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내 평생 죽을때까지 잊을 수 없는 날.


바로 군입대한지 7년째 되는 날이다. 망할. 제목을 쓰면서도 왠지 재수가 없더라니 2005년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하지만 이 몸은 2012년에 예비군 훈련을 안 받으니 기분 좋게 글을 써야겠다. (물론 2013년에 몰아서 받겠지.)





동상 아님. 생물임.


어제 리카르도로부터 트렌스 밀레니엄에 대한 설명을 들은 진희는 자신감에 차있었다.


그래서 일욜임에도 불구하고 트렌스 밀레니엄을 타고 센트로로 가기로 했다.


(일욜에는 차 없는 도로가 많아져서 트렌스 밀레니엄도 현저하게 줄어듬)





우리나라 버스중앙차로제의 롤모델이 된 보고타의 모습이다.


콜롬비아에서 엄청나게 자랑하는 시스템 중 하나이고, 실제 사용해 본 결과 상당히 편했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2번이 사라지고 171번이 생기는 바람에 우체국 알바에 지각했던 중앙차로제의 악몽이 떠오른다.





트렌스 밀레니엄은 1750원이다. (그냥 버스는 1500원) 저렴한 편이다.


그리고 큰 도로 중간마다 역이 있는데... 그 역안에서 갈아타면 돈을 더 내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그냥 지상에 있는 지하철이라고 보면 된다.





택시타면 20분도 안 걸리는 거리를... 트렌스 밀레니엄 2번을 갈아타서 1시간 반만에 도착했다.


어딜 가나, 무엇을 하든 원숭이 쳐다보듯 뚫어져라 쳐다보는 콜롬비안들의 시선에도 어느덧 적응된다.





보고타까지 왔는데, 황금박물관을 안 보면 안될것 같은 마음에 보게 된 황금박물관.


다들 알고 있는 그 유명한, 황금의 엘도라도.... 이 엘도라도의 모델이 콜롬비아다.


실제로 콜롬비아에는 금이 많이 나온단다... 금뿐이랴.. 에메랄드는 전세계의 80%인가.. 여하튼 엄청나고.. 기름도 나오고 짱이다.


근데 잘 살지는 못함. 왜냐고? 라틴이니까. 그냥 모든게 느긋하니까요.





정말 어색한 포즈뿐이다.


이때 이렇게 사진 찍어주고 좀 있다가 어떤 콜롬비아 꼬마애가 오더니,


우리를 찍어도 되냐고 물어본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진정 원숭이인건가....





참고로 황금박물관은 일욜일에는 무료다.


박물관을 다 본 후에 우리는 앞에 있는 기념품점을 돌아다녔다.


한달간의 세계여행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한게 뭐냐고 묻는다면, 단연 쇼핑.





할게 없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배고파서 먹은 길거리 피자.


수타피자다. 손으로 직접 다 만들고 구워서 준다. 한조각에 1000페소.. 대략 700원정도. 


맛있음.





내가 예전에 리카르도네 집에 가서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있어서 진희에게 먹여주고 싶었다.


아이스크림에다가 온갖 과일을 전부 집어넣은 음식이었다.


센트로 걸어가다 비슷한 음식이 있길래 시켰는데.....


이건 아이스크림 대신 치즈를 넣어줬다... 아오 느끼해... 결국 아직도 못 먹었다. 그 아이스크림 어디서 파는거지...





볼리바르 광장에 있는 성당.


일요일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리마(조랑말처럼 생긴 동물)를 탈 수도 있고..


뭐 이래저래 사람들로 가득했다.





휴일은 정말 칼같이 지키는 콜롬비아다.


대단하다.


돈을 벌겠다는 의지 자체가 없어 보인다. 이 새킈들이 우리나라 야간 편의점 알바 한번 해봐야 돈의 소중함을 알지.





하루종일 왕복 3시간을 트렌스 밀레니엄에 바친 우리들은 맛난걸 먹기로 했고,


꼬꼬리꼬로 갔다. 스페인어로 리꼬는 맛있다 라는 뜻. 다시 말해 맛있는 닭을 파는 식당이었다.


맛은 있었으나 맛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쌌다...


우리는 대체적으로 저렴하게 잘 다니는 편인데, 이렇게 한번씩 삐끗할때가 있다.




밥 먹고 있는 리카르도에게 전화가 왔다. 집에 왔는데 우리가 없어서 전화 했단다.


꼬꼬리꼬로 오라고 해서 같이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디에고를 부르겠단다...


몇일전부터 디에고를 만나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이날 이렇게 만나게 됐다.





진정. 내가 만난 인류중 가장 상또라이. 디에고다.


영국에 있을때부터 맛이 가더니,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맛이 가고 있다.





자기는 영국에서 나랑 있을때 빼고는 술을 안 마신단다.


담배도 안 핀단다. 


오직. 마리화나만 한단다.


그러면서 지갑에서 마리화나를 꺼내서 보여준다.





우리에게 자꾸 뭔가 하자 그러는데, 우리는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술은 못 마시고(디에고도 술은 못 마신다 그러고...)


할게 뭐있어... 그냥 얘기만 계속 하다가 집에 보냈다.


뮤지션 디에고. 다음에도 또 보겠지만 정말 특이한 캐릭터다.




이로써 내가 영국에서 만났던 콜롬비안중에 오스카, 카밀로 빼고는 다 만났다.


카밀로는 이탈리아에 있다 그러고.. 오스카는 전화를 안 받는다. 망할.


여하튼 내 개인적인 목적으로 오게 된 콜롬비아에 군말없이 동행해주고 


콜롬비아 친구들과 잘 놀아준 진희에게 항상 고맙다.

Posted by v멍군v

어제 리카르도 커플과 너무 늦은 시각까지 노는 바람에 늦잠을 자버렸다.


뭐 사실 늦게까지 안 놀았어도 늦잠 잤을꺼야.





그렇게 늦게 일어나서 아점을 먹으러 간 곳은 동네 식당.


어제 리카르도가 진희에게 따말을 먹어봤냐고 물어봤다.


따말은 콜롬비아 전통음식으로 바나나 잎으로 옥수수분말 같은걸 싸서 찐 음식인데...


사실 이게 멕시코 전통음식이라는 사람도 있고, 페루꺼라는 것도 있고.. 말이 많다.


내가 아직 안 먹였다고 했더니 리카르도가 오늘 꼭 먹으라고 숙제를 내주는 바람에 아점으로 먹게 됐다.





우선 단일메뉴 주문을 못 하는 우리는 무조건 셋트로 먹는다.


셋트로 시키면 문제점이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다는 점인데... 이날 음료수 선택시험에서 진희는 오답을 고르는 바람에,


포니말타라고 불리우는 음료수를 마시게 됐다.


쿠바에서 맥주인줄 알고 잘못 사서 우리는 절망에 빠뜨린 그 음료수다.


MALTA. 우리나라말로 하면 맥아 라는 뜻이란다... 마시면 무슨 이상야리꾸리한 물엿맛만 난다.





이게 바로 따말이다. 작년에 먹어본 이후 처음 먹어본다.





바나나 잎을 풀면 이렇게 나온다.


저 노란게 옥수수 분말을 쪄서 떡처럼 만든거고.. 그 안에 닭고기, 돼지고기 등이 숨겨져 있다.


역시나 맛있다. 진희도 맛있다면서 열심히 먹었다.





그렇게 아점을 먹고.. 리카르도를 맞이했다.


어제 리카르도가 조나로사에서 우리에게 말했다.


"쮜뉘. 내일은 클럽에 데려가줄게."


사진은 리카르도가 파티참석자를 섭외하는 모습이다.





디안나(리카르도 여자친구)가 클럽 가는 길 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기다린다고 해서,


우리는 트렌스밀레니엄을 타고 디안나에게 갔다.


사실 세명이라 택시가 더 싸지만, 리카르도는 우리에게 트렌스밀레니엄을 경험시켜 주고 싶어했다.


트렌스 밀레니엄은 콜렉티보(일반 소형버스)보다야 쉽지만, 외국인이 타기에는 쉽지 않고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리카르도였다.





리카르도에게 트렌스 밀레니엄을 타는 법을 배우는 진희다.


리카르도는 이미 알아버린 거 같다.


진희는 똑똑하다는 걸.


그리고 나는 관심 없는 걸 얘기해주면 수십번 얘기해줘도 잘 기억하지 않는다는 걸.





토요일밤의 조나로사는 광란의 거리였다.


보고타에서 논다 하는 언니 오빠들은 전부 모인 거 같았다.


개중에 우리 둘은 쭈그리.





제대로 안나왔지만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사진.


진희가 리카르도에게 메렝게를 사사받고 있는 사진이다.


잘 보면 리카르도와 춤추고 있는 진희가 보인다.





디안나 역시 전여자친구 리나 못지 않게 춤을 잘 췄다.


얘네는 어릴적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이 계속해서 춤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따로 배우지 않아도 잘 춘단다...


정말 잘 추더라... 음악이 나오면 그 음악에 맞는 춤을 반사적으로 춘다.





이날 옆에서 놀던 여자애들이 이 몸에게 몰려 들었다.


이 몸은 진희가 있는지도 모르고 신나서 같이 놀았다.


그러자 죠한나가 여자애들한테 다가가서 뭐라뭐라 말했더니 이들은 곧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아마도 이 몸이 임자 있는 원숭이니 저리 가서 놀라고 한거 같다...


죠한나 미워....





유일한 단체 사진.


죠한나 오른쪽은 에두아르도고 왼쪽은 죠한나의 오빠란다.


사돈지간끼리 같이 클럽에 와서 춤추는 이런 문화가 존경스럽다.





진희는 난생 처음 추는 메렝게, 바제나토, 살사 등의 춤을 무난히 소화해냈다.


하지만 라틴종특으로 인한 저들의 춤솜씨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거 같았다.




오랜만에 신나게 밤 늦게까지 놀았다.


예전과는 다른 리카르도의 주머니 사정을 불쌍히 여긴 진희가 센스 있게 더치를 해주었다.


우리 둘이 콜롬비아 와서 이렇게 지냈으면 엄청 많이 들었을텐데... 그 정도쯤이야 뭐... 라는 생각보다는,


너희가 없었으면 이런 경험은 해보지도 못했을꺼야. 그냥 넣어둬.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Posted by v멍군v

내가 페이스북을 시작한 단 하나의 이유.


바로 콜롬비아 친구들과의 연락을 계속하기 위하여.


원래 내 네이버 블로그를 알려줬으나, 망할 네이버가 콜롬비아에서 빠르게 열릴리가 만무했다.


그래서 시작한 페이스북.


그래서 그런지 내 타임라인은 온갖 스페인어로 도배가 되어가고 있고, 그것에 일조하는 한 사람.


나에게 처음으로,


"아. 어쩌면 내 얼굴은 남미에서 먹히는 얼굴일지도 몰라..."


라는 헛된 희망을 갖게 해준 안나마리아를 이 날 만나러 갔다.





리카르도가 내 전화번호를 페이스북에 올렸고 그것을 본 안나마리아가 전화를 했다.


"유우우운~~~~"으로 시작하는 스파니쉬 특유의 발음으로 시작한 대화는.


뭐라고 했는지 서로 잘 못 알아들었지만 12시에 공항에서 보자는 말만큼은 정확히 인지했다.





어차피 우리는 뉴아이패드 TAX BACK을 위하여 공항에 들렀어야 했으므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질렀다. (공항까지 가는 택시는 추가요금 3000페소가 더 붙는다.)


그렇게 도착한 공항의 관세국(DIAN).


우리는 뉴아이패드의 영수증과 실물등을 보여주며 "김미더 세금"을 외쳤으나.


그들은 영어를 하지 못한다.


공항에 있는 관세국인데. 외국인에게 TAX BACK을 해주는 공무원인데 영어를 못한다.


대충 안된다는 말만 계속하고 있는거 같았다. 우리는 패닉에 빠졌다.


그때 옆에 계시던 일본계 멕시코인이 우리를 도와줬다. 결과는.



fail.


TAX BACK 적용 리스트에 분명 영어로 Electronic Appliance라고 적혀있었다. 근데 왜 안돼?


옆에는 스페인어로 ElectronicDomestico라고 적혀있다. 그게 뭔데?


알고보니 ElectronicDomestico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제품, 


다시 말해서 집안에서 사용하는 전기제품(다리미, 청소기 등등)만 TAX BACK이 된단다...


뭐여... 그럼 영어번역은 누가 저따위로 해놓은거야.... 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우리나라나 콜롬비아나 공무원느님께서 안된다고 하면 안된다는거다.


그렇게 우리는 미국 뉴욕보다 10만원, 한국 서울보다 8만원 비싸게 뉴아이패드를 구입했다.





그렇게 절망에 빠져서 1시간정도 기다리니 안나마리아가 나타났다.


괜찮아. 얘네는 라틴이니까. 이 정도 늦을 줄 알고 우리도 스케쥴을 세웠으니까요.


안나 마리아는 공항에서 일하는게 아니고 그 근처에서 일한단다.


인터넷 매거진을 만드는 곳에서 일하고 있단다.


오랜만에 만난 안나 마리아는 엄청나게 홀쭉해져 있었다.


들어보니, 몸 어디가 안 좋아서 12키로가 빠졌단다.... 게다가 앞으로 10키로인가를 더 빼야 된단다.


안나 마리아는 살이 빠지니 미인이었다.


환한 웃음도 그대로였고, 가끔 짓는 이상한 표정도 그대로였다.





안나 마리아가 우리에게 대접한 음식이다.


콜롬비아의 유명한 체인점. CREPE&WAFFLES에서 먹었다.


나랑 진희는 빵 안에 잡다한게 들어있는거고, 안나마리아는 다이어트중이라 무슨 풀때기랑 오징어만 먹어댔다.





점심시간에 잠시 나온거라 오랫동안 얘기를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안나 마리아를 만나서 다행이었다.


항상, 누군가를 만나는건 귀찮은 일이다. 특히 오랫만에 만나는 사람과의 약속은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그동안 변했을 상대방의 모습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 기억 속에 남은 아름다운 기억들에 그가 부흥할 수 있을까.


라는 온갖 잡념만 가득해진다.


하지만 안나마리아는 내 기대에 부흥했고, 좋은 추억 하나만 더 남기고 갔다.





그렇게 스피디하게 멘붕에 빠지고 스피디하게 안나 마리아를 만나고는,


오뎃의 집으로 갔다.


몇일 전 오뎃에게 진희가 케익 만드는 걸 보고 싶다고 했더니 오뎃이 이날 오라고 해서였다.


갔더니 오랜만에 보는 반죽할머니가 계셨다.


아마도 나를 기억하시겠지. 콜롬비아에서는 보기 드문 원숭이 인간이니까.





오뎃의 케익은 여전히 이뻤고, 여전히 잘 팔렸고, 여전히 달았다.


우리가 구경한다고 저 좁은 작업장에 의자를 저렇게 갖다 놔줬다.


아. 부담 스럽다.





방해만 하는 거 같아서 우리는 잠시 밖으로 나와 있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집 앞의 쓰레기통이 누군가의 발길질로 인해 없어진 것만 빼면.


1년 전과 모든 게 동일한. 오뎃의 집앞이다.





잠시 후 리카르도가 왔다.


근데 리카르도는 인도네시아와의 무역건으로 인해 회의가 있어서 어디론가 가봐야 한단다.


저기 왼쪽에 보이는 친구가 동업자란다.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같이 가잖아. 그냥 예의상 한번 건네 본거였는데,


우리는 덮썩 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당황했을까.... 자기 회의하러 가는데 스페인어도 못 알아듣는 원숭이 두마리가 같이 간다니...





마지막에 회의장까지 같이 들어가자길래, 뭔가 아니다 싶어서 그냥 주변 구경이나 한다 그랬다.


그랬더니 리카르도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럴래? 대신 멀리 가지마."라고 하면서 우리를 보내줬다.


우리는 가까운 커피숍에 가서 사진에 있는 음료 두개를 마셨다.


노란건 그렇게 안 보이겠지만 홍시 맛이 나는 음료수다. 좀 맛났다.





그렇게 대략 2시간? 3시간정도 기다리니 리카르도가 나왔다.


자기 여자친구가 쇼핑몰로 오기로 했다면서 우리를 쇼핑몰로 인도했다.


그리고는 쇼핑몰 가장 윗층에서. 또 다른 미팅을 시작했다.


1분, 아니 5분 정도면 끝날테니 한바퀴 돌고 있어. 라고 하길래 2시간 예상했다.


그리고는 적중했다.


우리는 2시간동안 리카르도의 미팅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총 5시간정도 리카르도를 기다린 끝의 우리 모습.


상당히 초췌해져있으며, 꽤나 피곤했고, 집에 가고 싶었다.





리카르도의 새 여친. 디안나 이다.


난 개인적으로 전 여친인 리나가 더 마음에 든다.


리카르도에겐 비밀임.





금요일밤의 조나로사는 환락가 그 자체였다.


나와 진희는 매우 피곤했다.


나는 얘네가 술집으로 끌고 갈까봐 걱정을 했고, 진희는 얘네가 춤추러 가자 그럴까봐 걱정을 했다.





다행히 얘네가 데리고 간 곳은.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저번에 먹었던 모듬고기튀김 같은 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엄청난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는 조그만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을 먹었다.


사진기만 꺼내면 자꾸 사진 찍어주겠다고 해서, 음식 사진은 못 찍었다. 이해 바람.





우리는 조나로사(우리나라 홍대 같은곳)로 이동해서 그 곳에 있는 아틀란티스라는 쇼핑몰로 향했다.


가장 윗층에 있는 크레페&와플에 가다가 원숭이가 보이자,


디안나가 너무 좋아하며 우리보고 찍으라고 강요했다.


이게 누굴 진짜 원숭이로 아나.





그렇게 후식을 먹으러 가다가 발견한 인형 뽑기 기계.


진희는 콜롬비아에 와서 인형뽑기 기계를 본 적이 없다면서 나에게 이 기계를 수출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난 대박 아이템이라 생각했으나,


벌써 얘네도 다 있었다. 근데 길거리가 위험한 관계로 건물 안에 있어서 우리가 못 봤을 뿐이었다.





이 몸은 왕년에 인형뽑기 쩔었다고 자랑했으나,


인형을 너무 잘 뽑아 오락실 주인에게 쫓겨난 경험이 있다는 디안나에게 완패했다.





크레페&와플에서 화장실 가려고 일어났다가 사진 찍으라고 해서 찍은 사진.





정말 엄청난 양의 아이스크림이다.


가뜩이나 배 부른데 이거 다 먹느라고 배 터지는 줄 알았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거 모두 디안나가 사준거란다.


왜냐면 리카르도는 백수니까요.





지금 보이는 차가 디안나의 차다.


잘은 모르지만 진희보다 어린거 같은데 자차보유자다.


난 디안나가 운전하는 걸 한번도 못 적이 없지만 진희 말로는 무지하게 못 한단다.


왜 진희만 봤냐면. 난 만취상태였고 진희는 제정신에 한번 탔었다.





집에 오다가 본 치바라는 파티버스다.


얼마더라... 3만원인가 내면 2시간동안 저 버스를 타고 시내를 빙빙 돌 수 있단다.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고 술이 공짜인 저 버스는 가끔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탄단다.


우리 차를 보고 소리 지르길래 얼굴을 내밀어 줬더니 더욱더 미쳐 날뛰는 콜롬비안들이다.




지금 리카르도는 매우 바쁜 시기고, 안 좋은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우리와 놀아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가상했다.


진희도 상당히 고맙게 생각했고, 메데진에 온 지금도 매일같이 전화가 와서 별 일 없냐고 묻는다.


지금 1층 침대에 있는 진희가 질투할 정도로 나를 챙긴다. 참고로 난 유부남이니까 걱정 안해도 된다.

Posted by v멍군v

본인은 한국에 있을 때도 쇼핑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었다.


우선 내가 뭘 사야 될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빙빙 걷기만 하고, 그러다 보면 다리 아프고 그러면 빡치고.


반대로 고터라 불리우는 고속버스터미널을 찬양하는 진희는 쇼핑을 좋아하는 편이다.


내가 봤을 때 뭘 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쇼핑을 자주 한다.





콜롬비아에서 딱히 할 일이 없는 우리는 배낭커버 쇼핑길에 나섰다.


우선 먼 길을 떠나기 전 길거리에서 시원한 과일음료수 한잔.


가격은.. 500페소.. 우리나라돈으로 300원? 정도 했던거 같은데 컵에 넘치도록 따라준다.


파인애플, 구아바, 파파야, 딸기, 바나나 등등을 넣어 만든 음료수다.





우선 론리플래닛에 나와있는 Outdoor 전문매장으로 갔다.


Calle (미국으로 치면 Avenue)숫자가 별로 멀지 않길래 걸어갔다.


근데 Carrera (미국으로 치면 Street)가 꽤나 멀어서 30분은 걸어간거 같다..


다시 말해서 세로 거리는 별로 안 멀지만, 가로 길이가 멀었던 셈....


걷고 또 걷고 또 걷고 후회하고 또 걷고 후회하고 걷고 걷고 멍청하면 답이 없다.





막상 도착한 Outdoor매장은 우리가 생각한 매장이 아니었다.


그냥 텐트나 캠핑용품을 대여해주는 그런 곳이었다.. 게다가 문이 닫혀있었음... 헐...


절망한 우리는 그 주변에 있던 밥집으로 들어갔다.


힘이 빠지면 밥을 먹던가 쇼핑을 하던가 둘중 하나를 해줘야 한다.





이곳에서는 아침을 데사쥬노(Desayuno), 점심을 알루메소(Allumezo)라고 부른다.


이런거 써있는 집에 들어가면 대략 백반 같은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


어제의 실패를 교훈 삼아 오늘은 치킨과 소고기를 시켰다.


백반을 시키면 저렇게 소파(sopa), 우리가 스프라 부르는 걸 주는데.. 저것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이 어메이징한 사이즈의 밥이 우리나라돈으로 3천원정도밖에 안한다.


닭다리 하나가 아닌 1/4마리정도는 나오는거 같다.


이제까지 중남미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얘네는 음식을 좀 짜게 먹는 거 같다.


저기 보이는 샐러드도 너무 짰다. 





게다가 왠만한 식당은 이렇게 직접 닭을 구워서 팔고 있다.


허접한 전기가 아닌 숯불로 구워서 파는 시스템이다.


이 정도 닭이 3천원이라니... 콜롬비아는 위대하다.


고기 좋아하는 사람이 와서 살면 딱일듯.





첫번째 실패후, 우리는 론리에서 말한 보고타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향했다.


이름은 산 안드레지또(San Andresito).... 허나 영어 실력이 초등학생 수준인 우리는,


몇 블럭에 퍼져있는 엄청 큰 마켓이라는 걸... 몇 블럭에 퍼져있는 엄청 큰 쇼핑몰이라고 해석했다.


다시 말해서 센텀씨티나 타임스퀘어 같은 곳을 상상하고 갔다.



택시를 타고 가는데, 기사님이 길에 세우더니 여기가 산 안드레지또란다..


우리가 물었다.. 응? 어디가?.... 기사님이 말씀 하셨다. 이 주변 전부를 산 안드레지또라고 부른다고...


우리는 패닉에 빠졌다. 거의 도시 끝까지 온 셈이라 택시비도 많이 나왔는데....ㅠ





서울 광장시장, 용산, 동대문, 남대문을 합쳐 놓은 듯한 이 엄청난 크기의 마켓은... 아니 장터라고 불러야 되나...


가이드북에 따르면 없는 게 없을 정도의 크기다.


옷, 신발, 자동차 부품, 게임기, 오디오 장비, 조명 등등 엄청나게 많은 가게가 있었으나.....


우리가 여기서 배낭커버를 사는 것은 한국어,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 외국인이 평화시장에 가서 부인복을 사는 것만큼이나 어려웠다.


다시 말해서 불가능했다.


그들은 영어를 못했고 우리는 스페인어를 못 했다. 결국 Fail.





분노에 차서 리카르도 전화 찬스를 사용했다.


리카르도. 지금 당장 보고타에서 가장 큰 쇼핑몰을 말해줘. 백화점 같이 생긴걸로.


리카르도는 두군데를 보내줬다.


하나는 그란 에시따씨옹(Gran Esitacion), 또 다른 하나는 싼타페(Santa fe).


우리는 좀 더 가까운 에시따씨옹으로 향했다.


가서 보니, 작년에 리카르도 아버님과 함께 점심을 먹고 후안 발데스 커피를 마시고 콜롬비아 음악씨디를 선물 받은 그곳이었다.





그래. 우리가 원한 건 이거였어.


쾌적한 에어컨, 빠른 와이파이, 달달한 커피냄새.


오전 내내 걷기만 한 우리는 그란 에시따씨옹에 도착하자마자 커피를 마셨다.





후안 발데스 커피는 마셔봤으니, 이번에는 콜롬비아 커피 체인점의 양대산맥인 Oma에 도전해봤다.


개인적으로 후안 발데스보다 오마가 더 맛있는 거 같다.


콜롬비아에는 스타벅스가 없단다.... 왜 없는지는 모르겠다만... 콜롬비아 커피가 너무 맛나서 그런가...


후안 발데스는 그 인기만큼이나 매장을 개점하기가 상당히 어렵고 까다롭단다.


사진에 보이는 커피는 스타벅스 프라푸치노 같은건데... 이름이 G로 시작한다.. 


그냥 커피숍 가서 쉐이크 기계 같은거 가르치면서 달라고 하면 다 알아듣는다.





아무리 그란 에시따씨옹이라 해도 우리가 원하는 배낭 커버는 찾을 수가 없었다.


아웃도어 매장이 몇군데 있었지만 우리나라 OKOutdoor 같은곳이 아닌 그냥 자질구레한 것만 파는 수준이었다.


계속되는 실패에 빡친 진희의 모습이 보인다.


먹을 걸 앞에 두고도 저 표정이라는 건 상당히 불만족 스럽다는 뜻이다.





열 받은 우리는 그란 에시따씨옹에서 애플샵을 갔다.


그리고는 Tex Back시스템이 적용된다는 얘기까지 듣고 뉴아이패드를 지르려 했으나.


재고가 없단다... 다음 달은 되야 들어온단다.


아오. 빡쳐. 열 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집 앞에 있는 Falabella로 향했다.





그리고는 그냥 질렀다.


3만원짜리 배낭커버 때문에 열 받아서 60만원짜리 아이패드를 샀다.





그리고는 자축의 의미로 럼앤콕.


얼음을 좀 넣고, 콜라랑 럼이랑 섞으면 럼앤콕 탄생. 엄청나게 맛난다.


게다가 다음날 숙취도 없다.


물론 나 혼자 마셨으면 개가 되서 다음날 숙취 때문에 화장실에서 울고 있겠지만,


진희느님의 컨트롤 덕분에 중후하게 마실 수 있었다.




뉴욕에서 만난 치느님이 말씀 하셨다.


이제는 예전처럼 그렇게 가이드북 하나 딸랑 들고 여행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거 같다고.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알아보고 예약하고 비행기표 구하고 해야지 좀 돌아 다닐 수 있을 거 같다고.


그 분도 노트북과 아이패드를 들고 계셨다.


그래서 산거다. 다른 뜻은 없다. 좀 더 풍족한 여행을 위하여 구입했다.



는 사실 변명이고 그냥 이뻐서 샀어.

Posted by v멍군v

전날 예상치 못한 스케쥴에 둘은 뻗어버렸다.

 

자기 전에 진희가 리카로드에게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이 왔다.

 

"준. 내가 더 기뻐. 그리고 내일 아침 9시에 오뎃이 너희집으로 갈꺼야."

 

꾸엑. 늦잠 자기는 글렀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뎃의 집을 쓸고 닦고 정리하고 오뎃을 맞이했다.

 

 

   

 

오뎃은 아레빠와 무슨 다른 빵을 사왔다.

 

리카르도가 없었으므로 우리의 대화는 100% 스파니쉬만을 사용했다.

 

약 2시간에 걸친 스파니쉬 대화 덕분에 우리는 급피곤해졌다.

 

그나마 구글신이 계셔서 다행이었다. 구글 번역기는 노벨상 감이다.

 

 

   

 

오랜만의 스파니쉬 폭격 덕분에 나는 뻗어서 낮잠을 잤고, 진희는 뭐 했는지 모르겠다.

 

뭐 잘 놀았겠죠.

 

그렇게 낮잠을 자고나서 밖으로 향했다. 어제 실패한 보테로 미술관을 보기 위하여.

 

콜롬비아는 1년 전과 크게 변한 게 없었다. 잘사는 사람은 한국보다 잘 살았고, 못 사는 사람은 인도보다 못 살았다.

 

 

   

 

콜롬비아 곳곳에는 저렇게 MINUTOS 100이나 150, 200이라고 써있는 노점들이 있는데,

 

저건 휴대폰을 빌려주는 상점이다. 저기 가서 휴대폰을 사용하고 그 시간만큼 돈을 지불하면 된다.

 

우리나라 공중전화와 같은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리카르도가 따로 개통한 휴대폰을 줘서 필요가 없었다.

 

참고로 LU6200에 콜롬비아 TIGO의 USIM칩을 꼈더니 정상동작한다… 우왕ㅋ굳ㅋ

 

출국 전 LGU+에 LU6200 컨트리락 풀려있냐고 문의했더니 안 풀려있다고 못 쓴다 그랬는데.. 그 직원 누군지 궁금하다.

 

 

   


보테로 미술관 입구에 있는 손바닥 동상.

 

보테로는 모든 사물을 저런식으로 뚱뚱하게 표현한다… 사실 뭐가 대단한지 잘 모르겠지만 다들 대단하다니까 대단하구나 싶다.

 

 

   

 

오른쪽이 보테로가 만든 살찐 고양이고, 왼쪽이 진희다.

 

아니다. 오른쪽이 진희인가.

 

 

   

 

보테로 미술관은 화폐박물관이랑 현대미술관인가.. 그렇게 3개가 이어져 있는데,

 

박물관이나 예술에 관심이 없는 우리는 보테로 미술관만 보고 나왔다. (3개 모두 무료임)

 

나오자마자 왼쪽길로 쭉 가면 볼리바르 광장이 나온다.

 

 

   

 

저번에 오뎃과 단 둘이 오는 바람에, 의사소통의 부족으로 인해 스케이트를 탈뻔 한 볼리바르 광장이다.

 

1년 전과 달라진 거라고는 비둘기가 엄청 많이 늘었다는거 정도?

 

그리고 어제 시위대가 물감을 던져대서 광장 주변이 온통 물감범벅이 되어 있다는거 정도.

 

 

   

 

어디 학교에서 소풍 온거 같았는데,

 

이놈들은 볼리바르 광장을 온건지 동물원을 온건지, 자꾸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원숭이 처음 보나.

 

 

   

 

배가 고파 밥집을 찾아 헤매던 중 군바리들이 보였다.

 

시간이 5시쯤인걸 보니 국기계양식을 하러 가는 거 같았다.

 

군악대, 근위병, 군인 등 온갖 사람들이 저렇게 행진을 해서 대통령궁까지 들어간다. 대략 300미터정도 행진하는 듯.

 

뜻하지 않은 볼거리에 우리는 잠시 구경했다.

 

 

   

 

동원이 끝난 예비군의 위엄.

 

이 몸은 이제 군번도 기억이 안 나는 짬이 넘치는 예비군임.

 

 

   

 

국기 계양식을 보고나니 더 배가 고파져서 주변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대충 보면 Hoy(오늘의 메뉴)라고 써있고 아래에 쭉 뭐가 써있다.

 

종류를 고르는 거 같은데 스페인어를 몰라서 주인장의 도움을 받았다.

 

돼지고기를 먹고 싶어서 코를 손가락으로 들고 꿀꿀 거렸다.

 

그러자 주인장이 Pollo란다. 흠. 이게 돼지인가 보구만. 그걸로 시켰다.

 

 

   

 

코가 들리고 돼지 소리를 내는 닭다리가 나왔다.

 

나중에 알고보니 돼지는 쎄르도, 소는 까르네, 닭은 뽀죠라고 부른단다… 잉긱.

 

망할 주인장. 닭이 많이 남아서 일부러 틀리게 가르쳐줬을꺼야...

 

 

   

 

밥을 다 먹고 주변을 돌아보다가 뭔지 모를 시장을 발견했다.

 

분위기가 기념품을 도매로 파는 시장 같았다.

 

물론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우리는 아무것도 못 사고 그냥 둘러보기만 했다.

 

 

   

 

기념품 도매시장 반대편에도 꽤 큰 시장이 있었는데…

 

전자제품, 옷, 조명 등등 안 파는게 없었다.. 배낭 풀커버를 사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녔으나,

 

대답은 모두 없단다…

 

우리는 배낭이 아니라 배낭을 전부 덮는 배낭커버(레인커버 아님)를 사려고 했는데…

 

스페인어를 몰라서 온갖 손짓발짓으로 찾아 헤맸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커버는 코헤르 라고 부르는 거 같다.. 근데 여행용 풀커버는 이 나라에 없는 거 같다…

 

 

 

이렇게 콜롬비아에 와서 여행자다운 하루를 마쳤다.

 

미술관을 보고 박물관을 보고 이리저리 돌아다녀보고…

 

콜롬비아에는 밤사진이 별로 없는데.. 이유는 오뎃이랑 리카르도가 해가 지면 절대 나가지 말라고 겁을 주는 바람에,

 

우리는 항상 해가 지면 집에 들어와서 히끼코모리처럼 지낸다.

 

콜롬비아가 위험한지 안 위험한지는 말들이 많지만… 내가 보기엔 별로 안 위험해 보인다.

 

하지만 현지인인 오뎃, 리카르도 그리고 백화점 점원들도 위험하다고 하는거 보니 내가 모르는 뭔가 위험이 있는 거 같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기준은 안전 이므로… 괜히 모험하지 않기로 했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