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g2017.09.02 23:12

블로그를 처음 하게 된 계기는,


내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할머니에게 내 근황을 전하기 위한 용도였다.



특히 10년 전쯤 영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블로그에 매일같이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목적은 오로지 가족들에게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전하기 위함이었다.


그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던지라 영국에서 내가 뭐하고 지내는지는 블로그로밖에 알려줄수가 없었다.


특히 비행기표부터 시작해서 여행경비까지 모두 부모님이 주신 돈으로 간거라, 어떻게 사용중인지 보고할 의무가 있었고,


할머니에게 내가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알려드려야지만 내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그냥 아무말이나 써댔었다.


누군가 볼거라 생각도 안했고, 사진도 내 위주로 찍어서 올렸었다.


누나가 내 블로그에 들어와서 새 글이 올라오면 할머니한테 지금 명수는 뭐한대요. 명수는 어디갔대요. 처럼 얘기해줄거라 생각했었기 때문에.



그렇게 영국에서 매일 일기처럼 글을 쓰다가, 인도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인도의 빠하르간지의 한 PC방에서 집에다 잘 도착했고, 인도는 거지같고 빡치는 일 투성이라고 보고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날 보고 말했다.


멍군님이시죠?


깜짝 놀랐다. 넹? 누구세요?


얼굴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큰 누나뻘쯤 되는? 이모쯤 되는? 그런 여성분이셨다.


영국에서 쓰신 글 잘 봤어요. 인도에 무사히 도착하셨네요? 라면서 말을 시작했고, 난 상당히 쑥스러웠다.


그냥 아무말이나 써댔는데 그걸 보고 내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사실에 내심 뿌듯했던 기억도 난다.



그때쯤부터였을거다.


블로그에 무언가를 쓰고 올릴때 조금씩 더 신경을 쓰게 됐다.


사실 인도 여행 다녀온 사람들이야 주변에 넘치고 넘쳐서 그 정도가 좀 덜하긴 했지만, 사진을 올릴때도 내 얼굴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올릴때 좀 더 조심하게 됐고, 글을 쓸때도 한번 더 생각하기 시작했다.


뭐 대단한 파워블로거라도 된것마냥 느끼진 않았지만, 내부심사를 거치며 글을 쓰기 시작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열심히 학교를 다니면서 블로그는 영국-인도 여행블로그가 아닌 다시 과제정보나 임시저장하는 용도로 쓰게 되었고,


내 블로그는 또 다시 내 일기장이 되었다.


자취하면서 느끼는 외로움을 토해내는 배출구가 되어주었고, 머릿속을 맴돌며 날 지치게 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역할을 해주었다.



그러다가 세계일주를 떠났다.


처음에는 똑같은 목적이었다. 점점 아픈 곳이 많아지는 할머니가 1년 넘는 여행기간동안 날 기다려주신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래서 할머니에게 내가 지금 어디쯤 여행중인지 알려드리기 위해 거의 매일같이 글을 썼고, 세계지도를 사다가 내가 글을 쓰면 어디쯤 지나고 있는지 할머니에게 설명 좀 해달라는 부탁도 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방문자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자주 보이는 이름들이 나타나고, 난 어느순간 대기업을 때려치고 세계일주를 하는 패기 넘치는 젊은이가 되었다고 스스로 착각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내 스스로가 이곳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일관성 있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난 아무 생각 없이 떠난게 아니고 다녀온 후의 미래도 생각하고 이것저것 다 고려해서 도망친게 아니고 여행하면서 항상 즐거웠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등등등.


그렇게 실제의 나와 이미지상의 나를 분리하다가 어느 순간 합쳤다가 다시 또 분리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겪다보니,

(물론 나 혼자 지지고 볶고 한거임. 아무도 이렇게 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거임.)


블로그에 뭔가 글 하나 올린다는게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글을 잘 안 쓴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였던 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인거 같기도 하다.


날짜 감각이 무지한지라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벌써 첫 제사를 지낸지도 꽤 된걸로 봐서는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거 같다.



사실 이 글을 쓸때에는 할머니에 대한 추억들을 정리하고 싶어서였는데... 또 다시 쓸데없이 말만 길어진거 같다.


그럼 원래 쓰려던건 다음에 써야겠다.ㅎㅎ


그럼 원래의 나처럼, 냉장고에 있는 맥주나 마시러 가야겠다. 냠냠.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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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7.09.24 19:55 [ ADDR : EDIT/ DEL : REPLY ]
  2. 비밀댓글입니다

    2017.10.16 15:33 [ ADDR : EDIT/ DEL : REPLY ]
  3. kuel

    읽고 나니 조금 슬퍼지는 글이네요.
    다음 글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바래요!

    2017.12.01 16: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벌써 두달 넘게 지났네.

 

3월 중순즈음.. 제주도에 다녀오면서 그곳에서 묵은 숙소가 마음에 들어서,

 

'사장님. 꼭 블로그에 글 하나 올리겠습니다.'

 

라고 약속해놓고... 어느덧 두달이나 시간이 지났다.

 

그래도 언젠가는 올릴거니까 지금 올려야겠다.

 

 

 

이건 미리 올리는 리모 작가님이 그리신 드로잉 제주라는 책이다.

 

세계일주 다녀오고나서 우연히 인터넷에서 리모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같은 IT직종에 있다가 업을 바꿔, 여행을 다니며 스케치를 그린다는게 정말 부러웠다.

 

 

난 그림이나 음악을 너무너무 못해서 그런지, 그런걸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나도 부러웠다.

 

여행할떄 가끔 그런 부류를 만났던 적이 있었다.

 

다들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바쁠때, 구석에 앉아서 슥슥슥 스케치로 풍경을 담아내는 사람.

 

어색한 외국인과의 자리에서, 갑자기 기타를 치면서 음악으로 소통하는 사람. (내가 짜랑고를 산 이유도 이렇게 되고 싶었던게 가장 크지)

 

리모 작가님이 딱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부러워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

 

 

여하튼 리모 작가님이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그린 책이 저 책인데,

 

저 곳에 소개된 숙소를 내가 다녀왔다.

 

 

 

 

숙소 이름은 펭귄 로드.

 

내가 이곳에 묵게 된 연유는 이러하다.

 

 

 

와이프 회사는 이름이 좀 예전 회사 짝퉁처럼 느껴져서 그렇지,

 

여하튼 나름 글로벌 제약회사라서 1년마다 한번씩 전 직원들이 해외로 워크샵을 가곤 했었다.

 

근데 이번년도는 영업이 엉망이었는지, 뭔가 내부사정이 있었는지 제주도로 워크샵을 간다고 했다.

 

어차피 내가 가는 것도 아니고 ㅇㅋㅇㅋ 하고 잊고 있다가, 와이프가 제주도 가기 전전날쯤 깨달았는데,

 

나도 제주도에 같이 가기로 했었단다.

 

으잉?

 

 

기억은 안나지만, 난 벌써 비행기표도 예약해놓은 상태였고 회사 휴가도 내놓은 상태라서 우선 제주도로 가기로 했다.

 

와이프는 목,금,토,일 이렇게 3박4일을 노는 일정이었고,

 

나는 금,토,일 이렇게 2박3일을 가는 일정이었다.

 

근데 문제는 금요일 밤.

 

와이프는 회사행사가 있는 관계로 초저녁부터 회사 숙소로 돌아가야 했고, 나는 혼자서 제주도의 찬바람을 맞아야만 했다.

 

 

처음에는 호텔을 예약할까 하다가...

 

혼자서 호텔방 예약하기도 좀 그래서,

 

찜질방 가서 자야지 싶어 찜질방을 알아봤는데, 제주도 찜질방은 더럽게 비싸고 더럽다는 평이 많아서,

 

그럼 피씨방 가서 밤 새야지... 했다가, 생각해보니 난 요즘 게임 중 할줄 아는게 없었다.

 

 

그래서 결국 게스트하우스로 방향을 잡고, 게스트하우스를 열심히 알아보기로 했다.

 

 

예전에 여행 다녀와서 한동안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 차리고 싶어서 알아본 이후로,

 

이렇게 열심히 알아본건 오랜만이었다.

 

 

나이도 30대 중반을 바라보는데다가, 어차피 밤새 술마실 체력도 안되기 때문에

 

바닷가에 있는 파티형 게스트하우스보다는, 그냥 아무데나 있는 조용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그런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그러다가 찾은 곳이 바로 이 '펭귄 로드' 라는 곳이다.

 

 

 

예약은... 당일 오전에 했었던거 같다.

 

아... 비행기 타기 직전에 전화로 예약을 하고, 돈은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송금했던거 같다.

 

여하튼 그렇게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좀 놀다가 오후 5시인가 6시쯤... 숙소를 찾아 갔다.

 

제주도 힐튼호텔에서 네비를 찍고 가는데, 진짜 뻥 조금 보태서 네비가 논두렁길로 안내해줘서,

 

마이크로 컨트롤로 차를 운전해서 겨우겨우 숙소를 찾아갔다.

 

(다음날 알고 봤더니, 내가 간 길 말고 제대로 된 길이 앞쪽으로 있더라...)

 

 

여하튼 차를 세우고, 쑥스럽게 숙소로 입장했다.

 

하... 이게 얼마만의 게스트하우스란 말인가...

 

특히 누군가와 함께가 아닌 나 혼자 가는 게스트하우스라....

 

생각해보면... 언제가 마지막이냐....

 

흠... 거의... 2007년 말... 폰디체리가 마지막이었으니 근 10년만이다.

 

그렇게 설레임 반, 쑥스러움 반, 미지의 세계 반쯤 섞인 마음을 가지고 문을 열었다.

 

 

부엌에서 일하고 계시는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여자분은 꽤 젊으셨다.

 

짧게 인사를 마치고 내 방을 안내 받았다.

 

난 2인실을 예약했는데, 아직 나머지 한명은 예약이 안됐나보다.

 

방은 넓지도 좁지도 않은 딱 내가 원하는 사이즈였다.

 

 

가방만 벗어놓고 사장님께 숙소에 대해서 이런저런 안내를 받았다.

 

예예~ 어차피 하룻밤만 머물거라 대충 알겠다고 대답을 하고는 뒤돌아서려는데,

 

사장님께서 물으셨다.

 

'혼자... 오신거죠?...'

 

 

아차 싶었다.

 

아차 싶은게 아니고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 짧은 순간에도 가장 가능성이 높겠구나 싶어서 떠오른게 바로

 

'생긴게 왕따처럼 생겨서 친구 하나 없이 제주도에 온것처럼 느껴지셨나?'

 

였다.

 

그래서 나는.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구구절절 구질구질 내가 왜 여기에 혼자 묵게 되었는지,

 

여러분이 읽으면서 지겨웠던 저 위의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다 했다.

 

 

그리고 방에 들어와서 또 다시 후회.

 

뭐 그렇게 구구절절 얘기를 했을까... 그냥 예예 하고 들어올껄...

 

이라는 생각도 잠시.

 

배가 고팠다.

 

 

제주도 하면 역시 회죠.

 

회는 물론 비린걸 좋아하고, 한동안 강제로 금주를 당해 술이 고팠던 나에게 혼자 제주도에서 머무는 이 12시간정도의 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했다.

 

바로 사장님께 가서 가장 가까운 하나로마트를 안내받았고,

 

신나게 걸어가 고등어회 한마리와, 한라산 소주, 그리고 맥주 2캔을 사왔다.

 

냠냠. 오늘 혼자서 이거 먹고 잠들어야지...

 

 

3시간 전쯤 와이프가 나에게 얘기했다.

 

절대로 게스트하우스 가서 혼자 회에다가 술쳐마시지 마라. 누가 보면 개막장 등산동호회 아저씨인줄 알거다.

 

절대로 거기 온 젊은 대학생들 붙잡고 인생이고 나발이고 여행이 뭐 어쩌고 그딴 소리 하지 마라. 니가 제일 싫어하는 꼰대가 바로 너다.

 

등등....

 

하지만 그딴건 귓등으로 흘려들었다. 내 알바여?

 

 

숙소로 돌아와서 사장님께 접시랑 젓가락 등을 공수 받으려 하는데,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아. 저도 배고파서 토스트 먹으려고 하는데, 같이 드실래요?'

 

 

그렇게 우리는 흠... 몇시간정도 떠들었을까.

 

한 5시간? 정도는 얘기를 나눴던거 같다.

 

 

사장님이 왜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살고 계시는지,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하면서 힘드셨던 점, 그리고 솔직한 느낌 등등....

 

사실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는 꽤나 감명 깊게 얘기를 들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해서 말해두지만,

 

기억이 잘 안나는 이유는 그 얘기들이 하찮아서 그런게 아니고, 소주 + 맥주 2캔이나 마셔서 알딸딸한 상태에서 들어서 그런듯...

 

아 그리고, 내 생각에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 하시는 사장님들중 80% 이상은 다녀왔을 것만 같은 인도를, 이곳 사장님도 다녀오셨다고 했다.

 

류시화 시인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일찍 다녀오신거 같았고, 또 인도하면 나름 애정이 있는 나는 그것에 공감대가 생겨 사장님의 얘기에 더 귀 기울이게 됐다.

 

 

여하튼 서론만 드럽게 길고 결론이 짧아서 좀 그러하지만,

 

제주도에 혼자 가시거나 아니면 뭐 어찌됐든 놀러가는데 숙소가 마땅치 않으시다면,

 

펭귄 로드 라는 숙소를 추천해드립니다.

 

서귀포쪽에 있습니다.

 

 

내가 이 곳을 숙소로 잡은 이유는 크게 2가지 이유에서였다.

 

1. 어떤 후기에 나왔는데 사장님이 시크한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마음이 따듯하신 분이다.

 

   - 보통 이런 후기가 달린 숙소를 가보면 사장님이 너무나도 시크하셔서 살이 에일것 같은 곳이다.

   

     근데 나는 이런 곳을 좋아한다.

       

     나에게 사무적으로 대해주는, 주인과 손님 이상의 관계를 요구하지 않는 그냥 딱 할말만 하고 더이상의 얘기는 ㄴㄴ.

 

2. 조용한 게스트하우스.

  

    - 제주도에 파티형 게스트하우스라고, 무조건 저녁에 만원인가 그쯤내면 숙소에 묵고 있는 사람들이 다같이 마당에 바베큐를 하면서 소주를 마시고 막걸리를 마시고 그러면서 친해지는 게스트하우스들이 있는데, 이곳은 그런 류가 아니었다.

 

       내가 20살이었다면 그런곳을 찾았겠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냥 조용하게 쥐죽은듯이 이불 뒤집어쓰고 캔디크러쉬나 하고픈 마음에 조용한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결론은 대만족.

 

숙소를 구석구석 살펴본것도 아니고, 아침식사를 해본것도 아니고, 주변을 둘러본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사장님은. 내 기준에서 좋은 분이신거 같았다.

 

 

 

 

그렇게 12시까진가... 11시까진가... 술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잠자리에 들었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짧은 인사를 마치고 나는 그곳에서 나왔다.

 

그리고 와이프가 묵고 있는 힐튼호텔에 갔는데, 역시 호텔이 좋긴 좋더라. 뷰도 좋고 방도 좋고. 역시 돈이 짱이여....

 

이 사진은 힐튼호텔 제일 꾸진 방에서 보이는 뷰다.

 

 

 

혼자 게스트하우스 한두번 가보냐고, 그딴건 일도 아니라고 큰소리 쳐대면서 와이프를 보내긴 했지만,

 

사실 내심 혼자 게스트하우스로 가는 길에 수십가지 고민을 했다.

 

갔는데 나 빼고 다 아는 사람이면 어떡하지. 갑자기 저녁 먹다가 주인장이 노래 하라고 시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까지는 안함.)

 

난 그냥 혼자 술이나 마시고 싶은데, 방에서 혼자 마시면 막장처럼 보일까.

 

혼자 밥 먹는데 갑자기 누가 왜 혼자 계시냐고 같이 먹자 그러면 어떡하지. (태어나서 그런적은 거의 없는데 항상 하는 고민임.)

 

여하튼 생각외로... 너무나도 즐거웠던 하룻밤이었고, 사실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기도 하다.

 

다듣 제주도 가실일 있으시면 한번쯤 고려해보세요.

 

펭귄로드.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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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리

    앗 이게 왠일입니까 가끔 들어와서 보는데 ... 새로운 글이 올라와있어 뭐 계를 탄 느낌은 이럴까하는 오버도 해봅니다^^정말 반갑고 가끔 이렇게라도 사는모습 나눠주세요. 건강하시면서요^^

    2017.05.10 15: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재미없는 직장인이 되어버려서 뭐라도 쓰고 싶은데 뭘 써야될지 고민이네요.ㅋ 그래도 가끔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09.02 22:44 신고 [ ADDR : EDIT/ DEL ]
  2. 와이프

    신라호텔입니다..

    2017.05.25 21: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힐튼 호텔은 어디서 나온 기억일까... 제주도 힐튼 호텔 검색해서 낚이신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 올립니다.

      2017.09.02 22:44 신고 [ ADDR : EDIT/ DEL ]
  3. 손형

    병시나 오버워치나 해보지

    2017.05.27 07: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Vietnam_142016.09.22 23:16

원래는 1년만에 쓰는 베트남 여행기 라고 쓸라고 했는데,


달력을 보니 벌써 2년이 훌쩍 지난 후가 되어버렸구나.


예전에 혼자 갔던 인도여행기도 반쯤 쓰다가 중단된 상태인데...


베트남까지도 그러면, 끈기 없는 놈이라고 욕먹을까봐 우선 베트남 여행기부터 마무리 지어야겠다.



사실 이제 세계일주 여행기도 다 끝난 마당에,


더이상 블로그에 쓸 얘기도 없는데.. 꾸준히 들어와주시는 분들이 계신거 같아서 죄송해서 뭐라도 써야되겠다는 조급한 마음에,


1년정도 열어보지도 않던 외장디스크를 연결해서, 뭘 올려야 되지. 뭘 쓰지. 고민고민하다가,


겨우 찾아낸게 이 베트남 마지막날 사진들이다.


휴...





마지막 날이라서 체크아웃은 해야되겠고...


비행기는 밤출발이고... 대낮에 베트남을 또 다시 돌아다니는건 미친짓이라고 생각한 우리는,


인터넷을 마구마구 뒤지다가,


베트남에 CGV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버렸다.



우리로 말씀 드릴것 같으면,


처음 만난 인도에서도, 간지 나는 배낭여행자의 포스를 풍기기 위해서,


장담컨데 외국인이라곤 우리가 최초일것 같은 영화관에 간적이 있었다.


갈라고 간건 아니고, 그냥 걸어가다가 영화나 볼래요? 라면서 들어간 곳임.



정말로 충격적인 인도의 영화관람 문화에 문화컬쳐를 받고,


뭔 말인지도 모를 영화를 30분? 1시간? 쯤 보다가 도망쳐나온 추억이 있다.



인도사람들은 화면에 여배우가 나오면 자리에서 일어나서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고,


표 검사하는 사람은 손전등을 들고 다니면서 눈뽕을 해대고,


오징어인지 뭔지 모를 음식을 파는 사람은 자꾸 내 앞을 가로막고,


인도 애들은 영화관에 온건지, 동물원에 온건지 모를 정도로 우리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고,


가장 충격적인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도망쳐 나왔는데, 영화관 전체가 쇠사슬로 잠겨있음...;;;;;;


겨우겨우 외국인이라고 영화 보기 싫다고 열어달래서 자물쇠 풀고 나온 기억이 난다.



아... 더 충격적인건 훗날 우연찮게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가 1시간 가까이 웃으면서 코믹영화인줄 알고 봤던 그 영화는,


인도에서 꽤나 흥행항 공포영화란다.





우선 영화관이 있는 곳으로 갔다.


첫날 갔던 빅C마트로 갔다.


첫날 빅C마트 전체에 풍기는, CGV콤보세트 향기에 정신을 잃을뻔 했는데,


드디어 그걸 먹으러 간다.



아. 팝콘 먹으러 가는건 아니고 영화를 보러 간다.


진짜 베트남 사람들도 이 돈을 내고 택시를 탄다고? 싶을 정도로 싸지 않은 택시로 타고 빅C마트로 ㄱㄱ.





IFC몰이 아닌, 빅C마트다.


진짜 CGV다....


하긴 롯데마트도 있는 마당에 CGV 있는게 뭐 그리 신기한 일이겠냐마는...


그래도 꽤나 신기한 경험이었다.





영화관 하면 역시 오락실이죠.


근데 철권같은 평범한 오락은 없고... 죄다 바다이야기 같은 사행성 게임만 있었다.


특히 가운데 보이는 것처럼,


동네에서 잘나가는 것 같은, 눈만 마주쳐도 매점에서 파는 500원짜리 햄버거를 갖다바쳐야 될것 같은,


그런 양아치들이 잔뜩 포진해있어서,


나는 코인을 넣어보지도 않았다.



뭔 게임인지는 모르겠는데, 연신 돈을 집어넣으면 물고기가 막 나타나고, 뭐 돈이 다시 쏟아지는 그런 게임이었다.





우리가 선택한 영화는 우는 남자.


맞냐.


뻥 안치고 10번은 넘게 본 아저씨 영화를 만든 감독이 만든 영화라고 그래서...


한번 봤다.



사실 이거 말고는 죄다 베트남 영화 or 헐리우드 영화라고 못 봤음.


그나마 이게 한국어로 말하는 영화라서 고름.





영화관은 팝콘 먹으러 오는곳 아닌가연.


커널스 팝콘보다 맛있는 CGV팝콘이다.


카라멜 팝콘의 맛은 성신여대CGV나 다낭CGV나 똑같았다.



참고로 옆에 원피스 입은 아가씨는 나한테 말 거는거 아님.





영화관 내부는 우리나라랑 똑같이 생겼다.


그냥 멀티플렉스 영화관처럼 생겼다.


우리나라처럼 뭐 저 검은 껍데기가 씌어진 좌석은 천원씩 더 받고, 그딴 양아치짓은 안한다.


그냥 왜 씌어진건진 모르겠음.



여하튼 가장 충격적인건,


관객이 단 한명도 없었다.....


뭐... 토요일 오전에 멀티플렉스에 관람객이 한명도 없다라....


충분히 그럴수는 있지만, 내 상식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정확히 1시간 후에,


내 상식은 정확히 맞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고편으로 나오던 명랑.


난 안 봐서 잘 모르겠는데, 베트남 사람들이 임진왜란 이런거 보면 무슨 생각이 들라나.


저 쪽바리로 나오는 아저씨 어디서 많이 보던 아저씨인데? 라는 생각이 들겠지?



혹시라도 오해할까봐 미리 써두는건데,


난 원래 영화관에서 개념없이 사진 찍고 그런 사람 아니다.


그냥 관객이 한명도 없어서 기념삼아 찍어봤다.



그리고 이 사진 찍고 난 후에, 베트남 총각 3명정도가 입장했다.


그렇게 총 5명이서 우는 남자 를 보기 시작했다.


.


.


.


.


.


무릎이라도 꿇고 싶었다.


그 3명의 베트남인들에게 나라도 무릎을 꿇지 않으면 안 될것만 같았다.


베트남어만 된다면, 그들에게 가서


죄송합니다.


이걸 만든 사람이랑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이 끔찍한 영화를 찍게 넵둬서 죄송합니다.


화가 풀릴때까지 절 때려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뭐 이딴 영화가 다 있나 싶었다.



난 원래 무슨 영화를 보든지 중간에 꼭 졸곤 하는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도 졸지 않았다. 하품조차 안했다.


그정도로 너무나도 충격적인 영화였다.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이 감독님은 이 영화를 끝으로 더이상 영화가 안 나오고 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마음을 추스리고 밖으로 나오니,


바로 앞에 동대문운동장 같이 생겨먹은 건물이 있었다.


뭔가해서 봤더니 다낭에서 유명한 꼰 시장이란다.



시장이라는 이름답게 전부 다 파는듯.





시장 내부는 생각보다 깔끔했다.


남미의 시장과 비슷한 느낌도 들었다.


약간은 촌스럽다고 느껴질법한, 형광색의 옷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오른쪽 아래 보이는 멜빵바지는 어디에 쓰는 물건이지.


코스프레 할때 입는건가.





우리나라 남대문 악세사리 시장처럼,


장신구를 파는 섹션도 따로 있었다.


시장이 엄청나게 크다보니까, 옷파는 구역이 있고, 장신구 파는 구역이 있고, 가방 파는 구역이 있고 그랬다.





여기도 계속 꼰 시장임.


여기는 야채를 파는 곳이었나보다.


다행히도 두리안은 팔지 않았음.


길거리 음식이라도 있으면 좀 먹어볼라 했지만, 마땅한 음식을 팔진 않았다.





그리고는 호텔로 돌아가는 셔틀버스를 타는 곳으로 왔다가 발견한 식당.


배가 고파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눈에 보이는 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난 아무거나 잘 먹게 생겼고, 실제로도 아무거나 잘 먹긴 하지만,


나한테 익숙한 음식만 찾아먹는다.


다시 말해서 생소한 음식을 주면 먹기는 잘 먹는데, 굳이 내가 찾아먹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온 곳임.


저 가방들을 보고 뭐 하는 곳인가 싶었으나,


나름 음식도 팔고 짝퉁가방도 파는 그런 가게였다.





나에게 가장 익숙한 음식.


피자.


그리고 파스타.


우는 남자를 보면서 진짜 울어버릴뻔 해서 그런지, 난 기진맥진했고,


부족한 열량을 채우기 위해 가장 육덕진 애들로만 시켜서 먹었다.



물론 다낭의 상징.


얼음 동동 띄운 타이거 맥주도 마셨지.





이게 우리 호텔로 돌아가는 셔틀버스다.


지금 바로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꽤 좋아보이는 쇼핑몰 겸 호텔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우리는 호텔에 맡겨둔 짐을 찾아서 다낭공항으로 왔다.


이렇게 어딘가를 떠나는 시간이 되면,


쪄죽을것만 같던 날씨도, 입에 안 맞았지만 잘 맞는척하느라 날 힘들게 만든 쌀국수도,


모든게 그리워진다.



하지만 내가 다시 베트남에 가는 일은 없겠지.


그냥 그리워만 할 예정이다.





떠나는 공항에서의 가장 큰 재미는,


남은 동전들을 사용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유로나 달러처럼 언제 다시 쓰게 될지 모르는 그런 재미없는 돈이 아닌,


다시 올일 없을것 같아서 이번에 다 쓰고 가야되는 베트남 동은 우리를 쌀국수집으로 이끌었다.



사실 먹고 싶은 것들을 많았으나,


우리가 가진 돈으로는 이 구석에 있는 쌀국수 한그릇밖에 먹을수가 없었음...;;;





쌀국수를 사왔는데, 왜 먹질 못하니!!!


돈이 없는 관계로 쌀국수 한개를 사서 둘이 나눠먹었다.



흠... 또 이렇게 보니까 맛있어 보이긴 하네.


가끔 회사에서 여직원들과 점심을 먹으면 쌀국수를 먹긴 하는데...


(이상하게 남자보단 여성분들이 쌀국수를 좋아하시는거 같다...)


그럴 때마다, 전 이런 이국적인 향신료도 좋아하는 그런 글로벌한 사람입니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기라도 하듯이


꼭 고수를 왕창 집어넣어서 먹었다.



처음 인도에서 고수를 접했을때는, 가는 곳마다 고수 빼달라는 말만 하고 다녔었는데..


(너무 맛없어서, 인도말로 고수는 빼주세요. 를 찾아내서 외우고 다녔음.)


계속 먹다보니까.... 지금은 꽤 좋아하게 됐다.





이게 지금 다낭 공항인지 인천 공항인지 모를 정도로 


많은 한국분들이 계셨다.


저기 구석에 시원한 하이네켄을 팔고 있어서, 너무나도 마시고 싶었으나...


돈이 없는 관계로 패스.





이렇게 우리의 첫 동남아 여행은 끝이났다.


다시는 여름에 동남아를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라고 말은 했지만,


망할 여름휴가는 여름에만 써야되는데 그럼 언제 가나!!!!


불쌍한 월급쟁이...


이렇게 2년만에 쓰는 베트남 여행기 끝.







이라고 하면 아쉬울까봐.


아니. 내가 아쉽다고. 오랜만에 여행기 쓰는게 더 쓰고 싶은 내가 아쉽다고.



여하튼 인천에 도착해서 출국장을 나오는데...


엄청난 카메라들이 우리를 향하고 있었다.


헐... 깜놀이야.


엄청난 카메라를 보고 놀란 우리.


그리고 우리를 보고 약간은 아쉬운듯, 약간은 화가 난듯한 알수 없는 카메라우먼들.



이게 도대체 뭐지? 누구 오나?


싶어서 집에 가는것도 까먹은채 그들 사이에 파고들어서 누굴 기다리나 엿들어봤다.





근데 도대체 난생 처음 듣는 이름들만 오가길래.. 운동선수인가.. 가수인가...


싶어서 끝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공항에서 이렇게 유명인을 본적이 없어서, 한번쯤 보고 싶었으니까...ㅎㅎ



그렇게 꽤 오래 한 30분? 정도는 기다려서 만난 그들.


실제로 눈앞에서 봤으나, 망할... 모자+선글라스+마스크까지 끼고 나타나서 


저게 지금 지코인지 서태지인지 성소인지 알게 뭐야...



게다가 저들이 나타나자마자 우렁찬 함성소리 3초간 발사와 함께,


저들을 따라서 우르르르 뛰어가는 바람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좀 지나서 알게 됐는데, 저들은 VIXX라는 아이돌 그룹이었다.


VIXX맞나... 괜히 이름 잘못 썻다가 테러 당할라...



여하튼 이렇게 마지막에 연예인도 보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것 같은 베트남 여행기는 진짜 끝이다.




나름 팁. 나름 여행정보

1. 원래 베트남 여행기는 여행팁을 마지막에 적어드렸습니다.

2. 근데 2년이나 지난 팁이 뭔 의미가 있겠습니까.

3. 우는 남자 보세요.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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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굴라쉬

    드디어 베트남 여행기가 끝났군요. 넘 재밌어요^^ 안 좋아하는 티가 많이 나는 여행기라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ㅎㅎ 개인적으로 태국 좋아하는데(아이가 어리면 수영 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호텔이 짱이라), 너무 한 곳만 가는 것 같아서 올해는 베트남도 같이 들렸거든요.. 근데 저도 좀 별루긴 했어요ㅎㅎ 요 며칠 글이 올라오니 반갑네요!

    2016.09.24 16: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이디가 매우 마음에 드네요.
      집에 사놓은 굴라쉬 소스가 썩어버리기 전에 빨리 한번 해먹어야될텐데...
      태국은 좋다는 얘기를 너무나도 많이 들었으나, 언제든 갈수 있겠지~ 라고 생각만 하다가 아직까지도 못가보고 있습니다.
      추천해주신 태국 다녀와서도 여행기 올릴게요.ㅎ

      2016.09.27 22:38 신고 [ ADDR : EDIT/ DEL ]
  2. 우는 남자 영화내용이 어땠는데요? 괜히 궁금해지네요.^^

    2016.09.25 21: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하... 뭔가... 하... 끔찍한 혼종... 하...
      장동건이 약간 청부살인하는 사람? 아.. 모르겄다. 여하튼 뭔가 싸움 대빵 잘하는 사람으로 나오고...
      김민희는 뭔가 퇴폐적인.. 뭐.. 흔하디 흔한 뭔가 숨은 사연이 있는 하..
      말로 설명드리기조차 힘드네요. 기억이 안나서...

      저도 갑자기 궁금해져서 네이버 영화평을 보고 왔는데..
      장동건이 킬러인데, 김민희랑 어쩌다 알게 됐는데 알고보니 김민희 딸을 죽인 사람이 장동건이었답니다.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합니다. 꼭 두번 보세요.

      2016.09.27 22:41 신고 [ ADDR : EDIT/ DEL ]
  3. Tk

    벌써 몇 년 지난 옛날 여행기도 한 번씩 다시 보러 오는데 이렇게 새 글까지 써 주시다니 감동입니다 ㅋㅋ 멍군님네의 잦은 여행을 기원합니다!!

    2016.09.28 08: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 가끔이라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다음 글을 쓸 이유가 생겼네요.ㅎㅎ

      2016.10.10 21:50 신고 [ ADDR : EDIT/ DEL ]
  4. 마리

    얼마전에 들어왔다가 암튼 새로운 소식이 있어 와우!!! 하고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답글도 못남기고 나가서 어~하다보니 한참 시간이 지났네요...사실 옛날 회사에 대한 추억이나 현실에대한 고민을 하시는 모습도 참 귀하게 함께 공감하면서 읽었고 했는데.... 그전에 봤던 드라마 미생생각이 나기도하고 참 우리나라에서 젊은이로 산다는건 참 사는게 재미로 사는건 아닐수있어도 신명이 나고 그래야하는데 너무 고단한것만같아 괜히 미안하기도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런 마음도 들고 그랬어요.

    어쨌든 경험하신게 많은데 현실에서 뽁닥거리면서 살다보면 이게 뭔가? 하고 느껴질때가 있지만 저는 몇박으로 지인덕분에 다녀온 자연에서 받은 위로를 곶감 빼먹듯 야금 야금 되새기면서 일년을 살기도 하고 그랬더랬습니다. 멍군님도 지금 충분히 내가 나를 다독이며 살아내야하는 하루분을 하루하루 잘 살아내고 있는것이 잘사는거라고 치면 충분히 잘 하시고 계시니까 이렇게 베트남 이야기 또 사는이야기 때로 나누시면서 모든상황속에서도 조금씩 더 행복해지는 매일이 되시도록 응원하겠습니다. ㅋ 그렇다고 부담을 많이 느끼시면 .... 또 재미난 이야기 만날수있는거죠 ㅎㅎㅎㅎ

    2016.10.19 11: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항상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요즘은... 생각해보니 세계일주 한지도 4년쯤 된건가요. 여하튼 어딜 갔다왔는지도 기억이 그물그물하네요.ㅎㅎ
      이렇게 잊혀지고 크게 변하는건 없을거라는걸 알았지만, 실제로 예상한대로 흘러가니 약간은 섭섭한 기분도 들고 그렇습니다.ㅎㅎㅎ

      2016.12.30 15:21 신고 [ ADDR : EDIT/ DEL ]
  5. 미소맘

    안녕하세요~ 금욜 다낭 여행 앞두고 후기 잘보고 갑니다. :)

    2017.10.17 00: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Mung2016.09.12 01:19

내가 옮겨간 곳은...


국내 스마트폰을 만드는 P1실이었다.


건물도 기존 C건물에서 가산R&D캠퍼스라는 뭔가 좀더 있어보이는 건물로 변경되었다.



팀이 변경되고 첫 출근을 했을때 기억이 난다.


팀장... 아니지. 거기는 파트체제라서.. 파트장이 대빵이었는데,


파트장이 아닌 뭔가 그 밑에 파트원 중 한분이 나를 데리러 왔었다.



그리고는 나에게 설명을 해줬다.


원래 우리 자리는 18층인데... 지금 프로젝트 기간이라 16층에 모여서 일을 한다.


그 모여있는 공간을 TDR룸이라고 불렀었다.


18층의 내 자리에 짐을 풀어놓고 TDR룸으로 인사를 드리러 갔었다.



파트장분은 내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모니터만 쳐다보면서 말씀을 하셨다.


응. 응. 그래.


그게 첫인사의 끝이었던거 같다.


뭐 파트가 모이지도 않았고, 그냥 다들 자리에 앉아있었던거 같다.


그냥 그렇게 난 또 다시 어색한 파트원 중 한명이 되어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새로운 파트는 상당히 좋은 파트였다.


파트원 모두가 나에게 너무나도 잘해주었고, 특히 파트장분과 부파트장 되시는 분은 나를 너무 이뻐해주셨다.


아무것도 할줄 모르고, 아부도 할줄 모르는 성격의 나를 참으로 이뻐해주셨다.


파트원 분들도 막내가 들어왔다고 해서 참 잘해주셨다.


물론 내 개인적인 착각일수도 있지만, 여하튼 난 그렇게 믿는다.



처음 내가 맡게 된 일은,


수백명의 사람들이 개발한 것들을 한데 모아서, 완성품을 만드어내는 일이었다.


다시 얘기해서, 수백명의 사람들중 한명이라도 퇴근을 안하면 퇴근을 못하는 그런 일이었다.


항상 야근을 했던거 같다.


빠르면 밤 10시에 퇴근을 하고... 늦으면 밤을 새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아주 가끔... 집에 제사라도 있는 날에만 5시에 퇴근을 했던거 같다.


5시 퇴근은 휴가보다도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주말에도 기본적으로 토요일엔 출근을 했었고, 일요일 정도만 쉬었었다.



대기업 다닌 사람들은 죄다 맨날 야근했다고 뻥만 쳐대서 객관적인 자료로 얘기를 하자면...


2011년 9월달... 한달동안.


31일이고.. 추석 때문에 빨간날이 10개였던 그 달에는...


나는 27일동안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일을 했었고... 빨간날 10일 모두 출근을 했었다...


27일을 뺀 4일은 새벽 4시가 넘을때까지 깜빡하고 퇴근도장을 안 찍어서 그냥 출근한것처럼 되어버린 날이었다.


다시 얘기해서 한달 내내 12시 넘어서 퇴근을 했던거 같다.


물론 집에 못 들어간 날들도 많았고....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정도는 합숙도 했었다.


저기 경기도 오산 근처에 LG전자 휴대폰 공장이 있는데 그 옆에 있는 아파트에서 합숙을 했었다.


출퇴근 시간도 따로 없었다, 어차피 합숙이니까.


그냥 눈 뜨면 아파트 옆동으로 가서 일하고, 졸리면 옆동으로 가서 일하고...


자다가 휴대폰 울리면 몇시가 됐건 다시 옆동으로 가서 일하고... 또 다시 자고...


이렇게 3개월을 보냈다.


3개월동안 집에는... 10번도 못 갔던거 같다.


하루 밤새는 날은 일주일 2번정도씩은 꼭 있었고...


이틀 밤새는 날도 한달에 한번정도는 있었던거 같다.



사람이 잠을 안자면 어떻게 되는지도 그때 처음 느꼈었었다.


갑자기


'야 너 뭐해!' 라고 얘기해서 정신을 차려보면,


내가 손을 움직여가면서 뭔가를 하고 있는데, 이걸 왜 하고 있는지 기억이 안난다.


엥.. 이게 뭐지. 내가 이걸 하고 있었다고? 언제 잠든거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멍한 상태에 빠지곤 했었다.


그래서 항상 내가 밤새는 날에는, 실수라고 할까봐 부파트장분께서 내 옆에 앉으셔서 내 모니터를 쳐다보고 계셨다.



그러다 내가 졸거나 실수라고 하면 세수하고 오라하시거나, 밖에 나가서 바람 좀 쐬자고 해주셨던거 같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식하고 견디기 힘든 날이었겠지만,


이상하게도 난 그때가 제일 재미있었다.



아무리 일이 힘들어도,


사람만 좋으면 된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던거 같다.


아무리 잠을 못자고, 집을 못가고, 몸이 힘들어도...


같이 일하는 분들이 재밌고 좋아서 그랬는지, 매일매일이 재미있었다.



그 당시에 동기들을 만나거나 예전 인턴 동기들을 만나면, 난 왠지 모를 자부심이 있었다.


다들 야근이 많다고 우는 소리를 하고, 뭐 밤을 샜네 마네 주말에 출근을 했네 마네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난 속으로 콧방귀를 꼈었다.


거 참 하루 밤샌게 샌거냐... 새벽에 퇴근했다고? 새벽에 집에 가는게 어디냐. 난 한달동안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자부심을 가졌던거 같다.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기는 일이지.



지금 회사 와서도 처음에는 그랬었다.


가끔 정말 바쁠때, 뭐 토요일마다 출근을 했었다는둥... 선배 중에 누군가가 큰일이 터져서 2박3일동안 꼬박 밤을 새가며 일을 했었다는 둥...


그런 얘기를 들을때면 이 생각밖에 안들었다.


이 사람들 진짜 일 편하게 하면서 살아왔구만.... 이게 지금 무용담이라고 나에게 말해주는건가...



참 노예스러운 마인드였다.


누군가가 힘들었음을 나에게 얘기할때에는, 정해진 기준보다 힘들었기 때문에 얘기하는 것일텐데,


그러면 그냥 그 힘듦을 인정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내가 겪은 것보다 안 힘들었을거라는 그 생각 때문에, 상대방의 힘듦까지도 무시해버렸던 내 자신이 참으로 부끄럽다.


그래서.


그래서 내가 더 힘들었다. 내가 더 빡쎘다.


그래서 뭐.

 

그래서 뭐 어쩌라는건지 참....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다.



그래도 저때의 기억들은 항상 좋은 기억들로 남아있다.


참 재미있었다.


저때 1년동안 정말 빡세게 일을 했기 때문에, 지금도 그 누구에게 꿇리지 않을 무용담은 항상 가지고 있다.



쓰기 전에는 금방 쓸거 같았는데,


쓰다보니 너무너무 할얘기도 많으니 천천히 써야겠다..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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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7.09.01 21:17 [ ADDR : EDIT/ DEL : REPLY ]
    • 와... LG 다닐때 항상 부러움의 선망이었던 CTO에 들어가게 되셨군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ㅎ
      제 업무중 그나마 업무라고 부를만한게 CTO에서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준걸 적용하는 일이었는데... 그때도 참 대단하다 생각했는데.ㅎㅎ
      LG에 가셔서 꼭 건승하시길 바라겠습니다!

      2017.09.02 22:48 신고 [ ADDR : EDIT/ DEL ]

Mung2016.09.12 00:59

미국에서 쿠바로 넘어가기 직전, 네이버 블로그가 해외에서 너무 느리다는 것을 깨닫고,


티스토리로 옮겨오긴 했지만...


나는 꽤 오랫동안 원래 네이버 블로그를 해왔었다.


거기에 쓴 글중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던 글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대학교에서 학점 잘 받는 방법에 대한 글이었다.



입사하고나서 대학시절 내 기준에서는 열심히 살았던 그 기억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블로그에 공대에서 학점 잘 받는 법에 대해 써놨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읽었고, 많은 도움이 됐었다고 답장을 보내왔다.



그래서 그때 결심했던 것 중 하나가,


그럼 나중에는 입사할때의 팁이라도 좀 적어놔야겠다... 였다.


다들 취업이 힘들다고 하지만, 난 나름 왠만한 서류는 다 통과했고, 인적성검사와 인성면접은 거의 99% 통과했으니까,


그때의 기록들을 적어두면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기고만장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거 같다.



허나,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그냥 운때가 좋아서 취업이 잘 됐던거 같다.


스마트폰 돌풍이 불던 2011년.


난 그저 2년 약정이 끝나서 처음 아이폰이 나온날 아이폰을 예약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스마트폰 관련 벤처회사에서 일해봤단 경험 하나만으로, 


물론 이것도 친인척중 한분이 그 회사를 차렸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니까 내 능력은 아니지...


여하튼 그러저러한 이유로 운 좋게 취업이 매우매우 쉬웠을뿐, 내가 뛰어났던 것은 별로 없었던거 같다.




그러해서.


여하튼 그러해서.


취업에 대한 글은 잠시 뒤로 미루기로 하고,


한 스텝 건너뛰어서 내가 몸담았던.


첫 정규직으로 일했던 LG전자에서의 1년을 돌이켜보고자 한다.


이건 내 자랑도 아니고. 흑역사도 아니고. 그냥 내 30년 인생중의 1년의 시간에 대한 가감없는 서술이다.


물론 군대얘기와 마찬가지로, 추억보정이 들어가서 약간의 과장이 섞일수는 있으나,


최대한 담백하게 적어내고자 한다.




때는 2011년 겨울이었다.


삼성SDS를 버리고. 미래에셋증권을 버리고 LG전자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부터 쓰기 시작하면,


오늘 밤을 새도 다 못 끝낼 것 같으니, 우선 LG전자에 입사한 그 이후로부터 쓰고자 한다.



처음에는 LG그룹 연수였다. 2주였나.. 곤지암 리조트였는지 이천 신입사원 연수원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여하튼 어디선가 열심히 연수를 받았다.


개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건, LG메들리 라고 하는 LG그룹 전통을 배우는 일이었다.



LG메들리라는건, 약... 한 10개? 15개? 쯤 되는 노래들을 LG와 관련하여 개사를 한 다음에,


그 노래를 목청이 터지도록 부르면서 춤을 추는 그런 전통이었다.


약 5명정도가 한 조가 되어서, 그 춤을 외우고 노래를 외우고, 거의 하루종일 연습을 하면서,


해가 질 무렵쯤부터 시작해서, 담당 선배사원이 '오케이! 통과!' 라고 할때까지 계속해서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었다.



그때도 그러했고, 지금 생각해도 참 병신같은 문화였지만,


그 당시에는 사회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필터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흡수하던 시절이라서,


아무 생각없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던거 같다.



그렇게 LG그룹 연수를 끝마치고는, 거의 곧바로 LG전자 연수를 시작했다.


거기선 뭘 했더라... 아.... 같은 조의 나이 많은 누님 한분이 계셨는데 출신학교를 적는 란에 영어로 뭐라 써놔서,


누나 뭔 학교 나온거에요? H..a..... v?.. 뭐에요 여기?


라고 했더니, 하버드 대학교 라고 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헐. 하버드? 태어나서 하버드 대학 나온 사람을 실제로 처음 봐서 너무 놀랬던 기억이 난다.



여하튼 거기서도 뭐드라... 그 당시 유행하던 남자의 자격 합창단 컨셉으로 UCC를 찍어대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왜 하는지 모르겠는 그런 짓들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는 또 이어서 LG전자 MC사업본부 연수를 시작했었다.


연수만 거의 2달 넘게 했던거 같네.


거기선 별 기억이 없다. 


실제로 사원증을 처음 받았을때의 그 벅찬 감동만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또 이어서 LG전자 MC사업본부 SW직군 교육을 받았던거 같다.


대학교때부터 최종 입사할때까지 UCC만 4~5번은 찍어댔던거 같다.




이 수많은 연수를 거치면서 만난 수십, 수백명의 '동기'들 중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은 10명도 되지 않는다.


나의 낯가리는 성격 + 사회에서 만난 인연이라는게 다 그렇지 뭐 라는 썩어빠진 생각이 만들어낸 결과다.


여하튼 그렇게 난 수많은 연수를 거치고 난 후에야,


진짜 LG전자 가산 MC-C (구 KCC건물) 이라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LG전자 MC사업본부 동기들이 전부 대강당 같은 곳에 모였었다.


그리고는 군대에서 보직 분류 하듯이, 인사팀 사람 중 한명이 이름을 호명하면서 몇팀으로 가는지 얘기해줬었다.


내 기억으로는.. 뭐 P1실은 국내사업... P2실은 어디.. P4실은 중남미... P7실은 테블릿... 뭐 이런식으로 나뉘어졌던거 같다.


동기들 사이에서는 이미 어디가 좋고 어디가 나쁘고 어디는 지옥이고 어디는 좋다는...


진리의 케바케 따위는 무시한 루머들이 흘러다니고 있었다.



그때 나는 P7실로 발령을 받았었다.


테블릿 팀.


응? 테블릿? 아이패드 같은건가? LG전자에서도 그걸 만들어?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거 같다.



나는 처음 월급이라는 걸 받아봤던 벤처회사에서 아이패드를 만져봤었고,


그 이후 삼성SDS인턴을 하면서 갤럭시탭 초기버젼을 만져봤었기 때문에,


이쯤되면 테블릿이 내 운명이라고 생각될 만큼 테블릿 관련된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거 같다.



그렇게 7팀으로 발령을 받고나서, 인사팀을 따라 쭐레쭐레 갔던거 같다.


가산디지털단지에는 7개인가... 되는 LG전자 관련 건물이 있는데, 개중에서 나는 C건물이라고 하는 (구)KCC건물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내가 속해있던 팀은... 이젠 이름도 기억 안나지만,


주로 석사, 박사 분들이 주를 이뤘던 팀이었다.


(원래 CTO라고... 연구만 전문적으로 하시던 분들이었는데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일반 회사원처럼 소속이 바뀌어버린 비운의 팀이었다.)



거기서 나는...


이젠 이름도 기억 안나지만 꽤 우락부락한 사수를 만나게 되었고, 괴팍한 팀장을 만나게 되었다.




첫날부터 야근을 했다.


팀원들에게 패기넘치는 인사를 하고. 자리를 배정받고. 꽉 끼는 정장과 구두를 신은 채로 노트북을 셋팅하고,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는 그 환경에서 10시간 가까이 책만 읽었던거 같다.


원래 LG전자는 8시 출근 - 5시 퇴근이었지만 5시에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았던 나는 그냥 자리에 앉아서 안드로이드 개발 관련된 책만 주구장창 읽고 있었다.


그렇게 6시가 되자, 팀장님이 일어나서는 밥 먹으러 갑시다! 하고는 다 같이 우르르 밥을 먹으러 갔다.



나는 어떻게 하나 고민하면서 앉아있었는데,


팀장님이 나에게 말했다.


'자네는 집에 안가나? 그러면 저녁이나 같이 먹고 가지?'


옙! 같이 드시죠! 


그렇게 난 첫날부터 저녁을 먹고는...... 밤 10시까지 책을 읽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융통성 없는 신입이었던거 같다.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는다고 해서, 혼자 자리에 앉아서 계속해서 책만 읽어댔다.


화장실 갈때도 누구에게 말씀 드리고 가야할지 몰라서 쩔쩔 매다가 겨우겨우 지나가는 사수를 붙잡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사수가 말해줬지. 그런건 그냥 가도 된다고...


그렇게 첫날부터 밤 10시에 퇴근하고 나서... 거의 한달동안 야근을 시작했다.



난 참 눈치가 없는 신입사원이었다.


팀에 누군가 한명이라도 남아있으면 무조건 남아있어야 되는줄로만 알았다.


아무도 나에게 회사생활에 대해 조언을 해준 사람은 없었고,


그 당시 내 사수는 너무나도 바빠서 날 돌봐줄 겨를 따윈 없었다.


가끔 모르던 것이 생겼을때 바로 뒤에 앉은 여자선임분에게 여쭤보곤 했는데, 그게 반복되지 가끔 짜증을 내시기도 했었다...


그럴때마다 나는 상처를 받았었지...


뭔가 신입사원 스스로 주제를 정해서 개발하는 일도 했었는데, 물어볼 곳이 없어서 구글링을 해대고,


남이 만든 어플을 다운 받아서 리버스 엔지니어링? 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해킹 비스무리하게 해서 소스코드 빼내서 복사하고 했던 짓을 했었던거 같다.


여하튼 그 당시 팀원분들은 본래 연구원 분들이라 그런지, 서로 일체의 대화도 없었고,


약간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셨던거 같다.


여튼 난 신입사원 프로젝트 + 회사업무 + 회사적응 등으로 항상 바빴었다.



그러다보니 항상 매일 마지막... 밤늦게 혼자 퇴근하곤 했었다.


가끔 사수와 또 그의 사수가 술마시자고 불러내서 일찍 퇴근하던 것을 빼면 항상 늦게까지 남아있었다. 


할줄 아는것도 없고 할것도 없으면서 말이지....


그러다 언젠가 한번, 내 사수의 사수가 술을 마시자고 해서,


온수역에 있는 허름한 포장마차에 갔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 분은 특이하게 소주를 쉬지 않고 드시는 스타일이었다.


많이 드시는게 아니고... 소주 한잔을 따라놓으면 입술만 축이듯이 한 20번에 걸쳐서 쉬지 않고 드시는 스타일이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그 분이 잔을 들때마다 따라서 소주 한잔씩 원샷을 했었다.


워낙 긴장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정신은 꽉 잡고 있었는데....


그때 그 분이 나에게 그런 말을 했다.


내가 이제까지 수많은 신입사원을 만나봤는데... 명수씨처럼 처음부터 너무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면 불안해.


왜냐면 그러다보면 초반에 나가떨어지거든.... 끝까지 지금의 열정을 이어나갈수 있으면 몰라도...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할거면 지금부터라도 페이스 조절을 좀 하는게 좋아...



그 얘기를 들었을때 나는 뭔가 모르게 뿌듯했었다.


그 얘기의 핵심은 파악하지도 못한채. 아... 난 진짜 열심히 하고 있는건가보다. 좋아. 이대로 나가떨어지지만 않으면 난 인정 받겠구나. 근데 난 전혀 나가떨어질 생각이 없는데? 좋아. 이대로만 가면 되겠다.


라는 바보같은 생각을 했었다.


그 당시 그 선배분이 해줬던 얘기는 잘하고 있다는 것도 아니었고, 열심히 하란 말도 아니었는데...


난 그걸 5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그렇게 그 팀에서의 몇일이 지나갔었다.


난 모토로라 XOOM, 아이패드2, 갤럭시탭 10.1, 옵티머스패드 3D 였나... 뭐 그런 테블릿 PC들의 성능측정 관련된 일을 했었다.


참.. 혼자 하는 일이었다.


혼자 그 많은 테블릿을 짊어지고 다른 건물로 버스를 타고 가서, 하루종일 혼자 데이터를 취합해서 다른팀의 선배분에게 메일로 보내고..


혼자 점심을 먹고 혼자 테스트하고 혼자 퇴근을 하는 그런일을 꽤 했던거 같다...



그렇게 뭐가 회사생활인지. 뭐가 사회생활인지도 모른채 한달쯤 보내다가,


옆팀의 동기에게 이상한 소식 하나를 듣게 된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테블릿PC 관련된 모든 사업을 접을 예정이라서, 우리는 다른 팀으로 보내진다는 얘기였다..


이게 뭔소린가... 짤리나? 라는 생각을 하다가 팀 회의가 소집됐고,


좁디 좁은 회의실에서 팀장님이 말씀하셨다.


'흠... 명수씨는... 다른 팀으로 가게 됐어요.'


끝.


그게 끝이었다. 전후사정 따윈 없었다. 그냥 다른 팀으로 가게 됐어요. 가 끝이었다.


그리고 뒤 이어서 나온 얘기가 아직까지도 내 가슴속에 상처로 남아있는다.



'그럼... 명수씨는 회의실을 나가주세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마지막 회읜데 듣겠습니다.'


'아니. 이제 우리팀이 아니니까 들으면 안될거 같으니까, 밖으로 나가주세요.'



그렇게 난 한순간에 소속을 잃어버린채, 혼자 책상에 앉아있게 됐었다.


그 당시 받았던 충격은 꽤 컸던거 같다.


한번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바보같이 따르던 성격 탓에,


내 사수와 그 사수의 사수분을 꽤나 잘 따르고 이쁨받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었고,


그들도 나를 참 아껴준다고 생각하고 지냈었는데...


그건 한낱 내 감성적인 생각일뿐이었다.


이곳은 대기업이었고. 난 수만명의 사람 중 한명이었다.


사수나 사수의 사수에게 있어서 나란 사람은. 그저 이제까지 스쳐지나온 수십, 수백명의 신입사원 중 한명일 뿐이었다.



그렇게 내 첫 회사생활의 첫번째 팀을 떠나가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팀장님이 날 별로 마음에 안 들어했던거 같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열정적이고 이쁨 받기 위해서 노력하던 부류였으나,


그 방법이 서툴렀던거 같다.


사실 서툴렀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장님이 날 탐탁치 않아하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그냥 내 방법이 서툴러서 그랬다고 믿는데 내 정신건강에 좋을거 같다.



여하튼 그렇게 내 첫 팀은 이제는 기억도 안날 정도로 옛날일이 되어버렸다.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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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uel

    오랜만에 들어왔다가 글을 봤는데 잼있네요.
    개인적으로 한국 직장생활은 안해봐서 생동감있게 봤습니다 ㅋㅋ

    2017.01.20 12: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 저도 까먹기 전에 써놓은 글인데,
      요즘 다시 읽어봐도 새롭긴 하네요.ㅎㅎ

      2017.05.01 02:10 신고 [ ADDR : EDIT/ DEL ]
  2. Woodwick

    제 첫 1년차가 떠오르는 글이에요. 오래된 글이지만 우연히 찾아 읽고 있습니다 :)

    2018.03.04 23: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