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살아남기2023. 5. 29. 22:55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에 대한 기억중 인상 깊은 기억이 하나 있는데, 그건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때쯤의 일이다.

무슨 행사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코엑스에서는 IT관련된 행사가 열렸었다.

원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 행사였지만, 그 당시 나는 큰아찌가 준 Staff표찰을 당당하게 착용하고 무료로 입장을 했었다. (당연히 그러면 안되는거였지만...)

 

내 기억에 있는 장면이라고는,

뭔지 모를 부쓰들 중간중간에 게임을 팔고 있던 간이판매대들이다.

남대문에서 양말을 쌓아놓고 떨이로 판매하듯이, 그 행사에서도 부쓰 중간중간에 오래되거나 유명하지 않은 게임들을 무더기로 쌓아놓고 단도 5,000원에 판매하는 판매대들이 있었다.

나는 거기서 장군이라는 슈퍼로봇대전 짝퉁같은 게임과,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게임 하나. 그렇게 2개를 사왔던 기억이 난다.

 

그 날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학교를 빼먹고 갔기 때문인거 같다.

지금 생각해도 굳이 학교를 빼먹으면서까지 갈만한 행사는 아니었던거 같다. 내가 볼만한 그런 행사는 아니었던거 같다.

그 당시의 엄마가 왜 굳이 학교를 빼먹으면서까지 그 행사에 보내주셨는지는 지금도 이해가 안가지만,

그래도 뭔가 친구들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때 나 혼자 staff 표찰을 착용하고 이렇게 거대한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뭔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한달쯤 전에 드디어.

국내에서 가장 큰 IT행사 중 하나인, AWS Summit에서 발표자로서 코엑스에 섰다.

마지막 시간대라 아쉽긴 했지만, 가장 큰 강연장에서 발표를 했다는 거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나 혼자 마음속으로.ㅎ)

 

코엑스에서, 그것도 1,000명 앞에서 발표를 한다는게 너무나도 떨리는 일이었지만. (근데 연휴 전날 마지막 시간대라 1,000명 안옴.ㅎㅎ)

막상 올라가보니 생각보다 긴장되지는 않았고, 아주아주 다행히도 준비한 모든 것들을 실수없이 잘 해내고 내려왔다.

 

이러다가는 언젠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발표자로 서는 날도 오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