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4. 26. 19:37

때는 바야흐로 2007년 9월 15일경...


큰 맘 먹고 혼자 온 인도의에서,


나는 파리처럼 달라붙는 삐끼들의 온갖 농락과 사기질에 반쯤 혼이 나간 상태였다.



군대 전역한지 반년도 안된 상태라, 피지컬과 성깔이 모두 피크를 기록하고 있던 그때.


한 삐끼를 물리치니 곧바로 다른 삐끼가 달라붙었다.


'헤이 마 프렌드~ 어디 가? 뭘 찾어? 뭘 원해? 난 너의 친구야.'


'ㅈㄹ마. 어디 만기전역 예비군이랑 친구를 먹어 이 카레새킈야'


라고 말해주고 싶었으나... 진짜 삐끼한테 화내고 성질 내봤자 내 멘탈만 무너진다는걸 난 익히 느끼고 있었다.



'나는 다람살라로 갈거야... 그리고 마날리를 거쳐서 레까지 갈거야.'


'오~ 마날리? 너 하시시 하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시시 구해줄까? 난 매우 싸게 구해줄수 있어. 오직 너만을 위한 가격이야'


....



뭐라는거야.. 하시시가 뭐야... 지기지기 같은건가? (지기지기는 인도말로... 성행위를 뜻함. 인도까지 가서 섹스투어를 다니는 용감한 사람들이 간혹 있어서, 삐끼들이 자꾸 물어봄)



그 당시에는 하시시가 뭔가 몰라서 그냥 대충 대꾸하다가 도망쳤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하시시는 마약의 일종이었다.


누구는 마리화나, 하시시, 간자는 모두 같은거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뭐 말리는 방식에 따라 약간 다른 거라고도 하고...


내가 최종적으로 알기로는.. 마리화나는 그냥 풀가루 같은거고... 하시시는 약간 찐득찐득하다고 알고 있다.


아님 말고.


궁금하면 구글에 검색해보세요.





여하튼 그렇게 하시시 하러 가냐는 수백번의 질문을 뚫고 왔었던 마날리.


그곳에 6년만에 다시 오게 되었다.


맥간에서 밤 9시에 출발한 버스는 대략 9시간쯤 달려서 마날리에 도착했다.



우리는 6년전 우리가 묵었던 마운틴듀 게스트하우스에 갈까? 했으나...


그냥 만사가 귀찮아서 버스정류장에 나와있는 다른 삐끼를 따라 갔다.



여기서 중요한 여행팁 하나는...


마날리의 버스정류장은 뉴마날리에 있고.. 숙소는 보통 올드마날리에 있다.


뉴마날리에서 올드마날리까지 걸어갈라면... 거의 30분정도? 오르막을 계속 걸어가야됨.


중간에 강도 건너고 꼬불꼬불 오르막을 마구마구 걸어올라가야 됨.


(왜냐면 마날리는 정말 할일 없이 숙소에서 경치 구경만 하는 곳이라, 높이 있는 숙소일수록 좋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삐끼를 안 따라가면 바가지 옴팡 쓰고 릭샤를 타고 올라가든가,


(릭샤도 끝까지는 잘 안가준다. 중간정도쯤에서 더이상은 릭샤가 후져서 못 올라간다고 내리라고 그럼...)


아니면 6년전의 우리처럼 무거운 배낭 짊어지고 그 오르막을 계속해서 올라가야 되는데...



그럴바에는 차라리,


삐끼 따라서 가는게 낫다. 삐끼 따라 가면 삐끼가 릭샤비 대신 내줌.ㅋㅋㅋ





우리가 삐끼를 따라간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은...


마날수 게스트하우스였다.


메인길거리에서 약간 들어가서 위치한 곳이었는데, 손님도 별로 없고 한적한게 우리 스타일이었다.



바로 계약을 확정 짓고 방 탐색.


지금 보이는건 전형적인 인도의 중급정도 되는 게스트하우스의 화장실이다.


가끔 저 변기뚜껑이 없는 경우도 있음. 


차가운 도기에 엉덩이를 대는 기분은 언제나 짜릿하지만, 인도에 왔으면 인도방식을 따라야지 뭐.ㅋ



그리고 저 왼쪽 아래 변기랑 연결된 수도꼭지는...


보통 저렇게 연결되어 있지 않고 단독적인 수도꼭지로 되어 있다.


왜냐면.. 저게 그 유명한 인도에서 볼일 보고 손 닦는 용도의 수도꼭지임.



그리고 또.. 흠. 저 빠께쓰는... 왠만한 게스트화장실에는 다 있다.


휴지를 안 쓰는 사람들을 위해서 있는거 같은데,


잘 보면 빠께스 안에 작은 물통이 하나 더 있는데, 빠께쓰에 항상 물을 채워놓고...


저 작은 물통으로 물을 떠서 닦는게 보편적이다.


우리는 보통 저 빠께쓰를 빨래하는 용도로 주로 썼다.


아침에 온갖 빨래를 저기 담고, 물을 가득 채운 다음에... 슈퍼에서 몇백원에 파는 슈퍼타이를 사서 풀어놓고 주물럭주물럭 거려놓은 다음에,


관광을 마치고 저녁에 와서 보면 떼꾸정물이 줄줄 흐르고 있다.


그러면 다 꺼내서 몇번 헹구면 빨래 끝~~





우리 방에서 본 숙소 마당의 모습.


보면 알겠지만 우리방 숙소는 5층쯤 위치하고 있었음.


그래서 뷰가 끝내줌.


근데 뷰 사진이 별로 없네..;;;


뭐 설산이 보이거나 그런건 아닌데, 그냥 우거진 정글이 펼쳐져 있다.





사진에 보이는 곳으로 내려가서 아침을 먹었다.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이런 류의 아메리칸 블랙퍼스트는 항상 준비되어 있다.


말도 안되는 가격.


그리고 말도 안되는 퀄리티.


인도는 정말 여행하기에 좋은 나라다.



참고로 저 컵에 담긴건 맥심모카가 아니고, 인도의 대표적인 음료인 짜이다.


홍차에 우유를 섞은 건데, 마시다보면 은근히 중독된다.


약간 계피향도 좀 나고.. 뭐 이래저래 인도스러운 맛이 남.





숙소에서 바라본 풍경.


공사중인 건물이 많이 눈에 띈다.


인도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는 곳이니까 뭐..ㅎㅎㅎ



예전에 인도에 게스트하우스 하나 해볼까 하고 알아봤었는데,


생각외로 집값이 높아서 놀랬던 기억이 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래도 관광지에 3층정도 건물이 억대는 가더라.


(당연한건가...;;;;;)



방값은 3천원씩 받으면서 건물이 억대면 뭐 어떻게 유지하지...





밤새 버스에서 시달렸으므로, 아침 먹자마자 한숨 푹 잤다.


냠냠.  꾸르잠.


늦은 오후에 일어나서 동네나 한바퀴 돌기로 했다.



올드 마날리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같은 오르막이 계속 펼쳐져 있는 곳이다.


평지가 거의 없음.


그니까 한번 숙소를 떠날때 모든 동선을 잘 고려하고 가야된다.





올드 마날리에서는 길을 잃을 일도 거의 없다.


메인길이 딱 하나라서, 양옆으로 뭐 골목도 별로 없음. 바로 건물들임.



6년전에는... 새벽 4시인가 5시에 도착했던 기억이 난다.


삐끼도 별로 없고.. 뭔가 다 맘에 안 들어서,


릭샤를 타고 무작정 올드마날리로 가달라고 했더니... 아래 사진에 있는 다리쯤에서 더이상 못 들어간다고 내리라 그래서..


내린 다음에... 엄청 무거운 배낭과 누나 2명을 데리고 이 길을 걸어 올라갔다.



그때 사용하던 후레쉬가 아직도 우리집에 있다.ㅋㅋㅋ


여하튼.. 그렇게 꾸역꾸역 두려움에 떨면서 올라가서는... 우리가 원래 묵으려고 했던 드래곤 네스트 게스트하우스였나..


거기에 갔더니, 자다가 일어난 종업원이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새벽에 갑자기 꺠우니까 당연히 짜증나겠지...)


방은 한개밖에 없으니 3명이서 같이 자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 그래서...


우리 셋은 누구 하나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래도 만난지 2일만에 합방은 좀 그렇잖아요? 라는 암묵적 합의 하에,


바로 앞에 있던 다른 숙소에 방을 잡았었다.



그 숙소가 바로 좀 있다가 나올 마운틴듀 게스트하우스인데...


우리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종업원이 안 나타나서 (생각해보면 우린 참 진상이었다.)


직접 종업원이 자고 있는 숙소까지 들어가서, 자고 있는 종업원을 깨워서 방을 잡았었다.



신기한건... 인도에서는 새벽 4시정도에 방을 잡으면... 그냥 체크인이 된다.


그 시간부터 그냥 방 쓰면 됨.





여기가 뉴마날리랑 올드마날리를 이어주는 다리다.


이 다리 말고 다른 다리가 있는지 모르겠네... 여하튼 우린 6년전이나 지금이나 이 다리만 이용했다.



그 밑에 강은 생각보다 급류가 흐르는 강이었는데,


그걸 이용해서 인도인들은 재미있는 액티비티를 하고 있었다.


잘 보면.. 양쪽으로 줄을 연결해놓고... 그 위로 도르레를 매달아서 사람을 이동시키는 액티비티다.



중간쯤 갔을때 아저씨가 줄을 막 흔들어서 사람을 물에 닿을듯 말듯 하는 서비스도 제공해준다.



처음에 저걸 보면서 깔깔대는 인도인들을 보며,


아니.. 저게 도대체 뭐가 재밌다고 저렇게들 좋아하냐. 진짜 유치하네.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을 하자마자 바로 든 생각이,


난 뭐 그리 잘났다고, 사람들이 진정으로 재미있어 하는걸 못마땅하게 바라보고 있는거지?


였다.



생각해보면 저 사람들은 멀리 가족여행을 와서, 재미있는 액티비티 하나를 하고 있는 거고,


그걸 보며 진심으로 재미있어 하며 사진도 찍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인데,


정말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나는 그게 뭐가 재밌냐고 반문하고 있는 꼴이다.


누가 나보고 돈내고 하라 그런것도 아닌데, 나는 왜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었을까...



이때 들었던 생각은 한국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개콘이 재밌다고 하면 재밌구나 하면 끝인거다.


거기다 대고, 그게 뭐가 재밌어 유치하더만, 아니 그게 웃겨? 그걸 보고 웃는 사람들 보면 이해가 안가.


라고 한다고 해서,


나 스스로가 고귀해지거나 우월해지는게 아니라는거.


어떻게 보면 그걸 보고도 재밌게 웃음 한번 짓지 못하는 내가 더 불행한거다.


그걸 마날리쯤에서 깨달은거 같다. 너무 늦게 꺠달은거지.





다시 마날리로 돌아가서..


지금은 그나마 좀 덜한거 같던데... 그래도 마날리는 여전히 히피들의 성지였다.


하시시가 자유로이 거래되는 인도.


그중에서도 가장 자유롭다는 하시시.


그래서 그런지 저렇게 중간중간에 또라이 같은 양키들이 자주 눈에 띈다.



지금 사진을 보면, 급류가 흐르는 다리 위에서 객기 부리는 양키가 보인다.


주변에 친구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술마신것도 아닌데,


지 혼자 저러고 있는 걸 보면 내 생각에는 하시시에 취한듯 싶다.





이건 언제 사먹은거지...


여하튼 마날리의 트렌드도 많이 바뀌어서, 6년전에 유명한 게스트하우스와 식당과,


지금 유명한 게스트하우스, 식당은 많이 바뀌어 있었다.



2013년 5월에 제일 핫한 곳은 블루엘리펀트라고 하는 레스토랑이었음.


2015년인 지금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도 모르지..ㅎㅎㅎ





여기가 바로 6년전 우리가 같이 묵었던 마운틴듀 게스트하우스다.


나는 저 꼭대기의 가장 왼쪽 끝방을 썼고,


와이프랑 장옥빈여사는 그 바로 옆 방을 썼었다.



저 앞은 넓은 복도로 되어 있고, 거기에는 앉아서 쉴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는데,


우리 셋은 저기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었다.


(내 기억에 2007년에도... 마날리에서 하룬가 이틀밖에 안자고 바로 레로 떠나는 강행군을 했던거 같다..;;;)



여하튼 우리들에겐 처음으로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이 아닌 자력으로 찾아낸 훌륭한 숙소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곳이었다.


지금은 돈을 좀 많이 벌었는지, 여행사도 차리고 레스토랑도 차리고 막 그랬더라.





여기는.... 마운틴듀 바로 앞에 있는 인터넷방이다.


지금이야 어디서든 와이파이가 터지니까, 인터넷방이나 국제전화 쓰는곳이 필요가 없지만,


2007년만 하더라도, 여행자가 몰리는 곳에는 항상 이런 곳들이 존재했다.



좀 빠르고 시설 좋다 싶은 인터넷방은 기다려서 해야 할 만큼 인기가 많았고,


가격도 우리나라랑 거의 비슷했던거 같다. (대신 속도는 네이버 로그인하는데 정확히 1시간이 걸린다. 진짜임. 내 경험임.)



근데 이걸 왜 찍었냐면..


2007년에 나랑 와이프는 여친,남친이 없었고, 장옥빈 여사는 지금은 남편이 되신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하루에 한번씩 한시간 이상씩 꼭 통화를 해야만 했었다.



그래서 항상 우리 둘만 남겨두고 혼자 국제전화 쓰는 곳에 가서 전화를 하곤 했는데...


자연스럽게 그 시간동안 나랑 와이프는 둘만 남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었다.


그때 나눴던 얘기들.


사귀기 전에 나눴던 얘기들이 참 감명 깊어서, 와이프를 좋아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결혼하게 된데에도 일조를 한 인터넷방이지... 여기가...





동네 한바퀴 돌고나니 벌써 저녁.


꾸잉꾸잉. 밥 먹을 시간이 돌아왔다.


여행하면서 가장 즐거운 시간은 바로.


인터넷 하는 시간!!!!


이라고 하면 좀 그러니까, 밥 먹는 시간으로 하자.



다음에 여행갈때는 와이파이 되는 기기 전부 버리고 갈 예정이다.


휴대폰만 들고 가더라도, 이건 뭐 내가 한국에 있는건지 하와이에 있는건지 인도에 있는건지 분간이 안가더라.





저녁으로 먹은 인도음식.


잘 보면 포크랑 수저를 주는데도,


간지나게 손으로 먹는 모습을 볼수 있다.



사실 이건 간지를 위해서가 아니고, 그냥 손으로 먹는게 훨씬 편하다...


잘 생각해보면... 저 넓적한 밀가루판을 조금씩 찢어서 카레를 찍어 먹어야 되는데


숟가락이랑 포크로 어케 먹으라는거여...;;;




후식으로 먹은 바나나라씨와 짜이? 인듯.


라씨라는 음료도 인도의 대표음료 중 하나인데, 요거트 비스무리한거다.


아니지.. 요거트랑 똑같은거 같다.


여하튼 저거 몇번 먹고나면, 아침마다 용이 승천한다. 



새로 생긴 레스토랑이라 종업원이 엄청 친절하게 잘 대해줬는데,


뭐.. 가격 대비 맛이 그닥 뛰어나진 않아서 한번만 가고 다신 안갔다...;;;




흠.. 이렇게 마날리의 첫날이 끝났다.


6년전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면서 돌아다니는게 생각외로 신이 난다.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더 선호하는 나는 특히 더 신이 났었다.



예전 기억을 되살려보기 위해, 링크를 하나 걸어둔다.

http://blog.naver.com/firebloo/100046041901


예전에 2007년에 마날리에 갔다와서 썼던 글이다.


내 기억이 거의 다 맞긴 하네.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미미하게 다른거 말고는..ㅋㅋㅋ


같이 보니까 더 재밌다.


나중에... 언젠가는 글 마지막에 2007년, 2013년 두개의 링크를 다는 날이 오겠지?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4. 21. 00:01

맥간을 떠나, 마날리로 향하는 날이 밝았다.


한 곳에 오래 못 있는 우리는 언제나 이동이 빠른 편이다.


좋게 말하자면,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흔히 말하자면, 그냥 아무생각 없이 무브무브 하는 스타일이다.





한국 갈날이 다가와서 그런지 점점 한국음식이 땡긴다.


(뭔 상관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찾아간 곳은, 코리안 리 카페?...



분명 예전에는 없었던 곳 같은데 요즘엔 좀 핫플레이스인 모양이다.





근데 생각외로 현지인 분들이 많이 계셨다.


한국인은... 한두분 있었던거 같은데,


인도여행자의 특성상 서로 아는척을 잘 안한다.



인도 여행하면서 만나는 한국분들은 보통 에고가 대단해서,


서로의 영역을 잘 침범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나는 나. 너는 너. 먼저 아는척하면 지는거다.


라는 느낌이 강하다.



아니면... 이제는 더이상 한국인이 보여도 전혀 낯설지 않을만큼 대중화된 여행지라는 생각이 든다.





제육덮밥과 비빔밥을 시켜서 신나게 쉐킷쉐킷.


해외에서 먹는 한식은 언제나 맛있다.


난 요새도 가끔, 이탈리아 비첸차에서 먹었던 환타님이 만들어주신 닭도리탕이 생각난다.



창피하게도 이탈리아인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먹긴 했지만,


이상하게 생각나는 맛이다.



여하튼.... 우리가 이날 이곳에 간 이유는, 다음 목적지인 마날리로 가는 버스가 밤버스였기 때문이다.


밤 9시쯤 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에... 체크아웃을 하고나서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한국식당에 가서 죽치고 앉아서, 책도 읽고 인터넷 좀 하면서 시간을 때울 요량이었는데....



처음에도 말했듯이,


우리는 뭔가 한곳에 오래 붙어있질 못하는 성격이다.


한국에서도 커피숍을 가도 30분 이상 앉아있어 본적이 없다.


항상 돌아다닌다.



데이트를 할 때에도 그랬다.


분명 만날때는 명동이었는데, 헤어질때에는 경복궁이다.


그냥 아무 계획이 없으니까 무작정 걸어다녔던거 같다.


그게 여행에서도 이어져서, 무진장 걸어다녔다.


뉴욕 70번대 스트리트부터... 1번대 스트리트까지 걸어가기도 했던거 같어...





몇시간 죽치고 앉아있다보니, 할것도 없고 심심하고 해서..


그냥 동네나 한바퀴 돌기로 했다.


맥간이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맥간.


그리고 결혼하고 다시 오게 된 맥간.



나중에 다솜이가 크게 되면,


셋이서... or 플러스 알파와 함께 같이 오고 싶다.



여기서 처음 밝히지만, 우리 딸의 이름은 전다솜입니다.


아무도 안 궁금했겠지만, 그냥 그렇다고요.


전다솜양은 지금 패악질을 부리며 진희를 괴롭히고 있습죠.


그리고 저는 혼자 서울에서 맥주를 삐리빠라삐리뽕을 하며 이 글을 쓰고 있고요.


헤헤.


헤헤. 좋아.





맥간의 풍경.


생각외로 꽤 더웠었던거 같다.



그립다.





어차피 한국에 돌아와서 이렇게 다시금 쳇바퀴 안으로 들어올줄 알았다면,


여행에 좀더 집중할껄... 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맥간에 있던 이때쯤부터...


한국 취업시장 사전탐색이라는 명목하에, 취업 사이트를 겁나 찾아봤던거 같다.



왜 그랬을까.


겉으로는 한없이 쿨한척 했지만, 내심 쫄렸던 모양이다.





언젠가 다시 보게 될 맥간의 풍경.



가끔 주변사람들이 묻는다.


어디 여행가면 좋겠냐고, 한곳만 추천해달라고.



보통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가는 동남아쪽은 별로 안 내켜하기 때문에,


나는 북인도나 네팔을 추천해준다.



나 역시도 지금 휴가를 쓰고 어디 갈래? 라고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하와이요.


하와이 짱임.


꼭 가보셈. 두번 가셈. 하와이 천국임.





동네도 한바퀴 돌았는데... 여전히 시간이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숙소로 돌아와서 죽치고 앉아있기로 했다.



숙소 레스토랑에서 마신 이것은...


애플 비어. 사과 맥주다.


무슨 맛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그냥 사과쥬스에 알콜 섞은 맛이었던거 같다.



참고로 북인도쪽은 사과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세계 사과 품질경연대회에서 2등 한 사과가 바로,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마날리에서 생산되고 있음.


(1등은 뭔지 모름. 대구가 아닐까 싶다.)





여행 떠나온지 1년 넘은 간지나는 여행자 포스 좀 풍김?


저때는 면도를 안해도, 머리를 안 깎아도..


똑같은 옷을 일주일동안 입어도... (눈썰미 있으신 분은 아셨겠지만, 맥간에 오고나서부터 계속 저 옷만 입었음.. :$)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눈치 볼 필요도 없었는데...


가끔 저때가 그립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루를 보낼수 있던 저 때가 말이다.





이제 슬슬 밥을 먹고 버스를 타러 가야지.


그래서 시킨 피자.


정말 정직하게 치즈가 듬뿍 올라가 있다.



얍삽하게 겉테두리를 두꺼운 빵으로 감싸지도 않은,


순수한 피자다.





그리고 요건...


뭔가 표고버섯이랑 감자로 끓인 국 같은건데 꽤 맛있었다.



아... 기억났다.


내가 먹었던 외국음식중에 가장 맛있었던건,


동유럽 전통음식인 굴라쉬였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브라질에서 먹었던 빼이죠아다.


이 두개가 가장 맛있었던거 같다.





밤버스를 타러 나와서 본 맥간 시내에 있는 사찰.


저 네온사인은 누구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지만,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찰에 파란색 네온사인이라니.ㅋㅋㅋ




뭔가 작품사진처럼 나와서 흡족한 사진.


이렇게 우리는 맥간을 떠나 마날리로 향했다.




참고로 2007년의 얘기를 해보자면...


우리는 맥간에서 단 하룻밤만 자고, 바로 로컬버스를 타고 마날리로 향했다.


정말 말도 안되게 좁고 딱딱한 좌석에 앉아서 밤새 달렸었는데...


너무나도 힘들었었다.


난 키도 큰편이 아닌데다, 다리도 긴편이 아닌데... (사실 그냥 키 작고 다리 짧음.)


좌석이 너무 좁아서 제대로 앉을수조차 없었다..



게다가 2X3 버스였음... 그니까 2명좌석이 있고, 통로 있고 3명좌석 있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그 2명, 3명 좌석이 양철판으로 이어진 좌석이었다는거...


이때 정말 밤새도록 이러다가 내 다리가 끊어지든지, 정신이 끊어지든지 하겠다 라는 생각만 하면서 버텼던거 같다.



인도에서 해발 6천미터가 넘는곳을 버스로도 넘어봤고,


아프리카에서 빈대에 뜯기면서 30시간이 넘는 버스도 타봤고,


이집트에서 화장실 바로 앞에서 양쪽 코에 휴지를 틀어막고 밤새 기차도 타봤는데...


내 여행에서 가장 힘들었던 버스와 기차 모두 인도가 차지했다.



그만큼 인도는 정말 인크레더블한 나라다.


무엇을 상상하든 항상 그 이상을 선사해준다.


뭔가 색다른 경험이 하고 싶거든... 인도로 가보세요.


득도를 하거나,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건 모르겠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는 전혀 다른 당신을 만날 수 있을겁니다.


Posted by v멍군v
귀국 후 살아남기2015. 4. 7. 18:46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국출장 왔습니다.
지금 이곳은 그렇게들 좋다고 하는 하와이!!!!

바다나 섬의 느낌은 세련된 모아이섬 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귀국해서 올리겠습니다.

회사일로 온거라 와이키키 해변에 발 한번 못 담궈봤네요 ㅠ​

Posted by v멍군v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서, 숙소에서 아침을 시켜먹었다.


냠냠. 맛나게 먹고 있는데,


어젯밤에 잠깐 대화를 했던 캐나다인이 다시 또 등장한다.


이름이 뭐드라.... 이름은 기억 안나는데 여하튼 약간 서태지씨 느낌이 나는 외국인이었다.



그리고 그는,


K-POP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우리에게 우리나라 걸그룹들을 쫙쫙 읊어대더니... 결론은 2NE1의 공민지가 너무나도 귀엽다며...


쏘 큐트하지 않냐고. 자기는 공민지가 너무나도 좋단다...


흠... 개인 취향은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여하튼 자기는 인도여행 끝나고 곧 한국으로 간단다.


한국에 가서 인기가요 생방을 보러 갈 예정이란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에 오면 우리에게 연락을 하라고 연락처를 줬다.



아... 이름이 폴이었다. Paul.





오늘은 코라를 돌아보기로 했다.


코라가 뭐냐면... 지금 사진에서 보이는 오른쪽 건물은 그저께 갔었던 남걀사원이다.


그리고 이 뒤쪽으로 달라이라마가 실제로 거주하고 계시는 쭐라캉 이라는 건물이 있다.


티벳어로 궁전 이라는 뜻이라는데...


당연히 아무나 못 들어가고, 창문도 쇠창살로 막혀있고 여하튼 밖에서만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쭐라캉을 감싸고 있는 산책길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코라 다.


쭐라캉이랑 코라 둘다 성스러운 곳으로 추앙받고 있으므로,


뭐 노상방뇨를 하거나 침을 뱉거나 하는 경박한 짓은 하지 말자.





명심까지는 아니고... 또 하나 알아둘게 있는데,


티벳의 모든 종교의식은 시계방향으로 행해진다.


사원을 돌때도... 시계방향으로 돌아야되고,


이런 길을 걸을때도 시계방향으로 돌아야된다.



거꾸로 돌면 아니됨.


거꾸로 돌면,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향해 걸어오는 오묘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코라에는 온갖 법문이 적힌 돌들과,


히말라야 다큐에 항상 나오는 저 깃발.


타르쵸 라고 불리우는 오색 깃발이 있다.


타르쵸는 법문을 적어놓은 깃발로써, 저게 바람에 나부끼면, 그 바람이 닿는 곳에 부처님의 말씀이 퍼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볼때마다 포풍간지와 영험함이 느껴져서 몇개 사오긴 했는데,


아무리 봐도 집에 걸 곳이 없다...



이래서 여행할때 내킨다고 아무거나 막 사오면 한국에 와서 전혀 쓸모가 없다.


여행 다닐때는 너무나도 편하고 멋있는 옷들도, 한국에서 입고 다니면 


완전 거렁뱅이 or 여행 갔다왔다고 유세 부리는 복학생 이 되어버리기 쉽상이다.



그니까 여행 가면 그냥 안전하게,


루이비똥 가방이나, 카메라 같은 걸 사오길 바란다.





코라 주변에는 크고 작은 마니차 도 많이 있다.


마니차는... 지금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동그란 통인데,


이거 안에도 불경이 들어있어서,


한번 돌리면 불경 한번을 읽은 것과 같다고 한다.



큰것도 있고 작은것도 있고 휴대용도 있다.


가끔 티벳관련 다큐를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에 뭔가, 아기들 장난감 같은걸 들으시고 빙빙 돌리고 계시는걸 볼수 있는데,


그게 바로 휴대용 마니차다.



저거 돌릴때도 꼭 시계방향으로 가면서 시계방향으로 돌려야 된다.


괜히 거꾸로 돌리면 다른 사람들한테 민폐임.





걸어가다가 보니 요상야릇한 사원도 하나 나왔다.


뭔지는 잘 모르겠음. 들어가보질 않아서...;;;



오른쪽 아래 잘 보면 엄청나게 큰 마니차도 있다.


양손으로 낑낑대며 돌아야지 겨우 한바퀴 돌아가더라.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통밥으로 맞춰보자면,


'옴마니반메홈' 일 가능성이 99.9%입니다.



얼마전에 비정상회담에서 후퍼였나... 무슨 영국인이 얘기하더라,


네팔에 가니까 하루종일 '옴마니반메홈' 노래밖에 안 들린다고.



그 말은 진실이다.


이쪽 동네로 여행오고 나면, 한동안 입에서 옴마니반메홈 노래가 맴돈다.





꼭 종교적인 이유때문에 코라를 도는 것은 아니다.


코라를 돌면서 보이는 뷰가 생각외로 끝내준다.


가끔 이런 뷰를 배경으로 명상을 하고 계시는 티벳분들도 계시고...


스님들도 많이 계시는데...


우리는 그냥 찰칵찰칵. 무브무브. 찰칵찰칵. 무브무브.



사실 돌다가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데,


뭔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더라.


샨티.





코라를 다 돌고나오니 기념품샵이 펼쳐졌다.


뭔가... 티벳스러우면서도 티벳스럽지 않은 장신구들이 많이 보였다.


가격도 티벳스러우면서도 티벳스럽지 않다.



근데 잘만 고르면 나름,


크롬하트 느낌이 나는 장신구들을 겟할수 있으니, 모두들 도전해보길 바란다.


당신도 지드래곤이 될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우리는 여기서 코끼리 목걸이를 샀다.


2007년에 둘이서 같이 이 목걸이를 셋트로 산적이 있다. 나름 커플 목걸이였는데...



나는 2011년인가.. 언제 지하철에서 잃어버렸고.ㅠ


와이프는 이번 여행에서.. 맥시코인가... 어디선가 가방검사 당하다가 잃어버렸다.



지하철에서 이걸 잃어버렸을때,


술을 좀 마신 상태였는데.... 미친놈처럼 사람들을 밀쳐가며 바닥을 기다시피 하면서 목걸이를 찾았던 기억이 난다.


흠.... 지금 생각해봐도 참 아쉽다.


내가 매우 좋아하는 목걸이였는데...ㅠㅠ



결국 뭐 다시 와서 사게 됐으니 다행이다.


참고로 지금은 못하고 다님.


왜냐고?


아까 얘기했잖아. 여행할때 간지나서 사고나면 한국 와서 못하고 다닌다고.ㅋㅋㅋ





다시 마을로 돌아와서 동네 마실을 나갔다.


여기는 HRTC버스를 예약하는 곳이다.


HRTC는... 히마찰 쁘라데쉬... 뭐... 트래픽... 코퍼레이션?...


여하튼 맥간이 있는 주 이름이 히마찰 쁘라데쉬인데... 거기 정부버스라는 뜻이다.


이게 흔히들 말하는 로컬버스임.



이거 말고, 사설버스라고 부르는건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게 사설버스다.



처음에 인도 왔을때, 이 개념이 없는 상태라서,


우리나라랑 똑같다고 생각했다.


다시 얘기해서 서울-대구 가는 고속버스는 당연히 고속버스 터미널에 가서 표 끊고 타는거지,


중간에 있는 여행사에서 버스를 예약하면,


수수료만 떼이도 똑같은 버스를 탄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줄곧, 노노. 거버먼트 버스. 아이 원트 거버먼트 버스. 이렇게 무식한 소리만 하고 다녔다..



근데 개발도상국으로 갈수록 인프라가 열악하기 때문에,


관광객이나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사설버스가 존재한다.


그런 사설버스들은 여행사가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행사를 통해서만 예약이 가능하다.



근데 이때는 그걸 모르는 상태라서,


무조건 이렇게 정부버스만 골라타고 다녔다...


(싸긴 훨씬 쌈... 대신에 정말 지옥을 경험 할 수 있다.)



난 지금도 장담할수 있는데, 빈대에 뜯기면서 30시간 이상을 탔던 아프리카 버스보다,


2007년 맥간에서 마날리로 가던 그 버스가 정말 지옥이었다.


상지옥이었음.





여행에서 돌아온지도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간다.


그래서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진희의 일기장을 보고 기억을 되살린 다음에 글을 쓰는데...


매일매일 이런 말이 써있다.


'명수가 자는 동안에...'



나는 여행을 한건지 잠을 자러 다닌건지 모르겄다..


어떻게 사람이 매일매일 낮잠을 잘수가 있지? 신생아도 아니고?


게다가 아침에는 항상 내가 늦게 일어났다.


왜냐면 난 아침에 눈을 떴을때, 진희가 자고 있으면 다시 잠들기 때문에..


단 한번도 먼저 일어나본 적이 없다.



자랑임.





저녁을 먹으러 찾아간 곳은,


도깨비 식당이라는 한식당이었다.


여기서 양념치킨을 판다는 소문이 있어서 찾아갔는데...


망할... 한시간정도는 기다려야지 양념치킨을 만들수 있단다.


게다가 가격도 500루피... 우리나라돈으로.. 흠... 거의 만원돈이다.



쩝...


어차피 한국 가는 비행기표까지 다 끊은 마당에,


양념치킨이 뭐 대수냐 싶어서 그냥 가게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우리가 찾아간 곳은,


2007년 우리가 처음 같이 밥을 먹은 식당.


뭐라고 읽냐?


맥클로?...



여하튼 맥간 중심가에 있는 고급식당이다.





가장 아래 써있는 우타팜?...


저게 우리가 처음 같이 먹은 음식이다.



그때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메뉴판을 더듬더듬 읽어가면서,


이거 괜찮겠는데?... 라면서 시켰던 기억이 난다.


근데 난 이 음식을 맥간 말고 다른데서 파는걸 본적이 없다.



그냥 오꼬노미야끼랑 빈대떡의 중간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원래 앉았던 자리에 앉아보고 싶었으나...


날씨가 좋아서 루프탑으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양념통닭 대신 시킨 칠리치킨을 안주 삼아, 맥주를 삐리빠라뽕.


인도의 가장 유명한 맥주.


킹피셔 3인방이다.


병색깔별로 도수가 다름. 아마도... 가운데 갈색병이 도수가 가장 높을거다.



참고로 킹피셔는 매우 유명한데 비해,


맛대가리도 없고,


뒤끝 작렬이다... 이걸로 알딸딸하게 마시면 다음날 무조건 머리가 깨진다.


막걸리, 소주, 맥주 섞어마시고 필름 끊긴 다음날보다도 머리가 더 아픔.


분명 뭔가 공업용 알콜같은게 섞여있는거 같다...




이렇게 맥간에서 마지막 날이 지나갔다.


이제 내일이면 마날리로 향한다.


하시시 (마리화나)의 고향.


마날리로 간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3. 30. 21:57

어제도 화창한 하루,


오늘도 화창한 하루,


내일도 화창한 하루.


그래서 오늘은 박수나트 폭포에 가기로 했다.



2007년, 길거리에서 만난 우리는 바로 다음날 박수나트라는 폭포에 놀러가기로 결정한다.


맥간에는 볼거리가 딱 두개 있다.


첫번째가 어제 간, 달라이 라마의 남걀사원.


그리고 두번째가 오늘 가는 박수나트 폭포.


끝.


나머지는 별로 볼게 없다. 예전에는 좀 멀리 있는 티벳트 불교 박물관 뭐 이런곳도 갔었던 기억이 나는데,


별로 볼건 없었다.





우리가 아침을 먹은 이름 모를 식당.


첫날 먹었던, 그 미음같은 흰죽이랑 모모를 먹었던 곳인데,


레얄 짱 맛있다.



모모는 뭐 다른데랑 크게 다를바 없지만, 흰색죽이 짱임.


왠지 숙취 있을때 먹으면 싹 풀릴것 같은, 위염에 걸린 사람에게 좋을 것 같은,


카베진S같은 죽이다.





이제 슬슬 길을 떠났다.


박수나트로 가는 길은 그냥 골짜기를 따라서 쭉 가는 거라서 그늘이 별로 없다.


그래서 그런지 관광객들은 전부 아침 일찍 갔다가 오는듯 싶었다.



언제나 늦잠을 자는 나 덕분에 느즈막히 출발한 우리는,


땡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꾸역꾸역 걸어갔다.


박수나트로 가는 길은 예전에 기억 그대로였다.





중간에 이런 마을이 있었던가?...


생각해보면 내가 예전에 숙소로 잡으려고 했던 곳이 이 숙박촌이었던거 같다.



왜냐면, 나는 그때 맥간에서 볼거라곤 박수나트 폭포박에 없다고 생각했었고,


이쯤에 숙소를 잡으면 발코니에 앉아서 유유자적 폭포를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던거 같다.



허나, 


여기는 박수나트 초입부도 안됨. 그냥 박수나트 길에 있는 작은 마을일뿐...


여러분, 숙소는 맥간 시내에 잡는것이 좋습니다.





생각난다.


예전에도 보면서 신기해했던 수영장이다.


그 때에는 수영장에 물이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더워서 그런지 수영하는 사람이 많더라.



지금 앞에 있는 석상. 


힌두신인데 사람들이 엄청 정성스럽게 닦고 있던 기억이 난다.





인도에서 어디서나 볼수 있는 개.


허나 여기는 티벳에 가까우니까 개도 티벳개에 가깝게 생겼다.


뭔지 모르게 간지난다.



털 색깔이 아주 그냥 켈베로스여....





박수나트로 가는 길은 그닥 멀지 않다.


대충 30분 ~ 1시간쯤 걸어가면 된다.


가는 길도 거의 평지고... 풍경도 좋기 때문에 쉬엄쉬엄 걸어가기에 좋다.





가다보면 이렇게 빨래를 하고 계신 스님들도 마주칠 수 있다.


저 빨간옷을 입고 다니시는 분들은 실제 티벳 스님들이다.



가끔 꼬맹이들도 저 옷을 입고 다니는데, 동자승인거 같다.





거의 다 와서 찍은 사진.


저기 왼쪽에 사람이 보이니까, 대충 어느정도 거리인지 짐작할 수 있을거라 본다.


쩌어기 멀리 보면, 폭포가 보인다.


파란색 천막 있는 곳... 거기 오른쪽이 폭포다.





지나가는 길에 본 임시사당?...


예전에는 여기에 돌판같은것들이 여러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태극기를 그려놓은 것이라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있을까 기대했는데, 지금은 없더라.


누가 다 치운듯...


하긴 남산에 있는 자물쇠도 주기적으로 치우니까... 이런 돌댕이야 자주 치우겠지.ㅠ





폭포에 다 왔다.


예전보다 물이 확실히 적었다. 여름이라 물이 귀한듯....



그때에는 이곳에 팬티만 입은 인도인 두명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펀잡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을 왔다고 그랬는데,


누나들과 사진을 찍고 싶어 했었다.



그 때만 해도 친절하고, 친화력 좋은 인도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먼 훗날 알게 됐다.


인도 남자들이 사진 찍자고 하면 찍어주면 안된다.


사진 찍을때 어떻게 어깨라도 한번 잡아볼라고 개수작을 자주 부리는데다가,


사진 찍고나면 그 사진 가지고 뭔 말을 하고 다닐지 모른다.



다른 한국여자를 만나면, 뭐 내가 예전 여자친군데 지금은 한국에 있다는 둥의 개소리를 하면서


치근덕 댈수도 있다.


너무 비약이 심한거 아니냐고?


레얄임. 적어도 내가 경험해 본걸로 따지면 80%쯤의 확률은 된다.





분명 그때에는 이런거 없었는데,


어느덧 이런 슈퍼들이 생겨나 있었다.


흠.... 왠지 송추계곡에 모여있는 닭백숙 집들이 생각나는구만....



우리도 음료수를 하나 사서, 오른쪽에 있는 그늘에서 좀 쉬다가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본 표지석.


잘 보면 가장 아래쪽에 한글도 써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시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어요.


힌디어, 영어, 한글 이렇게만 써있다.


적어도 우리는 짱꿔나 일본인보다 쓰레기를 잘 버리는 종족으로 소문났나보다. 따봉.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시바는 파괴의 신이다.


조심하자. 쓰레기 버리다가 파괴 당할수 있다.





뭘 찍은건가 하고 봤더니,


전깃줄 위에 있는 원숭이 한마리.



예전에도 인도를 떠나 맥간으로 오는 버스에서 쿨쿨 자다가,


아침에 눈을 뜨고는... 여기가 어딘지 보려고 창밖을 딱 봤는데,


도로에 앉아있던 원숭이들이 기억난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원숭이는 동물원에서밖에 못 봐서 엄청 희귀한 동물인줄 알고,


연신 셔터를 눌렀었다.


나중에는 원숭이를 하도 많이 봐서 별로 신기하진 않았지만 말야...





맥간의 모습.


이런거 보면 인도도 좀 너무하는거 같다.


티벳에서 망명 신청을 했을때, 좀 좋은 땅좀 주지...


인도 땅덩어리도 넓은데 왜 굳이 이런 산비탈 땅을 내준걸까...ㅡ_ㅡ





다시금 마을로 돌아와서,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



지금 노점이 열리는 이곳에 대한 추억도 있는데.


매일 아침 6시쯤, 이곳에서는 티벳빵을 판다. (조금만 늦게 가면 없다고 함....)


누나들이 처음 만난날, 이 빵을 꼭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정말 뻥 안치고 밤새도록 1시간 간격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6시 되자마자 나가서 여기에 있는 빵을 사갔던 기억이 난다.



생각해보면 뭐 그리 열정적이었을까.



참고로 그 빵은 맛 없었음... 엄청 질김..;; 잘못 먹으면 앞니 다 나갈것 같은 질김이다.





여기가 바로 내가 처음 인도에서 식사를 했던 기념비적인 식당이다.


이름이 말라바 식당이구나...


인디안, 차이니즈, 콘티넨탈 음식을 다 판다고 적혀 있는걸로 봐서는,


우리나라 김밥천국과 비슷한 식당인듯 싶다.


음식가격, 맛, 분위기 모두 전형적인 인도의 식당이다.





방에서 '세 얼간이'들도 보고... 이것저것 밍기적 거리다가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간 곳.


옴 게스트하우스 바로 앞에는 '이름 없는 모모집' 이라고 소문난 식당이 하나 있는데 그곳이다.


레얄 맛남.


지금 보이는 세트 + 짜이 (인도 전통 차)가 단돈 1200원이다.


기적과 같은 일이다. 오병이어가 따로 없구만...


맛도 매우 좋다. 꼭 한번들 가보시기를....




마지막으로 예전에 2007년에 맥간에 왔을때 썼던 여행기 링크를 걸면서 끝을 맺는다.


http://blog.naver.com/firebloo/100046001384


지금 읽어보니 참 풋풋하구만... 그 당시에는 엄청 좋은 카메라였던거 같은데 뭔가 화질도 구리구리한거 같고...


내가 인터넷에 글을 저따위로 썼었나 싶기도 하고...


중간에 보면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고 써있는데, 다시 오고 싶었다고 한걸 보면 정신이 좀 오락가락 했던거 같다.


여하튼 신기하네. 이렇게 두개를 같이 보니까...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