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있는데 비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왠만한 빗소리에 잠을 깰리는 없는데... 빗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아.. 망할 옥탑방.. 슬레이트 지붕이라서 이렇게 빗소리가 큰가....'


라고 생각하며 다시 잠이 들었다.



"아.. 좀 일어나보라고.. 넌 지금 잠이 오냐..." 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중학교때 엄마가 깨운 다음 다시 쳐자다가 아빠 발소리를 들었을때만큼이나 벌떡 일어났다.





방안이 온통 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이게 어디지. 무슨 일이지. 진희는 물에 젖은 가방을 치우고 이곳저곳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보니까 지붕에 구멍이 나서 빗물이 우리방으로 들어온거였다...


무슨 비가 이리도 많이 오는지... 뚝뚝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줄줄줄 물이 쏟아졌다.


슬레이트 지붕이라 빗소리가 큰게 아니라... 내 발밑으로 비가 쏟아져서 빗소리가 큰거였다..


주인 아줌마가 어디에서 자는지 모르는 관계로 우리는 아침까지 기다려야 했다.


론리와 각종 인터넷상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La Casa Cuencana가... 이리도 부실할 줄이야...





아침에 아줌마가 오더니 15분이면 고친다고 기다리란다..


우리는 빡칠데로 빡쳐 있는 상태였으므로.. 방 좀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아줌마는 남은 방이 없으니까 옆집으로 가란다...(왠지 같이 운영하는 불법숙소인듯...)


옥탑방보다 훨씬 쾌적한 방을 같은 가격으로 준다길래 우리는 덮썩 물었다.


방을 옮기고 짐을 풀고 꾸엔까 시내나 한바퀴 돌러 나왔다.





이정도가 내 머리의 한계선이었나보다.


지금의 내 머리는 제어불능 상태다. 아프리카 가기 전에 묶을 정도로 길었으면 좋겠다.


염색한지도 오래되서 염색약도 사야되는데...


남미에는 '오징어 먹물로 만든 샴푸하듯 염색하는 염색약'이 없다....





꾸엔까 시내는 이뻤다.


그냥 남미의 여느 유명도시처럼 그냥 이뻤다.


스페인이 점령할 당시에 세워놓은 건물들로 인해서 도시 전체가 고풍스러워보였다.


꾸엔까에는 특별히 볼건 없고... 그냥 잠시 쉬러 가는 도시정도로 여겨진다.





꾸엔까는 여행자 정보센터가 잘되있기로 유명하다길래.. 한번 가봤다.


입구에 타일로 꾸엔까 지도를 만들어놨다... 마음에 들었다.


도시가 조그만 편이다... 여행자가 있는 동네는 올드타운처럼 느껴지는 오래된 건물들 투성이고...(사진의 위쪽 부분)


조그만 강건너에는 뉴타운처럼 신식으로 지어진 건물이 가득한 그런 동네다.(사진의 아래쪽 부분)





꾸엔까 중심에 있는 새성당이다..... 반대편에 구성당이 있다고 하던데..


성당을 하도 많이 봐와서 그런지 구성당까지 가보고 싶지는 않았다. 


반바지 입고 쓰레빠 끌고 성당 들어가는 것도 좀 예의가 아닌거 같고..


카톨릭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그래서 성당은 잘 안가는 편이다.





꾸엔까의 날씨는 변덕스러웠다.


그래도 새로 바꾼 숙소에 옥상이 있어서 빨래하기에는 참 좋았다.


숙소를 정할때 중요한건, 옥상의 여부. 다시 말해 빨래 했을때 빨리 말릴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거 같다.





아까 본 성당을 겉에서 보면 이런식으로 보인다.


붉은색 벽돌과 파란색 지붕이 전혀 안 어울리는 건물이다...


뭔가 사연이 있을꺼 같은데 스페인어를 못하는 우리로써는 알길이 없다.


성당 이름이 뭔지도 모르는데 뭘...ㅎㅎㅎ





우리의 점심.


세비체(물+식초 같은 투명한 국물에 새우+양파+토마토+등등등을 섞은 음식)과 갈치국을 시켰다.


진희꺼 시키는데 SwordFish 어쩌고 써있길래.... 칼고기?.. 칼치다!!! 그 비싼 칼치가 남미에서는 싸구려 물고기였구나..


싶어서 바로 시켰는데.... 알고보니 SwordFish는 청새치인가.. 뭔가 하는 짝퉁참치 같은 물고기였다...


비록 칼치국은 아니었지만... 짝퉁참치국도 나름 먹을만 했다.





길거리 걸어가다가 대충 300~400원 주고 사먹은 수박이다.


정말 너무 맛있다. 수박을 길게 잘라서 4~5개정도를 비닐봉지에 넣어서 파는데...


그 4~5개가 모두 수박 한가운데 맛이 난다.. 


보통 수박이 가운데는 맛있고 겉으로 갈수록 맛 없고 그래야 되는데... 이건 비닐 안에 들어있는 수박 모두가 맛있다.


남미는 음식이 맛 없는 대신 과일이 싸고 맛있다.


과일이 싸고 맛있어서 음식이 맛 없는 걸수도 있겠다....





꾸엔까에 와서 해야 할 일중 1순위는 바로 달팽이 크림 사기.


달팽이 크림이라고... 여자들이 바르는 것중에 피부재생효과가 있는 화장품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이 바로 칠레산 이란다...


더불어 꾸엔까에도 달팽이 크림을 싼 가격에 판다길래 우리는 찾아 나섰다.


사진은 보물지도를 보고 달팽이 크림을 찾는 본인의 모습이다.





홈쇼핑에서 7만원인가 하는 달팽이 크림...


비록 짝퉁이긴 했지만 여기선 단돈 4천원정도면 살 수 있었다.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다양한데.. 여하튼 한국보다는 훨씬 쌌다.


살까 하다가...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칠레산을 사기 위하여 꾹 참았다.





달팽이 크림을 획득하지 못해 슬픈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슈퍼로 향했다.


기분이 가라앉을때는 쇼핑을 하든가... 먹든가.. 둘중에 하나를 해야되는데...


큰 슈퍼를 가면 둘다 할 수 있어서 우리는 주로 큰 슈퍼를 간다.





끼또에서 애용했던 슈퍼맥시... 당연히 꾸엔까에도 있었다.


몇일 머물지 않지만, 그래도 그 몇일을 위한 식량들을 구입했다.


숙소에서 거리가 좀 있어서 들고 오는데 고생했다...


택시 탈수도 있겠지만... 팔이 빠지지 않는 이상에야 돈 아까워서 못 탄다.




슈퍼에서 사온 닭고기와... 저번에 샀던 BBQ소스를 이용해서 만든 요리.


저번에 샀던 BBQ소스맛이 우리 입맛에 안 맞아서.. 버릴까까지 생각했는데...


닭고기와 함께 요리했더니 환상의 맛이 탄생했다.


기쁜 마음에 맥주.


사진 올릴때마다 맥주가 있어서 그렇지 사실 술은 잘 안 마신다. 


진희가 뭐라 그래서 그러는것도 아니고.. 건강을 위해서도 아니고.... 그냥 돈 아까워서 잘 안 마신다.


한국에선 소주 맥주 양주 돈 아까운줄 모르고 신한카드 한장에 모두 들이마셨는데...


여기와서는 맥주 한병 살때도 손이 떨린다. 


마시고 싶어서 떨리는건가...





밥 먹고나서 저녁에 길거리를 한바퀴 돌아봤다.


꾸엔까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그래서 밤에 한번 돌아봤는데... 별거 없었다.


가게들이 다 문을 닫은데다가... 거리에 사람도 별로 없고해서 바로 숙소로 들어왔다.





새로 바꾼 방은 좁고 어두웠지만... 바로 앞에 이렇게 넓은 거실이 있었다.


게다가 그 옆에는 이 정도 넓이의 옥상이 또 있고... 화장실도 따로 있었다.


이 층이 꼭대기인데다가 우리방밖에 없어서... 우리는 거실과 옥상과 화장실을 전세내고 쓴 셈이 되어버렸다.




전자기기 충전기를 5개씩 들고 다니는 우리에게,


숙소 정할때 고려해야 되는 1순위가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지.. 이다... 더럽거나 평이 안 좋거나 위치가 안 좋거나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냥 와이파이만 되면 만사오케이임.




지금은 페루의 와라스라는 동네다. 오늘 밤에 페루의 수도인 리마로 갔다가, 바로 나스카로 향한다.


그럼 이따가 뵈용. 

Posted by v멍군v

에콰도르 제 3의 도시. 꾸엔까.


제 2의 도시가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왠지 과야낄일꺼 같다.


갈라파고스 가려면 과야낄에서 비행기를 타야 된다 그러던데.. 여하튼 거기가 제2의 도시.


꾸엔까가 제3의 도시. 이 곳 역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다.





아침 7시에 도착한다던 버스는 새벽 5시에 도착해버렸다.


배낭여행자를 위한 호스텔이 아무리 체크인 시간이 없다 해도... 새벽 5시에 가면 욕먹기 쉽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터미널에서 노숙.


자꾸 사람들이 쳐다봐서 불안했지만... 너무 피곤하고 졸려서 그냥 자버렸다.


자다가 입 돌아갈뻔 했다. 너무 춥더라...


똑똑한 진희는 입 돌아갈꺼 같아서 안 자고 스페인어 공부를 했다.





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이건 분명 아이패드로 게임하다가 뭐가 잘 안되서 벌떡 일어나는 모습이겠지.


끼또에서 한국분께 추천받은 숙소는 빈방이 없어서,


론리에서 추천한 숙소로 갔다. 가격이 좀 쎄길래 우리는 옥탑방으로....


화장실이 없어서 그렇지 꽤 넓고 좋았다.





특히 방 바로 옆에 이렇게 창고 같은 것도 같이 딸려있다...


부정적인 사람이라면 창고에서 잠을 잔다고 생각하겠지만,


긍정적인 우리는 방이 2배로 넓네?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진짜야. 그렇게 생각했어. 동정하지 마.





원래 한숨 자려 했으나.. 씻고나니 잠이 다 깨버리는 바람에 시내 구경을 나왔다.


끼또보다는 안전하다는 꾸엔까.


그래도 역시 남미는 남미다. 여행정보센터에 가니까 여행자들을 위한 조언이라고 10개 가까이 적어놨는데...


대부분이 뭐 액체 뿌리면 따라가지 마세요. 가방은 항상 앞으로 매세요. 카메라 목에 거세요 등등이었다.





끼또의 올드타운과 비슷한 길거리가 펼쳐졌다.


우리는 도시 이동할때 항상 일요일에 떨어진다.


그래서 밥 먹을 곳이 없다. 남미는 근무시간이 칼 같아서 일요일에 문 여는 상점이 거의 없다.





저 가방이 모칠라라고 부르는 가방.


단돈 9천원정도?... 완전 좋다. 아무렇게나 막 쑤셔넣어도 되는 가방임.


몰골은. 모자를 깜빡 잊고 안 가져나와서 저렇게 나왔지. 나름 잘 다듬고 살고 있음.


예전에 인도 갔을때는 배낭여행자라면 역시 턱수염이지. 싶어서 수염도 안 깍고 빗질도 안하고 거지처럼 하고 돌아다녔는데..


이게 여행이 1년이나 되다보니까 면도도 해야되고 머리도 정리하고 옷도 사람처럼 입고 다녀야겠더라.


안 그러면 진짜 정글에 사는 원숭이처럼 변할듯.





오르막이 별로 안 심해보이지만... 여기도 나름 2천미터가 넘는 도시라서,


이정도 오르막만 올라도 숨이 차다.


날씨도 변덕스러워서 비 왔다가 해 떴다가 해떠있는데 비 오다가 난리다.





겨우 찾은 로컬식당.


언제나처럼 알무에르소(점심)을 먹었는데.. 좀 부실해 보이는 점심이었다.


하지만 맛은 가장 맛있었다.


인도에서 먹은 밀즈 처럼... 그냥 밥에 소스만 비벼서 퍼먹는건데... 난 개인적으로 좋았다.





대충 3일정도는 머물 예정이라 장을 보기로 하고,


동네 사람들한테 가장 큰 마켓이 어딨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이마트 같은거 물어본거임)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곳을 알려줬고... 와서 보니까 진짜 시장...;;;


소머리 걸려있고 돼지다리 하나 통째로 팔고 그러는 시장이다...





마켓에서도 물건을 제대로 살까말까 인데...


이런 현지시장에서 물건을 제대로 살리 만무했다.


우선 파는 양 자체가 너무 많고, 가격도 잘 모르겠고 어떻게 다듬어야 되는지도 잘 모르고...


그래서 결국 그냥 한바퀴 돌면서 구경만 했다.





콜롬비아에서부터 본 길거리 음식이다.


저렇게 아이스크림처럼 생긴걸 파는데... 땡볕에도 안 녹는거 같았다.


난 터키 아이스크림처럼.. 뭔가 신기한 아이스크림이구나 싶어서 낼름 하나 사먹었다.


결과는.


망할. 크림이었음. 그냥 크림을 저렇게 통째로 퍼먹는다.. 뭐 이런 나라가 다있냐.


게다가 생크림도 아닌... 마치 식용유로 만든 크림 같은 그런 맛이다.


정말 파는 사람만 앞에 없었으면 뱉어버릴뻔 했는데... 눈 딱 감고 다 먹었다. 다시는 안 먹어야지.




진희가 매고 있는 저 가죽가방도 오타발로에서 산건데.. 가격은 12000원정도?...


우리는 한국에서도 그렇고 외국에서도 그렇고 흥정이나 가격 깍는걸 잘 안한다.


잘 못해서 안 하는 경향도 있지만... 괜히 천원, 이천원 아낄려고 아웅다웅 하는것도 싫고..


택시비 몇백원 아낄라고 기사양반이랑 싸우는것도 싫고 해서... 그냥 왠만한 가격이면 다 지불한다.



저 가죽가방 살때도 15달러라길래.. 그렇구나 싶어서 살라 그러는데... 알아서 10달러까지 깍아줬다.


우린 운이 좋은거던지... 불쌍하게 생겼던지... 둘중 하나다.

Posted by v멍군v

그제 밤에 한국분들과 처음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


오타발로 민예품 시장에 같이 가기로 했다.


사실 뭐 정해진 일정도 별로 없는데다 한번쯤 가보고 싶었기에 흔쾌히 허락했다.





총 5명이서 가려고 했으나, 한분은 일정이 바뀌어서 먼저 콜롬비아로 올라가셨고,


나머지 4명이서 버스를 타고 오타발로로 향했다.


나랑 진희가 탄 택시가 늦는 바람에 하마터면 버스를 놓칠뻔 했지만... 다행히 세이프.





오타발로는 끼또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조그만 도시인데,


매주 토요일마다 큰 민예품 시장이 열린다.


에콰도르 특성상 Made in Chaina를 떼와서 팔기보다는 직접 집에서 만든 물건들을 가지고 나와서 판다.


반정도는 직접 만든거 같았고... 반정도는 어디서 떼다 파는거 같더라.





배낭에 여유만 있었어도 하나쯤 사고 싶은 겉옷.


완전 따뜻해 보인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다.


세계일주 계획 잡을때 계절을 고려하지 않는 바람에... 우리가 가는 곳은 언제나 겨울이다..


남미도 겨울, 유럽도 겨울.. 아프리카도 춥겠지... 인도만 따뜻하겠네.





도시 전체가 시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좀 보다보면 그게 그 가게 같고, 그 물건이 그 물건 같지만..


자세히 보면 약간씩 물건도 다르고 가격도 다르니 잘 알아보고 살 수 있도록...





나름 섹터별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쪽은 먹거리 장터였다.


장터 음식을 한번 먹어보려 했으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쥐쥐.


요즘 남미 날씨는 너무 변덕스럽다. 아침에 비 오다가 낮에 해 쨍쨍하고 다시 비 오고를 반복중.


덕분에 가뜩이나 야외 활동시간이 적은 우리는 점점 방에만 있게 됐다.





가장 탐났던 라마 인형.


진짜 라마털로 만든 인형인데... 하나쯤 사고 싶더라... 


에콰도르는 인심이 야박하지 않아서 물건을 사지 않고 사진만 찍어도 별다른 제지가 없다.





길거리 지나가다가 먹은 음식.


닭똥집이랑 옥수수랑 섞어서 마요네즈에 버무려 주는 음식이다.


냄새도 좋고 많이들 사먹길래 하나 주워먹었다.





결과는 완전 맛있음...


저 마늘만한 게 옥수수다.. 뭔가 우리나라랑 종이 다른 옥수수 같다. 유전자 변이 옥수수인가...


닭똥집도 싱싱해서 아삭아삭하다.


이게 단돈 1달러. 대충 1200원정도한다.





배가 고파서 시장 안쪽으로 더 들어가다보니 이런 식당밀집지역이 나타났다.


정육점, 채소파는곳, 과일파는곳, 밥 먹는 곳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이 곳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물론 사람들도 가득 차 있어서...


자리 잡느라 고생 좀 했다. 


게다가 이런 시장의 특성상 외국인을 잘 잡지 않는다...


해외여행의 묘미는 삐끼와의 신경전인데... 이럴때는 그냥 숙이고 들어가서 제발 돈 드릴테니 밥 좀 주세요. 하는게 정답.





처음 접해보는 음식은 뒤에서 어떻게 시켜먹고 뭐가 나오는지 잘 보고나서


그 다음에 먹어야 실패할 확률이 적다.


무턱대고 도전했다간 돈도 날리고 입맛도 날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에이스 할머니.


저렇게 온갖 잡동사니를 넣고 볶은 다음에 접시에 담아주는데.. 이것도 단돈 1달러. 1200원.


말은 안 통하지만 대충 아는 단어 모르는 단어 섞어서 얘기하면 알아들으신다.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계란 + 이상한 면발 + 밥 + 토마토 + 콩 + 선지 + 오래되서 굳은 밥 등등이다.


본인은 선지 완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선지는 약간 냄새가 역해서 처음에 먹는데 힘들었다.


근데 먹다보니 먹을만 하더라. 우선 가격이 싸니 먹을만 한거다.





시골장터스럽게 저렇게 애벌래도 갖다가 판다.


맛있냐고 물어보니 맛있단다.


신기한 음식 먹어보는걸 선호하지만 저거 먹을 용기는 차마 없었다.





한바퀴 다 둘러보고 본격적으로 쇼핑에 들어갔다.


저번에 과야사민 미술관 갔을때, 너무 비싸서 못 샀던 티셔츠를 여기서 팔고 있었다.


같이 간 4명이 각자 한장씩 샀다. 가격은 6달러였나... 티셔츠 질이 괜찮아 보였는데 단돈 7천원정도...


콜롬비아에서 괜히 티셔츠 사왔다. 여기서 다 몰아살껄..ㅠ


브라질부터 거꾸로 여행하신 분이 말씀하시기를, 밑에 나라들 물건은 품질이 형편 없으니 여기서 다 사가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다 샀다.


우선 내 모칠라(옆으로 매는 가방.), 조그만 가죽 가방, 그리고 전통 파우치.


원래 들고 다니던 내 가방은 카메라랑 이것저것 넣기에 너무 작아서 모칠라를 하나 샀고,


진희가 돈 넣고 빼기 힘들다 그래서 가죽 가방 하나 샀고,


카메라 렌즈 넣던 파우치가 찢어져서 전통 파우치를 하나 샀는데,


이런 이유보다 더 정확한 이유는. 그냥 싸고 이뻐서 샀다.



나중에 사진 올리겠지만, 정말 어마어마하게 싸다.


난 에콰도르가 좋다.





잘 어울린다는 평이 지배적이라서 하나 살까 했지만..


아줌마가 너무 공격적으로 물건을 팔길래 포기한 모자.


저 모자는 뒤집으면 새로운 무늬가 나타나는데.. 그래서 8달러란다.


한쪽면만 있는건 4달러...


그런게 어딨냐고.. 한쪽이 4달러면 두개만 대충 6달러정도 해야되는거 아니냐며 어필했더니..


결국 4달러까지 가격을 내려줬다.


하지만 별로 쓸일은 없을거 같아서 안 샀다. 우린 좀 진상인듯.





그렇게 오타발로 투어를 끝마치고 숙소에 와서 맡겨둔 가방을 찾고 터미널로 향했다.


새로 지은 터미널이라서 그런지 꽤 깨끗하고 안전해 보였다.


드디어 헬 오브 헬 끼또를 떠난다.


물론 밑에 지방에 페루의 리마라든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라든지...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루 같이...


이름만 들어도 등에 칼이 꽂힐꺼 같은 도시들이 좀 남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헬씨티 중에 하나를 무사히 통과했다.





꾸엔까 가는 버스는 많았고, 가격은 모두 8달러.


원래 10달러인데 마지막이라고 싸게 해준다길래 덮썩 물었다.


야간버스는 낮버스보다 위험하지만...(교통사고 or 버스강도)


숙박비도 아끼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거 같다...


도시 이동하는데 최하 10시간씩 걸리는데 낮버스 타면 하루가 날아가 버린다...




이제 내일이면 페루로 간다.


콜롬비아는 친구 만나러 간거니까 빼고, 남미라고는 에콰도르가 처음인데...


남미에 왜 여행 오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자연환경이 빼어나게 이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화가 완전 신기한 것도 아니고...


흠... 라틴피플들이 좀 친근하고 한국인과 잘 맞아서 많이들 오는건가 싶기도 하다...


좀 더 지내다 보면 남미에 왜 여행 오는지 알수 있겠지.

Posted by v멍군v

우선 전날밤에 찍은 사진 한장부터 올리고 시작하자.





여행계획을 세웠던지 놀았던지 둘중 하나를 하고 있던 우리는 2시경쯤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


뭔 일이지 하고 밖을 쳐다봤더니 저렇게 경찰차가 와있고,


무서워서 사진은 못 찍었지만 열댓명의 사람들이 우루루 경찰 반대편으로 가고 있었다.


이건 뭐 도로에 사람도 없고, 가끔 보이는 사람이라고는


인생 막장테크를 타고 있을 법한 술취한 이스라엘 or 호주계열의 배낭여행자


아니면 저렇게 동네 양아치들밖에 없다.


이건 뭐 무서워서 창문도 못 열고 자겠네.





원래 목요일 저녁에 꾸엔까로 향하려던 우리는 계획을 바꿨다.


쿠바에서 처음 만나 여행 중 간간히 만나는 민수씨와 또 다른 한국여행자 두명을 만나서


얘기를 하던중에 토요일에 오타발로에 가자는 약속을 해버린 거였다.


오타발로는 끼또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인데.. 매주 토요일마다 큰 장이 열린다.


일요일에 도착한 우리는 토요일까지 기다리기 뭐해서 안가기로 하고는 목요일에 꾸엔까라는 도시로 가버릴라고 했는데...


워낙 재미있다는 얘기가 많아서 토요일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서 중간에 하루 남아버린 금요일에는... 첫날 갔다가 문을 닫아서 실패한 텔레페리코에 다시 도전했다.





분명히 저번과 똑같은 버스를 타고 똑같은 길로 갔는데, 도착하고나니 이상한 동네..ㅡ_ㅡ


기사 아저씨와 안내양의 도움을 받아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텔레페리코에 도착했다.


오늘은 운행하는거 같았다.





표를 끊는데 바로 앞에 단체 외국인 관광객이 대기중이었다.


오래 기다릴거 같아서 하나 사먹은 초코바.


300원정도하는 과자였는데 나름 먹을만 했다.


사실 천원짜리 먹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제일 싼거 먹었다... 초코바 뭐 별거 있나.. 달면 되지...





진희 앞에 어린이를 안고 있는 사람은 배우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일하는 직원들이 가서 싸인도 받고 같이 사진도 찍고 그러더라...


내가 봤을땐 리카르도 찌그러뜨려놓은것처럼 생겼던데...





텔레페리코를 타고 올라가는 도중에 찍은 끼또 전경.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라고 들은거 같은데... 직접 타본 결과 그건 아닌거 같고..


구글링을 해봐도 세계에서 가장 긴건 중국 천문산인가 어디에 있는 거란다...


역시 대륙은 위대하다. 


짱꿔의 진상을 버틸수 있는 내공이 쌓이면 중국여행도 한번 해봐야겠다.





정상에서 찍은 사진. 해발 4100미터다.


2000미터급에서 바로 4100미터로 올라갔는데도 고산증 증세는 별로 없었다.


대신 좀 추웠다.. 반바지 입은 사람은 우리밖에 없더라...





사실 4160미터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래킹 했을때는 고개만 숙여도 머리가 띵하고,


왠지 숨쉬기도 힘든거 같고 엄청나게 고생하는 거 같고 그랬는데...


4100미터 케이블카 타고 가니까 그냥 동네 뒷산 올라간 기분이었다...


망할... 진희한테 안나푸르나 갔다왔다고 온갖 유세를 다 떨었는데... 이제 입 다물고 있어야지.





구름이 발 아래에 펼쳐져 있었다.


날씨가 안 좋아서 걱정했는데, 날씨가 좀 안 좋은게 더 멋진 경치를 보여주는 거 같다.


꼬맹이들도 막 올라와서 뛰어다니고 술래잡기 하고 그러더라...


나는 안나푸르나에서 왜 혼자 힘들다고 징징댔는가...





게다가 여기서 3시간정도 더 걸어서 진짜 산 꼭대기까지 트래킹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도 버스만 제대로 타고 도착했으면 반정도는 걸어가볼까 했는데...


버스를 잘못 타는 바람에 너무 늦게 도착해서 그냥 트래킹은 포기.





역시 남미답게 여기에도 성당을 세워놨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아무리 작은 동네라도 사람만 있으면 무조건 성당이 하나씩은 있다.





경사진 곳 100미터정도쯤 올라가다가 죽을라고 하는 모습.


난 왜케 혼자만 숨차고 혼자만 힘드냐...





경사를 다 올라온 모습인데..... 보면 알겠지만...


뒤에 백발의 할아버님도 그냥 걸어다니신다...


경사 올라오자마자 헥헥 대면서 뒤에 있는 진희에게... "완전 힘들다.. 죽을꺼 같어.." 라고 하고 뒤를 돌아봤는데..


저 백발의 할아버지와 부인분께서 나를 한심하다는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아... 이 몸은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 병장인데... 왜...


분명 저 분은 참전용사셨겠지... 그럴거야...





끼또뿐만 아니라 산 너머의 다른 도시들까지 다 볼수 있었다.


구름이 하나도 없을때 올라왔다면 정말 멀리까지 볼 수 있었을꺼 같은데....


좀 아쉽긴 하지만 나름 구름 있는것도 운치 있고 좋았다.





유일한 커플사진.


옆에 계시던 어떤 아저씨가 찍어주셨다...


커플신발에 커플바람막이까지 하고... 나름 신혼여행 분위기가 난다.





남미는 어딜가나 저렇게 껴안고 쪽쪽거리는 커플들 때문에 곤혹스럽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버스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커플이 신문기사로 올라왔는데...


그 중 베스트리플이 "부끄러움을 모르면 짐승과 다를바 없는데.. 저것들은 짐승이구만..." 이라는 리플이었다.


그정도가 짐승이면 남미는 동물원이다. 안녕하세요. 동물의 왕국에 와 있는 사람입니다.





원래 6명씩 타는건데.. 사람도 별로 없고.. 앞뒤로 단체라서 운 좋게 둘이만 탔다.


에콰도르인이랑 같이 탔으면 분명 경치는 안보고 우리만 쳐다봤을게 분명한데..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끼또 뉴타운쪽 모습이다.




이 날 민수씨랑 다른 한국인 두분을 만나서 밤에 같이 요리도 해먹고 놀았다.


역시 벨몬트는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숙소인거 같다.. 


비록 설익은 밥에 다 눌러붙어서 형체를 알수 없는 감자전이었지만...


오랜만에 한국사람들이랑 놀고 앞으로 갈 곳에 대한 얘기를 들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만난 한국인 두분중 한분은 남미여행을 2달하는 동안 강도를 5번 만났다고 하셨다.


택시강도, 액체 뿌리는 사람부터 DSLR과 렌즈2개를 훔쳐간 소매치기까지...


무섭다. 9월 10일까지 남미에 있어야 되는데... 뭐 이리 오래 남았냐...


유럽행 비행기표와 리스차까지 예약 다 해놨는데... 리스차는 한번 타봐야 하는데... 엉엉...

Posted by v멍군v

에콰도르에 어느정도 적응이 된 우리는.


과감하게. 매우 과감하게 올드타운 마실길에 올랐다.


가야 할 곳은. 


엘 빠네씨죠 라고 불리우는 성모 마리아상이 있는 언덕.


그리고 올드타운 내에 있는 수많은 성당들.





엘 빠네씨죠 라고 불리우는 언덕의 성모 마리아상은 끼또 시내 어디에서나 보인다.


저기 사진 중간에 멀리 산 위에 우뚝 서있는게 바로 엘 빠네씨죠.


그리고 그 밑에 산에 있는 집들은 모두...... 헬 오브 더 헬.


가이드북 + 현지인 + 여행자들 모두가 하나같이 걸어올라갈 수 없다고 말하는 그곳.


걸어올라가면 돈을 털리진 않지만, 목숨을 털린단다.


택시비 아깝다고 무모한 도전은 안하길 바란다. 우리의 목숨은 복대보다 소중하니까요.





택시를 타고 올라간 엘 빠네씨죠 언덕에서 본 끼또 시내.


앞쪽에 낮은 집들은 올드타운이고... 뒤쪽의 큰 빌딩들은 뉴타운 쪽이다.


끼또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어디까지가 끼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좌우로 길쭉한 모양이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날개가 달린 성모 마리아상이란다.


미국의 어디 성모 마리아상을 카피한 거라는데... 뱀을 밟고 서있는 모습이다.


7천개가 넘는 조각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써있었다.





성모 마리아상은 생각보단 크진 않았다.


이 언덕에서 보는 전망은 최고였다.


끼또 시내가 한눈에 다 보인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서 보는 전망도 좋지만... 거기는 너무 멀어서 집들이 잘 안 보인다.





어마어마하게 큰 끼또 시내의 모습.


이 언덕을 기준으로 끼또의 센트로와 남쪽이 나뉘게 된단다.


근데 서울도 펼쳐놓으면 이것보다 더 크겠지?...





남미는 대부분이 카톨릭이기 때문에, 성모 마리아를 좋아한다.


대부분의 마을에는 성당이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톨릭을 믿는다.





관광지라서 기념품 파는 가게도 저렇게 있는데.. 생각보다 관광객이 별로 없다.


택시 타고 내려가면서 기사 아저씨 하는 말이...


절대 걸어 올라가지 말란다. 걸어 올라가면 죽는단다. 특히 관광객은...


차 타고 지나가면서 본 산동네는 별로 안 위험해보였는데... 뭔가 있긴 있나보다.





웃긴건 올라올때 택시 타고 왔는데... 내려갈때는 택시가 없어서...


남들이 택시 타고 올라올때까지 대기하고 있어야 된다....


기다리기 지루해서 먹은 솜사탕.


우리나라 솜사탕과는 달리 설탕이 알갱이채로 마구마구 들어있다.


하나 먹고나니 이가 빠질꺼 같은 느낌의 솜사탕이었다.





그렇게 겨우 택시를 잡아타고 시내로 내려와서 간 곳은 올드타운 시내.


그 중에서도 진희가 가보고 싶어했던 꼼빠니야 성당이다.


예상외로 쎈 입장료 덕분에 잠시 주춤했지만.. 안에는 상당히 멋있엇다.


내가 본 성당중에 가장 화려한 성당. (이쁜진 모르겠지만...)


온통 금색으로 둘러싸인 성당이었다... 내부 사진은 못 찍게 되어있으므로 이해 바람.





그렇게 올드타운 투어를 하다가 중간에 들어간 커피집.


난 쉐이크 같은 차가운거 마시러 갔는데... 뜨거운거밖에 없단다...


우어.... 게다가 비싸... 론리에서 추천하는 cafe는 왜케 다들 비싼겨....





여기는 산 프란시스코 성당. 그리고 그 앞의 산 프란시스코 광장이다.


소매치기가 가장 많은 광장이라는데.. 이렇게 뻥 뚫린 곳에서도 소매치기를 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


산 프란시스코 성당은 남미 어느나라를 가든지간에 하나씩은 꼭 있는거 같다.






가장 마지막, 바실리카 성당으로 향하는 길에 먹은 감자튀김.


감자튀김 + 소세지 조합이다. 현지인들이 자주 먹길래 나도 하나 사먹어봤는데....


먹으면서 살이 찌는듯한 그런 느낌의 음식이다.


콜라가 마구마구 땡기는 음식.


맥주 마시고 싶은 생각만 드는 그런 음식임.





올드타운은 경사가 좀 있어서 걸어 다니기 힘들다.


그리고 왼쪽에 보이는 것처럼 인도가 너무 좁다...


사람 한명 지나가기에도 비좁을 정도라서... 누군가 뒤따라 오면 항상 길을 비켜주고 다시 간다.


왜냐면 뒤에 누가 따라오면 무섭다..;; 칼 맞을거 같어..;;;





요게 바실리카 성당이다.


5시까지 입장가능하다고 써있는데.. 4시 50분 되니까 못 들어가게 막는다.


칼퇴가 기본인 남미에서 이 정도쯤이야 기본이다.





안을 못 들어가봐서 모르겠지만... 이 성당은 특이하게 외벽이 사람들로 장식되어 있다.


내가 보기엔 교황이나 뭐 그런 사람들인거 같은데... 좀 특이했다.





성당 안에는 이렇게 국립묘지가 있다.


전직 대통령들을 모시는 묘지인데... 가족들의 허락이 있을 경우 이곳에 다 모신단다.


세계에서 가장 고급인 이태리 대리석을 이용하여 관을 만들어 그 안에 모신단다...


더럽게 욕심도 많다... 나라는 엉망이 되서 자국화폐도 포기하고 미국화폐를 쓰게 만들어 놓고는...


자기들은 가장 좋은 곳에 가장 좋은 관 안에 누워있다니....





우리 숙소에서 밤에 보면 바실리카 성당에 불 켜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꽤나 멋지다.


하지만 밤에 이곳까지 올만큼 강심장이 아니라서...


그냥 이정도 시간대에 찍는걸로 만족했다.



많은 사람들이 끼또는 볼것도 없고 위험해서 금방 떠나는 곳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그곳에 일주일 가량 있었다... 그냥 느긋하게 하루에 4~5시간정도 돌아다니고..


나머지는 쉬기에 편한 곳인거 같다.


물가도 싸고... 낮에는 나름 안전한거 같고.... 뭐 아직까진 강도를 안 만나봐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