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10-Chile2012. 7. 21. 06:27

드디어 대망의 산티아고 마지막 날이다.


100일 가까운 시간동안 가장 아까운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산티아고에 머문 5박6일.ㅠㅠ


물가는 비싸고 볼건 없고.... 숙박비, 식비 등 체류비가 생각외로 많이 드는 도시였다.


도시 자체의 풍경은 뉴욕과 크게 다를바 없었던거 같다.





산티아고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지하철.


어느 도시나, 대중교통이 잘되어 있으면 택시 탈 필요가 없어서 매우 좋다.


가격도 정해져있고, 어떻게 가는지도 명확하고, 안전하다. 택시보다 여러모로 낫다.





칠레 넘어오면서부터 거의 모든 상점이 이렇게 가격을 밖에다 써붙여놓는다.


전혀 남미스럽지 않은 퀄리티와 가격 때문에 우린 아무것도 못 샀지만,


현지 물가를 전혀 알수없는 여행객으로써는 참 고마운 일이 아닐수 없다.


지금도 볼리비아에서 술값 덤탱이 쓴것만 생각하면, 술도 안 마셨는데 정신이 혼미해진다.





산티아고 대학 역의 풍경이다.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를 볼수 없고, 지금은 없어졌지만 인하대역에서 인하대를 볼수 없듯이..


산티아고 대학역에도 산티아고 대학은 안 보이는거 같다. 그냥 내리면 터미널로 연결됨.


남미의 어떤 터미널이든지 다 비슷하겠지만, 특히 주의해야 할점은,


같은 회사, 같은 버스, 같은 시간, 같은 좌석이라고 할지라도 어떤 사람에게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바뀌어버린다.


같은 회사 창구에서 표를 사도, 이 사람 저 사람 모두 가격이 다르니 이곳저곳 많이 물어보고 다니는게 좋다.


현지인들도 전부 이곳저곳 물어보면서 표를 사니 쪽팔려 하지 않아도 됨.ㅋ





발파라이소에 처음 내려서 본 모습이다.


발파라이소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동네다.


칠레 제1의 항구였지만 대지진으로 인해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된 후에는 그냥 관광지처럼 변했다고 한다.


그래도 아직 칠레 해군의 모항인 곳이다.





산티아고에서 2시간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한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듯 싶다.


우리나라로 치면 인천 같은곳인가?... 월미도?


해산물 음식이 유명하니까 소래포구 정도로 하자.





간혹 이렇게 멋진 건물들이 보이긴 했지만, 이때까지는 왜 여기가 세계문화유산인지 알수 없었다.


생각외로 밋밋한 동네였다.


우리가 이 도시에서 하고자 했던건 2개. 아센소르라고 불리우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 그리고 조개탕을 먹는 것.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둘다 별로였음.





아센소르가 뭐냐면, 경사형 엘리베이터다.


사람들이 사는 대부분의 집이 바닷가 바로 옆의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다보니,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만들어서 그걸 타고 오르락 내리락 거린다.


현재 운행중인 아센소르 중에는 100년이 넘은 것도 있단다.





아센소르를 찾아가는 길은 험했다.


분명 설명에는 언덕위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었다는데... 이상하게 난 가면 갈수록 계단이랑 언덕만 나왔다.


망할. 이러다가 그냥 걸어서 언덕 위까지 가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지도를 한참이나 보다가 길을 잘못 찾은걸 알았다.





여기가 아센소르를 타는 입구다.


발파라이소 전체에 아센소르는 10개가 넘게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가장 전망이 좋다는 아센소르를 탔다.


아센소르 타는데 드는 비용은 300페소. 대략 750원정도?......


요즘은 거의 관광객들만 타는거 같았다.


차도 있고, 도로도 잘 뚫린 요즘 시대에 주민들이 탈리가 없지...





아센소르를 타고 가는길은 이렇게 생겼다.


생각보다 꽤 빠르고 & 생각보다 엄청 짧다.


정말 사진 찍을틈도 없이 꼭대기에 도착해버렸다.


올라갈때는 아센소르를 타고 내려올때는 걸어왔는데....


내려올때 보니 왜케 짧았는지 이해가 갔다.


걸어 내려와보니 생각보다 언덕도 낮고, 경사도 별로 심하지 않았다.


충분히 걸어갈 수 있을거 같은 거리를 귀찮다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남미인들이 참으로 대단해보인다...





아센소르를 타고 꼭대기에 올라가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여전히 항구로써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는 발파라이소 항구의 모습이다.


군함부터 화물선까지 다양한 배들이 오가고 있었다.





발파라이소 언덕 위로 올라와보니, 이제서야 왜 여기가 세계문화유산인지 알 수 있을꺼 같았다.


오래되 보이지만, 형형색색으로 칠해놓은 페인트칠 덕분에 전혀 촌스러워 보이지 않은 동네.


발파라이소. 우리나라말로 하면 천국의 언덕이라는 뜻이란다.


왜 이렇게 페인트칠을 예쁘게 해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유럽같은 풍경이었다.





언덕 위의 집들은 대부분 이렇게 생겨먹었다.


파스텔톤 페인트칠을 한 집들이 쭉 늘어서 있다.


그리고 그 건물들에는 어김없이 레스토랑 & 관광객 대상 상점 들이 들어서 있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는 뜻임.





당일치기로 오기에는 너무 아쉬운 동네였다.


몇일 푹 있으면서 이 골목 저 골목 마구마구 돌아다니고 싶은 동네였는데... 망할 산티아고 때문에 망했음.


날씨도 좋고, 집들도 예쁘고... 사진 찍기 좋은 동네다.





이게 언덕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발파라이소에는 그래피티도 많이 보이는데, 거의 모든 건물에 그래피티가 있다고 보면 된다.


사진을 보면 왼쪽처럼 양아치들 낙서처럼 보이는 그래피티도 있지만,


오른쪽처럼 이름 모를 예술가가 그린것 같은 그래피티들도 보인다.





요건 거의 마지막에 있던 부엉이 그래피티였는데,


벽에는 큰 부엉이가 그려져 있고, 아래쪽에 전기함인가? 여하튼 그런곳에는 새끼 부엉이가 그려져 있다.


양쪽에 손잡이를 날개로 생각하고 그린게 기발해보여서 찍어왔다.ㅎ





이제 아센소르는 타봤고... 조개탕을 먹으러 갈 차례다.


산티아고에 와서, 도착한 다음날 바로 중앙시장으로 가서 조개탕을 먹어봤는데...


너무너무X100 비려서 제대로 먹을수가 없을 정도였다.


국물을 떠먹으면 그냥 말 그대로 비린 맛만 난다. 홍합탕의 국물을 100배쯤 압축시켜 놓은 맛만 났다.


발파라이소의 조개탕은 산티아고보다 괜찮다는 얘기가 좀 있길래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찾아갔다.


사진은 조개탕집 찾으러 가다가 본 칠레 해군 사령부? 뭐 그런 군사건물인거 같다.





산티아고 중앙시장에서는 유명한 집 말고, 그 옆에 있던 허름한 집에서 먹어서 맛이 그따군가... 싶어서


발파라이소에서는 가장 유명한 집으로 찾아갔다. 다른 집들 가격의 두배가 넘었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걸 먹어보고 싶었다.


우선 사진으로 보면 좀 그럴싸 하다.


안에 조개랑 해물이 가득 들어있다. 저 돌솥 전부가 그냥 조개살이랑 해물로만 채워져 있다고 보면 된다.


맛은?


만약 우리나라에서 먹었다면, 상한줄 알고 안 먹었을 정도로 비린 맛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거금을 날린 후에, 이걸 먹어봤다는 한국사람들한테 물어봤다.


"진짜 맛있어서 추천해준거에요? 아니면 그냥 엿먹어보라고 추천해준거에요?"


난 후자라는데 100페소 걸겠다.





그렇게 거금을 날린 후에, 속이 쓰리고 입에서 홍합 껍데기 냄새가 나서 서로 아무말도 없이 비냐 델 마르로 향했다.


비냐 델 마르는 발파라이소에서 20분정도 거리에 있는 동네인데, 현대적인 해변가가 조성되어 있는 휴양지다.


일단 "남미 100배 즐기기"라는 쓰레기 가이드북을 보고 그대로 따라갔다.


해안가 도로에서 비냐 델 마르가 써있는 버스를 타고 오른쪽에 꽃시계가 보일때 내리면 된단다.


계속 갔다. 근데 10분이면 도착한다고 써있는데 20분이 되도 꽃시계가 보이지 않는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그냥 아무데나 내렸다.





경치는 해운대랑 엇비슷했다.


우선 백사장이 있고, 그 바로뒤에 도로 있고, 그 바로 뒤에 높은 건물들 있으면 그냥 해운대랑 비슷하다고 하면 된다.


발파라이소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모든 사람들이 다 여기 와있었나 보다.


겨울이라 바닷물에도 못 들어가는데, 엄청 많은 사람들이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애들이 무지하게 많았다.


칠레의 어린이날은 8월 5일이라는데... 20일정도 남은 지금부터 준비를 하고 있나보다.


한강 고수부지처럼, 이렇게 해안가에 놀이터, 운동기구, 매점, 잔디밭 등이 펼쳐져 있었는데,


모두 다 어린이 세상이었다.





열심히 걷고 또 걸었는데도 꽃시계가 안 나오길래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봤더니,


완전 반대편이란다.... 걸어가기에는 너무너무너무 멀다고 그런다....


망할 100배. 저번에 페루 리마에서도 이 쓰레기 같은 책 때문에 고생했는데...


고새 또 까먹고, 그저 한글이라서 들고 다니다가 이번에도 피 봤다.


발파라이소-비냐 델 마르 를 오가는 버스중에는 꽃시계를 안 거치는 버스도 있으니 참고 하시기 바람.


진짜 찢어버리든가 해야지. 이날 쓰레기 가이드북 때문에 총 3시간은 넘게 허비한거 같다.



여하튼 다시 현지인들에게 물어물어 버스터미널로 향하다가 발견한 카지노.


강원랜드 빼고는 내국인 카지노가 없는 한국에 태어난 우리에게, 카지노는 신기한 곳이었다.


이날 1000페소.... 대충 2500원정도만 써볼까 하고 들어가봤는데...


어떻게 칩으로 바꿔야 되는지도 몰라서 그냥 구경만 주구장창 하다가 나왔다...;;;;


캐나다에서 월급 받으면 그 중 절반은 무조건 카지노에 쏟아부었다는 훈이씨가 그리워지는 순간이근영.





하루만에 발파라이소-비냐 델 마르를 모두 돌아보는건 힘든거 같다.


두 곳 중 어느 곳 하나 제대로 보지 못한채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뭐 비냐 델 마르야, 그냥 해안가니까 땡기지 않았는데... 발파라이소는 좀 아쉽다.


구석구석 이쁜 곳이 정말 많을 것 같은 도시였는데....





드디어 도착한 비냐 델 마르 버스 터미널.


산티아고에서 발파라이소 가는 버스표는 2300페소였는데... 10분 더 온 비냐 델 마르에서 산티아고 가는 버스는 5000페소였다.


아무리 이상하다고 생각해도,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여행객일뿐...


그냥 눈물을 머금고 그 돈을 내고 산티아고로 돌아왔다.




이렇게 산티아고로 돌아온 후에, 그 버스터미널에서 바로 야간버스를 타고 발디비아로 향했다.


발디비아는 산티아고에서 버스로 11시간정도 걸리는 항구도시다.


칠레의 해산물은 한국에 비해서 전혀 싸지도 않고 맛나지도 않다는 것을 깨닫고도 왜 또 항구도시로 가냐면...


거기 가면 코앞에서 바다사자를 볼 수 있다고 해서였다.


바다사자인지 물개인지 물범인지 바다코끼리인지 뭔진 정확히 모르겠지만, 여하튼 63빌딩 아쿠아리움에 있는 그런걸 볼수 있대서 갔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