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3. 29. 17:48

Shanti. 마음의 평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면서, 내가 언제나 있고자 하는 상태이다.


하루하루 불안함을 마음에 안고 사는 서울생활에서 그런걸 느끼기란 쉽지 않지만,


이곳. 맥간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종일 먼 산을 바라보며, 구름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를 바라보고,


더 멀리 보였다 안 보였다 숨바꼭질을 하는 설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어떠한 생각도 들지 않고, 더 나아가서는 시간이 잘린듯한 기분이 든다.





맥간의 풍경.


어디까지가 맥간이고 어디부터가 다람살라인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그냥 맥간이라고 칭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형태의 동네다.


난 체력이 약해서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이렇게 약간 고지대 + 숲이 우거지고 + 조용한 동네를 선호한다.


왜냐면 어차피 할게 없으므로, 그냥 풍경을 감상한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안할수 있거든.ㅎ





아침부터 노닥노닥 거리면서 풍경 감상을 하다가,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야쇼카 라는 식당이다.


아마도 인도의 고대왕조중 하나인 야쇼카 왕조의 이름을 따서 지은 곳이 아닐까 싶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루프탑 레스토랑이 있는데,


레얄 5층인가 6층짜리 건물 꼭대기에 식당이 있다.


덕분에 전망 하나는 정말 끝내준다.





다시금 조용한 맥간을 바라보며 생각중.


이때는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표와 홍콩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표 예약을 모두 끝마친 상태였다.


이제부터는 다시 현실이다.


아둥바둥. 


전세집도 구해야되고, 친가, 처가 모두 신경 신경 쓰고,


회사도 다시 알아봐야되고, 입사를 하고나서도 사람과의 관계에 신경을 써야 될 시점이 온거다.



정말 제자리로 돌아가는 중이다.


내가 다시 입사를 할수 있을까?


과연 내가 다시금 그 빡빡한 생활을 견딜 수 있을까?


도대체 진희는 뭘 믿고 날 따라 세계일주를 떠나온거지? 뭔가 생각해둔게 있는건가?


한국에 도착하면 어떡해야되지?


공항에 도착한 날. 어디에 짐을 풀고 잠을 자야되지?



내가 세계일주 떠난다고 했을때, 걱정을 위시한 질투를 보냈던 사람들을 어떻게 다시 마주쳐야되나.


과연 내가 LG전자만큼 좋은회사에 다시 들어갈 수 있을까?


멍청한 선택이었나?


다들 그랬지. 그래. 여행할때는 좋지. 근데 다녀와서는 뭐 어쩔라고?



이제 그 물음에 대답할 시간이 왔다.





그런 걱정들을 하면서 바라봤던 풍경들.


저 건물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무슨 걱정을 하고 있을까?


나도 여기서 게스트하우스 같은거 하면서 살면 정말 행복할까?


그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게 세상에 존재하기는 할까?


30년 가까이 모르고 살아왔는데, 겨우 1년동안 여행했다고 내가 하고 싶은일이 뭔지 정말 알수 있을까?



이 지난 1년이 나에게 득이 될까 독이 될까.


나는 왜 여행을 떠나온거지?


그냥 멋있어 보이려고? 회사가 너무 힘들어서?


온갖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라난다.


불안은 불안은 낳고, 그 불안은 또 다시 불안을 낳는다.





하지만 모든 고민은 밥이 나옴과 동시에 종료.


이건 야채 뚝바다.


물론 내껀 아니지.


나는 3일 이상 화장실을 못가지 않는 이상, 야채음식을 돈주고 사먹지 않는 주의다.





내 음식은 이거.


얼핏 보니까 징그럽게 생겼네...;;;


이건 피자다. 아무것도 없는 치즈피자같이 생겼지만,


내가 그런걸 먹을리는 없고... 아마도 치킨피자인거 같다.


하지만 치킨은 정말 게맛살 수준으로 들어가 있는 그런 피자였겠지.ㅎㅎㅎ



근데 사진 왼쪽 뒤 이상한 아저씨가 보인다.





우리가 밥을 먹고 있는데, 뒤에서는 페인트칠이 한창이었다.


처음에는 아래쪽에, 저 비탈진 약하디 약한 양철지붕 위에 서있는 아저씨들이 대단해 보였다.


개깡이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위에서 어떤 아저씨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사다리를...


사다리를... 님들은 지금 얼핏 보고는, 저 벽 중간에 있는 좁은곳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갔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잘 보면 붕 떠있다.


뭐냐면, 그냥 사다리를 위에 걸쳐놓고..... 그리고 작업중임..;;;



참고로 여기는 5~6층 높이다.


떨어지면 그냥 안녕. 인생 하직인사 올리고 하늘로 올라가야된다.



페인트칠을 하는 와중에도, 사다리는 계속해서 흔들흔들 거리는데,


아저씨들은 정말 대단하더라.


저렇게까지 해서 번 돈은, 모르긴 몰라도 내가 하루종일 인터넷 하면서 노닥거리면서 받는 돈보다 적을거다.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 이 고민들조차 너무 배부른 고민들이 아닐까.


그러다가 또 다시 생각이 든다.


아니 그럼, 내 손톱 밑 가시가 가장 아픈 법인데... 배부른 고민이라는게 있긴 있는건가?


이런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숙소로 돌아와서 찍은 일몰사진.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20일 남짓.


20일 남짓한 시간이 흐르고나면, 우리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


LG전자에 다니는 남자. 외국계 제약회사에 다니던 여자. 는 이제 없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타이틀은,


결혼하고 세계일주를 다녀온 사람들. 


그리고 끝.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 했고, 수많은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모든 것이 완벽히 커버가능하다는 생각하에 떠났다.


갑자기 삘 받아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가자! 그냥 가! 라고 해서 떠나온게 아니었다.


플랜A부터 플랜Z까지는 다 만들어놓고 떠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자 밀려오는 한없는 불안감.


그리고 그와 함께 찾아오는 새로운 삶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


물에 떨어뜨린 한방울의 물감처럼, 그 약간의 기대감이 퍼져서 모든 불안감을 물들이기를 바라며 매일 잠이 들었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3. 29. 16:50

잉여로운 하루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로써 정확히 7주년이 되는 날이다.


2007년 5월 5일 나는 전역했지....ㅠ 벌써 6년이나 지났네.


6년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개처럼 공부해서 학점도 잘 받고, 인턴도 하고, 취업도 하고, 결혼도 하고, 여행도 하고, 아기도 낳고,


누구든지 주변에 한명쯤 이런 사람이 있을거다.


망나니처럼 살다가, 갑자기 군대가서 철들어서 전역과 동시에 인생이 역전되버린..


나는 내가 그렇다.


도대체 2005년 논산 육군훈련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거지...





언제나 그랬듯이 할일이 없는 우리는 동네 마실을 나갔다.


어딜갈까 하다가 맥간에 있는 몇 안되는 관광 핫스팟인 남걀사원을 가보기로 했다.


남걀사원은 달라이라마님이 계시는 사원이다.


실제 거주하는 집은 사원 옆 어딘가라고 하던데... 여하튼 맥간에서 가장 메인이 되는 사원이다.



실제 티벳불교에서 가장 메인이 되는 사원은,


티벳의 수도인 라싸에 있는 조캉사원이라고 한다... 가끔 다큐멘터리 보면 나오는 사원 있음.



근데 지금 티벳이 중국에 먹힌 바람에,


달라이라마를 비롯한 수많은 티벳인들이 맥간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이 남걀사원이 세워진거 같은데...


달라이라마 직속사원이라는데 왠지 좀 슬퍼보인다.





여기가 남걀사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입구에는 수많은 택시들과, 기념품 판매점과, 모모(만두)를 파는 노점들이 즐비해있다.


그리고 모두들 하나같이 경건하다.



비록 이곳은 인도땅이긴 하지만, 나름 티벳스러움이 물씬 풍겨온다.


생긴것도 딱 티벳인처럼 생긴 사람들이 많이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저기 보이는 콘크리트 건물이 남걀사원입니다..;;;


뭔가 으리으리한 건물이 아니라서 실망하셨을수도 있겠네요.





저 멀리 보이는 설산들.


아... 이번 여행에서 꼭 안나푸르나를 다시 한번 올라가보고 싶었는데..ㅠ


이래저래 귀차니즘의 폭주로 인하여 안 올라갔더니,


지금에 와서야 후회가 된다.


역시... 배낭여행은 할때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달콤한 추억이 남는건데,


우리는 그걸 너무 간과했다.


귀찮다고 안한 것들이 지금에서야 아른아른거린다.





남걀사원 안에 가면, 이런것들이 종종 걸려있는데,


이건 티벳독립을 외치며 분신하신 분들의 사진이다.


잘 보면 사진 주변으로 불길을 그려놨음....;;;


그리고 왼쪽 벽도 잘 보면, 콘크리트 안에 티벳독립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새겨놨다.


얼핏보면 무섭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슬프다.



내가 이렇게 맘 놓고 인터넷을 하고 글을 쓸수 있는것도,


모두 이분들처럼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힘쓰신 분들이 계셔서 그런거겠지.


참 복 받은 삶이다. 





남걀사원은 달라이라마 직속사원이라 그런지,


뷰가 끝내준다.


자리를 잘 잡으신듯...



지금 보이는 큼직큼직한 건물들은 거의 대다수가 숙소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들이다.





여기가 바로 남걀사원이다.


뭔가 달라이라마가 계시는 곳이라 으리으리하고, 삐까번쩍할거 같지만,


실상은 매우 아담한 학교 체육관 같이 생겼다.



우리가 방문한 이 날에 달라이라마가 계신다고 들었으나...


어떻게 만날수 있는지 몰라서 못 만났다.



달라이라마는 1년의 반정도는 해외에 계실만큼 매우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고 계시고,


여기에 계시는 동안에도 돌아가면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법문, 대만인을 대상으로 하는 법문 등을 여신다.


우리나라 사람을 위한 법문은 1년에 두번정도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그날 가면 달라이라마를 직접 뵐수 있을 뿐 아니라, 통역사가 한국말로 통역도 해준다고 한다.



어떻게 신청하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자격으로도 달라이라마를 직접 만나뵐수 있다고 하나,


아마도 우리같이 듣보잡들은 만날수 없지 않을까 싶다... 오바마 정도는 되야지 독대할수 있을듯...;;;





생각해보니 예전에 2007년에 맥간 왔을때는, 달라이라마가 인도 가장 북쪽에 있는 '레'라는 도시로 출장을 나가셨다고 했었다.


그래서.. 오... 우리도 레 가는데... 잘 하면 뵐수 있지 않을까? 했으나...


기껏 레에 갔더니, 달라이라마님은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함.ㅋㅋ



난 그 어떤 종교적인 것도 믿지 않지만,


그래도 굳이 마음에 드는 종교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티벳 불교가 가장 좋은거 같다.


왜냐면,


마크가 간지나서요.



우리 숙소도 그렇고, 이 사원도 잘 보면 난간에 뭔가 꼬불꼬불한 도형이 하나 있는데, 저게 티벳불교의 상징이다.





여러분들이 인터넷에서 자주 보시던 테벳개 입니다.


인터넷에 있는 티벳개는 정말 귀한 순종 + 뽀샵처리 되서 이쁘장하지만,


실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티벳개는 이렇게 생겼음.



뭔가 곰처럼 생긴게 특징이다.


그리고 순하다.


티벳관련된 것들은 다들 순한듯...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엄청 세련된 커피숍이 있길래,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며 본 일본 가이드북.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초창기 우리나라 여행가이드북은 거의 대부분 일본 가이드북을 번역한 수준의 가이드북이 많았다.


뭐.. 세계를 가다 시리즈는 일본꺼임.



그리고 추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가이드북들도, 어쩔수 없이 기존의 가이드북을 답습하다보니,


일본 가이드북에서 추천한 것들이, 몇년 후면 우리나라 가이드북에서 추천하고 있는 형식이 많았다.


특히 여행정보가 별로 없는 나라들은, 99% 일본 가이드북을 베낀 것들이 많다.


(일본애들은 뭔진 몰라도, 별에별 정보가 다있다... 무슨 나라를 가도 일본애들이 다 가이드북을 만들어놓음...)



그러다보니 어쩔수 없이,


일본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숙소가 5년쯤 지나면, 우리나라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경우가 많다.


그새 일본사람들은 다른 숙소를 찾아 떠났고..ㅎㅎㅎㅎ



일본어를 못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여행 많이 다녀보신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일본 가이드북의 퀄리티는 상당하다고 한다.





이제 커피도 마셨으니, 슬슬 잉여로운 잉여라이프를 즐기러 숙소로 돌아가는 길.


뭐지 이 사진.


엊그제 찍은 사진이랑 똑같잖아...;;


맥간은 이렇게 작다. 뭐 10분이면 동네 한바퀴 다 돌 정도다.





티벳인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있는 달라이라마 사진.


보통 인사하는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찍은 사진을 많이 걸어놓는데,


여기는 전신사진을 걸어놨길래 신기해서 찍어봤다.



아... 다들 아시겠지만,


어느나라를 가든지간에 사원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남걀사원 내부 사진은 없다.


우리나라 조계종 내부랑 내부는 비슷하게 생겼음.


큰 부처님 불상 있고, 그 앞에 과일이랑 과자랑 돈 같은거 올라가있고 뭐 그런 형식임.




저녁을 먹으러 온 집.


테이스티 오브 인디아. 라는 유명 맛집이다.


맥간에 왔다고해서, 맨날 티벳음식만 먹을수는 없어서.... 인도음식 먹으러 왔는데,


따봉.


저 오른쪽 치킨이 그 유명한 탄두리 치킨이다.


우리나라 인도음식점 가서 저정도 시키면 3만원정도는 나왔겠지?...



탄두리 치킨은 짱 맛난다.


레얄. 중동닭만큼 맛있다.


예전에 와이프랑 인도 왔을때, 자이살메르였나... 서쪽의 사막마을에서 한번 먹어본거 말고는 처음 먹어보는거 같다.


짱 맛있음.



잘 보니까, 맥간 와서 지금까지 계속 저 아프리카 티셔츠만 입고 다녔네..;;


이거 참 쑥스럽구만...




이렇게 집 떠나온지 390일째. 그리고 전역한지 6년째 되는 날.


우리는 인도 북부의 맥그로드간즈 라는 마을에 있었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3. 26. 22:24

날이 밝았다.


여행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활동은,


한국 드라마 보기다.


난 원래 드라마를 거의 안 보는 편인데, (요즘도 거의 안봄...)


여행할때 봤던 드라마들은 모두가 재밌었던거 같다.


특히 손현주찡이 나오던 추격자였나... 추적자였나... 를 매우 재미있게 봤던거 같다.


소간지가 나오는 유령을 보고 귀국해서 국정원에 취직하려고도 했었지....



예전에는,


무슨 여행까지 와서 한국음식을 찾아다니고, 인터넷이나 하고 있냐... 시간 아깝잖아.


라는 생각이 강했었다.


허나... 우선 여행이 1년을 넘어선 이 시점에, 우리에게 더이상 여행이라는 단어는 특별한 시간이 아니었다.


길게 생각해보면, 어차피 여행은 내가 스쳐지나가는 시간 중 일부였다.



물론 3박4일로 푸켓 같은데 갔는데, 하루종일 방에 박혀서 미드나 보고 있으면 시간이 좀 아깝겠지만...


이 여행에서 드라마를 보낸 시간들은 결코 아깝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맛집 찾아다니는거랑, 외국에서 한식당 찾아다니는거랑 뭐가 다른지도 잘 모르겠다.


난 아직도 칠레에서 먹었던 해물탕과 소주가 너무 기억에 남는다.



물론 그 나라 가서 그 나라 음식 찾아먹는 것도 좋지만,


그걸 먹나, 한식을 찾아먹나.... 뭐가 다를까...





이 사진을 왜 찍었나 곰곰히 봤더니,


중간에 우리나라 군인모자를 쓰고 다니는 아저씨가 있어서 찍은거 같다.



오른쪽 아저씨를 보면 알겠지만,


대다수가 티벳인들이라 우리나라 사람이랑 비스무리하게 생기셨다.


북인도쪽은 네팔, 티벳인들이 많은데... 사실 왠만한 상권은 인도인들이 다 잡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지만,


인도인들의 돈에 대한 사랑은 어마어마하다.


중국인들은 대놓고 돈을 좋아한다 말하고 돈을 좋아하는 반면에,


인도인들은 겉으론 쿨한척하지만 돈을 좋아한다는.... 루머가 사실인듯 싶다.





흔한 맥간의 모습이다.


메인 길거리는 길쭉하게 생겼는데, 중간에 사원을 중심으로 건물들이 쭉 나열되어 있고,


그걸 끼고 양옆으로 대칭되는 길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가게가 식당 or 기념품 판매점 등이다.


분명 인도임에도 불구하고, 티벳인들이 많아서 그런지 엄청 깨끗한게 특징이다.





어제 얘기했던 그 식당이다.


누나들이 날 버리고 갔다고 생각하고는 엄청 시무룩하게 나와서,


혼자 밥을 먹기 위해 들어갔던 식당이다.



생각해보니... 인도 여행와서 제대로 된 로컬식당은 여기가 처음이었던거 같다.


델리에 있을때는 도착한 날 야밤에 길거리에서 닭고기 한번 사먹고는... 그 청결함에 너무 놀라서,


계속 쫄쫄 굶다가, 마지막날 맥도날드 들어가서 맥치킨 하나 시켜먹었던게 전부였던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는건데, 무식해서 용감하다고...


길거리에 있는 닭고기를 뭔 생각으로 사먹었는지 모르겠다.


그걸 먹고도 별 이상 없었던걸 보면 2007년의 나는 겁나 튼튼했었나보다.


하긴... 그때는 인도에서 수돗물도 그냥 막 마시고 그랬다. 미친짓이었지.



참고로,


우리는 이날을 기점으로 부부가 같이 이질에 걸리는 쾌거를 달성한다.


번갈아가면서 화장실 가는게 하루일과였음.





6년전 정확히 그 식당, 그 자리에서 밥을 먹었다.


이번에는 누나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 빼고는 모든 것이 똑같았다.


그때는 무슨 커리랑 짜파티같은걸 먹었던거 같은데....ㅎㅎㅎ



신기하더라.


6년전 왔던 곳에서, 그 식당도, 나도, 와이프도,


모든게 약간씩 변한 그 상태가 너무나도 신기했다.





이제 밥도 먹었으니.... 슬슬 동네 마실을 돌아볼 차례다.


버스정류장에서 메인 길거리를 따라 쭉 가면 이렇게 뷰가 멋진 곳이 나온다.



지금 보니까 저 멀리 설산도 보이네.


북인도는 대부분이 산악지대라 이렇게 설산이 보이는 지형이 많다.


특히 다즐링차로 유명한, 인도 다즐링에 가면 칸첸중가도 볼수 있음.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저기.


핑크 게스트하우스 때문이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


게스트하우스는 여전했고, 약간의 개보수 공사중이었다. 장사 잘 되나보다잉.



아직도 생생이 기억난다.


처음에는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로 같이 내려갔다가,


나중에 혼자 올라올때는 오른쪽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왔었다.


그때 살짝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정말 엄청나게 큰 거머리인지 달팽이인지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도 이렇게 깔끔한 콘크리트 길이 깔려있었는지느느 기억이 안나지만..


여하튼 그간 꽤 많은 발전이 있었다.


하긴... 뉴델리의 빠하르간지도 이제는 아스팔트가 깔리고 소는 찾아볼수가 없습니다.


예전에 인도에 가셨던 분들이라면 믿기지 않으시겠죠.


빠하르간지에? 아스팔트? 소가 없다고? 레얄?



그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인도인듯 싶다.


들어보면 중국이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던데, 중국은 가본적이 없어서 패스.





맥간은 티벳인들의 동네라서 그런지,


동네 곳곳에 이런 포스터들이 많이 붙어있다.



특히 요즘도 간간히 일어나고 있는 티벳독립운동때문에 자극적인 포스터들도 많다.


예를 들면 티벳독립을 주장하면서 분신한 사진이라든가...


티벳 독립운동을 하다가 끌려가서 고문 당했던 사람들의 사진이라든가....



흠....


난 개인적으로 짱꿔, 인도인들보다는 네팔, 티벳인들이 훨씬 좋기 때문에,


티벳이 더 좋다.


(예전에 인터넷에 티벳 얘기 쓰면 쥐도새도 모르게 검열당해서 짱꿔 공안당국에서 스토킹 한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진짜면 어쩌지..;;;)




저기 오른쪽이 메인 사원.


사진들을 유심히 봤으면 눈치 챘을수도 있지만,


아까 처음에 있더너 사진과 대칭되는 길거리다.


오른쪽 환전소를 통하면 바로 반대편 길거리가 나오는 그런 형식임.




인도 안의 작은 티벳이라고 불리우는 맥간.


예전에도 그랬지만, 맥간에 오면 항상 진짜 티벳에 엄청 가고싶어진다.


그래서 2011년인가.... 회사에 입사하기 직전에 티벳에 가려고 중국비자까지 받고 별짓 다했었는데,


결국 티벳여행허가증 및 잡다구리한 서류준비 문제로 포기하고,


한달치 월급이 넘는 돈을 질러가며 콜롬비아에 갔다왔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 인도에서 어디가 좋아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북인도를 꼽는다.


맥간, 마날리, 레, 스리나가르.... 내가 좋아했던 도시들은 전부 북인도다.


개인적인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북인도 사람들이 남인도 사람들보다 더 착하고 잘 대해주는거 같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3. 24. 21:13

아침해가 떠오를때쯤....


버스가 맥간에 도착했다.


아. 옛날 생각을 하면서 내렸다.



오잉?


내가 기억하고 있는 맥간이 아니다. 뭐지?... 왜 이상한데서 내려주지?


라고 생각하고, 이리저리 길을 해매다보니...


아... 2007년에는 없던 버스정류장이 생겨버린거였다...;;;


버스정류장을 나오니.... 드디어 그토록 오고 싶었던 우리가 처음 만났던 장소에 도착했다.





바로 이곳.


얘기를 하자면 길다.


2007년.


처음 온 인도가 미친듯이 빡쳤던 나는, 무조건 시원한 북쪽으로 올라가자는 일념하에 대충 가이드북 뒤져서 

(뭔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간지를 위해 영문판 론리플래닛을 사서 들고다녔음.)


다람살라로 향했다.



델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가서, 다람살라행 표를 달라고 그랬는데,


잘못 알아들은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건지... 나에게 준 것은 맥간행 버스표.


(지금 생각해보면 다람살라는 관광지긴 하지만, 별로 볼게 없어서 대다수가 찾는 맥간행 표를 준거 같기도 하다...)



어찌어찌 버스에 자빠져서 자고 있는데, 갑자기 버스기사가 날 꺠우고는 내리라고 한다.


응?... 영문도 모른채 배낭과 함께 버려지다시피 한 나는 멍 때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른 버스가 오더니 나보고 타란다.


(내 기억으로는 바로 뒤에 오는 버스가 날 태웠던거 같다... 그냥 갈아타는 형식이었던거 같음...)



여하튼 그렇게 어리버리 다른 버스를 타고, 의자에 앉았는데 들려오는 한국말 소리.


한국말이 너무나도 그리웠던지라 그곳을 쳐다보니, 버스칸에 보이는 발 두개. (인도에는 슬리핑 버스라고... 자면서 갈수 있는 버스가 있음.)


한국인이다.... 한국인이다...


한국을 떠나 영국에서 3개월 지내면서, 한국인을 별로 못 만나서 그런지 한국말이 너무 하고 싶었다.


근데 문제는 난 쭈글이. 낯을 가리는 편이라 사람들에게 쉽게 말을 걸지 못한다.



결국 말은 못 걸고, 시간이 흘러 맥간에 도착해서,


지금 사진에 보이는 이곳에 딱 내렸다.


난 스님들 뒤에 보이는 택시 있는데쯤 서있었고...


와이프와 와이프친구(장옥빈 여사라 부르는...)는 스님 오른쪽쯤에서 서서 가이드북을 뒤져보고 있었다.



말은 걸고 싶으나 숫기가 없는 나는 애꿎은 가이드북만 돌려대고 있었고, (이때는 스마트폰 같은게 없어서 지도랑 내 목을 같이 돌리면서 길을 찾았어야 했다.)


그들도 똑같이 지도를 보고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그러다가 와이프 친구가 나에게 다가와 건넨 첫마디.


'한국인이세요?'


그렇게 우리는 동행이 되었다.





이상하리만큼 2007년의 인도는 모든것이 너무나도 세세하게 기억이 난다.


여행기를 쓰다 말았는데도 불구하고, 작은것 하나하나 모두 기억이 난다.


내가 갔던 도시들의 숙소모습과, 그리고 길거리 모습, 상점 위치까지...


지금 다시 가서 찾으라고 해도 바로 찾을수 있을만큼 생생하다.



게다가 특히 이곳. 맥간은 작아서 그런지 더 자세하게 기억난다.



처음 그들은 나에게 작은 쪽지를 하나 주면서, 이 숙소가 어디에 있는지 아냐고 물었다.


핑크 게스트하우스라고... 론리 가이드북에는 없지만, 그 당시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숙소였다.


사실 나는 박수나트라고 불리우는 폭포쪽으로 가서 숙소를 잡을 생각이었으나,


그 쪽지를 보는 순간 바로 말해버렸다.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저도 숙소를 안정해서 그런데 같이 찾아볼까요?...'



그리고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배운 독도법으로 핑크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냈고,


우리는 대각선에 위치한 방을 잡았다.





이곳은 이번에 우리가 묵은 옴 게스트하우스.


사실 핑크게스트하우스를 갈까 했었는데...


예전에 거기서 주인장이랑 싸우고 나온 바람에 다시 가기 뭐해서 그냥 가까운 곳으로 잡았다.


나름 깔끔하고 괜찮음.


우선 뷰가 끝내준다.





이렇게 야외 테라스도 있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따뜻한 테라스도 있다.


어차피 맥간은 막 돌아다닐 필요가 없는 동네라서,


이런 곳에 숙소를 잡는게 나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하튼.. 다시 2007년으로 돌아가서,


대각선 방을 잡고는, 각자 한숨 쉬기로 했다.


혹시라도 나를 버리고 둘만 나가지는 않을까... 거의 5분 간격으로 눈을 감았다 뜨고 있었는데...


망할... 그 5분 사이에 둘이 나가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뭐 만나서 몇마디 얘기도 안해봤으니... 당연히 따로 나갔겠지 싶은데,


그때는 뭔지 모르게, 그냥 여행와서 그렇게 같이 숙소 잡으면 순식간에 친해지고 같이 다니고 밥도 같이 먹고 그러는줄 알았다.


여하튼 나도 모르게 버림 받았다는 생각에,


밖으로 나와서 혼자 식당에 가서 쓸쓸히 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메뉴도 몰라서, 손짓발짓 막 하면서 아무거나 달라고 해서 진짜 아무거나 먹었었음...



그리고 속상한 마음을 달래러,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머리를 빡빡 밀었었지.....;;;;


맥간에는 스님들이 많아서, 머리 빡빡 기가 막히게 잘 깎아줌.





우리 숙소에서 보이는 뷰다. 끝내준다.


내가 알기로는 저 왼쪽 아래쯤에 다람살라가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게 머리를 빡빡 밀어버리고 숙소로 돌아와서 누워있는데,


와이프 친구가 내방문을 두들긴다.


예~ 라고 불렀더니, 방문을 열고는 저기...... 라고 하더니, 어? 죄송합니다. 방을 잘못 찾았네요. 라면서 나간다.


응???


알고보니 머리가 빡빡 깎아버리는 바람에, 다른 사람인줄 알았던 모양이다.ㅎㅎㅎ



그렇게 그들이 날 버리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마음에,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고,


저녁은 첫 사진에 보이는 오른쪽 샹그릴라라는 식당에서 했었다.


그 당시에 우타파 였나? 인도 빈대떡으로 통하는 그런 음식을 먹었었고,


한국말을 곧잘하는 우리은행 다니는 여친이 있다는 날라리 새킈가 자꾸 귀찮게 굴었던 기억이 난다.





이 사진을 등지고 쭉 가면 핑크게스트 하우스가 나옴.



사실 처음에 와이프는 나에게 별로 말을 걸지 않았었다.


와이프도 나도.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그냥 서로 말을 잘 걸지 않았다.


그냥 중간에 있던 장옥빈여사한테만 말을 걸었던 기억이 난다.



훗날 알게된 사실인데,


내가 영국에서 3개월동안 있다가 인도로 왔다고 해서 겁나 부자인줄 알았단다.


하지만 현실은......


그래요. 중요한건 마음이겠죠.





맥간/다람살라 이 동네는 달라이라마가 계신 곳이라 그런지,


티벳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대다수다.


순수 인도인은 별로 없고, 대다수가 티벳인들이다.



그래서 문화 자체도 티벳 문화가 많다.


자세히 보면 왼쪽 전봇대에도 TIBET뭐라고 붙은 흰색종이가 보인다.




처음 보자마자 와이프를 좋아했던건 아니다.


첫눈에 반했다는 뻥을 안쳐도 우리는 충분히 영화같이 만나서 영화같이 살아왔으므로 괜찮다.


우리가 진짜 사귀게 된 건, 먼 훗날... 


스리나가르라고 불리우는.... 맥간-마날리-레-스리나가르... 이렇게 4개의 도시를 거친 이후의 일이다.





밤새 버스를 타고 온 우리는 배가 고파서,


그냥 보이는 아무 식당에 들어가서 밥을 먹었다.


찐빵처럼 보이는 이건 모모 라고 불리우는 티벳식 만두다.


맛은 만두랑 거의 비슷한데, 조미료가 별로 없어서 밍밍한 맛이다.



그리고 저 흰색죽은... 미음인데 이상하게 맛있다.


먹고 잇으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듯한 묘한 맛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결혼할때, 신혼여행지로 맥간을 올까도 생각했었다.


근데 맥간은 델리에서도 버스로 13시간 걸리는 곳이라, 일주일짜리 신혼여행으로 오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생각만 했었는데.... 결국 오게 됐네.



쉽게 갈수 없는 곳이라, 더 애틋한 곳이다.





아침 먹을라고 동네를 한바퀴 돈 이후로 몸이 피곤해져서,


낮동안 계속 잠만 자다가 밤에 일어나서 저녁을 먹으러 온 곳.


피스카페라고... 한국인이 하는 카페인거 같다. (확실치는 않음.)


인터넷에 이곳 매운 뗌뚝이 유명하다고 해서 와봤는데,


그닥.... 별 맛 없다.



짬뽕 같이 얼큰한 맛을 기대했는데, 그런건 아니고... 그냥 매콤한 수제비??


생각보다는 별로였음.




저 사원이 맥간을 상징하는 사원이다.


이곳은 티벳식 불교를 믿는 동네라서, 사원도 티벳 불교 사원이다.




2007년 인도여행에서 만나서, 2012년까지. 5년여의 연애를 거쳐 결혼을 하고,


그리고 같이 1년여의 세계일주를 한 우리.


어디가도 꿇리지 않을만큼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이쯤 되면 대놓고 막 자랑하고 다녀도 된다고 본다. 



어찌보면 2007년 처음 왔던 맥간은 나에게 평온함을 준 곳이다.


혼잡스러운 델리를 벗어나 처음으로 혼자 배낭여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준 곳이고, 진희를 만나게 해준곳이다.


나에게는 언제나 가고 싶은 제3의 고향같은 곳이다.


2013년에 다시 간 맥간은 여전히 나에게 따스함을 안겨주고 있었다.


여행기를 쓰면서, 와... 여기 다시 한번 가고 싶다라고 생각드는 곳은 그닥 많지 않다.


차라리 한번도 안 가본곳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만....


맥간은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가게 될거 같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3. 24. 20:26

채식주의자의 도시. 리쉬께쉬는 나와 맞지 않는 도시였다.


그래.


혼자서 내 등도 못 긁는 내가 무슨 요가냐...


고기 없으면 밥도 못 먹는 내가 무슨 채식주의냐...


아무 미련 없이 뜨기로 했다.





우리가 머물렀던 리쉬께쉬 숙소.


제일 옥상에 있는 방이었는데, 손님이 거의 없는 숙소였다.


우리방에 베란다도 있고 하긴 했는데....


너무 더워서 왠만하면 그냥 방에만 있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냥 그저 그런 흔한 숙소였다.





이제 드디어 맥간으로 향할 시간이다.


맥그로드 간즈, 맥그로즈 간지, 맥간 아무렇게나 불러도 상관 없다.


그냥 달라이라마가 살고계신 다람살라 바로옆 동네라는 것만 알면 된다.



맥간으로 가기 전 든든하게 배를 채우기 위해 탈리를 시켜먹었다.


탈리는 그냥 인도에서 백반 같은 단어인거 같다.


왠만한 식당에 가면 다 탈리를 팔고 있는데,


보통 밥 + 짜파티 + 달이라고 부르는 콩카레 + 다른 종류의 카레 등등을 판다.


가격도 제일 싸고, 배도 부르고, 먹으면 건강해지는 느낌의 음식이다.



남인도쪽으로 가면 식판 대신 바나나잎 위에 이런 백반을 차려주는데,


그건 밀즈이라고 부름.


네팔에 가면 탈리 라는 단어 대신, 달밧 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얼추 비슷하게 생긴 백반임.





안녕 리쉬께쉬.


우리 다시 만날 일은 없겠지만, 잊지 않을게.





리쉬께쉬는 신성한 곳이라서,


바라나시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놀러오는 곳이었다.


사진에 찍힌 소는 관광 온건 아니고 그냥 이 동네에 살고 있는 소로 사료된다.



인도 내에서 다른 곳으로 놀러다니는 사람들은,


사진에서 보이는것과 같이 꽤 잘 차려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음.



인도는 보통 가족 단위로 많이 놀러다니는거 같았다.


그것도 대가족이 말이지...


참 보기 좋은 풍경이었다.





저 사람들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도 나름 브루죠아라서,


커피데이에 가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차 시간을 기다렸다.



커피데이는 인도에서 엄청 유명한 커피 체인점인데,


우리나라만큼은 아니지만 꽤 고가의 가격을 자랑한다.


스타벅스랑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을만큼 깨끗하고, 인도스럽지 않은 고급스러움이 특징이다.


커피맛은... 흠... 그냥 달달한게 내 입맛에 딱임.



예전에 2007년에 혼자 인도에 왔을때,


뭄바이에서 처음 커피데이를 갔던 날이 기억난다.


지금은 기억도 잘 안나는... 영국사람이었나... 여하튼 뭄바이에서 만난 사람이랑 같이 돌아다니다가,


그 사람이 자기는 아침마다 꼭 여기 커피를 마신다고 얘기를 듣고는,


속으로 '인도까지 왔는데 왠 고급커피숍. 인도라면 역시 길거리 짜이지!!' 라는 말도 안되는 인부심을 부렸었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날 카메라를 잃어버리고, 


멘붕에 빠져서 쓰린 속을 달래려 커피데이에서 비싼 커피를 사마셨던 기억이 난다.





깨끗한 갠지스강.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인도...


아마도 10년 후에 다시 들렀을때에는 이곳도 다리가 생기고 선착장이 생기고,


보트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할지 모르겠다.



혹시... 다음에 이곳에 다시 올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그때 다시 오면 또 감회가 새롭겠지?





원래는 리쉬께쉬 시내에서 릭샤를 타고 버스정류장 (이라고 쓰고, 그냥 버스 사무실 앞이라 부른다.)로 향하고자 했는데...


망할 릭샤가 자꾸 가격으로 장난 친다.


물론 따지고 보면 몇백원, 몇천원 차이지만,


또 속이 좁은 우리들은 그런거 용납 안하지.



여행하는 내내 괜히 흥정하다가 빡치지 말고, 4km이내 거리는 그냥 걸어다니자. 로 여행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냥 걸었다.


다리 건너고 오르막길 오르고나니까... 그나마 릭샤가 제 가격을 부르더라.



물론 이렇게 여행하다보면 몸은 힘들고, 시간은 많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편안하다.


말도 안되는 가격부터 시작하는 흥정은, 잘 되도 찜찜하고, 안 되면 빡치기 마련이니까...





전형적인 간지나는 코쟁이 언니.


특히 게르만족 언니들은 힘이 장사라서,


우리 배낭보다 2배는 더 큰 배낭도 한손으로 들고 다니신다.


싸우면 100% 내가 질거 같음.



참고로 인도를 비롯해서 몇몇 나라들은,


버스에 짐을 가지고 탈때 추가요금을 낸다.


예전에는 이건 말도 안되는 횡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횡포 맞음.



물론 아닌 곳도 있지만, 대부분 외국인한테만 짐값을 받는다.ㅋㅋㅋㅋ


근데 이런거 가지고 싸우기 시작하면 끝도 없어서 그냥 돈 주고 끝~





버스 내부.


오른쪽에 터번을 두른 아저씨는 힌두교도가 아니고, 시크교도다.


보통 이름이 사자를 뜻하는 싱이 달려있고, 저렇게 터번을 둘러쓰고 다니신다고 한다.



진짜 시크교도는,


금속팔찌와 나무막대기가 필수라고 하던데... 맞나?... 여하튼 그러하다.


이정도 버스는 나름 고급버스다.


뭔가 쿠션이 있잖앙.ㅋ





지나가면서 뭔 판자촌.


인도는 정말 극과 극을 보여주는 나라다.


뭄바이에 가면 개인집으로는 비싸기로 세계 10위 안에 드는 집도 있는 반면에,


어느 땅 구석에는 아직도 문명의 혜택을 전혀 못 받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지금 보이는 판자촌은... 흠...


뭐 상대적이겠지.


아프리카 초원에 움막 짓고 사는 원주민보다야 문명의 혜택을 받은거지만,


저 옆에 있는 콘크리트 건물에 사는 사람들보다는 못 받고 사는거니까....



여행하다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들지만,


그중에 가장 자주 드는 생각은.


아. 난 정말 운이 좋은거였구나. 복 받은 삶이다. 라는 생각이다.





중간 정류장.


여기서 최신 IT기기로 무장한 스님들을 태우고 다시 또 길을 떠났다.


그리고 이게 이날 우리의 마지막 사진이다.


버스가 출발한지 13시간.


13시간동안 쉬지 않고 달려서 맥간에 도착하게 된다.


요즘은 대구가는 3시간 반짜리 버스도 온몸이 뒤틀릴 정도로 힘든데, 이때는 어떻게 장거리 버스를 타고 다녔는지 모르겠다.




드디어 내일이면,


우리가 세계일주를 떠난 이유 중 하나,


그리고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인,


2007년 9월 17일.


우리가 처음 만났던 맥간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