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7-Peru2012. 6. 27. 11:42

드디어 보름 가까이 머물던 쿠스코를 떠나 뿌노로 향했다.


뿌노는 페루-볼리비아 국경 근처에 있는 도시인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인 티티카카 호수로 유명한 곳이다.


흔히들 하늘호수라고 불리우는 곳이 바로 티티카카 호수다.


그 곳에는 내가 어릴적부터 가보고 싶어했던 갈대로 만든 섬, 우로스섬이 있다.





뿌노로 향하는 길은 예뻤다. 


티티카카 호수 자체가 해발 3800미터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고산지대를 지나쳐 가는데,


고산지대는 볼때마다 항상 예쁘다.


멀리 보이는 설산이 매력 포인트.





노숙자가 따로 없다.


면도하기도 귀찮고 머리 다듬기도 귀찮아서 그냥 모자 쓰고 다니고...


이번 여행하면서 나름 잘 꾸미고 다니자가 모토였는데...


점점 무너지고 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이런 휴게소 같은 곳에 멈췄는데...


온갖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로 가득했다.


여기서 물건을 판다고 팔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뜨거운 햇볕 아래 한명의 관광객이라도 더 잡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면 언제나 마음이 좋지 않다.





미리 알아놓은 숙소가 없는 관계로 우리는 삐끼를 따라가기로 했다.


어차피 하루만 묵을 예정이라서 대충 아무 호스텔이나 따라간 뒤,


우리가 뿌노에 온 유일한 이유. 우로스섬 투어에 대해서 물어봤다.


그랬더니 10분 있다가 출발하는 투어가 있다면서 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그렇게 우리는 짐도 제대로 못 풀고 투어를 떠났다.





티티카카 호수는 여의도의 1000배정도 되는 넓이의 큰 호수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이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여기에는 갈대섬이라고 불리우는 우로스섬이 자리잡고 있다.


우로스섬에도 역시 슬픈 전설이 있다.


원래 이 호수 주변에 살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무서운 돌쟁이 잉카애들이 자꾸 건드니까,


싸워서 이길 자신은 없고, 산으로 튀자니 산 꼭대기에도 마추픽추를 만드는 잉카애들한테 잡힐꺼 같아서


호수로 도망을 쳤다.


배에서 먹고잘수는 없어서 만든게, 바로 갈대로 만든 우로스섬.


갈대로 만든 섬 위에 집도 짓고 망루도 만들고해서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난 어릴적에 티비를 통해서 갈대섬을 본적이 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신기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가게 됐다.


남미에 있는지도 진희가 알려줘서 이번 기회에 알았다.;;;


그렇게 어릴적부터 신기해했던 우로스섬이, 요즘은 완전 관광단지로 변해버렸다.


그래서 다녀온 사람은 물론 론리에서조차 우로스섬에 가서 실망하지 말라고 써있다.


뭐... 잉카도 없는 요즘 시대에 계속해서 갈대를 덮어줘야 되는 갈대섬에 누가 살겠냐만은... 좀 슬프긴 하다.





보트를 타고 30분정도 들어가니 갈대섬들이 보였다.


우로스섬은 대략 60개정도의 마을로 이루어져 있었다...


처음 내가 갈대섬을 보자마자 느낀 것은... 망할. 이게 뭐야. 였다.


갈대집 대신 슬레이트 지붕집이... 갈대배 대신 모터보트가... 태양열 발전기부터 광고판까지...


내가 생각한 갈대섬이 아니었다.





그래도 여전히 땅이 아닌 갈대 위에 살고 있는것만은 분명했다.


잘 보면 물 아래로 지난 세월들의 갈대들이 빼곡히 쌓여있다.


처음 배에서 갈대섬으로 내렸을때의 그 푹신함이 잊혀지지 않는다.


무릎에 전혀 무리가 가지 않는 듯한 섬이었다.ㅎ





딱 보면 알겠지만 그냥 관광지다.


뒤쪽에는 전통복장을 한 아주머님들이 기념품을 팔고 있고, 청년회장으로 보이는 청년이 나와서


가이드와 함께 갈대섬을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각 섬은 매우 작은 편이라서... 지금 보이는 것이 전부다.





어릴적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던 갈대섬이 이런 모습인 것을 보고 좀 상처 받았다.


여기 오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갈대섬 별로라고 가지 말라고 했지만,


꼭 가보고 싶던 곳이라서 와본건데... 역시 실망스러운 곳이었다.


그래도 와보고 후회하는게 안와보고 후회하는것보단 낫다는 믿음 하나로 오긴 왔다.





원래 물고기를 잡거나 섬간의 이동수단이었던 갈대배는,


이렇게 관광객들을 위한 배로 변해버렸다.


이 갈대배를 타려면 10솔(5000원정도)을 내야된다.


대부분 공장에서 떼와서 파는 기념품의 판매율이 저조하다보니 생각해낸 소득원인 모양이다.





또 다른 갈대섬에는 이렇게 레스토랑도 있다.


송어부터 시작해서 커피도 팔고... 음료수도 판다.


내가 밟고 있는 곳이 땅이 아닌 갈대라는 사실 말고는 별로 매리트가 없는 곳이다.


또한 전부 갈대로 만들다보니 벌래도 엄청나게 많았다..;;;





이렇게 기념품을 파시던 할머니도... 해가 지고나니 퇴근을 하셨다.;;;


사시는건 뭍에서 사시고 여기는 그냥 기념품을 파는 상점인 셈이다.


뭐 나같아도 이렇게 불편한 곳에 살고싶진 않겠지만... 여하튼 관광객인 나로써는 좀 서글픈 일이다.





돌아오는 보트 안에서 보이는 야경 하나는 예뻤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 동경해온 곳이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르다는 실망감부터...


상식적으로 요즘 같은 시대에 책에서나 보던 예전의 갈대섬을 기대했던 내가 멍청했다는 생각도 들고...


여하튼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이게 페루에서의 마지막날 기억이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7-Peru2012. 6. 25. 12:18

쿠스코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아왔다.


더이상 머물다가는 세계일주가 아니라 쿠스코 일주로 끝나버릴 것 같아서 


볼리비아로 떠나기로 했다.


세계는 넓고 볼건 널렸고 전 남극을 봐야 되니까요.



 


계속해서 얘기하지만 쿠스코는 요즘 매일이 축제다.


이날도 아침부터 계속해서 축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내가 봤을때 쿠스코 시민 전체가 축제에 참여하고 있는게 분명했다.


그리고 1년 내내 이 축제만을 준비하고 있는게 분명해 보인다.





우리가 쿠스코에서 본 마지막 유적. 12각의 돌.


쿠스코 시내의 왠만한 곳은 다 걸어다녔는데 유일하게 이 유적만 보질 못했다.


이정도 와꾸가 맞는 돌따위야 쿠스코에서는 비석치기를 할수 있을만큼 널리고 널렸기 때문에,


유심히 못 보고 그냥 지나쳐 버린거 같다.


가이드북을 보고 찾아가서 찍은 마지막 인증샷.





이 유적의 이름은 12각의 돌이다.


뭐 축대에 있는 수많은 돌 중 하나일 뿐이지만, 잉카 돌쟁이들의 기술력을 볼 수 있는 유적이다.


큰 돌을 12각형으로 잘라서 다른 돌들과 같이 쌓아놨다.


면도날 하나도 들어갈 수 없을만큼 딱 맞춰서 잘라놨다. 몇번을 봐도 신기한 기술이다.


근데 마추픽추에 가면 28각의 돌도 있으니... 12각정도야 뭐 애들 장난 수준이다.





이 거리뿐만 아니라 왠만한 잉카 유적지의 돌들은 다 이런식으로 쌓아놨다.


사다리꼴로 쌓은것부터 한치의 틈도 없이 쌓은 것이 잉카가 쌓았다고 말해주고 있다.


돌들은 자세히 보면 진짜 놀랍다.


아니 왜. 이런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페인한테 진거지?





12각의 돌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남아버렸다.


우리의 버스티켓은 내일 오전 8시.


다시 말해 오늘이 우리의 쿠스코 마지막 날이다.


사진은 우리의 안녕을 기원해주는 쿠스코 어린이들. 


은 아니고, 엄청난 방과후 활동을 통해 다져진 군무를 보여주는 쿠스코 어린이들이다.





길거리 곳곳이 전부 축제중이었다.


꼬마애들부터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까지...


전부 팀 단위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행진중이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기나긴 행렬이었다.





아침부터 이어진 축제는 밤까지 계속된다.


혹시 까먹었을까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진짜 축제날은 24일이다.


지금 보는 사진들은 축제 5일 전 도시의 모습이다.


아침부터 행진하던 사람들이 계속해서 행진중인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바뀌어서 오후반 사람들이 행진중인지 잘 모르겠지만 여전히 행진중이다.





대략 20명정도로 구성된 팀들이 행진을 하면서 퍼포먼스를 벌인다.


날아다니는 새로 분장한 팀도 있고, 농부처럼 농기구를 들고 있는 팀도 있고, 별별 팀이 다 있었다.


각 팀마다 저렇게 팻말을 들고 있는데, 아마도 팀명과 몇반인지 써놓은거 같다.





얘네는 4M반인가 보다... 이 팀은 특이하게 가면을 쓰고 있었다.


각 팀마다 의상이며 음악에 많은 신경을 쓴 티가 났다.


모두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그리고 소품들까지 모두 열심히도 준비했더라.





이 행진의 끝이 어딘지 궁금해서 따라가보다가 포기한 지점이다.


왠지 음악선생님으로 보이시는 분이 가히 신들린 듯한 피리연주를 하고 계셨고,


학생들은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잘 보면 음악선생님 주머니에는 드럼스틱도 있다... 피리부터 드럼까지 만능이신 분인거 같다.


각 팀마다 이렇게 음악연주하는 어른들이 4~5명씩 있다.





이건 뭐 퍼포먼스 하는 팀이 한두개여야지 다 보든지 할텐데...


수십개..(혹은 수백개...)의 팀들이 각 골목마다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으니 다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24일날 열린다는 큰 축제를 보고 볼리비아로 넘어간다면 참 좋았을 테지만,


그날이 최대성수기인 관계로 쿠스코에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볼리비아로 넘어간다는 루머가 있어서 우리가 먼저 볼리비아로 향했다.


이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어떤것을 바라보고 참여하는지 알수 없다.


상금이 걸려있는건지... 아니면 학교에서 강제로 시킨건지... 혹은 자발적으로 참여한건지...


종교적인 축제가 아닌 축제가 이렇게 큰 것도 처음 봤다.


뭘 위한건지, 왜 하는건지, 어떻게 하는건지도 모르고 본 축제 예행연습들이었지만


이런게 하나하나 쌓여서 여행이 재밌어지는거 같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7-Peru2012. 6. 25. 11:20

간혹 여행을 하다보면 한국음식이 땡길때가 있다.


특히 남미의 밍숭맹숭한 음식들만 먹다보면 자극적이고 강한 한국음식이 땡긴다.


하지만 외국에서 먹는 한국음식은 대체로 비싼데다가 맛도 그닥 없는지라 자주 먹지는 않는데,


이날은 특별히 한국음식을 먹기로 했다.


왜냐면 어제밤에 포커를 쳤거든.


물론 나는 이겼다.





요즘 같이 전세계 어디를 가든지 한국 여행객을 만날 수 있는 시대에,


왠만한 도시에는 한인 게스트하우스와 한인 음식점이 있다.


남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관광지인 쿠스코에도 사랑채라는 한국 음식점이 있다.


숙박이랑 문화원이랑 음식점을 같이 하고 있는 곳이다.





우선 밑반찬 사진. 오랜만에 먹은 김치는 맛났다.


왼쪽위에 있는건 브로콜리를 튀긴건데... 생각보다 맛났다.


저정도는 나중에 직접 해먹을 수 있을것 같다.





내가 시킨 불고기 덮밥.


불고기라고 보기에는 좀 애매한 소고기였다.


외국에서 한국음식 먹으면서 가격대비성능을 말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여하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야채고기덮밥 정도?





이 김치찌개를 먹으려고 이곳을 간거다. 


비록 김치찌개에서 가장 중요한 돼지고기가 너무 조금 들어 있어서 빡쳤지만,


나름대로 먹을만 했다.


가격은 현지음식보다 2~3배는 비싼 수준.


신기한건 이 모든 음식을 페루 아줌마가 만들고 있었다..;;;;;


이거 다 먹고나서 진희는 숙소로 갔고, 나는 여기서 만난 동생분이랑 위닝하러 갔다.


이 머나먼 남미땅까지 와서 플스방 가서 위닝하고 다니는 중이다.




왠만해선 여행중에 한국음식을 잘 안 먹는 편이지만,


이게 여행이 너무 길어지다보니 어쩔수 없이 한국음식을 찾게 된다.


지금은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에 있는데, 여기는 한인마트가 따로 있단다.


없는게 없는 한인마트라는데... 기대 된다.


내일 와이나 포토시라는 산을 다녀온 후에 매운탕이라도 끓여 먹어야겠다.


이렇게 쿠스코에서의 휴식 2일째가 지나갔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7-Peru2012. 6. 24. 06:15

내 허리가 왜 아픈지는,


강북 C병원, 목동 H병원, 강남 S병원. 모두 모르지만,


여하튼 난 가끔씩 무리하면 허리가 아프다. 예전보다 아픈 횟수가 점점 줄어드는 걸 보니,


운동부족임이 틀림 없지만, 운동 할 생각은 여전히 없으니 우선 휴식.



 


점심까지 내리자다가, 쿠바에서 만난 동생분과 그 일행분이 만들어준 닭고기를 먹었다.


그리고는 보답으로 저녁에는 스파게티를 만들고자 장을 보러 갔다.


이러다간 오늘짜 블로그에는 글만 있을거 같아서 급조한 사진.


이날 하루 이사진 하나 찍고 말았다.



결론은 스파게티를 만들긴 만들었으나, 동생분 한명은 한국음식점에 면접 보러 갔고,


나머지 한분은 마추픽추 투어 설명 듣느라고 스파게티를 제대로 못 먹었다.



그리고 최종 결론은.


이 전날부터 시작한 훌라대결을 계속 이어 나갔다.


예전에 인도 꼴까따에서 2박3일동안 밥 먹고 자는 시간 빼고 새벽부터 새벽까지 포커만 쳤던 아름다운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지금 있는 라파즈에서는 한인슈퍼에 가서 화투라도 사야겠다.


훌라는 영 우리나라 정서와 안 맞는거 같다.


내가 못 쳐서 그러는건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7-Peru2012. 6. 24. 05:54

볼거 많고 할거 없는 쿠스코에서 마추픽추 말고 가고자했던 두군데.


모라이라 불리우는 잉카유적과 살라네스라 불리우는 염전.


마추픽추 하산의 여파로 인해 허리상태가 안 좋았지만...


볼건 빨랑 봐버리고 쉬자는 마음으로 투어를 떠났다.





쿠스코는 그냥 맨날 축제다.


정말 매일매일이 축제다. 주말이고 주중이고 다 필요없고 그냥 매일 축제다.


얘기를 들어보니 6월 24일이... 여기의 새해? 뭐 그런거처럼 엄청 큰 축제라서... 


24일까지 계속해서 축제란다. 뭐 초등부 축제, 고등부 축제, 대학생 축제 등등등 계속 축제란다.


전야제가 이정돈데 실제 축제 당일에는 도시가 폭발해버릴것 같아서 그 전에 볼리비아로 튀기로 했다.





모라이 + 살라네스 투어는 매우 심플했다.


씨티투어처럼 그냥 버스 타고 한바퀴 쭉쭉 둘러보고 끝이다.


특이한건 여느 다른 투어는 구경 다 하고 나서 쇼핑을 하는 것과는 다르게,


이거는 초장부터 쇼핑으로 시작이다.


열심히 천연염색에 대해서 설명해주시는 아주머님과 별 관심 없는 외국인들.





요것이 바로 모라이.


엄청나게 큰 유적지다. 잘 보면 저기 보이는것이 사람이다.


이 유적지에 대해서도 설이 여러가지인데....


첫번째는... 곡식의 개량을 위해서 사용했다는 거랑...


두번째는... 곡식의 테스트를 위해서 사용했다는 거다.


실제로 지금 있는 곳과 가장 아래 부분은 5도정도 차이가 난단다. (고도차 등으로 인해서.)


그래서 가장 아래 따뜻한 부분에서 옥수수를 키운 다음에 점차 한단계씩 올려서 추운 곳에서도 자랄수 있게 개량했다는 얘기도 있고,


곡식을 다 심어보고 어느 정도 온도에서 가장 잘 자라는지 테스트해봤다는 얘기도 있다.


잉카는 위대하다. 단순한 돌쟁이가 아니라 경작에도 능력치를 찍은게 분명해 보인다.





모라이를 내려가는 방법은 이렇게 돌계단을 밟고 내려가면 된다.


시멘트로 발라놓은게 아니고... 애초부터 돌을 쌓을때 이렇게 계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큰 돌을 중간중간에 박아놨다.


이 무식한 돌쟁이들. 이 정도는 그냥 나무사다리 사용해도 되지 않겠니?





모라이의 가장 하단부에 둘러앉아 눈을 감고 태양의 기운을 느껴보는 관광객들.


내가 봤을때 가장 아래가 더운 이유는, 걸어내려오는게 빡세기 때문인거 같다.


뭐 이렇게 크게 만들어놨다냐....


가운데 돌댕이들 뒤로 일직선으로 줄이 쫙 가있는데...


이건 물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수로란다... 대단한 잉카.


실제로 어떻게 사용했는지 궁금하긴 하나... 스페인이 전부 멸망시켜 버리는 바람에 알수가 없다.





어마어마한 모라이의 위엄.


무심코 가장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데 죽는줄 알았다.


콜로세움도 아닌 것이 뭐 이렇게 거대하게 만들어놔서 관광객을 힘들게 하는거야...


가끔 저기서 낮잠 자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타는게 죽는거보다 싫은 동양인들은 제외.





그 다음 코스는 살라네스 라고 불리우는 염전이다.


산 중간에 염전이 있다. 이것 역시 무식하게 크게 형성되어 있다.


페루는 볼리비아랑 다르게 바다도 가지고 있으면서 왜 소금을 여기서 캐먹는건지 모르겠다.


참고로 볼리비아편에서 얘기하겠지만... 볼리비아는 바다가 없다.ㅠ


거기에는 슬픈 전설이 있지만, 다음 볼리비아편에서 자세히 써야지.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염전들이 무식하게 펼쳐져 있다.


저거 하나당 주인이 한명씩 있단다... 사고 파는게 엄격하게 관리된다는 얘기도 있고...


어떤건 갈색이고 어떤건 흰색인데.. 왜 그런지는 가이드 말을 안 들어봐서 모르겠다.


난 허리가 아파서 그냥 여기서 주저앉고 진희만 내려갔다 왔다.





사람이 직접 물을 날르는 시스템이 아니고... 물 나오는 줄기를 잘 쪼개서 모든 염전에 물을 대고 있었다.


어디서 소금물이 내려오는지, 언제부터 여기서 소금을 캤는지 그런건


인터넷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저한테도 좀 알려주세요.





사람이 저만하니까... 염전이 얼만한지는 대략 짐작이 갈듯.


그리고 첫 사진이랑 같이 보면 얼마나 큰 염전인지도 짐작이 갈듯.


잘 보면 사람 왼쪽으로 쭈욱 물 흐르는 길이 보인다.


자기 염전에 물이 필요하면 돌로 만든 수문을 열어서 물을 채우고, 필요 없으면 문을 닫아서 다음 염전으로 흐르게 만들어놨다.


염전이 있는곳답게 정말 미칠듯한 태양이 나를 괴롭혔다.


그래서 난 그냥 꼭대기에 앉아서 강냉이나 까먹으면서 쉬었음.





이제. 이 아래부터는 혐짤 포함이므로 비위가 약하거나,


점심 먹고나서 1시까지 할일 없는데 잠이 안와서 이 블로그 들어온 사람은 자제 바람.


남미에는 꾸이라는 음식이 있다. 동물 이름이기도 하면서 음식 이름이기도 한데.


꾸이의 정체는 바로. 


기니피그.


우리나라에서 햄스터와 함께 쥐계 애완동물 쌍두마차를 달리는 그 동물이다.


쥐답게 번식력이 강하고 지진을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예전부터 남미에서는 집안에 기니피그를 키웠는데,


지진이 일어나봤자 뭐 얼마나 자주 일어나겠나...


그래서 쓸모 없는 기니피그는 계속해서 잡아먹었다.





이게 바로 꾸이.


아. 다시 보도 아름답게 튀겨졌다. 기니피그다. 


게으른 남미답게 손질이라곤 내장을 뺀게 전부다. 그냥 머리부터 발톱까지 전부 통째로 요리한다.


현지인들은 내장도 먹는다는데... 난 도저히 내장은 못 먹겠더라.


이정도는 양반이고... 길거리에서는 이 기니피그를 그냥 있는 통째로 구워서도 판다.


이건 넓적하게 펴놔서 그나마 혐오감이 덜한데... 길거리에서 파는건..


그냥 털 없는 기니피그가 나를 노려보고 있는 수준이다.


현지인들은 그걸 사서, 다리를 잡고 등부터 베어먹는다.. 아주 맛나게... 잘도 먹는다.





머리도 그냥 다 달려있다. 저 머리를 뒤집어 보면 이빨까지 전부 다 달려있다.


리카르도가 꼭 먹어보라고 해서 먹어보긴 했다만... 그다지 맛나진 않았다.


맛은.. 그냥 누린내 심한 닭고기 정도고... 생각보다 먹을 부위가 많지 않았다.


죄다 뼈밖에 없고.. 살을 발라먹으려면 손으로 잡고 야무지게 발라먹어야 되는데...


기니피그 다리를 잡고 발라먹다보면.. 기니피그랑 악수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온몸에 소름 돋았다.


남미에서는 고급 음식에 속하고, 스테미너 음식으로 많이들 먹는단다.


이거 말고, 요리 하기 전에 털만 제거한 상태의 사진들도 있는데... 그걸 올렸다간 블로그 폐쇄될까봐 안 올렸다.





꾸이를 다 먹고나서...(반도 못 먹었지만...)


허리상태가 안 좋은 관계로 볼리비아로 가는 버스표를 미루려고 터미널로 갔다.


쿠스코의 터미널 옆에는 쎈뜨로 메르까도라는 중앙시장이 있는데... 없는거 빼고 다 있다.





이렇게 정육점도 있고 과일도 팔고 옷도 팔고 야채도 팔고 전자기기도 판다.


꾸이가 생각보다 별로라서 저녁에는 삼겹살을 해먹기로 했다.


역시 고기하면 삼겹살이죠.


하지만 삼겹살이 없는 남미에서 삼겹살용으로 잘라주세요. 는 무의미한 말이었다.


저번에 그렇게 샀다가 삼겹살이 아닌 고기튀김을 해먹었던 경험이 있는지라,


이번에는 그냥 목살로 샀다.


남미에서 목살을 사는 방법을 다음과 같다.


1. 왼손 검지로 코를 들어올리고 돼지 소리를 낸 다음에.


2. 주인 아줌마의 눈을 쳐다보면서 목을 열심히 잡아 당기면 된다.


그러면 아줌마가 돼지 목살을 준다.


말 좀 안통하면 어때. 목살 사먹을줄만 알면 되지.




이로써 마추픽추, 모라이, 살라네스. 이렇게 쿠스코에서 보려고 했던 3가지를 모두 봤다.


하지만 허리가 안 좋은 관계로 기나긴 휴식에 들어갔다.


쿠스코는 오래 머물기 좋은 도시인거 같다.


방값도 싸고. 끝.


이거 하나면 된다. 여행할때 오래 머물기 좋은 도시는 그냥 방값만 싸면 된다.


인터넷 + 부엌 사용가능 + 싼 방값.


이렇게 3개가 합쳐지면 한달이고 두달이고 머물수 있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