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5. 27. 21:36

10시간정도 밤길을 달린 끝에 우리는 델리에 도착했다.


흠~ 인도의 수도 뉴델리.


인도를 여행 온 사람이라면 대다수가 들리는 이 곳.


말 그대로 인크레더블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이 곳.


그래서 인도는 관광문구도 인크레더블 인디아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다이나믹 코리아였는데... 요즘도 그걸 쓰는지 모르겠음.)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빠하르간지로 가는 릭샤를 잡기 시작했다.


인도 뉴델리에는 빠하르간지라는 여행자들을 위한 동네가 따로 있다.


기차역 앞쪽에 있는 큰 길거리인데, 거기에 세계 온갖곳에서 흘러들어온 여행자들이 밀집해 있다.



인도답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온갖 삐끼가 달려든다.


아직 짐도 안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마구마구 달라붙는다.


가끔씩은 우리 짐을 직접 가져가려는 의욕과다 삐끼도 있으니 조심해야된다.



빠하르간지까지 얼마냐고 물었더니 250루피를 부른다.


사실 인도의 환율은 많이 싸져서... 우리가 갔을때 20정도 했다.


(2007년에는 1루피에 25원정도 했었다.... 2015년인 지금은 보니까 17원정도까지 떨어져있네...)


그니까 대충 5천원정도를 부른거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택시 타면 엥간하면 5천원이 넘으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타고 되지만.



워워.


여기는 인도. 인디아. 인크레더블 인디아.


고로 바가지도 인크레더블한 곳이다.



나름 인도여행이라면 감이 좀 살아있는 우리라서, 비싸다고 판단하여 다음 사람에게 물었다.


이 사람 저 사람 다 물어봐도 좀처럼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



망할. 이럴때 찾는 최후의 방법이 있다.


바로 Prepaid Booth로 가서 가격을 알아내면 된다.


버스정류장이나 공항 같은 곳에는 Prepaid Booth라고... 목적지를 얘기하면 정부에서 정한 가격으로 표를 끊어준다.


그리고 그 표를 릭샤꾼이나 택시기사에게 전달해주면 알아서 목적지까지 모셔다 줌.



실제로 인도 사람들이 타는 비용보다는 비싸지만, 바가지 쓰는것보단 낫다.


내 생각에 외국인은 백번 죽었다 깨나도 실제 인도인들이 지불하는 비용으로 릭샤나 택시를 탈수는 없을거 같다.


릭샤꾼들이 250 부르던 것을, Prepaid Booth가서 끊으니까 90에 갈수 있었다.


그러면.. 아마 실제 인도인들은 50이면 가지 않을까 싶다.





우리를 빠하르간지로 인도해준 착한 릭샤꾼 아저씨.


난 2007년 처음 인도에 가기 전에,


여행 패키지를 통해서 캐나다랑 미국도 가보고... 인도 가기 직전에 영국도 가보긴 했지만.



사실상 내 인생의 첫 여행다운 여행은 인도였다.


처음부터 너무 빡센 곳을 잡아서였을까...


정말 처음 인도에 도착했을때는 멘붕에 빠져서 허우덕댔던 기억이 난다.


혼자서 해외여행이라는걸 처음 해보는데... 왜 하필 인도를 택했을까...


그 당시에는 나 스스로가 너무나도 대단한거 같고, 대견스러웠는데...



세계를 한바퀴 돌아본 지금은,


인도만큼 여행하기 좋은 나라도 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도는 여전히 여전했다.


여전히 지저분했고, 여전히 냄새가 났고,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모든 것이 미세하게 바뀐듯 싶으면서 바뀌지 않았다.





빠하르간지의 초입부분.


델리 기차역 반대편 입구 부분이다.



뭔지 모르게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뭐 인도 여행하면 얼마나 했을거고, 인도에 대한 애착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냐만은...


꼴에 또 몇번 와본곳이라고 반갑긴 하더라.





여기는 빠하르간지 내에서 삼거리라고 불리우는 곳이다.


빠하르간지 중앙쯤에 위치해있고, 사진에서 보이는 곳을 등지고 가면 기차역이 나오고, 왼쪽으로 가면 지하철역이 나온다.


참고로 인도에도 지하철이 있음.


참고로 인도 델리 지하철은 우리나라 지하철보다 훠배 좋음.


대신 표 끊고 들어갈때 짐검사 하고 들어가야된다.


안에서 사진도 찍으면 안됨.





빠하르간지 내에서 우리의 숙소가 위치해 있는 골목이다.


내 생각에 한국인중에 80% 이상은 이 골목에 있는 숙소에서 머물러봤을거라 생각한다.


특히 위에 주황색 간판으로 보이는 스팟 호텔.


한때 우리나라에서 인도여행의 바이블처럼 추앙받던 100배 즐기기 책에서 저 곳을 추천해놓는 바람에,


거의 대부분의 한국인이 이 호텔을 이용했었다.



여전히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네.


개인적으로는 주인장이 불친절해서 다시는 안간다.





여기는 그 골목에 있는 인터넷 카페다.


2007년만 하더라도 와이파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인터넷이나 전화 쓰려면 무조건 이런 피씨방에 갔어야 됐는데...


요즘에는 뭐 세계 어느곳에서나 와이파이가 팡팡 터지니까...


피씨방도 많이 망했을거라 생각이 든다.



이 골목에 한국인이 얼마나 많냐면, 가게 곳곳마다 한국어로 된 설명이 붙어있고,


가게에서 일하는 왠만한 사람들은 간단한 한국어도 가능했다.


지나가는 꼬맹이들도 우리를 보면,


'어디가요?'


라고 물어본다... 그래서 어디간다고 말하면, '진짜?'라고 되묻는다.


그냥 기계적인 수준이겠지만, 얼마나 많은 한국인을 만났으면 저렇게 발음이 정확할까 싶을 정도다.





대충 숙소를 잡고, (2013년에는 Sbinn이라는 숙소가 인기였다. 나름 깨끗하고 좋았음.)


아침 밥을 먹으러 갔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로컬 식당.


레얄 인도백반이 먹고 싶었던 우리는 뒷골목을 마구마구 헤집고 다니다가,


딱 봐도 성북동 굴다리 기사식당처럼 생긴곳을 발견했고, 과감하게 도전했다.


가게 안을 딱 봐도 로컬식당이라고 써붙여놓은듯 하다.





우리가 시켜먹은 탈리.


북인도쪽에서는 이렇게 커리랑, '달'이라고 불리우는 콩죽?.. 뭐 그런거랑 짜파티랑 같이 해서,


식판에 담아주는 음식이 있는데... 탈리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로 치면 그냥 백반 같은 거임.



남인도쪽에서는 이런 비슷한것을 식판이 아닌 바나나잎에 올려주는데, 그건 밀즈라고 부르더라.


네팔에서는 북인도랑 비슷하게 식판에 놓고 주는데 그건 또 달밧이라고 부른다.


미세하게 뭔가 차이가 있는것 같지만, 잘 모르겠음.


그냥 먹어보면 다 맛있음.





그리고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서 밤.


왜냐면 야간버스에 지친 우리는 더운 낮동안은 방에서 에어컨 켜놓고 잠만 잤다.



진짜 출세했다.


2007년에 왔을때는 단돈 100원이 아까워서, 하룻밤에 250원짜리 방에서도 묵어봤고,


왠만해선 3천원짜리 방만 골라 다녔었는데...


월급이라는 뽕을 맞아본 지금은,


에어컨 방 아니면 노노. 댓츠 노노.


김미 더 더블룸 위드 에어 컨디셔너.



예전처럼 빈대에 물리고 땀 뻘뻘 흘리면서 냄새나는 침대에서 자고...


그런 재미?는 없지만... 이제 그런거 하기에는 체력이 너무 많이 소진되어 버렸다.


그런건 이미 남미에서 많이하고 와서 그런지, 인도에서는 그냥 편히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사진으로 찍은건 내 영원한 사랑 씨티뱅크.


가 아니고... 그 옆에 노점상이다.


2007년에 처음 인도에 와서 멘붕에 빠져있다가... 너무너무 배가 고파서 야밤에 저 노점상에 가서 치킨을 사다 먹었는데...


먹으려고 방에서 딱 봉다리를 여는 순간.


치킨인지 X인지 도대체 뭔 음식인지 모른 괴상한 비쥬얼에 식욕이 급감해서 반도 못 먹고 버린 기억이 나서 찍어봤다.


2007년 인도 여행기는 이 글 마지막에 링크로 달아놓겠다.





빠하르간지는 엄청 많이 변해있었다.


특히 도로에 아스팔트가 깔려있었다...


빠하르간지에 아스팔트라니!! 아스팔트라니!!!



내 기억속의 빠하르간지는,


흙투성이 바닥에... 아무데나 소가 자빠져있고, 사람들도 자빠져있고,


아비규환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었는데,


다시 찾은 빠하르간지는 너무나도 깔끔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좀 실망스러웠다.


예전의 기억과 다른 현재의 모습은, 그 모습이 어찌됐든 실망하기 나름이니까.





인도는 외국인을 위해 요상찬란한 옷들을 많이 파는데,


이게 생각외로 잘만 고르면 한국에서 잠옷으로 유용하게 입을수 있다.



특히 지금 오른쪽에 보이는 저 치마...


분명히 똑같은 치마를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도 팔고 있었는데,


그때의 가격보다 반이상은 싸게 팔고 있었다.



역시... 인크레더블 인디아.





우리가 저녁으로 먹은 치킨.


딱 보면 알겠지만, 나름 고급 외국인 여행자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한국으로 들어갈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온 몸의 에너지가 쏵 빠져나가버려서...


인도에서는 편하게 쉬다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다음 여행지인 홍콩도 그닥 비싼 동네는 아니지만, 천성이 찐따인 우리들은 인도 아니면 돈 쓸곳이 없다.ㅠ


홍콩 가서도 뭐만 사먹을라 치면 비싸다고 수십번씩 고민하겠지.


안봐도 비디오고, 실제로도 그러했음.




이제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델리는 더웠다. 도대체 인도 아저씨들은 어떻게 이 날씨에 긴바지 긴셔츠를 입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난 가만히 숨만 쉬어도 등이 땀으로 흠뻑 젖던데...




이렇게 6년만에 인도 델리로 돌아왔다.


6년전에도 누나들이랑 같이 다니다가, 루트가 꼬이는 바람에... 델리면 총 3번을 왔었나... 4번을 왔었나..


여하튼 이상하게 많이 왔었는데...


참 올떄마다 뭔지 모르게 내 나와바리라는 느낌이 드는 동네다.



어디 다른 도시를 갔다가 델리로 딱 돌아와서 빠하르간지로 들어오면,


'아.. 돌아왔다. 좀 쉬자.' 라는 생각이 우선 든다.


여행자 거리라서 그런가?... 그냥 내 기분탓인가?...


이제 우리는 내일모레 홍콩으로 떠난다. 안녕 인도. 안녕.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5. 26. 22:07

2007년에 마날리에 왔을때도, 고작 하룻밤 자고 바로 레로 이동하느라 못 가보고,


이번에도 매일매일 늘어져서 신선놀음 하다가 못 가볼뻔한 곳.


바로 올드마날리 옆동네인 바쉬싯.



사실 마날리에 있는 유일한 관광지가 바로 바쉬싯 온천이다.


정확히 마날리는 아닌거 같지만, 거의 옆동네라서 마날리 도시의 일부분이라고 치는거 같다.



위치는...


뉴마날리에서 오른쪽으로 쭉 올라가면 된다.


쉽게 얘기해서 뉴마날리에서 왼쪽으로 쭉 오면 올드마날리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쭉 가면 바쉬싯이 나온.


다고 한다.


몰라. 난 릭샤 타고 그냥 갔어.


돈만 주면 다 갈수 있다.





아침에 보이는 설산.


아. 아름다와.


설산은 언제봐도 아름답고 사람을 설레이게 만든다.


더운것보단 추운걸 좋아하는 성향이라 더 그런거 같다.





우선 할일 없이 빈둥빈둥거리면서 12시까지 뻐긴 다음에...


12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사실 체크인, 체크아웃 개념이 약한 인도에서 시간을 딱 맞출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매너있는 여행자를 표방하고 있으므로 12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짐을 대충 맡겨놓고 릭샤를 타고 바쉬싯으로 고고.



그냥 릭샤를 잡고 바쉬싯 한마디만 하면 알아서 가준다.





이게 길 건너온 모습이다.


사진에서 강건너 오른쪽에 집들이 모여있는 곳이 바로 올드 마날리다.


거기서 릭샤를 타고 왼쪽 숲있는 곳으로 쭉 내려와서 다시 강을 건너 반대편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바쉬싯은 처음 와봤는데, 나름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올드 마날리에서는 별로 안 보이던, 인도 여행자들이 많이 보였다.


왠지 여기도 성지의 냄새가 난다.



외국인 관광객보다는 인도인 관광객을 위한 상점들이 많이 있었다.





여기가 바로 바쉬싯이다.


뜨거운 물이 나오는 온천인데, 돈을 내고 들어갈 수 있다.


당연히 여자랑 남자는 구분되어 있다.



지금 들어가는 곳이 남자인것으로 기억남.


왼쪽에 보이는 입구가 여자가 들어가는 입구다.



어차피 바쉬싯은 노천탕이라서 둘다 오픈되어 있다.


하지만....


여탕은 안을 볼수 없을 정도로 엄청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남탕은?


밑에 사진이 있겠지만, 그냥 걸어가는 사람도 다 볼수 있는 구조였다.


쿨가이들.





하지만 우리가 바쉬싯에 간 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고,


우리는 우산이 없었고,


마날리를 떠나 밤새 장거리 야간버스를 타고 갈 생각에,


체력을 비축해둬야 되겠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이게 장거리 버스를 타면 탈수록 느끼는건데,


버스든 비행기든... 체력이 있어야지 더 잠을 잘 잔다.


괜히 푹잠 잔다고 밤새 술마시고, 비행기에서도 위스키 주문해서 마시고 그러다보면,


더 잠도 안오고 시차적응 실패하고 도착해서 컨디션 난조로 시망하고... 그런 악순환이 발생한다.



여하튼 그래서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온 곳은,


바쉬싯의 유명 레스토랑.


후지 레스토랑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후지.


그러하다. 여기는 일식집이다.





일식집에서는 역시 뭐?


오꼬노미야끼.



정확히 저 위에 뿌려진 흰색의 소스만 오꼬노미야끼의 맛이 났고,


그 밑에 깔려있는 정체 모를 빈대떡은 도대체 이게 무슨 음식인가 고민하게 만들정도로 맛이 없었다.



게다가 레스토랑 구조를 보면, 뭔가 일렬로 앉아서 서로 마주보면서 먹는 스타일이다.


일본인들과의 어색한 식사시간.


어색어색.


부끄부끄.


지금 여기가 인도인지, 일본인지, 한국인지 모를 시공간의 초월상태.



결국 우리는 바로 옆에 한국 북카페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후지 레스토랑을 빠져나왔다.




바로 옆에는 J.J카페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북카페가 있었다.


1층과 2층으로 분리되어 있는 신기한 구조였는데...


1층에서 음료를 시켜서, 2층 방에서 책을 보면서 음료를 마시는 그런 구조였다.


우리는 여기서 버스가 떠나는 시간까지 최대한 뻐팅기면서 2~3권의 책을 읽을 각오를 하고 왔다.



버뜨.


헤이리 출판단지에 가도 읽고 싶은 책이 없는 내가...


인도에 있는 한국 북카페에 갔다고 해서 읽을 책이 생길리 만무하였다.


소설?.. 흠.. 재미없어보여.


자기개발서?.. 흠.. 흥미없어.


종교서적?.. 흠.. 지루해.


잡지?.. 흠.. 관심없어.



이렇게 모든 책을 스킵해버리고는, 결국 읽을 책이 없음을 깨달은 나는 절망에 빠졌다.


(근데 진희도 읽을 책이 없었다고 한걸보면 책이 그닥 다양하지는 않았던거 같다.)



사람이라는게 웃기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는 정말 한글로 써있는 것이라면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읽을수 있는 것이라면...)


뭐라도 읽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던 적이 있었다.


어느정도였냐면, 난 2007년에 영국에 가서 한글로 된 책이 너무 보고싶어서 1970년대인가... 그때 나온 플라톤의 국가론 번역본을 꾸역꾸역 읽었었다...



여튼 그러하던 나였는데,


전 세계 어디서나 와이파이가 빵빵 터지면서 실시간으로 네이트 뉴스를 볼수 있는 지금은,


또 다시 책에 대한 흥미가 뚝 떨어졌다.



그래서 다음에 여행갈때는 꼭... 휴대폰이랑 모든 전자기기를 버려두고 갈 생각이다.





그렇게 북카페도 실패한 우리는, 그냥 바깥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도대체 온천이 어떤곳인가 궁금해서 잠시 살펴본 남탕.



사진 찍어도 되나? 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왜냐면 저 멀리서부터 사람들이 벽 너머로 사진을 마구 찍어대길래 뭐가 있나해서 와봤더니 있는게 남탕이었음.


그리고 왼쪽을 보면 탕 안에서도 마구마구 사진을 찍는다.



남탕을 잠시 본 결과.


흠. 안 들어가길 잘한거 같다.


물색깔은 뭐... 온천이 원래 좀 탁하니까 그렇다고 쳐도...


너무 좁은 탕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발 씻고, 세수하고, 수영하고...


떄밀이 아저씨가 있었다면 등짝을 한대씩 후려맞을법하게 요란법석이었다.



여하튼 내 스타일은 아니었음.


참고로 바쉬싯에서는 속옷은 안 벗고 온천을 즐긴다고 한다.


괜히 우리나라 찜질방 생각하고 홀딱 벗으면 당신의 귀욤이는 전 세계 인터넷에 공유될거임.



그리고 저 외국인을 모자이크 처리한 이유는.


저 외국인이 흰팬티를 입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합니다. 그렇기 때문입니다.





바쉬싯 앞쪽 광장의 모습.


바쉬싯은 인도인들이 단체관광을 오는 듯한 그런 분위기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부녀회에서 전세버스 대절해서 온양온천으로 놀러가는 듯한 그런 분위기?



갑자기 수많은 인도인들이 몰려들었다가,


갑자기 또 쫙 빠져나갔다가, 다시 또 몰려들었다가는 반복하고 있었다.





아까랑은 다른 노천탕의 모습.


아... 원래부터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만, 보고 있노라니 더 들어가기가 싫다.


사람이 너무 많어...



저 안에서 사람들이 목욕한 물이...


오른쪽 아래 보이는 수도꼭지로 줄줄 나오고 있는데,


사람들은 거기서 빨래도 하고 발도 씻고 한다.


재활용인 셈이지.





바쉬싯에서 본 올드 마날리의 모습.


앞에 쭉 서있는 흰색 차들은 모두 인도 택시다.


아마도 가족단위로 이 차를 대절하고 와서 바쉬싯 온천을 즐기고 다시 되돌아가는 모양이었다.





이게 여탕의 모습임.


안은 어떤 구조인지 볼수조차 없었다.


흠... 여자도 아마 속옷은 안 벗고 온천을 즐기지 않을까 싶다.


진희라도 한번 들여보내볼껄 그랬나...





바쉿싯 노천탕 주변에는 이렇게 빨래를 하는 곳이 몇군데 있었다.


내 생각에 저기서 나오는 물들은 다 노천탕에서 쓴 물을 재활용 하는거 같았다.



그래도 나름 여기까지 왔으니,


온천물 한번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에, 발만 살짝 씻어봤다.


엄청 뜨겁지는 않고, 그냥 기분 좋게 따뜻한 정도다.





릭샤를 타고 숙소로 다시 돌아가서, 우리의 짐을 챙기고 이제는 버스를 타러 갈 시간.


아... 예전에 맥간에서 마날리 올때 탔던 버스에서 만났던 한국인이 있는데,


그 한국인은 바쉬싯에 숙소를 잡았더라.. 


처음에는 우리가 있던 올드 마날리쪽에 잡았다가... 숙소가 맘에 안들어 옆 숙소로 한번 옮기고... 다시 또 바쉬싯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숙소였던 마날수 게스트하우스.


거기서 짐을 챙기고 나오는데 어디서 많이 본 한국인이 체크인을 하러 왔다.


보니까... 예전에 네팔 포카라에서 만났던 한국인이었다.


역시 모든 여행자는 다시 만나게 되있어....


어색어색 뻘쭘뻘쭘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이렇게 마날리에서 뜻하지 않게 마지막날 한국인 두명을 만나고 버스정류장으로 왔다.


지금 보이는게 마날리 버스정류장임.


사방팔방 안가는 버스가 없다. 


참고로 버스 앞에 보이는 노새는 타는거 아님.





버스에 타기 전에 간단하게 먹을 것좀 사고...


2007년에도 버스를 타기 전에, 누나 둘이 먹을걸 사러 가서 이것저것을 사왔었던 기억이 난다.


우선 사과쥬스를 사왔었고,


또 하나는... 스위트 라고 불리우는 엄청나게 단 젤리였는데...


한개를 먹으면 정말 반나절 이상 단게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도 단 젤리였다.


그걸 한박스를 샀었는데... 결국 다 못먹고 버렸나? 다 먹었나?


여하튼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





오늘밤 우리를 델리까지 아늑하게 모셔다줄 슈퍼디럭스 버스다.


정부 버스임에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장난 아니다.


인도에서 버스 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정도면 정말 우리나라 우등버스 이상으로 좋은 버스다.


머리받이까지 있잖아!!! 발받침대도 있다고!!!



비록 델리로 내려가는 길이 후져서 덜컹거리는데다가,


밤새 아기도 울고, 아저씨들이 코도 골고 했지만..


너무나도 편안하게 델리로 향했다.


정말... 이때는 이런 버스도 너무나도 편하다며 울정도로 감격했는데,


지금은 우등 말고 일반버스 타고 대구 내려가면 반나절은 앓아누워. 온 몸이 쑤셔서...




이제 델리를 마지막으로 우리는 인도를 떠난다.


그리고 홍콩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간다.


지금 글을 쓰며 이때를 떠올리자니, 어젯밤 꾼 꿈인듯 싶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5. 23. 23:56

금일의 마날리 날씨는 말 그대로 쩔었다.


여행을 하면서 느낀건데, 고산지대는 보통 아침에는 맑다가 정오쯤 되면 우중충해지는 날씨가 특징인거 같다...


근데 오늘은 정말 하루종일 날씨가 좋았다.



햇빛은 쨍쨍하지만 건조해서 그늘에 있으면 시원한 그런 날씨,


바람이 많이 부는 그런 날씨를 난 참 좋아한다.


대체적으로 습한 한국에서는 정말 가끔 느낄수 있는 그런 날씨이긴 한데...


난 그런 날씨를 좋아한다.





우리 마날수 숙소에서 보는 뷰.


침대에 앉아있으면 창밖으로 이런 뷰가 보인다.


방안에 있으면 시원한데다, 창밖으로 이런 뷰까지 보이니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진다.


그냥 말 그대로 멍때리고 있게 된다.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경험을 할수 있을까.


회사 다니면서 여름휴가라고 불리우는 것은, 보통 1주? 2주? 정도 해외여행을 가는 것...


비행기 시간을 빼면 총 10일 남짓한 시간동안,


이런 여유를 부릴 시간이 될까.



여행을 다니면서 항상 궁금했던 점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금발양키들의 책 읽는 모습이었다.


아니, 쟤네는 왜 이 먼곳까지 비행기 타고 와서 책을 읽고 있지?


수영하고 관광하고 술마시고 떠들고 놀고 즐기기에도 바쁘지 않나?...



그러하다.


그들은 전혀 바쁘지 않다.


외국애들은 (특히 유럽양키들) 한달씩 휴가내고 놀러다니는게 일반적이라서,


어딜 가더라도 전혀 조급함이 없다.


우리처럼 1일차 6시기상 - 호텔조식 - 7시 관광스팟1으로 출발 - 인증샷 찍고 9시 관광스팟2로 출발 - 페북에 올리고 - 기념품 좀 사고...


등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필요가 없는거다.


휴가 기간 자체가 워낙 길다보니 책 읽을 시간도 있고, 여유를 부릴수 있는거 같다.



아시아인들은 어딜가든 사진만 찍고 돌아다닌다고 욕하지 말아라.


우리도 너희처럼 한달씩 휴가 쓸수 있으면 책도 읽고 여유 있게 여행할수 있다고..ㅠ





뇌가 아무리 멍을 때려도, 위는 절대 멍 때리는 법이 없다.


배가 고픈 관계로 점심을 먹으러 동네를 뒤졌다.


그냥 자주 가던 블루 엘리펀트를 갈까 하다가... 좀 다른곳에서 먹고 싶은 마음에,


올드 마날리 안쪽으로 들어가봤다.


이 길은 올드 마날리 끝쯤의 모습이다.





그리고 우리가 선택한 이곳.


Raj 패스트푸드라는... 이름은 마치 햄버거를 팔것 같지만,


안에 계신 손님들로 봐서는 80% 확률로 인도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인거 같다.



북인도 사람이랑 남인도 사람이랑 만나면 힌디어를 안 쓰고, 영어를 쓴다고 한다.


인도는 대략 800개에서 2000개의 언어가 있다고 하는데...


인도정부 공식 공용어는 힌디어랑 영어뿐이다.


원래 힌디어로만 해도 될거 같은데, 힌디어를 거의 안 쓰는 동네도 있어서 어쩔수 없이 영어도 같이 공용어로 했다고 한다.



난 실제로 인도 최남단에 위치한 까냑꾸마리라는 동네에서,


북인도 사람이랑 남인도 사람이랑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걸 봤다.


물론 난 그 영어도 못 알아듣긴 했지만, 신기방기한 경험이었다.



여하튼...


그러한 관계로 인도 대부분의 음식점에는 영어로 된 메뉴판이 있으니 여행하는데도 아무 걱정 없다.





우리가 시켜먹은 볶음국수와 뗌뚝.


난 못 먹는 음식은 없지만, 딱히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걸 즐기는 편이 아니다.


그냥 맨날 먹던거 먹는걸 좋아하는지라,


인도에 오면 항상 먹는게 저 쵸멘 아니면, 에그커리.


두개만 주구장창 먹고 다닌다.



그와 반대로,


진희는 이것저것 새로운걸 먹어보는걸 좋아해서,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편이다.


이 치즈맛이 약간 나는 뗌뚝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서 다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데,


우리 숙소 1층에서 어떤 외국인과 인도인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구두를 닦는 어린 인도인이 외국인에게 뭔가 말을 걸고 있었다.


난 속으로,


'어린 친구가 벌써부터 외국인 등쳐먹고 다니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이 부끄러워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저 인도인이 구두를 닦지 않겠냐고 접근하기는 했지만,


보다시피 양키의 신발은 구두가 아니었으므로 바로 대화가 종결됐다.


그 후에, 저 두사람은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



그 와중에 내 눈에 띈건 인도인이 들고 있는 저 영어단어 책...


저 인도인은 일하는 와중에 자기가 들고 있던 영어단어 책을 꺼내서 양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양키 역시 읽던 책을 잠시 접어두고는 이것저것 알려주기 시작했다.



흠...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저 인도인에게 놀란것도 아니고,


원래부터 영어를 잘하는 저 양키에게 놀란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저들의 오픈마인드가 부러웠을 뿐이다.


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사기를 당하고, 삐끼에게 속고 빡치고 열받고 돈 잃고 마음 잃고 사랑도 잃고 하다보니,


어느 순간 나는 엄청나게 폐쇄적으로 여행을 하고 있었다.


현지인이 뭔가 말이라도 걸면,


'아니요. 필요 없어요.'


라는 말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오고 있었다.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은 무조건 사기꾼이야.


얘네가 왜 나한테 말을 걸겠어? 뭘 팔거나 사기 치려고 말을 걸겠지.


라는 마인드가 가득차있었다.



그러다보니... 사기는 잘 안 당하게 된다.


당연히 사기 당할 새도 없이 무조건 밀쳐내니까 사기를 안 당하겠지...


하지만,


수많은 인연들을 잃고 있었다.


사기꾼 100명을 밀어내서 다행인지는 몰라도, 1명의 인연까지도 밀어내버리고 있었다.



이건 이제까지 내가 살아온 방식과도 비슷했다.


사람에게 상처받는게 싫어서 모든 사람을 밀쳐냈던 내 지난 모습.


상처를 안 받는데에는 성공했지만, 나에게 호의를 갖고 다가온 사람들까지도 모두 밀쳐내버리고 말았다.


난 항상 누군가가 먼저 다가와서 나를 설득시켜 그 사람을 받아들이게끔 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던거 같다.


참으로 유아스러운 발상이 아닐수 없다.



저 양키와 인도인의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득도한듯이,


그래. 나도 이제 오픈마인드로 바꿔야지~ 하면서 바뀌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제까지 내가 사람을 대하면서 대해왔던 태도와, 내 기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던건 분명하다.





우리 숙소에서 보이는 뷰.


왼쪽에 있는 건물도 숙소인거 같긴 한데... 약간 누추하고 간판도 따로 없는걸로 봐서는,


인도 여행객을 상대로 하는 숙소인거 같다.





사진으로만 보면 좀 더워보일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전혀 덥지 않았다.


햇빛은 쨍쩅하지만 그늘에서는 시원한 날씨.





마날리는 북인도 초입부에 위치한 동네라서 그런지,


설산이 많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이런 풍경도 멋진거 같다.





우리 방 앞에 있던 테이블.


커피 한잔씩 타서 여기 앉아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 세상 아무것도 부럽지 않다.



오른쪽에 널린 빨래중에 가운데 노란 수건은,


지금 399일째 쓰고 있는 수건으로써,


이제 더이상 수건으로써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타월인데, 물기흡수가 전혀 안됨.ㅋㅋㅋ





그냥 방에만 있기는 심심해서 우리는 뭔가 할것을 찾았다.


그리고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음주.



커피만 마시고 있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대낮부터 맥주를 한잔씩 하기로 했다.


세계일주하면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모든 도시에서 술을 마신거 같다.


남미에서는 와인을 많이 마셨고, 유럽에서는 맥주를 많이 마셨고...


서울에서는 그냥 소주만 주구장창 마시고 있다.





술 파는 가게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채,


그냥 무작정 뉴마날리쪽으로 걸어갔다.


가다보면 어딘가 있겠지 싶어서 걸었는데.... 아무데도 파는데가 없다.



이게 머여.


마리화나는 아무데서나 쉽게 구할수 있다는 마날리에서,


왜 술은 아무데서나 안 파는거야?


마리화나가 있으니까 술은 잘 안 마시나?...



사실 술을 권하는 종교는 별로 없을거다. (내가 알기로는...)


그래서 이렇게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나라에서는 술을 대놓고 마구마구 팔지 않는다.


이집트에서도 그랬고... 인도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외국인이 많이 관광오는 동네는 술 구하기가 쉬운데,


가끔 리쉬께쉬처럼 동네 전체에서 술을 안 파는 동네도 있다.



마날리는 그정도는 아니지만, 생각외로 술 파는 곳이 별로 없었다.





뉴마날리에 거의 도착할때쯤, 우리는 술 파는 가게를 찾을수 있었다.


거기서 사온건, 600ml짜리 맥주 4병.


잘은 안 보이는데... 아마도 인도 대표맥주인 킹피셔가 맛이 없는 관계로,


호주맥주인 포스터를 사온거 같다.



지금 병을 따고 있는데 쓰는 맥가이버칼은,


여행오기전에 작은어머님이 선물해주신 마데인짱꿔 맥가이버칼인데,


여행하면서 매우 유용했던 물품 중 하나다.



왜냐면 저기 와인딸때 쓰는 스크류랑 맥주딸때 쓰는 병따개랑 안주딸때 쓰는 깡통따개가 다 있었거든.


우리에겐 필수아이템이었지.





그렇게 대낮부터 맥주를 마시면서 경치 구경을 하면서,


세월아네월아 하다보니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됐다.


저녁은 또 어디가서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첫날 갔다가 가격대비성능비가 별로라서 안가던 식당이 떠올랐다.



다시는 갈 생각이 없었으나, 우리 숙소 들어오는 입구에 위치한 식당이라서,


오며가며 자꾸 종업원이랑 마주친다...


망할 델리 빠하르간지의 양아치들처럼 반강제로 삐끼짓을 하는게 아니고,


그냥 눈인사만 하고... 아주 가끔 오늘 저녁 우리가게로 밥 먹으러 오렴... 수준의 말만 던지던 그 종업원.



마음 약하기로 유명한 우리는,


그 종업원의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서, 그냥 그 가게로 향했다.




이건 진희가 시킨 닭요리고, 나는 피자 한판을 시켜서 먹었다.


맛없지는 않지만, 그냥 특별할게 없는 외국인 상대 레스토랑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나는 곳이었으나,


종업원이 매우 착했던 관계로 다음에 또 다시 가게 된다면 들를 의향이 있다.




둘다 배가 너무 불러서, 동네나 한바퀴 돌며 배를 식히기로 했다.


그리고 조금 걸어가다보니... 분명 아까는 안 보였던 술가게가 매우 가까이에 있었다.


망할. 여기 있는지도 모르고 뉴마날리까지 갔다온거였구나...


술을 더 마실까 하다가... 낮술을 한 관계로 밤술은 좀 그래서 패스.



이제 내일이면 마날리에서 델리로 가는 버스를 탄다.


우리 여행에서 마지막 타는 장거리 버스다.


언젠가부터 10시간 이하짜리 버스는 장거리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어딜 가든 10시간 이하면 아무리 후진 철판버스라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정도였다.



하지만 2년이 흐른 2015년 지금.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대구 서대구터미널까지 가는 3시간 반짜리 우등버스도 힘들다고 징징대고 있다.


사람이라는게 참 웃겨. 그지?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5. 12. 22:15

나는 왜 이날 기억이 별로 없나해서, 와이프의 메모를 참고해보니...


이날도 늦잠을 잤다.


지금부터 찍은 사진은 전부 나 자는동안 와이프 혼자 나가서 찍고 온 것들이다.



뭐 인도는 여자 혼자 여행하기에 위험한 곳은 맞는거 같은데,


대낮에 이렇게 큰 길로 귀닫고 입닫고 눈닫고 다니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





우리 숙소를 나오면 바로 보이는 큰 길이다.


비가 부슬부슬 왔었나보네.



인도에는 소도 많고 개도 많고 사람도 많다.


이상하게 고양이는 별로 못 본거 같음.


일반적으로, 나이 좀 있는 인도 어르신들은 관광객들에게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특히 이렇게 하루에도 수십, 수백명의 외국인들이 찾는 곳에 사는 분들은 더욱더 그러하다.



외국인만 보면 날뛰는 사람들은,


1. 어린이.


2. 삐끼.


3. 외국인.


이 되겠다.


특히 3번. 같은 한국인들끼리 만나서 마음이라도 맞는 날에는 정말.


그날 게스트하우스의 사람들은 잠 다 잤다.


술마시고 떠들고 대한민국 무적함대가 탄생하기 마련이지.





어제 저녁을 먹은 블루 엘리펀트로 빵을 사러 가는 길이었나보다.


저 멀리 보이는 산세가 멋지다.


전에 왔을때는 마날리에는 하루밖에 머물지 않아서,


잘 몰랐었는데...


여기 참 휴양하기 좋은 도시인거 같다.





이건 다시금 숙소로 돌아와서 찍은 사진.


어제 사진이랑 비슷하지?


원래 여행이라는게 그래. 시간이 흐를수록 다 비슷비슷해.





메모에 따르면,


내가 늦게 일어나서 와이프 혼자 빵을 사러 갔다왔고, 빵과 사과쥬스를 먹고 난 후에는,


본인이 졸려서 잠을 잤다고 한다.


그리고 둘이 제대로 눈 뜨고 만난 시간은 오후 5시.


괜찮아.


익숙하잖아?



오후 5시에 산책도 하고 저녁도 먹을겸 슬슬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



이 Lazy Dog이라는 멋스러운 가게는 2007년에도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 웃긴 이름때문에 뇌리에 박혀있나보다.


근데 그때는 이렇게 멋스러운 간판이 아니었는데... 그간 돈좀 만졌나보다.





이건 왜 찍었을까.


그냥 글씨체가 이뻐서 찍었나?...


모르겠네..;;;





우리 숙소는 대략 이렇게 생겼다.


방에는 통유리로 된 엄청 큰 창이 있어서, 침대에 앉아서도 밖의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앞에는 의자와 테이블이 완비되어 있어서,


밖에 앉아서도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우리 옆방에는 어디나라 놈들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약에 미친 양키 남자놈들이 있었다.


그래서 하루 왠종일 그방 앞 테이블에는, 온갖 마약용품들이 즐비했다.


(무슨 페트병을 잘라서 빨대 같은걸 연결해서, 그걸 가지고 들이마시고 아주 그냥 맛이 간듯...)



참고로 모자 쓴거 아님.


그냥 머리임.





저녁으로 먹은 치킨 비리야니.


장소는 역시나 어제 저녁과 오늘 아점을 해결한 블루 엘리펀트다.


맛났음.





이건 뭐지...


뭔가... 외국 음식 같은데?... 돈까스 비스무리한 음식 같다.




와이프의 메모를 읽으면서 느낀건데,


와이프는 다시 찾은 인도가 참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2007년에 나와 함께 오고...


중간에... 2010년인가? 여하튼 중간에 회사에서 출장으로 한번 오고..


이번이 3번째 오는 인도인데도 매우 좋은가보다.


그렇다고 사람이 영적인 걸 추구하거나, 속세에서 벗어나려하거나 하는 사람은 아닌데... 뭐가 좋은거지...



사람의 기억이라는건 참으로 신기하다.


어제 내가 회사에서 했던 업무는 기억도 잘 안날만큼 내 기억력은 감퇴했는데,


여전히 세계일주를 하며 내가 머물렀던 숙소, 내가 걸었던 길거리, 내가 운전했던 곳, 그 냄새, 그 음악, 그 날씨.


모든 것이 생생하다.


지금이라도 눈감고 마날리 숙소부터 뉴마날리까지의 지도를 그리라고 하면, 반 이상의 가게들까지 나열할 수 있을 정도다.



강렬하다.


내 인생에 있어서 엄청나게 강렬한 경험중 하나였다.


세계일주.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5. 10. 22:55

마날리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이제는 모든 것이 고요해지고, 차분해진듯한 느낌이다.


처음 여행 나올때... 뉴욕행 비행기표와, 그리고 뉴욕의 숙소. 마지막으로 뉴욕에서 멕시코 칸쿤으로 가는 비행기표까지만...


이렇게만 준비하고 떠나온 여행이었다.


그 이후로는 그때그때 원하는 곳으로 가자. 라는 생각으로 나왔다.


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더 이상 준비할만한 여력이 없었다.



2월에 결혼하고, 3월에 퇴사하고, 4월에 여행을 떠나는 마당에...


더이상 준비할 여력이 있었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렇게 하루살이마냥 한 나라에 도착하고나면, 그 나라에서 어디를 구경하고 싶은지 찾고,


또 다음 나라는 어디로 할건지 찾느라 참 많이 바빴다.



이렇게 즉흥적으로 다니다보니, 우리가 원하는 왠만한 곳은 다 가볼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일정에 아무런 부담이 없어서 여유롭게 다닐수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것도 안되있는 준비를, 즉흥적으로 하려다보니 많은 시간을 준비하는데 할애할수밖에 없었다.


구경다니고 여유를 즐겨야 할 많은 시간동안 인터넷만 붙잡고 있었던게 사실이다.



모든 기억이 다 희미해진 지금, 어떤 것이 더 좋냐고 물어본다면.


준비기간은 길면 길수록 좋은거 같다.


여행에 대한 준비도 그렇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의 준비도 그렇고.





우리 숙소에서 보이는 뷰다.


흠... 저 오른쪽 앞 공터는... 학교 운동장임.



뷰 자체가 썩 멋지지는 않지만, 


한량짓하기에는 좋은 숙소였다. 마날수 게스트하우스.





오늘은 버스표를 끊으러 가는 날이다.


이제 마날리에서... 델리로 내려가서, 델리에서 홍콩으로 가서, 홍콩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면 된다.



사실 우리의 최종목적지는 마날리에서 하나 더 나아간, 레 라는 도시였다.


북인도 특유의 황량하고 삭막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그 신비로운 도시는,


아쉽게도 우리를 허락해주지 않았다.



마날리보다 북쪽의 도시들은 육로가 매우 험하므로...


1년중에 갈수 있는 달이 몇달 안된다.


보통 5월~9월만 육로로 갈수 있다고 하는데... 딱 이때가 육로가 슬슬 열리고 있는 시점이었다.



흠... 2007년에는 9월쯤에, 육로가 막 닫힐때쯤 (게스트하우스 스텝은 우리를 마지막으로 1년 장사를 마무리한다고 했었지...)


갔었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육로가 막 열릴때쯤이다..


어떻게 할까 많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포기하기로 했다.



가뜩이나 험한 길인데, 길이 슬슬 열릴때면 더 위험할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이미 그 길을 한번 겪어본 이상... 정비가 완료되지 않은 그 길을 다시 가고 싶지는 않았다.


진짜 죽을거 같았다...



여하튼 그런저런 이유로, 우리는 마날리를 끝으로 아주 짧은 2번째 인도여행을 끝마치기로 했다.





뉴마날리의 모습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 이 곳은 올드마날리에서 뉴마날리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난 아직도 이 왼쪽에 있는 웨스턴유니온 환전소가 기억나는거 같다.



왜냐면...


그 당시 내가 씨티은행 국제현금카드를 들고 다녔었는데,


이 도시에서부터 안 먹히기 시작했거든...;;;


여기서도 내 카드가 안 먹히고, 레에서도 안 먹히고... 스리나가르에서도 안 먹혔었지..


그래서 그 당시에, 와이프한테 100달러를 빌렸던 기억이 난다.



돈 뽑히면 드릴게요. 라고 말해놓고,


계속해서 돈이 안 뽑혀서, 우리는 내 카드가 뽑히는 곳이 나올때까지 강제동행을 할수밖에 없었다.



그러네. 내가 이 얘기를 안했구나.


우리 뭐 영화에서처럼 첫눈에 반해서 서로 영혼의 동반자가 된건 아니고,


그냥 필요에 의해서 같이 다니다가, 결정적으로 와이프가 저한테 100달러를 빌려주는 바람에,


그 돈 받으려고 강제 동행이 된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이 공원.


뉴마날리 메인길가 끝쯤에 있는 공원인데...


2007년에는 이 공원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났었다.



그 당시에 그 사람들에게, 우리는 레에 가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사람들이 자기들은 레보다 스리나가르가 더 좋았다고 해서....


그래서...


그래서 결국 우리는 일정에도 없던 스리나가르까지 가게 됐었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도 참으로 즉흥적이었다.


뭔 생각으로 여행했는지 모르겄어...





뉴마날리의 모습.


이게 메인길가고... 오른쪽으로는 골목길들이 좀 있었던거 같다.


도시 자체는 별로 크지 않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게 메인길가 전부다.





이곳은 뉴마날리에 있는 버스정류장.


이곳에서 정부버스표를 살수 있다.


여행사에서 운행하는 사설버스보다 버스는 매우 구리지만, 가격이 매우 싸므로,


우리는 자주 애용한다.



인도에서는 무조건 사설버스를 이용해야 되는것도 아니고, 무조건 정부버스를 이용해야 되는것도 아니다.


그냥 알아봐서,


이정도쯤은 내가 견딜수 있겠다 싶으면 정부버스를 타면 되고,


이거는 좀... 힘들거 같다. 멀미가 심하다 싶으면 사설버스를 타면 된다.





그리고 이 아디다스. 아직도 있었다.


위에서 말한것처럼, 2007년 당시에 내 돈이 다 떨어져서 와이프한테 100달러를 빌렸었는데,


돈이 다 떨어진 이유가 바로 이 아디다스였다.



와이프는 인도에서 아디다스가 엄청 싸다는 루머를 어디서 듣고 와서는,


이곳을 가보자고 했고...


암것도 모르는 나는 그냥 이곳에 따라갔다가, 점퍼 하나랑 스니커즈 신발 하나를 사게 된다.


(이 당시에 인도는 무조건 더운나라인줄 알고, 두꺼운 옷은 영국친구네 다 놓고 왔었음....)



지금도 집이 추울때, 가끔 그 점퍼를 깔깔이 대용으로 입곤 한다.


스니커즈는..... 안나푸르나 올라갈때 신었더니, 신발 자체가 산산조각이 나서 결국 버렸었다.



여하튼,


그때의 추억이 담긴 아디다스를 다시 보게되니 기분이 새콤달콤했다.





이거 뭔가 사진이 섞인거 같지만,


여기까지 쓴 이상 그냥 쭉 이어서 쓰자.



요즘 내가 다시 글을 자주 못 올리는 핑계를 좀 대자면...


내 딸이 지금 130일쯤 됐는데... 맞나?... 이제까지는 대구에 있는 처갓집에 있다가,


저번주에 처음으로 서울로 올라왔다.


그래서 약 일주일간 합숙하고 있는데...


육아는 장난이 아니었다.



먹이고, 트림 시키고, 재우고, 씻기고, 달래고, 얼르고, 놀아주고,


내 밥도 먹고, 나도 씻고 하다보면... 하루가 그냥 지나간다.


물론 아무리 도와준다 해도 와이프가 90% 이상은 하고 있지만, 난 남은 10%만으로도 녹초가 되어가고 있다.



어머니는 정말 대단한거 같어.





요건 뉴마날리 내려가는 길에 본 소.


인도소답지 않게 깔끔하고, 매우 튼실해보인다.





버스표 예약까지 끝낸 우리는,


2007년에 맛나게 먹었던 식당을 찾으러 돌아다녔다.



그 당시에도 그냥 맛있어 보이는 집에 대충 들어가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 집을 열심히 찾아봤는데, 안 보인다.



없어진건지... 우리가 못 찾는건지... 우리의 기억이 왜곡된건지 모르겠어서..


그냥 눈에 띄는 집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Fail.


망할. 이 집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집에서 먹은 피자와 치킨카레는 나름 맛있었다.



그리고 가격도 나름 맛있었다.


이 한끼 식사가 우리의 하루 숙박비보다 비싸....ㅠ





이거는 마날리의 특산품인 사과로 만든 사과쥬스.


마날리 특산품이라고 해서 뭐 사과쥬스에서 포도맛이 나거나 하진 않는다.


그냥 일반적인 사과쥬스 맛임.





이건 후식으로 나온 디저트인데,


왼쪽은... 내 기억으로는 설탕덩어리 같은거였던거 같은데...


여하튼 그리고 오른쪽은 박하인가? 무슨 곡물인데,


인도의 왠만한 식당에 가면 저게 항상 비치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박하사탕과 맞먹는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디저트인데,


몇개 집어서 씹어먹으면 입안에서 향신료 향이 감돈다.




오늘 하루 일과인, 버스표 예약과 뉴마날리 투어를 끝낸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서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보며 세월아네월아 멍 때리고 있다가,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다.


우리가 저녁을 먹은 곳은 이 당시에 가장 핫했던 레스토랑, 블루 엘리펀트다.




여행이 끝나간다.


이제 곧 델리로 가서, 홍콩행 비행기를 타고, 홍콩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탄다.


내 여행기도 끝나간다.


이제 몇개 남지 않은 여행기를 끝으로, 나는 완전히 현실로 돌아오겠지.



지금의 나는 아주 평범한 대한민국의 회사원이다.


장기여행을 하는 어떤 사람은, 지금의 내 모습이 매우 부러울테고,


어떤 사람은, 지금의 내 모습이 절대 되기 싫은 모습일수도 있을테지.



꼭 여행을 통해서만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은 아니었다.


여행할때의 마인드만 잊지 않는다면, 매일 아침 9시 강남역으로 출퇴근하는 이 상황 속에서도 여행때 못지 않게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번에 쓰도록 하고, 우선 오늘은... 자고 있는 딸이 물고 있는 공갈젖꼭지 빼러 가야겠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