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5. 12. 22:15

나는 왜 이날 기억이 별로 없나해서, 와이프의 메모를 참고해보니...


이날도 늦잠을 잤다.


지금부터 찍은 사진은 전부 나 자는동안 와이프 혼자 나가서 찍고 온 것들이다.



뭐 인도는 여자 혼자 여행하기에 위험한 곳은 맞는거 같은데,


대낮에 이렇게 큰 길로 귀닫고 입닫고 눈닫고 다니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





우리 숙소를 나오면 바로 보이는 큰 길이다.


비가 부슬부슬 왔었나보네.



인도에는 소도 많고 개도 많고 사람도 많다.


이상하게 고양이는 별로 못 본거 같음.


일반적으로, 나이 좀 있는 인도 어르신들은 관광객들에게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특히 이렇게 하루에도 수십, 수백명의 외국인들이 찾는 곳에 사는 분들은 더욱더 그러하다.



외국인만 보면 날뛰는 사람들은,


1. 어린이.


2. 삐끼.


3. 외국인.


이 되겠다.


특히 3번. 같은 한국인들끼리 만나서 마음이라도 맞는 날에는 정말.


그날 게스트하우스의 사람들은 잠 다 잤다.


술마시고 떠들고 대한민국 무적함대가 탄생하기 마련이지.





어제 저녁을 먹은 블루 엘리펀트로 빵을 사러 가는 길이었나보다.


저 멀리 보이는 산세가 멋지다.


전에 왔을때는 마날리에는 하루밖에 머물지 않아서,


잘 몰랐었는데...


여기 참 휴양하기 좋은 도시인거 같다.





이건 다시금 숙소로 돌아와서 찍은 사진.


어제 사진이랑 비슷하지?


원래 여행이라는게 그래. 시간이 흐를수록 다 비슷비슷해.





메모에 따르면,


내가 늦게 일어나서 와이프 혼자 빵을 사러 갔다왔고, 빵과 사과쥬스를 먹고 난 후에는,


본인이 졸려서 잠을 잤다고 한다.


그리고 둘이 제대로 눈 뜨고 만난 시간은 오후 5시.


괜찮아.


익숙하잖아?



오후 5시에 산책도 하고 저녁도 먹을겸 슬슬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



이 Lazy Dog이라는 멋스러운 가게는 2007년에도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 웃긴 이름때문에 뇌리에 박혀있나보다.


근데 그때는 이렇게 멋스러운 간판이 아니었는데... 그간 돈좀 만졌나보다.





이건 왜 찍었을까.


그냥 글씨체가 이뻐서 찍었나?...


모르겠네..;;;





우리 숙소는 대략 이렇게 생겼다.


방에는 통유리로 된 엄청 큰 창이 있어서, 침대에 앉아서도 밖의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앞에는 의자와 테이블이 완비되어 있어서,


밖에 앉아서도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우리 옆방에는 어디나라 놈들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약에 미친 양키 남자놈들이 있었다.


그래서 하루 왠종일 그방 앞 테이블에는, 온갖 마약용품들이 즐비했다.


(무슨 페트병을 잘라서 빨대 같은걸 연결해서, 그걸 가지고 들이마시고 아주 그냥 맛이 간듯...)



참고로 모자 쓴거 아님.


그냥 머리임.





저녁으로 먹은 치킨 비리야니.


장소는 역시나 어제 저녁과 오늘 아점을 해결한 블루 엘리펀트다.


맛났음.





이건 뭐지...


뭔가... 외국 음식 같은데?... 돈까스 비스무리한 음식 같다.




와이프의 메모를 읽으면서 느낀건데,


와이프는 다시 찾은 인도가 참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2007년에 나와 함께 오고...


중간에... 2010년인가? 여하튼 중간에 회사에서 출장으로 한번 오고..


이번이 3번째 오는 인도인데도 매우 좋은가보다.


그렇다고 사람이 영적인 걸 추구하거나, 속세에서 벗어나려하거나 하는 사람은 아닌데... 뭐가 좋은거지...



사람의 기억이라는건 참으로 신기하다.


어제 내가 회사에서 했던 업무는 기억도 잘 안날만큼 내 기억력은 감퇴했는데,


여전히 세계일주를 하며 내가 머물렀던 숙소, 내가 걸었던 길거리, 내가 운전했던 곳, 그 냄새, 그 음악, 그 날씨.


모든 것이 생생하다.


지금이라도 눈감고 마날리 숙소부터 뉴마날리까지의 지도를 그리라고 하면, 반 이상의 가게들까지 나열할 수 있을 정도다.



강렬하다.


내 인생에 있어서 엄청나게 강렬한 경험중 하나였다.


세계일주.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5. 10. 22:55

마날리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이제는 모든 것이 고요해지고, 차분해진듯한 느낌이다.


처음 여행 나올때... 뉴욕행 비행기표와, 그리고 뉴욕의 숙소. 마지막으로 뉴욕에서 멕시코 칸쿤으로 가는 비행기표까지만...


이렇게만 준비하고 떠나온 여행이었다.


그 이후로는 그때그때 원하는 곳으로 가자. 라는 생각으로 나왔다.


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더 이상 준비할만한 여력이 없었다.



2월에 결혼하고, 3월에 퇴사하고, 4월에 여행을 떠나는 마당에...


더이상 준비할 여력이 있었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렇게 하루살이마냥 한 나라에 도착하고나면, 그 나라에서 어디를 구경하고 싶은지 찾고,


또 다음 나라는 어디로 할건지 찾느라 참 많이 바빴다.



이렇게 즉흥적으로 다니다보니, 우리가 원하는 왠만한 곳은 다 가볼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일정에 아무런 부담이 없어서 여유롭게 다닐수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것도 안되있는 준비를, 즉흥적으로 하려다보니 많은 시간을 준비하는데 할애할수밖에 없었다.


구경다니고 여유를 즐겨야 할 많은 시간동안 인터넷만 붙잡고 있었던게 사실이다.



모든 기억이 다 희미해진 지금, 어떤 것이 더 좋냐고 물어본다면.


준비기간은 길면 길수록 좋은거 같다.


여행에 대한 준비도 그렇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의 준비도 그렇고.





우리 숙소에서 보이는 뷰다.


흠... 저 오른쪽 앞 공터는... 학교 운동장임.



뷰 자체가 썩 멋지지는 않지만, 


한량짓하기에는 좋은 숙소였다. 마날수 게스트하우스.





오늘은 버스표를 끊으러 가는 날이다.


이제 마날리에서... 델리로 내려가서, 델리에서 홍콩으로 가서, 홍콩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면 된다.



사실 우리의 최종목적지는 마날리에서 하나 더 나아간, 레 라는 도시였다.


북인도 특유의 황량하고 삭막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그 신비로운 도시는,


아쉽게도 우리를 허락해주지 않았다.



마날리보다 북쪽의 도시들은 육로가 매우 험하므로...


1년중에 갈수 있는 달이 몇달 안된다.


보통 5월~9월만 육로로 갈수 있다고 하는데... 딱 이때가 육로가 슬슬 열리고 있는 시점이었다.



흠... 2007년에는 9월쯤에, 육로가 막 닫힐때쯤 (게스트하우스 스텝은 우리를 마지막으로 1년 장사를 마무리한다고 했었지...)


갔었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육로가 막 열릴때쯤이다..


어떻게 할까 많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포기하기로 했다.



가뜩이나 험한 길인데, 길이 슬슬 열릴때면 더 위험할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이미 그 길을 한번 겪어본 이상... 정비가 완료되지 않은 그 길을 다시 가고 싶지는 않았다.


진짜 죽을거 같았다...



여하튼 그런저런 이유로, 우리는 마날리를 끝으로 아주 짧은 2번째 인도여행을 끝마치기로 했다.





뉴마날리의 모습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 이 곳은 올드마날리에서 뉴마날리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난 아직도 이 왼쪽에 있는 웨스턴유니온 환전소가 기억나는거 같다.



왜냐면...


그 당시 내가 씨티은행 국제현금카드를 들고 다녔었는데,


이 도시에서부터 안 먹히기 시작했거든...;;;


여기서도 내 카드가 안 먹히고, 레에서도 안 먹히고... 스리나가르에서도 안 먹혔었지..


그래서 그 당시에, 와이프한테 100달러를 빌렸던 기억이 난다.



돈 뽑히면 드릴게요. 라고 말해놓고,


계속해서 돈이 안 뽑혀서, 우리는 내 카드가 뽑히는 곳이 나올때까지 강제동행을 할수밖에 없었다.



그러네. 내가 이 얘기를 안했구나.


우리 뭐 영화에서처럼 첫눈에 반해서 서로 영혼의 동반자가 된건 아니고,


그냥 필요에 의해서 같이 다니다가, 결정적으로 와이프가 저한테 100달러를 빌려주는 바람에,


그 돈 받으려고 강제 동행이 된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이 공원.


뉴마날리 메인길가 끝쯤에 있는 공원인데...


2007년에는 이 공원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났었다.



그 당시에 그 사람들에게, 우리는 레에 가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사람들이 자기들은 레보다 스리나가르가 더 좋았다고 해서....


그래서...


그래서 결국 우리는 일정에도 없던 스리나가르까지 가게 됐었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도 참으로 즉흥적이었다.


뭔 생각으로 여행했는지 모르겄어...





뉴마날리의 모습.


이게 메인길가고... 오른쪽으로는 골목길들이 좀 있었던거 같다.


도시 자체는 별로 크지 않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게 메인길가 전부다.





이곳은 뉴마날리에 있는 버스정류장.


이곳에서 정부버스표를 살수 있다.


여행사에서 운행하는 사설버스보다 버스는 매우 구리지만, 가격이 매우 싸므로,


우리는 자주 애용한다.



인도에서는 무조건 사설버스를 이용해야 되는것도 아니고, 무조건 정부버스를 이용해야 되는것도 아니다.


그냥 알아봐서,


이정도쯤은 내가 견딜수 있겠다 싶으면 정부버스를 타면 되고,


이거는 좀... 힘들거 같다. 멀미가 심하다 싶으면 사설버스를 타면 된다.





그리고 이 아디다스. 아직도 있었다.


위에서 말한것처럼, 2007년 당시에 내 돈이 다 떨어져서 와이프한테 100달러를 빌렸었는데,


돈이 다 떨어진 이유가 바로 이 아디다스였다.



와이프는 인도에서 아디다스가 엄청 싸다는 루머를 어디서 듣고 와서는,


이곳을 가보자고 했고...


암것도 모르는 나는 그냥 이곳에 따라갔다가, 점퍼 하나랑 스니커즈 신발 하나를 사게 된다.


(이 당시에 인도는 무조건 더운나라인줄 알고, 두꺼운 옷은 영국친구네 다 놓고 왔었음....)



지금도 집이 추울때, 가끔 그 점퍼를 깔깔이 대용으로 입곤 한다.


스니커즈는..... 안나푸르나 올라갈때 신었더니, 신발 자체가 산산조각이 나서 결국 버렸었다.



여하튼,


그때의 추억이 담긴 아디다스를 다시 보게되니 기분이 새콤달콤했다.





이거 뭔가 사진이 섞인거 같지만,


여기까지 쓴 이상 그냥 쭉 이어서 쓰자.



요즘 내가 다시 글을 자주 못 올리는 핑계를 좀 대자면...


내 딸이 지금 130일쯤 됐는데... 맞나?... 이제까지는 대구에 있는 처갓집에 있다가,


저번주에 처음으로 서울로 올라왔다.


그래서 약 일주일간 합숙하고 있는데...


육아는 장난이 아니었다.



먹이고, 트림 시키고, 재우고, 씻기고, 달래고, 얼르고, 놀아주고,


내 밥도 먹고, 나도 씻고 하다보면... 하루가 그냥 지나간다.


물론 아무리 도와준다 해도 와이프가 90% 이상은 하고 있지만, 난 남은 10%만으로도 녹초가 되어가고 있다.



어머니는 정말 대단한거 같어.





요건 뉴마날리 내려가는 길에 본 소.


인도소답지 않게 깔끔하고, 매우 튼실해보인다.





버스표 예약까지 끝낸 우리는,


2007년에 맛나게 먹었던 식당을 찾으러 돌아다녔다.



그 당시에도 그냥 맛있어 보이는 집에 대충 들어가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 집을 열심히 찾아봤는데, 안 보인다.



없어진건지... 우리가 못 찾는건지... 우리의 기억이 왜곡된건지 모르겠어서..


그냥 눈에 띄는 집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Fail.


망할. 이 집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집에서 먹은 피자와 치킨카레는 나름 맛있었다.



그리고 가격도 나름 맛있었다.


이 한끼 식사가 우리의 하루 숙박비보다 비싸....ㅠ





이거는 마날리의 특산품인 사과로 만든 사과쥬스.


마날리 특산품이라고 해서 뭐 사과쥬스에서 포도맛이 나거나 하진 않는다.


그냥 일반적인 사과쥬스 맛임.





이건 후식으로 나온 디저트인데,


왼쪽은... 내 기억으로는 설탕덩어리 같은거였던거 같은데...


여하튼 그리고 오른쪽은 박하인가? 무슨 곡물인데,


인도의 왠만한 식당에 가면 저게 항상 비치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박하사탕과 맞먹는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디저트인데,


몇개 집어서 씹어먹으면 입안에서 향신료 향이 감돈다.




오늘 하루 일과인, 버스표 예약과 뉴마날리 투어를 끝낸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서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보며 세월아네월아 멍 때리고 있다가,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다.


우리가 저녁을 먹은 곳은 이 당시에 가장 핫했던 레스토랑, 블루 엘리펀트다.




여행이 끝나간다.


이제 곧 델리로 가서, 홍콩행 비행기를 타고, 홍콩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탄다.


내 여행기도 끝나간다.


이제 몇개 남지 않은 여행기를 끝으로, 나는 완전히 현실로 돌아오겠지.



지금의 나는 아주 평범한 대한민국의 회사원이다.


장기여행을 하는 어떤 사람은, 지금의 내 모습이 매우 부러울테고,


어떤 사람은, 지금의 내 모습이 절대 되기 싫은 모습일수도 있을테지.



꼭 여행을 통해서만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은 아니었다.


여행할때의 마인드만 잊지 않는다면, 매일 아침 9시 강남역으로 출퇴근하는 이 상황 속에서도 여행때 못지 않게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번에 쓰도록 하고, 우선 오늘은... 자고 있는 딸이 물고 있는 공갈젖꼭지 빼러 가야겠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4. 26. 19:37

때는 바야흐로 2007년 9월 15일경...


큰 맘 먹고 혼자 온 인도의에서,


나는 파리처럼 달라붙는 삐끼들의 온갖 농락과 사기질에 반쯤 혼이 나간 상태였다.



군대 전역한지 반년도 안된 상태라, 피지컬과 성깔이 모두 피크를 기록하고 있던 그때.


한 삐끼를 물리치니 곧바로 다른 삐끼가 달라붙었다.


'헤이 마 프렌드~ 어디 가? 뭘 찾어? 뭘 원해? 난 너의 친구야.'


'ㅈㄹ마. 어디 만기전역 예비군이랑 친구를 먹어 이 카레새킈야'


라고 말해주고 싶었으나... 진짜 삐끼한테 화내고 성질 내봤자 내 멘탈만 무너진다는걸 난 익히 느끼고 있었다.



'나는 다람살라로 갈거야... 그리고 마날리를 거쳐서 레까지 갈거야.'


'오~ 마날리? 너 하시시 하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시시 구해줄까? 난 매우 싸게 구해줄수 있어. 오직 너만을 위한 가격이야'


....



뭐라는거야.. 하시시가 뭐야... 지기지기 같은건가? (지기지기는 인도말로... 성행위를 뜻함. 인도까지 가서 섹스투어를 다니는 용감한 사람들이 간혹 있어서, 삐끼들이 자꾸 물어봄)



그 당시에는 하시시가 뭔가 몰라서 그냥 대충 대꾸하다가 도망쳤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하시시는 마약의 일종이었다.


누구는 마리화나, 하시시, 간자는 모두 같은거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뭐 말리는 방식에 따라 약간 다른 거라고도 하고...


내가 최종적으로 알기로는.. 마리화나는 그냥 풀가루 같은거고... 하시시는 약간 찐득찐득하다고 알고 있다.


아님 말고.


궁금하면 구글에 검색해보세요.





여하튼 그렇게 하시시 하러 가냐는 수백번의 질문을 뚫고 왔었던 마날리.


그곳에 6년만에 다시 오게 되었다.


맥간에서 밤 9시에 출발한 버스는 대략 9시간쯤 달려서 마날리에 도착했다.



우리는 6년전 우리가 묵었던 마운틴듀 게스트하우스에 갈까? 했으나...


그냥 만사가 귀찮아서 버스정류장에 나와있는 다른 삐끼를 따라 갔다.



여기서 중요한 여행팁 하나는...


마날리의 버스정류장은 뉴마날리에 있고.. 숙소는 보통 올드마날리에 있다.


뉴마날리에서 올드마날리까지 걸어갈라면... 거의 30분정도? 오르막을 계속 걸어가야됨.


중간에 강도 건너고 꼬불꼬불 오르막을 마구마구 걸어올라가야 됨.


(왜냐면 마날리는 정말 할일 없이 숙소에서 경치 구경만 하는 곳이라, 높이 있는 숙소일수록 좋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삐끼를 안 따라가면 바가지 옴팡 쓰고 릭샤를 타고 올라가든가,


(릭샤도 끝까지는 잘 안가준다. 중간정도쯤에서 더이상은 릭샤가 후져서 못 올라간다고 내리라고 그럼...)


아니면 6년전의 우리처럼 무거운 배낭 짊어지고 그 오르막을 계속해서 올라가야 되는데...



그럴바에는 차라리,


삐끼 따라서 가는게 낫다. 삐끼 따라 가면 삐끼가 릭샤비 대신 내줌.ㅋㅋㅋ





우리가 삐끼를 따라간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은...


마날수 게스트하우스였다.


메인길거리에서 약간 들어가서 위치한 곳이었는데, 손님도 별로 없고 한적한게 우리 스타일이었다.



바로 계약을 확정 짓고 방 탐색.


지금 보이는건 전형적인 인도의 중급정도 되는 게스트하우스의 화장실이다.


가끔 저 변기뚜껑이 없는 경우도 있음. 


차가운 도기에 엉덩이를 대는 기분은 언제나 짜릿하지만, 인도에 왔으면 인도방식을 따라야지 뭐.ㅋ



그리고 저 왼쪽 아래 변기랑 연결된 수도꼭지는...


보통 저렇게 연결되어 있지 않고 단독적인 수도꼭지로 되어 있다.


왜냐면.. 저게 그 유명한 인도에서 볼일 보고 손 닦는 용도의 수도꼭지임.



그리고 또.. 흠. 저 빠께쓰는... 왠만한 게스트화장실에는 다 있다.


휴지를 안 쓰는 사람들을 위해서 있는거 같은데,


잘 보면 빠께스 안에 작은 물통이 하나 더 있는데, 빠께쓰에 항상 물을 채워놓고...


저 작은 물통으로 물을 떠서 닦는게 보편적이다.


우리는 보통 저 빠께쓰를 빨래하는 용도로 주로 썼다.


아침에 온갖 빨래를 저기 담고, 물을 가득 채운 다음에... 슈퍼에서 몇백원에 파는 슈퍼타이를 사서 풀어놓고 주물럭주물럭 거려놓은 다음에,


관광을 마치고 저녁에 와서 보면 떼꾸정물이 줄줄 흐르고 있다.


그러면 다 꺼내서 몇번 헹구면 빨래 끝~~





우리 방에서 본 숙소 마당의 모습.


보면 알겠지만 우리방 숙소는 5층쯤 위치하고 있었음.


그래서 뷰가 끝내줌.


근데 뷰 사진이 별로 없네..;;;


뭐 설산이 보이거나 그런건 아닌데, 그냥 우거진 정글이 펼쳐져 있다.





사진에 보이는 곳으로 내려가서 아침을 먹었다.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이런 류의 아메리칸 블랙퍼스트는 항상 준비되어 있다.


말도 안되는 가격.


그리고 말도 안되는 퀄리티.


인도는 정말 여행하기에 좋은 나라다.



참고로 저 컵에 담긴건 맥심모카가 아니고, 인도의 대표적인 음료인 짜이다.


홍차에 우유를 섞은 건데, 마시다보면 은근히 중독된다.


약간 계피향도 좀 나고.. 뭐 이래저래 인도스러운 맛이 남.





숙소에서 바라본 풍경.


공사중인 건물이 많이 눈에 띈다.


인도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는 곳이니까 뭐..ㅎㅎㅎ



예전에 인도에 게스트하우스 하나 해볼까 하고 알아봤었는데,


생각외로 집값이 높아서 놀랬던 기억이 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래도 관광지에 3층정도 건물이 억대는 가더라.


(당연한건가...;;;;;)



방값은 3천원씩 받으면서 건물이 억대면 뭐 어떻게 유지하지...





밤새 버스에서 시달렸으므로, 아침 먹자마자 한숨 푹 잤다.


냠냠.  꾸르잠.


늦은 오후에 일어나서 동네나 한바퀴 돌기로 했다.



올드 마날리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같은 오르막이 계속 펼쳐져 있는 곳이다.


평지가 거의 없음.


그니까 한번 숙소를 떠날때 모든 동선을 잘 고려하고 가야된다.





올드 마날리에서는 길을 잃을 일도 거의 없다.


메인길이 딱 하나라서, 양옆으로 뭐 골목도 별로 없음. 바로 건물들임.



6년전에는... 새벽 4시인가 5시에 도착했던 기억이 난다.


삐끼도 별로 없고.. 뭔가 다 맘에 안 들어서,


릭샤를 타고 무작정 올드마날리로 가달라고 했더니... 아래 사진에 있는 다리쯤에서 더이상 못 들어간다고 내리라 그래서..


내린 다음에... 엄청 무거운 배낭과 누나 2명을 데리고 이 길을 걸어 올라갔다.



그때 사용하던 후레쉬가 아직도 우리집에 있다.ㅋㅋㅋ


여하튼.. 그렇게 꾸역꾸역 두려움에 떨면서 올라가서는... 우리가 원래 묵으려고 했던 드래곤 네스트 게스트하우스였나..


거기에 갔더니, 자다가 일어난 종업원이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새벽에 갑자기 꺠우니까 당연히 짜증나겠지...)


방은 한개밖에 없으니 3명이서 같이 자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 그래서...


우리 셋은 누구 하나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래도 만난지 2일만에 합방은 좀 그렇잖아요? 라는 암묵적 합의 하에,


바로 앞에 있던 다른 숙소에 방을 잡았었다.



그 숙소가 바로 좀 있다가 나올 마운틴듀 게스트하우스인데...


우리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종업원이 안 나타나서 (생각해보면 우린 참 진상이었다.)


직접 종업원이 자고 있는 숙소까지 들어가서, 자고 있는 종업원을 깨워서 방을 잡았었다.



신기한건... 인도에서는 새벽 4시정도에 방을 잡으면... 그냥 체크인이 된다.


그 시간부터 그냥 방 쓰면 됨.





여기가 뉴마날리랑 올드마날리를 이어주는 다리다.


이 다리 말고 다른 다리가 있는지 모르겠네... 여하튼 우린 6년전이나 지금이나 이 다리만 이용했다.



그 밑에 강은 생각보다 급류가 흐르는 강이었는데,


그걸 이용해서 인도인들은 재미있는 액티비티를 하고 있었다.


잘 보면.. 양쪽으로 줄을 연결해놓고... 그 위로 도르레를 매달아서 사람을 이동시키는 액티비티다.



중간쯤 갔을때 아저씨가 줄을 막 흔들어서 사람을 물에 닿을듯 말듯 하는 서비스도 제공해준다.



처음에 저걸 보면서 깔깔대는 인도인들을 보며,


아니.. 저게 도대체 뭐가 재밌다고 저렇게들 좋아하냐. 진짜 유치하네.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을 하자마자 바로 든 생각이,


난 뭐 그리 잘났다고, 사람들이 진정으로 재미있어 하는걸 못마땅하게 바라보고 있는거지?


였다.



생각해보면 저 사람들은 멀리 가족여행을 와서, 재미있는 액티비티 하나를 하고 있는 거고,


그걸 보며 진심으로 재미있어 하며 사진도 찍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인데,


정말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나는 그게 뭐가 재밌냐고 반문하고 있는 꼴이다.


누가 나보고 돈내고 하라 그런것도 아닌데, 나는 왜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었을까...



이때 들었던 생각은 한국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개콘이 재밌다고 하면 재밌구나 하면 끝인거다.


거기다 대고, 그게 뭐가 재밌어 유치하더만, 아니 그게 웃겨? 그걸 보고 웃는 사람들 보면 이해가 안가.


라고 한다고 해서,


나 스스로가 고귀해지거나 우월해지는게 아니라는거.


어떻게 보면 그걸 보고도 재밌게 웃음 한번 짓지 못하는 내가 더 불행한거다.


그걸 마날리쯤에서 깨달은거 같다. 너무 늦게 꺠달은거지.





다시 마날리로 돌아가서..


지금은 그나마 좀 덜한거 같던데... 그래도 마날리는 여전히 히피들의 성지였다.


하시시가 자유로이 거래되는 인도.


그중에서도 가장 자유롭다는 하시시.


그래서 그런지 저렇게 중간중간에 또라이 같은 양키들이 자주 눈에 띈다.



지금 사진을 보면, 급류가 흐르는 다리 위에서 객기 부리는 양키가 보인다.


주변에 친구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술마신것도 아닌데,


지 혼자 저러고 있는 걸 보면 내 생각에는 하시시에 취한듯 싶다.





이건 언제 사먹은거지...


여하튼 마날리의 트렌드도 많이 바뀌어서, 6년전에 유명한 게스트하우스와 식당과,


지금 유명한 게스트하우스, 식당은 많이 바뀌어 있었다.



2013년 5월에 제일 핫한 곳은 블루엘리펀트라고 하는 레스토랑이었음.


2015년인 지금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도 모르지..ㅎㅎㅎ





여기가 바로 6년전 우리가 같이 묵었던 마운틴듀 게스트하우스다.


나는 저 꼭대기의 가장 왼쪽 끝방을 썼고,


와이프랑 장옥빈여사는 그 바로 옆 방을 썼었다.



저 앞은 넓은 복도로 되어 있고, 거기에는 앉아서 쉴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는데,


우리 셋은 저기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었다.


(내 기억에 2007년에도... 마날리에서 하룬가 이틀밖에 안자고 바로 레로 떠나는 강행군을 했던거 같다..;;;)



여하튼 우리들에겐 처음으로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이 아닌 자력으로 찾아낸 훌륭한 숙소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곳이었다.


지금은 돈을 좀 많이 벌었는지, 여행사도 차리고 레스토랑도 차리고 막 그랬더라.





여기는.... 마운틴듀 바로 앞에 있는 인터넷방이다.


지금이야 어디서든 와이파이가 터지니까, 인터넷방이나 국제전화 쓰는곳이 필요가 없지만,


2007년만 하더라도, 여행자가 몰리는 곳에는 항상 이런 곳들이 존재했다.



좀 빠르고 시설 좋다 싶은 인터넷방은 기다려서 해야 할 만큼 인기가 많았고,


가격도 우리나라랑 거의 비슷했던거 같다. (대신 속도는 네이버 로그인하는데 정확히 1시간이 걸린다. 진짜임. 내 경험임.)



근데 이걸 왜 찍었냐면..


2007년에 나랑 와이프는 여친,남친이 없었고, 장옥빈 여사는 지금은 남편이 되신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하루에 한번씩 한시간 이상씩 꼭 통화를 해야만 했었다.



그래서 항상 우리 둘만 남겨두고 혼자 국제전화 쓰는 곳에 가서 전화를 하곤 했는데...


자연스럽게 그 시간동안 나랑 와이프는 둘만 남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었다.


그때 나눴던 얘기들.


사귀기 전에 나눴던 얘기들이 참 감명 깊어서, 와이프를 좋아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결혼하게 된데에도 일조를 한 인터넷방이지... 여기가...





동네 한바퀴 돌고나니 벌써 저녁.


꾸잉꾸잉. 밥 먹을 시간이 돌아왔다.


여행하면서 가장 즐거운 시간은 바로.


인터넷 하는 시간!!!!


이라고 하면 좀 그러니까, 밥 먹는 시간으로 하자.



다음에 여행갈때는 와이파이 되는 기기 전부 버리고 갈 예정이다.


휴대폰만 들고 가더라도, 이건 뭐 내가 한국에 있는건지 하와이에 있는건지 인도에 있는건지 분간이 안가더라.





저녁으로 먹은 인도음식.


잘 보면 포크랑 수저를 주는데도,


간지나게 손으로 먹는 모습을 볼수 있다.



사실 이건 간지를 위해서가 아니고, 그냥 손으로 먹는게 훨씬 편하다...


잘 생각해보면... 저 넓적한 밀가루판을 조금씩 찢어서 카레를 찍어 먹어야 되는데


숟가락이랑 포크로 어케 먹으라는거여...;;;




후식으로 먹은 바나나라씨와 짜이? 인듯.


라씨라는 음료도 인도의 대표음료 중 하나인데, 요거트 비스무리한거다.


아니지.. 요거트랑 똑같은거 같다.


여하튼 저거 몇번 먹고나면, 아침마다 용이 승천한다. 



새로 생긴 레스토랑이라 종업원이 엄청 친절하게 잘 대해줬는데,


뭐.. 가격 대비 맛이 그닥 뛰어나진 않아서 한번만 가고 다신 안갔다...;;;




흠.. 이렇게 마날리의 첫날이 끝났다.


6년전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면서 돌아다니는게 생각외로 신이 난다.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더 선호하는 나는 특히 더 신이 났었다.



예전 기억을 되살려보기 위해, 링크를 하나 걸어둔다.

http://blog.naver.com/firebloo/100046041901


예전에 2007년에 마날리에 갔다와서 썼던 글이다.


내 기억이 거의 다 맞긴 하네.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미미하게 다른거 말고는..ㅋㅋㅋ


같이 보니까 더 재밌다.


나중에... 언젠가는 글 마지막에 2007년, 2013년 두개의 링크를 다는 날이 오겠지?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4. 21. 00:01

맥간을 떠나, 마날리로 향하는 날이 밝았다.


한 곳에 오래 못 있는 우리는 언제나 이동이 빠른 편이다.


좋게 말하자면,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흔히 말하자면, 그냥 아무생각 없이 무브무브 하는 스타일이다.





한국 갈날이 다가와서 그런지 점점 한국음식이 땡긴다.


(뭔 상관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찾아간 곳은, 코리안 리 카페?...



분명 예전에는 없었던 곳 같은데 요즘엔 좀 핫플레이스인 모양이다.





근데 생각외로 현지인 분들이 많이 계셨다.


한국인은... 한두분 있었던거 같은데,


인도여행자의 특성상 서로 아는척을 잘 안한다.



인도 여행하면서 만나는 한국분들은 보통 에고가 대단해서,


서로의 영역을 잘 침범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나는 나. 너는 너. 먼저 아는척하면 지는거다.


라는 느낌이 강하다.



아니면... 이제는 더이상 한국인이 보여도 전혀 낯설지 않을만큼 대중화된 여행지라는 생각이 든다.





제육덮밥과 비빔밥을 시켜서 신나게 쉐킷쉐킷.


해외에서 먹는 한식은 언제나 맛있다.


난 요새도 가끔, 이탈리아 비첸차에서 먹었던 환타님이 만들어주신 닭도리탕이 생각난다.



창피하게도 이탈리아인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먹긴 했지만,


이상하게 생각나는 맛이다.



여하튼.... 우리가 이날 이곳에 간 이유는, 다음 목적지인 마날리로 가는 버스가 밤버스였기 때문이다.


밤 9시쯤 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에... 체크아웃을 하고나서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한국식당에 가서 죽치고 앉아서, 책도 읽고 인터넷 좀 하면서 시간을 때울 요량이었는데....



처음에도 말했듯이,


우리는 뭔가 한곳에 오래 붙어있질 못하는 성격이다.


한국에서도 커피숍을 가도 30분 이상 앉아있어 본적이 없다.


항상 돌아다닌다.



데이트를 할 때에도 그랬다.


분명 만날때는 명동이었는데, 헤어질때에는 경복궁이다.


그냥 아무 계획이 없으니까 무작정 걸어다녔던거 같다.


그게 여행에서도 이어져서, 무진장 걸어다녔다.


뉴욕 70번대 스트리트부터... 1번대 스트리트까지 걸어가기도 했던거 같어...





몇시간 죽치고 앉아있다보니, 할것도 없고 심심하고 해서..


그냥 동네나 한바퀴 돌기로 했다.


맥간이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맥간.


그리고 결혼하고 다시 오게 된 맥간.



나중에 다솜이가 크게 되면,


셋이서... or 플러스 알파와 함께 같이 오고 싶다.



여기서 처음 밝히지만, 우리 딸의 이름은 전다솜입니다.


아무도 안 궁금했겠지만, 그냥 그렇다고요.


전다솜양은 지금 패악질을 부리며 진희를 괴롭히고 있습죠.


그리고 저는 혼자 서울에서 맥주를 삐리빠라삐리뽕을 하며 이 글을 쓰고 있고요.


헤헤.


헤헤. 좋아.





맥간의 풍경.


생각외로 꽤 더웠었던거 같다.



그립다.





어차피 한국에 돌아와서 이렇게 다시금 쳇바퀴 안으로 들어올줄 알았다면,


여행에 좀더 집중할껄... 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맥간에 있던 이때쯤부터...


한국 취업시장 사전탐색이라는 명목하에, 취업 사이트를 겁나 찾아봤던거 같다.



왜 그랬을까.


겉으로는 한없이 쿨한척 했지만, 내심 쫄렸던 모양이다.





언젠가 다시 보게 될 맥간의 풍경.



가끔 주변사람들이 묻는다.


어디 여행가면 좋겠냐고, 한곳만 추천해달라고.



보통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가는 동남아쪽은 별로 안 내켜하기 때문에,


나는 북인도나 네팔을 추천해준다.



나 역시도 지금 휴가를 쓰고 어디 갈래? 라고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하와이요.


하와이 짱임.


꼭 가보셈. 두번 가셈. 하와이 천국임.





동네도 한바퀴 돌았는데... 여전히 시간이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숙소로 돌아와서 죽치고 앉아있기로 했다.



숙소 레스토랑에서 마신 이것은...


애플 비어. 사과 맥주다.


무슨 맛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그냥 사과쥬스에 알콜 섞은 맛이었던거 같다.



참고로 북인도쪽은 사과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세계 사과 품질경연대회에서 2등 한 사과가 바로,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마날리에서 생산되고 있음.


(1등은 뭔지 모름. 대구가 아닐까 싶다.)





여행 떠나온지 1년 넘은 간지나는 여행자 포스 좀 풍김?


저때는 면도를 안해도, 머리를 안 깎아도..


똑같은 옷을 일주일동안 입어도... (눈썰미 있으신 분은 아셨겠지만, 맥간에 오고나서부터 계속 저 옷만 입었음.. :$)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눈치 볼 필요도 없었는데...


가끔 저때가 그립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루를 보낼수 있던 저 때가 말이다.





이제 슬슬 밥을 먹고 버스를 타러 가야지.


그래서 시킨 피자.


정말 정직하게 치즈가 듬뿍 올라가 있다.



얍삽하게 겉테두리를 두꺼운 빵으로 감싸지도 않은,


순수한 피자다.





그리고 요건...


뭔가 표고버섯이랑 감자로 끓인 국 같은건데 꽤 맛있었다.



아... 기억났다.


내가 먹었던 외국음식중에 가장 맛있었던건,


동유럽 전통음식인 굴라쉬였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브라질에서 먹었던 빼이죠아다.


이 두개가 가장 맛있었던거 같다.





밤버스를 타러 나와서 본 맥간 시내에 있는 사찰.


저 네온사인은 누구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지만,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찰에 파란색 네온사인이라니.ㅋㅋㅋ




뭔가 작품사진처럼 나와서 흡족한 사진.


이렇게 우리는 맥간을 떠나 마날리로 향했다.




참고로 2007년의 얘기를 해보자면...


우리는 맥간에서 단 하룻밤만 자고, 바로 로컬버스를 타고 마날리로 향했다.


정말 말도 안되게 좁고 딱딱한 좌석에 앉아서 밤새 달렸었는데...


너무나도 힘들었었다.


난 키도 큰편이 아닌데다, 다리도 긴편이 아닌데... (사실 그냥 키 작고 다리 짧음.)


좌석이 너무 좁아서 제대로 앉을수조차 없었다..



게다가 2X3 버스였음... 그니까 2명좌석이 있고, 통로 있고 3명좌석 있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그 2명, 3명 좌석이 양철판으로 이어진 좌석이었다는거...


이때 정말 밤새도록 이러다가 내 다리가 끊어지든지, 정신이 끊어지든지 하겠다 라는 생각만 하면서 버텼던거 같다.



인도에서 해발 6천미터가 넘는곳을 버스로도 넘어봤고,


아프리카에서 빈대에 뜯기면서 30시간이 넘는 버스도 타봤고,


이집트에서 화장실 바로 앞에서 양쪽 코에 휴지를 틀어막고 밤새 기차도 타봤는데...


내 여행에서 가장 힘들었던 버스와 기차 모두 인도가 차지했다.



그만큼 인도는 정말 인크레더블한 나라다.


무엇을 상상하든 항상 그 이상을 선사해준다.


뭔가 색다른 경험이 하고 싶거든... 인도로 가보세요.


득도를 하거나,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건 모르겠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는 전혀 다른 당신을 만날 수 있을겁니다.


Posted by v멍군v
귀국 후 살아남기2015. 4. 7. 18:46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국출장 왔습니다.
지금 이곳은 그렇게들 좋다고 하는 하와이!!!!

바다나 섬의 느낌은 세련된 모아이섬 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귀국해서 올리겠습니다.

회사일로 온거라 와이키키 해변에 발 한번 못 담궈봤네요 ㅠ​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