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있는데 비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왠만한 빗소리에 잠을 깰리는 없는데... 빗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아.. 망할 옥탑방.. 슬레이트 지붕이라서 이렇게 빗소리가 큰가....'


라고 생각하며 다시 잠이 들었다.



"아.. 좀 일어나보라고.. 넌 지금 잠이 오냐..." 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중학교때 엄마가 깨운 다음 다시 쳐자다가 아빠 발소리를 들었을때만큼이나 벌떡 일어났다.





방안이 온통 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이게 어디지. 무슨 일이지. 진희는 물에 젖은 가방을 치우고 이곳저곳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보니까 지붕에 구멍이 나서 빗물이 우리방으로 들어온거였다...


무슨 비가 이리도 많이 오는지... 뚝뚝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줄줄줄 물이 쏟아졌다.


슬레이트 지붕이라 빗소리가 큰게 아니라... 내 발밑으로 비가 쏟아져서 빗소리가 큰거였다..


주인 아줌마가 어디에서 자는지 모르는 관계로 우리는 아침까지 기다려야 했다.


론리와 각종 인터넷상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La Casa Cuencana가... 이리도 부실할 줄이야...





아침에 아줌마가 오더니 15분이면 고친다고 기다리란다..


우리는 빡칠데로 빡쳐 있는 상태였으므로.. 방 좀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아줌마는 남은 방이 없으니까 옆집으로 가란다...(왠지 같이 운영하는 불법숙소인듯...)


옥탑방보다 훨씬 쾌적한 방을 같은 가격으로 준다길래 우리는 덮썩 물었다.


방을 옮기고 짐을 풀고 꾸엔까 시내나 한바퀴 돌러 나왔다.





이정도가 내 머리의 한계선이었나보다.


지금의 내 머리는 제어불능 상태다. 아프리카 가기 전에 묶을 정도로 길었으면 좋겠다.


염색한지도 오래되서 염색약도 사야되는데...


남미에는 '오징어 먹물로 만든 샴푸하듯 염색하는 염색약'이 없다....





꾸엔까 시내는 이뻤다.


그냥 남미의 여느 유명도시처럼 그냥 이뻤다.


스페인이 점령할 당시에 세워놓은 건물들로 인해서 도시 전체가 고풍스러워보였다.


꾸엔까에는 특별히 볼건 없고... 그냥 잠시 쉬러 가는 도시정도로 여겨진다.





꾸엔까는 여행자 정보센터가 잘되있기로 유명하다길래.. 한번 가봤다.


입구에 타일로 꾸엔까 지도를 만들어놨다... 마음에 들었다.


도시가 조그만 편이다... 여행자가 있는 동네는 올드타운처럼 느껴지는 오래된 건물들 투성이고...(사진의 위쪽 부분)


조그만 강건너에는 뉴타운처럼 신식으로 지어진 건물이 가득한 그런 동네다.(사진의 아래쪽 부분)





꾸엔까 중심에 있는 새성당이다..... 반대편에 구성당이 있다고 하던데..


성당을 하도 많이 봐와서 그런지 구성당까지 가보고 싶지는 않았다. 


반바지 입고 쓰레빠 끌고 성당 들어가는 것도 좀 예의가 아닌거 같고..


카톨릭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그래서 성당은 잘 안가는 편이다.





꾸엔까의 날씨는 변덕스러웠다.


그래도 새로 바꾼 숙소에 옥상이 있어서 빨래하기에는 참 좋았다.


숙소를 정할때 중요한건, 옥상의 여부. 다시 말해 빨래 했을때 빨리 말릴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거 같다.





아까 본 성당을 겉에서 보면 이런식으로 보인다.


붉은색 벽돌과 파란색 지붕이 전혀 안 어울리는 건물이다...


뭔가 사연이 있을꺼 같은데 스페인어를 못하는 우리로써는 알길이 없다.


성당 이름이 뭔지도 모르는데 뭘...ㅎㅎㅎ





우리의 점심.


세비체(물+식초 같은 투명한 국물에 새우+양파+토마토+등등등을 섞은 음식)과 갈치국을 시켰다.


진희꺼 시키는데 SwordFish 어쩌고 써있길래.... 칼고기?.. 칼치다!!! 그 비싼 칼치가 남미에서는 싸구려 물고기였구나..


싶어서 바로 시켰는데.... 알고보니 SwordFish는 청새치인가.. 뭔가 하는 짝퉁참치 같은 물고기였다...


비록 칼치국은 아니었지만... 짝퉁참치국도 나름 먹을만 했다.





길거리 걸어가다가 대충 300~400원 주고 사먹은 수박이다.


정말 너무 맛있다. 수박을 길게 잘라서 4~5개정도를 비닐봉지에 넣어서 파는데...


그 4~5개가 모두 수박 한가운데 맛이 난다.. 


보통 수박이 가운데는 맛있고 겉으로 갈수록 맛 없고 그래야 되는데... 이건 비닐 안에 들어있는 수박 모두가 맛있다.


남미는 음식이 맛 없는 대신 과일이 싸고 맛있다.


과일이 싸고 맛있어서 음식이 맛 없는 걸수도 있겠다....





꾸엔까에 와서 해야 할 일중 1순위는 바로 달팽이 크림 사기.


달팽이 크림이라고... 여자들이 바르는 것중에 피부재생효과가 있는 화장품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이 바로 칠레산 이란다...


더불어 꾸엔까에도 달팽이 크림을 싼 가격에 판다길래 우리는 찾아 나섰다.


사진은 보물지도를 보고 달팽이 크림을 찾는 본인의 모습이다.





홈쇼핑에서 7만원인가 하는 달팽이 크림...


비록 짝퉁이긴 했지만 여기선 단돈 4천원정도면 살 수 있었다.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다양한데.. 여하튼 한국보다는 훨씬 쌌다.


살까 하다가...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칠레산을 사기 위하여 꾹 참았다.





달팽이 크림을 획득하지 못해 슬픈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슈퍼로 향했다.


기분이 가라앉을때는 쇼핑을 하든가... 먹든가.. 둘중에 하나를 해야되는데...


큰 슈퍼를 가면 둘다 할 수 있어서 우리는 주로 큰 슈퍼를 간다.





끼또에서 애용했던 슈퍼맥시... 당연히 꾸엔까에도 있었다.


몇일 머물지 않지만, 그래도 그 몇일을 위한 식량들을 구입했다.


숙소에서 거리가 좀 있어서 들고 오는데 고생했다...


택시 탈수도 있겠지만... 팔이 빠지지 않는 이상에야 돈 아까워서 못 탄다.




슈퍼에서 사온 닭고기와... 저번에 샀던 BBQ소스를 이용해서 만든 요리.


저번에 샀던 BBQ소스맛이 우리 입맛에 안 맞아서.. 버릴까까지 생각했는데...


닭고기와 함께 요리했더니 환상의 맛이 탄생했다.


기쁜 마음에 맥주.


사진 올릴때마다 맥주가 있어서 그렇지 사실 술은 잘 안 마신다. 


진희가 뭐라 그래서 그러는것도 아니고.. 건강을 위해서도 아니고.... 그냥 돈 아까워서 잘 안 마신다.


한국에선 소주 맥주 양주 돈 아까운줄 모르고 신한카드 한장에 모두 들이마셨는데...


여기와서는 맥주 한병 살때도 손이 떨린다. 


마시고 싶어서 떨리는건가...





밥 먹고나서 저녁에 길거리를 한바퀴 돌아봤다.


꾸엔까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그래서 밤에 한번 돌아봤는데... 별거 없었다.


가게들이 다 문을 닫은데다가... 거리에 사람도 별로 없고해서 바로 숙소로 들어왔다.





새로 바꾼 방은 좁고 어두웠지만... 바로 앞에 이렇게 넓은 거실이 있었다.


게다가 그 옆에는 이 정도 넓이의 옥상이 또 있고... 화장실도 따로 있었다.


이 층이 꼭대기인데다가 우리방밖에 없어서... 우리는 거실과 옥상과 화장실을 전세내고 쓴 셈이 되어버렸다.




전자기기 충전기를 5개씩 들고 다니는 우리에게,


숙소 정할때 고려해야 되는 1순위가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지.. 이다... 더럽거나 평이 안 좋거나 위치가 안 좋거나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냥 와이파이만 되면 만사오케이임.




지금은 페루의 와라스라는 동네다. 오늘 밤에 페루의 수도인 리마로 갔다가, 바로 나스카로 향한다.


그럼 이따가 뵈용. 

Posted by v멍군v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