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은 찌라시 신문기자처럼, 그 아름답다던 체코 프라하의 야경의 진실은? 이딴 제목 안 단다.


그냥 결론부터 말해서 별로였음.


별로임. 그냥 별로임. 왜 백만불짜리 야경이라 그러는지 알 수 없었음.


이건 뭐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사진으로나마 보고 판단하시길.





우리 숙소는 소지구 뒤쪽에 위치한 관계로,


관광하기에는 여러모로 편리했다.


프라하의 관광지구는 크게, 소지구-프라하성-구시가지. 이렇게 나뉘어져 있는데,


개인적으로 소지구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소지구까지 가는데 골목길을 헤집고 다녀야되서, 민박집 사장님께 여기 밤에 돌아다녀도 괜찮냐고 여쭤봤더니,


한국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하신다.


근데 왜 자동차 도둑은 그렇게 많은거여...ㅡ_ㅡ





프라하에 도착하기 2일전쯤, 우리가 폴란드에서 폭설로 인해 거북이 운전을 하고 있던 날,


그 날 여기에도 많은 눈이 내렸단다.


덕분에 눈이 살짝 덮혀 더 아름다운 프라하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성수기때 오면 꽤나 덥다고 하던데... 더운것보다 추운걸 선호하는 우리는 비수기에 온게 더 나은듯 싶다.



허나, 겁나 추움.


거의 남미 파타고니아 수준으로 추웠음.


다른 여행객들은 전부 파카랑 두툼한 옷을 입고 다니는데, 배낭여행자인 우리는 옷이 별로 없는지라,


쫄바지부터 히트텍까지 전부 껴입었는데도 너무 추웠다.





숙소에서 소지구쪽으로 걸어가다보면 보이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뭔지도 알 수 없는..


여하튼 사람들이 전부 돈 내고 들어가던 곳이다.


여기도 잘 보면 지붕부터 시작해서 앞에 전부 조각상 투성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통하는 길목도 전부 조각상으로 도배되어 있다.


다들 하나같이 수준급으로 보였지만... 간혹 몇개는 급조한 듯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잘 보면 조각상들마다 색깔이 다 다름.





오늘의 일정은 대략, 낮에는 프라하성 구경. 밤에는 야경 구경 이 되겠다.


그래서 처음으로 간곳은 프라하성 안에 있는 성 비타 성당이다.


사진으로 딱 봐도 느껴지겠지만, 겁나 화려한 고딕양식의 건물이다.


고딕양식이 뭐냐고요?


그런건 나도 모름. 그냥 딱 봤을때 왠지 그로테스크하고 삐죽삐죽하게 색인 건축물은 고딕이라고 보면 됨.


이건 뭔가 뾰족뾰족하니까 그냥 고딕임.


네오고딕 뭐 그런것도 있던데... 설명을 읽어도 잘 모르겠고...


여하튼 가운데 둥글게 화려하게 장식된 커다란 창이 장미의 창이라고 불리는 거란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멋진 스테인 글라스들이 줄지어 서있다.


어제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본 스테인 글라스는 그냥 색종이라고 칭할만큼,


이곳의 스테인 글라스는 겁나 화려했다.


여하튼 어떤 유적지를 보든지간에, 종교적인 유적지는 언제나 놀랍다.


돈을 주고 시켜도, 때려가면서 시켜도 이렇게까지는 못 만들텐데...


뭔가 종교적인 힘이 가해지면 다들 알아서 멋드러지게 잘 만들어내는거 같다.





성 비타 성당의 입구 모습이다.


뭔가 복잡해보이는 장식물이 입구를 빙 둘러싸고 있다.


여기도 안쪽까지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하지만,


어차피 성당에 가면 전체적인 모습만 보고 느낄뿐, 세세한 설명은 읽어도 잘 모르는 우리로써는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





성 비타 성당은 앞에서 보는것보다 뒤에서 보는게 더 멋졌다.


저 쓰잘데기 없어보이는 주변부의 기둥이랑 가운데는 왜 이어놨는지 모르겠다만,


여하튼 저런것들이 전부 모여서 꽤나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쩌어기 왼쪽에 보면 뭔가 공사중인거 같기도 하지만, 잘 보면 공사중은 아니고 그냥 장식 자체가 저렇다.


개인적으로 내가 프라하에서 본것중에 가장 멋진 것이 이 성 비타 성당이었다.


천문시계보다도 더 멋졌음.





프라하성 내에는 황금의 길이라고 불리는 곳도 있는데,


이곳은 체코가 낳은 세계적인 문학가 프란츠 카프카부터 시작해서, 별별 유명한 사람들이 살던 곳으로 유명하다.


실존주의가 뭔진 모르겠다만 여하튼 실존주의의 대가 프란츠 카프카가 살던 곳이라 해서,


한번쯤 가보고 싶었으나....


이 길거리도 들어가려면 돈을 내야 된다...ㅡ_ㅡ


프란츠 카프카 생가도 아니고, 박물관도 아닌 것이, 그냥 길거리 지나가는데도 돈을 내라니.ㅋㅋㅋ


프라하 카드 (스톡홀름 카드처럼 24시간동안 프라하의 모든 것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가 있었다면 가봤을테지만,


별 필요 없다는 민박집 사장님의 말씀을 듣고 안 산 관계로,


황금의 길도 패스.





성 비타 성당은 뒤만 예쁜게 아니고 옆에도 예뻤음.


옆쪽은 저렇게 황금칠로 된 벽화가 있었는데... 우리가 갔을때는 때마침 뭔가 작업중이었음...;;


비수기에 여행하다보면 성수기에 비해,


방값도 싸고, 사람도 별로 없고, 뭔가 예약할 필요도 없고 다 좋은데...


이렇게 대부분의 관광지들이 보수작업중이다...;;


성수기때 바짝 관람객 받아서 돈 벌고, 비수기때 그 돈으로 보수공사를 하는 모양이다.





계속 성 비타 성당만 나와서 지루하겠지만, 여하튼 이게 제일 멋졌으니 이런다고 이해바람.


성 비타 성당은 지붕도 성 비타스럽게 겁나 무늬가 화려하다.


게다가 몇백년에 걸쳐서 지은 관계로, 중간중간에 고딕스럽지 않은 모양의 첨탑들도 있다.


잘 보면 가장 앞이랑 메인은 비스무리한 양식인데,


중간에 쌩뚱맞게 툭 튀어나온 청동첨탑들이 보인다.


그건 계속 짓다보니까 유행이 바뀌고 바뀌어서 저렇게 지은거란다.





여기는 벨베데레 라고 불리우는, 여름궁전이다.


프라하성 바로 옆에 있으면서 왜 여름에만 쓰는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현재는 전시관으로만 쓰이고 있단다.


이 건물 자체는 별 특이점이 없지만, (이것도 르네상스 양식이라는데 그게 뭐야... 무서워...)


이 앞에 쭉 펼쳐져 있는 왕립정원이 꽤 멋지고, 데이트하기 좋게 생겼다.





해가 지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우리의 관광 스피드에는 자비가 없었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보든, 빠르게 보고, 빠르게 찍고, 빠르게 이동하는 우리의 특성상,


프라하 성을 구경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우린 천천히 밥을 먹기로 했다.


원래 목적은 천천히 밥을 먹으면서 해가 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야경을 보는거였음.





그래서 찾은 곳은, 민박집 사장님이 강추한 식당.


U Maleho Glena라는 식당이다.


BBQ는 물론, 벨벳 맥주라고 불리우는 거품 맥주가 일품인 곳이었다.


근데 하나 주의할점은.... 한국인이 엄청 많음...;;;


우리가 갔을때는 대략 한국인 15명쯤에.. 외국인 2명 정도의 조합이었음.


이게 왜 주의할 점이냐면... 한국말로 얘기할때 조심조심 얘기해야되니까연.ㅎㅎ


저기 앉아있는 사람 짱깨 아냐? 라고 말하면 안됨. 한국인일 가능성이 99%임.


어디 가이드북에 나온지는 몰라도, 여하튼 엄청나게 많은 한국인들이 이곳을 방문했다.





이것이 바로 이 가게가 자랑하는 BBQ랑 수제햄버거다.


가격은 BBQ가 175코룬(대충..만원)이고 수제햄버거가 165코룬 정도 했다.


맥주는 한잔에 40코룬이었음.


특히 BBQ가 겁나 맛있었는데... 그것보다 더 놀라운건 벨벳맥주의 맛.


거품맥주는 처음 먹어본지라, 생각외로 밍밍하다 생각해서, 4잔을 들이마셨더니...


핑핑 돌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낮술은 마시지 말라고 한 모양이다.


밤까지 느긋하게 기다리자는 우리의 약속은 온데간데 없고, 취한 몸을 겨우 이끌고 숙소로 와서 한숨 잤음.





그렇게 한숨 자고 다시 나간 프라하의 모습이다.


이것이 바로 백만불짜리라는 프라하의 야경.


어제 체코 할아버지가 알려주신 곳으로 가서 야경을 봤는데...흠... 생각외로 별거 없다.


야경 포인트가 아니라서 그런가...;;;


여하튼 그냥 일반적인 도시와 크게 다를바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야경을 볼만한 곳을 생각해봤다.


개인적으로 가장 멋졌던 성 비타 성당에 가보기로 했다.


낮에도 그리 멋졌으니, 밤에는 더 멋지겠지.


프라하는 야경이 유명한지라, 밤에도 사람이 많을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사람이 별로 없었다.


대낮에는 이 길엔 사람으로 가득찼는데, 밤에는 별로 없더라.


사진은 매우 예쁘게 나왔으나, 실제로는 이렇게 주황빛이 돌지는 않음..;;;





성 비타 성당에 와봤다.


흠... 뭔가 멋지긴 하나, 기대에 부흥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건 좀 너무 밝게 나왔고, 가장 아래에 성 비타 성당 뒷부분을 찍은게 있는데,


그게 가장 실제로 본것과 비슷하게 나왔으니 참고 바람.





이건 성 비타 성당을 옆에서 본 모습이다.


이걸 찍고 있는데, 어디선가 관광객 무리가 각자 대포만한 카메라를 들고 등장했다.


그리고는 정말 열심히 사진을 찍으셨는데, 알고보니 한국분들이셨다.


뭔가 사진 동호회이신거 같기도 하고... 그냥 여행 오신거 같기도 하고..


여하튼 그렇게 열과 성의를 다해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을 보고 있자니,


대충 아무렇게나 오토로 놓고 찍어대는 내가 부끄러웠다.





이게 가장 실제와 비슷한 사진임.


대략 이렇게 생겨먹었다.


낮이랑은 또 다른 느낌을 풍기고 있었는데... 


프라하의 야경에 대한 얘기를 너무 많이 듣고,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와서 그런지...


생각외로는 별로였음.


그렇다고 뭐 다른 곳이 월등히 뛰어나거나, 프라하 자체가 별로라는건 아니고..


문제가 있다면 그저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온 나에게 있는듯.


사람 사는데가 다 똑같지 뭐 있나.





이제 프라하 성을 지나, 구시가지쪽을 바라다 보며 찍은 사진이다.


우리나라처럼 대형간판이나 네온사인등이 별로 없어서 고풍스러운 야경을 보여주고 있는게 특징이다.


대형간판이나 네온사인처럼 인위적으로 밝은 것이 없는 도시일수록,


야경이 좀더 멋져 보이는거 같다.


진희 말로는 조명의 세기를 한단계 낮춰서 전체적으로 어둡게 한것이 야경의 품격을 한단계 높인 거라고도 했다.


어찌됐든 정릉1동보다는 멋졌음.





프라하 자체에서도 야경을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쓴 모습이다.


좁은 골목길을 가더라도, 가로등이 꽤나 운치있게 만들어져 있고,


일반적으로 쓰는 백열등이나 LED가 아닌 뭔가 좀 달라보이는 가로등이었다.


하나 신기한 점은, 이렇게 어두침침하고 범죄 저지르기 좋은 골목길이 곳곳에 있는데도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범죄가 별로 없다는 점..


남미에서는 해만 떨어지면 바로 숙소로 들어와서 밖으로 나가질 않았는데..


여기선 이렇게 늦은 시각에 야경도 구경하고, 참 좋다. 역시 유럽이 짱임.





여기가 프라하 야경사진을 찍는 포인트다.


까를교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사람들이 많은 곳이 눈에 띄는데,


거기서는 까를교 + 프라하성 + 성 비타 성당등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물론 사진 찍는 사람 실력이 좀 뒷받침 되야 함.


여하튼 어느 도시든 똑같겠지만, 야경이라는게 조명이 좌우하는건데...


도시의 모든 건물에 조명을 쏠수는 없고... 핵심적인 몇개의 건물에만 조명을 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멀리서 바라다보면 약간 드문드문 뭔가 조화롭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일직선상으로 모아놓고 보면 좀 멋진데... 엉뚱한 곳에서 보면 엉뚱해보임.


이로써 야경은 유명한 포인트에서 봐야 제맛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가면 유명한 곳에서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트램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얘기했다.


'그래. 프라하의 야경은 한물 갔대. 이제 대세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야경이래.'




그래서 우리는 지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와있고,


오늘밤 야경을 보러 갈거다.


근데 이 망할 동네는 좀 무서운거 같아서 걱정임.


프라하랑 부다페스트랑 어느 곳의 야경이 더 멋진지는 나중에 사진으로 올릴테니 각자 판단하기 바람.





가장 마지막은 매시 정각에 천문시계에서 열리는 퍼포먼스임.ㅎ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