을 만나서

 

맥주 한잔 하면서 셋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생각보다 남미를 찾는 한국인은 많았고 재미나게 사는 사람 또한 많았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Cuba2012. 5. 1. 13:23

드디어 쿠바의 마지막 날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아바나 시내를 한 바퀴 도는 투어버스를 타려고 했었다.

 

하지만 계획성 없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도 걸어 다니는 바람에, 버스가 가는 왠만한 곳은 전부 가 본 상태였다.

 

그래서 그냥 걸어서 아바나 시내구경이나 또 하기로 했다.

 

 

   

 

쿠바에서 아디다스가 싸다는 루머를 접한 진희는 아이다스 탐방에 나섰다.

 

매장 크기에 비해서 물건은 턱없이 부족했지만 가격은 쌌다.

 

반팔티 2개, 반바지 2개만 챙겨온 나에게 옷 구입은 시급한 문제였으나, 아디다스는 아무리 봐도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포기.

 

 

   

 

언제나 아침을 열어주는 빵이랑 과일쥬스.

 

쿠바의 빵은 파리바게뜨처럼 부드럽지 않아서 자연스레 인상 쓰면서 먹게 된다.

 

그래도 맛은 있다. 특히 과일쥬스 쨔응.

 

 

   

 

저번에 잠시 들렀던 까삐똘리오에 다시 왔다.

 

오른쪽은 국립극장이고 왼쪽은 까삐똘리오다. 미국 국회의사당과 똑같이 생겼지만 더 크다.

 

쿠바의 독재자였던 누군가가 지은 거라는데… 미국을 그리 싫어하면서 왜 미국껄 배꼈는지 모르겠다… 더 크게 지은 게 마지막 자존심이었나…

 

 

   

 

까삐똘리오는 관광지인 만큼, 외국인을 상대하는 쿠바인들이 많았다.

 

지금 보이는 세련된 올드카들은 전부 사진용으로 나와 있는 것들이다. 주행은 안하고 그냥 앉아서 사진 찍어주고 돈 받는 용도다.

 

갑자기 다가와서 내 초상화라고 그러면서 이상한 원숭이를 그려놓고 돈 달라는 흑형들도 있고…

 

하루에 10번정도씩은 만나는, 시가? 코히바? 럼? 거리며 접근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쉽게도 현재 까삐똘리오는 보수중이라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저기 안에 들어가보면 바닥에 24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단다…

 

그리고 까삐똘리오의 명물인 핀카메라 아저씨(매우 오래된 카메라로 합성사진을 만들어준다.)는 세대교체가 되었는지 젊은 사람이 하고 있었다.

 

 

   

 

길거리에 있는 사격장 모습이다.

 

멕시코도 18살이 되면 1년간 군대를 다녀와야 된다고 그러던데.. 쿠바는 어떤지 모르겠다. 아마 쿠바도 강제징집일거 같은데…

 

 

   

 

쿠바미술관을 찾아가려다 길을 잘못 들어서서 보게 된 메인거리.

 

아마도 아바나 중앙거리인 듯 싶다. 각종 상점과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각 상점마다 앞에 사람들이 줄 서있는 모습은 어딜 가나 생소한 모습이다.

 

  

   

 

쿠바미술관 바로 앞에 있는 그란마호 복제품 모습이다.

 

그란마호는 체게바라와 피델카스트로가 멕시코에서 쿠바로 잠입할 때 사용했던 보트인데…

 

원형은 없어졌고 저렇게 복제품을 만들어 놓았다… 처음에는 유리관 안에 넣어놨길래 진품인줄 알았는데.. 복제품을 저렇게 유리관에까지 넣어놨다.

 

 

   

 

지나가다가 들른 빵집.

 

이렇게 화려한 빵들은 전부 외국인을 위한 것이고, 쿠바인들은 바로 옆에 있는 밋밋한 빵을 사다 먹는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다. ICS다. 버전은 4.01.

 

우리나라 빵또아처럼 생긴건데 맛있다. 대신 겉에 설탕이 너무 많이 뿌려져 있어서 좀 털고 먹어야 된다.

 

이것까지 먹고 우리는 숙소에 가서 오침을 청했다.

 

 

   

 

간단한 오침을 마치고 길거리에 나가보니 어제 우리에게 도움을 준 청년이 여친이랑 같이 뭘 먹고 있다.

 

여기는 컵이나 그릇도 부족해서 저렇게 맥주캔을 반 자른 용기를 쓰고 있다.

 

잘 보면 맥주캔 안에 뭔가를 잔뜩 넣어서 수저로 퍼먹고 있다.

 

 

   

 

다시 찾은 말레꼰에서 나는 왜 쿠바가 야구를 잘하는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옆에 차가 쌩쌩 다니는 도로변에서 애들이 야구를 하고 있었는데…

 

공은 탁구공만한 크기였고, 배트는 야구배트가 아닌 그냥 각목이었다..

 

그리고 저 거리에서 스트라이크존은 타자 뒤에 있는 돌덩이.. 그 안에서도 조그맣게 표시를 해놓았다.

 

길거리 야구라서 그런지 기회는 단 한번. 삼진아웃 제도가 아닌, 스트라이크 한번 들어가던가 헛스윙 한번이면 바로 타자가 물러난다.

 

탁구공만한 공을 각목으로 치는데, 살살 치는것도 아니고 풀스윙으로 쳐댄다.

 

더 놀라운 건 공이 무조건 인도 쪽으로만 향한다… 차도로 안 넘어가게 치는 거 같다..

 

게다가 카리브 흑형 종특으로 인하여 펑펑 날아가는 공도 그냥 바로 잡아낸다… 직접 보면 진짜 놀랍다.

 

 

    

 

말레꼰은 낮에는 애들이 다이빙하면서 뛰어 놀고, 밤에는 아저씨들이 낚시를 즐긴다.

 

다들 미끼 없이 하는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뭐라도 잡는 사람은 한 번도 못봤다.

 

특이한 건 이 분들께서는 낚시를 할 때도 태평하게 반은 낚시하고 반은 놀고 있다.

 

잡아도 그만 안 잡아도 그만 그냥 에라 모르겠다. 편해 보인다. 부럽다.

 

 

   

 

숙소에다 오늘 저녁을 랍스터로 해달라고 말했다.

 

랍스터는 원래 있던 숙소에서는 13페소를 줘야 했고, 인터넷에서도 10페소는 줘야 된다 했지만,

 

이 CASA는 불법이라 그런지 8에 해주겠단다… 게다가 저렇게 살을 다 발라서 줬다.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주면.. 게맛살이나 크래미가 아닐까 의심하게 되지만, 물자가 부족한 쿠바는 그럴 일이 없어서 좋다.

 

처음 먹어본 랍스터는 상당히 맛있었다… 게살이랑 비슷한 거 같은데 뭔가 더 맛있었다.

 

뒤에 보이는 부카네로라는 맥주는 크리스탈과 더불어 쿠바에서 유명한 맥주 중 하나다. 도수는 5.4로 4.5인 크리스탈보다는 약간 더 쎄다.

 

처음에 저거 보고 부칸에로 인줄 알고… 북한에서 만들어 파는 술인줄 알았다. 잠시. 한 2초정도 그렇게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흑형 종특의 비밀.

 

흑형들은 하나같이 생활근육이 발달되어 있고 운동신경이 좋았는데… 왠지 어릴때부터 저 꼬마애처럼 운동을 해서 그런 거 같다.

 

스펀지밥 보면서도 끊임없이 저렇게 두팔로 걷고 한팔로 서있다가 팔굽혀 펴기를 했다가 뒤집고 뒹굴고 난리를 쳐댔다.

 

저렇게 귀여운 꼬마애도 크면 헤이맨~ 와쯔어어어어업~~~~~~ 을 외치는 무서운 흑형이 되겠지.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Cuba2012. 5. 1. 13:08

비냘레스에서의 2일째.

 

이 동네는 워낙 작아서 더 이상 볼게 없었다.

 

버스 시간은 오후 2시. 그래서 우리는 천천히 마실이나 나가기로 했다.

 

 

   

 

아침으로 먹은 200원짜리 빵과 40원짜리 주스. 오전에 마셨더니 음료수가 쉐이크처럼 되있어서 더 맛있었다.

 

그리고 아래 있는 개들은 자꾸 우리만 쫓아다니던 영리한 개들.

 

우리가 하도 이것저것 주워먹고 다니고 흘리고 이랬더니 우리만 졸졸 따라다녔다.

 

쿠바의 개들은 잘 짖지도 않고 덤비지도 않는다. 착하다.

 

 

   

 

쿠바의 길거리 음식점은 저런 식으로 메뉴판이 구성되어 있다.

 

메뉴판을 하나하나 뺄 수 있게 되어있는데, 이유는 물자가 워낙 부족해서…

 

햄피자라고 붙여놓았다가 그날 준비한 햄이 다 떨어지면 저 메뉴판에서 햄피자 메뉴를 빼버린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빼버린다. 결국 오후 3시 정도만 넘어가도 길거리 음식중에 먹을만한 게 거의 없다.

 

그리고 왠만한 상점은 전부 5시 이전에 문을 닫는다. (슈퍼마켓 포함해서….)

 

공무원보다 편한 직장이 여기에 있었다. 쿠바노가 되고 싶어진다. 게다가 대부분의 상점은 점심시간동안 문을 걸어잠금.ㅎㅎ

 

 

   

 

빵쪼가리로는 나의 배를 채울 수 없기에 지나가다가 피자를 하나 더 먹었다.

 

가격은 역시 400원정도… 수제피자다. 직접 화덕에 구워서 준다.

 

만약 그날 치즈를 많이 배급 받은 날이면 치즈가 많이 올라가 있고, 아니면 적게 올라가 있다. 랜덤피자다.

 

 

   

 

빨래집게 하나도 아까운 나라라서 빨래줄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놨다.

 

옷이랑 수건 같은 것을 저런 식으로 끼워서 말린다.

 

이 나라는 휴대폰, 시계 등을 고쳐 쓰는 건 당연하고 1회용 라이터까지도 고치는 수리점이 따로 있을 정도다.

 

나도 여기 와서 컴닥터나 하나 차릴까… 5시 칼퇴라는데…

 

 

   

 

이건 원래 멕시코에서 찍었어야 되는데…

 

여행용 배낭이 아닌 등산용 배낭이다 보니 배낭을 잠그기 어려웠고, 궁여지책으로 저 부분에 자물쇠를 채워서 잠궜는데…

 

멕시코에서 일부러 부쉈는지.. 아니면 험하게 다뤄서 부러졌는지… 여하튼 저 부분이 날라갔다.

 

쓰는데 별 지장은 없는데 좀 찝찝하다.. 남미는 비행기 화물을 뒤진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다시 아바나로 왔다.

 

비냘레스에서 주인장이 소개해 준 저렴한 CASA로 갔다.

 

쿠바 국가에서 지정한 금액이 25인데, 이곳은 15의 가격에 해주겠단다..

 

게다가 에어컨, 뜨거운 물까지 다 나온다…. 뭔가 싶어 봤더니 불법이다.

 

허가 받은 곳이 아니라서 우리의 여권, 비자를 요구하지도 않고 가격 또한 저렴하다.

 

시설은 나쁘지 않으니 우리로써도 별로 나쁠 게 없다.

 

쿠바 국가에 주나, 이 사람들에게 주나 우리의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돈을 똑같으니까…. 좋게 생각하자고 마음 먹고 집에 들어갔는데.

 

주인장 아들내미가 플레이스테이션2로 위닝일레븐을 하고 있다.

 

뭐지. 이 집은 뭐지. 여기가 쿠바가 맞나. 왜 나도 없는 플스2를 얘가 하고 있는 거지..

 

게다가 냉장고도 좋다.. 오븐도 있다.. 잘 사는 집이었다. 이렇게 여행자들에게 삥땅 쳐서 집이 잘 사나 보다.

 

쿠바에서 허가 받은 CASA에 머물지, 허가 받지 않은 CASA에 머물지는 자신의 판단에 맡긴다.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신기한 시스템을 봤다.

 

우선 1층에 있는 메뉴판에서 메뉴를 고르고 옆에 보이는 벨을 누른다.

 

그러면 사진에서 보이는 2층 베란다에서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와서 주문을 받는다.

 

그리고는 잠시후 계단을 통해서 사람이 음식을 가지고 내려온다.

 

그러면 진희가 서있는 저 장소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밥을 먹고는 그릇을 계단에 놓고 쿨하게 떠난다.

 

처음에 뭔지 모르고 어리버리 대는 우리를 위해서 진희 뒤에 있는 흑형이 우리를 도와줬다.

 

이 날도 보고, 다음날은 자기 여자친구 데려와서 같이 먹더라.

 

알고보니 반대편 휴대폰 수리점에서 일하는 청년이었다. 쿠바의 흑형들은 미국 흑형들과는 다르게 순하고 착해 보인다.

 

 

   

 

그렇게 어렵게 시킨, 쿠바에서 처음 먹는 스파게티다.

 

양념이라곤 케챱밖에 없지만 상당히 맛있다. 가격 또한 600원정도… 우선 양이 엄청나게 많다.

 

여기서 대충 메뉴 고를 때 도움을 주자면,

 

Queso는 치즈, Jamon은 햄, Chorizo는 소세지 인거 같다.. 그리고 Pan은 빵.. 이정도만 알면 대충 아무거나 골라 사먹을 수 있다.

 

 

   

 

하루 종일 먹는 사진밖에 없네… 이거는 가이드북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고 했던 볶음밥인데.

 

우리에겐 별 맛이 없었다. 차라리 아까 먹은 스파게티집이 더 맛 있었다.

 

저 볶음밥을 담아주는 용기는 A4용지보다 얇은 종이로 만든 거라서 다 먹고 나면 손에 음식이 다 묻는다.

 

수저도 원래 따로 안 주는 것 같은데, 우리가 여기서 먹고 갈 것처럼 하니 하나 줬다. 일회용품도 아까운 나라다.

 

 

   

 

진짜 먹는 거 마지막 사진. 아이스크림이다.

 

대략 천원정도 하는 500cc짜리 초코 아이스크림인데 맛있다. 둘이서 먹기에 조금 많은 양이다.

 

오비스포 거리 중간쯤에 위치해 있으니 잘 찾아보도록…

 

쿠바에도 Nestle에서 수입해 파는 아이스크림이 상당히 많은데 가격이 비싸서 쿠바인들은 거의 못 사먹고 대신 이런 걸 먹는다.

 

 

   

 

쿠바의 말레꼰이다. 말레꼰은 방파제라는 뜻인데… 파도를 막기 위해 엄청난 길이의 방파제를 설치해놨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파도가 도로까지 넘쳐 올라오는 광경이 장관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하고 연애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연주도 하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다 한다.

 

 

   

 

말레꼰은 아침, 낮, 저녁 모두 다 멋지다. 사람들도 많고 풍경도 멋있고..

 

바다도 멋지고 건물도 멋지고.. 왼쪽 멀리 보이는 건 모로성이다. 해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성이라는데..

 

멀리서 보는 게 더 멋져서 직접 가보지는 않았다.

 

 

   

 

말레꼰에는 이렇게 혼자 연주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알고 보면 전부 사진 찍고 돈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을 보고 감명 받은 우리는 루벤 같은 피아니스트를 만나보고 싶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래도 쿠바는 조그만한 식당도 대부분 전용밴드를 고용하고 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약간의 팁은 필수…

 

 

   

 

이쪽은 캐리비안이 아니고 대서양인거 같던데… 물이 맑기는 매 한가지다.

 

바닷물인데 밑이 모래가 아니라서 그런지 바닥까지 다 보인다.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와 칼 들고 돈 내놓으라고 할 것 같이 생긴 이 골목도…

 

알고 보면 안전하다. 쿠바는 중남미 통 털어서 가장 안전한 나라 중에 하나다.

 

그게 공산주의라서 그런 건지.. 사람들이 착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행하기에 매우 편하다.

 

또 하나 편한 점은, 사람들이 사기를 잘 안 친다는 점.. 정찰제라서 말도 안 되는 가격부터 흥정을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리고 삐끼가 달라붙었을 때 됐다고 한마디만 하면 쉽게 포기하고 떠난다… 인도에서는 100미터씩은 쫓아왔었는데…

 

 

 

아바나는 분명 매력적인 도시다.

 

우리나라에서 가는 편이 쉽지는 않지만 자본주의가 더 들어오기 전에 한번 정도 가볼 만한 도시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Cuba2012. 5. 1. 12:53

예상치 못하게 쿠바 일정이 줄어드는 바람에, 우리는 원래 가고자 했던 바라데로와 산타끌라라 등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우리가 택한 곳은 아바나에서 4시간 거리에 있는 비냘레스.

 

4시간이라 해서 엄청 먼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133키로인가밖에 안되는 곳이었다.

 

 

   

 

비냘레스까지 가는 버스는 비아술이라 불리우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버스인데 문제는 우리 숙소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데 택시비만 25페소라는거..

 

하지만 이렇게 교통편이 불편한 나라는 항상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사설 버스가 있는 법.

 

결국 우리는 쿠바나칸이라는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사설버스를 타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짐을 싸고, 아직 마르지 않은 빨래를 대충 구겨넣고,

 

배낭을 매고 잠이 덜 깬 몸을 일으켜서 해가 뜨지 않은 거리를 걷는 것…

 

내가 생각하는 여행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이고 뭐고간에 항상 할때마다 빡치면서 


내가 왜 내 돈주고 이 고생을 하고 있는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성찰하게 된다.

 

 

   

 

버스에서는 당연히 포풍취침.

 

덜컹거리는 거. 비좁은 거. 냄새 나는 거. 그런건 나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이날도 포풍취침을 취하다가 중간에 휴게소에서 깼다.

 

비냘레스 주변의 나무들인데 중간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게 특징이다.

 

 

   

 

사설버스이다보니 중간에 이렇게 기념품을 파는 가게에도 들려야 하는게 인지상정.

 

덕분에 공짜 럼주도 좀 마셔주고, 시가에 관심이 있는 척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비냘레스로 향했다.

 

 

   

 

중간에 기념품 가게에서 쉴 때 우리는 살짝 빠져나와 길 건너에 있는 생과일 주스를 사먹었다.

 

파인애플을 간 다음에 계피가루를 살짝 뿌려주는 음료였는데 여행 시작 후 마셔 본 음료 중 최고였다.

 

 

   

 

쿠바의 명물. 럼주를 만드는 공장이다.

 

사람이 직접 병 안에 올리브로 보이는 과일을 넣고,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이 인상적이었다.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가서 해매다보니, 삐끼가 달라 붙었다.

 

귀찮아서 그냥 따라가다 보니, 우리가 찾던 그 집 주인이었다.

 

하지만 기뻐하면 바가지 쓸 위험이 있으니 마치 어쩔 수 없이 들어온 척 하며 적당한 가격으로 협상.

 

저녁을 밖에서 사먹는 게 귀찮아서 저녁까지 한번에 주문했더니 집 주인이 매우매우매우매우 좋아하며 우리에게 과일을 대접했다.

 

쿠바에서는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숙소인 CASA에서 먹는 게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무거나 잘 주워먹는 우리에게 길거리 음식은 빠지지 않는 코스.

 

쿠바는 이렇게 모든 물품이 정찰제라서 뭔가 사먹기 상당히 편리하다.

 

바가지 쓸 위험도 없고, 서로 기분 상할 일도 없다.

 

 

   

 

비냘레스에는 볼만한 관광지를 돌아주는 투어버스가 있다.

 

하지만 단 한대라는 점. 그리고 시간을 전혀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이다.

 

2시 30분 차를 기다렸으나 3시 20분쯤 되서 차가 왔다.

 

괜찮아. 여기는 라틴종특인 느긋함 + 공산주의 특유의 니가 사도 그만 안 사도 그만 인 나라니까요.

 

 

   

 

비냘레스는 사진처럼 그냥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혼자 와서 혼자 걷다가 혼자 놀기 좋은 그런 시골마을이다.

 

아바나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좋다.

 

 

   

 

비냘레스에서 가장 가고 싶던 인디안 동굴이다.

 

특히 동굴 안에 작은 물길이 있어서 보트를 타고 한바퀴 돌아볼 수 있다.

 

가격 대비 성능비는 별로였지만 그래도 이거 말곤 전혀 볼게 없었다.

 

동굴 내의 사진들은 전부 어둡게 나와서 스킵.

 

 

   

 

광각의 위엄. 다리 완전 길다.

 

 

   

 

버스 시간대가 제멋대로이다 보니, 저렇게 버스를 기다리다 지쳐 걸어가는 그룹들도 있다.

 

하지만 시간은 많고 체력은 저질인 우리는 느긋하게 버스를 기다렸다.

 

이런 저런 시간 동안 나누는 별 의미 없는 대화들.

 

난 그런 게 소중하다. 앞으로 남은 진희와 함께 보낼 시간들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

 

 

   

 

비냘리스는 뒤에 보이는 것처럼 컵케익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언덕들이 유명하다.

 

얘기로는 뭐 약한 부분이 빗물에 녹아 남은 부분만 저렇게 보이는 거란다.

 

원래 전망대에서 내려서 한 시간 더 기다려서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으나,

 

사람도 별로 없는 버스는 친절히 우리를 기다려주었다.

 

쿨하다. 역시 라틴. 난 라틴이 좋다.

 

 

   

 

정말 경치 좋다. 갑자기 공룡이 튀어나와서 풀을 씹어먹어도 전혀 놀라지 않을 듯한 경치.

 

 

   

 

피델 카스트로가 유명한 화가를 시켜 그렸다던 벽화다.

 

달팽이부터 시작해서 인간까지 무슨 혁명의 진화과정을 그린거라는데 별로 와닿지도 않고 멋지지도 않다.

 

버스 정류장 중 하나라서 그냥 찍어봤다.

 

 

   

 

우리가 시킨 저녁식사다.

 

엄청난 양을 주셨다. 아마도 우리가 덜어먹고 남으면 주인 식구들이 먹으려고 했던거 같지만.

 

우리에게 잔반따윈 없다.

 

저기 있는 식사의 상당량을 다 먹어치웠고, 결국 주인식구들은 다시 밥을 하기 시작했다.

 

저 바람에 흩날리는 동남아쌀은 항상 먹고나면 바로 배가 고프다.

 


비냘레스는 아바나와는 전혀 다른 풍경의 마을이다.

 

관광지로는 별로지만 그냥 느긋하게 즐기기에는 좋은 도시인거 같다.

 

1박 2일짜리 방문이었지만 매연 가득한 아바나와는 또 다른 도시였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