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7-Peru2012. 6. 20. 13:12

같이 간 한국인 2분은 마추픽추까지 걸어올라가기로 했고,


나와 진희는 그냥 편하게 버스를 타고 올라가기로 했다.


쉬지않고 걸어가면 대략 1시간정도 걸리고,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걸린다.


달랑 20분 걸리는 버스의 요금은 9불. 9솔이 아닌 9불. 만원이다.





원래 우리팀은 전부 걸어올라간다 그랬는데, 베네수엘라&브라질 커플은 새벽에 생각을 바꿔 버스를 타고 간단다.


4시 반에 숙소를 나와서 5시쯤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서 5시 반 땡치면 표를 팔기 시작한다.


한명은 표를 사고, 한명은 버스 타는 쪽에 줄을 섰어야 되는데,


장모님께서 진희손 꼭 붙잡고 다니라고 하셔서 우리는 같이 표를 사고 같이 버스를 기다려서 


늦게 버스를 탔다.


장모님 탓하는거 아님. 그냥 우리가 멍청해서 그런거임.





왼쪽아래에 사람들이 기어올라오고 있는게 보인다.


한시간동안 이 산을 거의 직선으로 1800개의 계단을 이용해서 올라와야 되는데,


올라오는 모든 사람들은 땀에 쩔어서 웃통을 까고 있었다.


영국애들 몸 좋더라. 모델인줄 알았어.





매우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들어간 마추픽추의 첫 모습이다.


괜히 공중도시니 세계 7대 불가사의니 하는게 아니었다.


정말 말도 안되게 깍아지는 산 꼭대기에다가 이런 도시를 지어놨다.


뭔 생각으로 지어놓은건지 왜 지은건지 아무도 모르지만 딱 보면 입부터 벌어진다.


천문학을 위해서 왕이 지으라고 해서 지었다는 얘기도 있고,


스페인 애들이 침략해서 그걸 피해서 새로운 수도를 만들려고 여기다 지었다는 얘기도 있고,


정글로 통하는 입구라서 쉼터처럼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다.





뒤쪽의 산들을 보면 알겠지만, 이 동네 산은 죄다 경사가 저 정도 수준이다.


미칠듯한 경사를 자랑하는 산 꼭대기에다가 왜 마추픽추를 지어놨나.


참고로 마추픽추는 여기 사람들이 쓰는 케츄아어로 늙은 봉우리라는 뜻이고, 바로 옆에 있는 산은 와이나픽추(젊은 봉우리)라고 불리운다.





저 뒤에 우뚝 솟은 산이 와이나픽추다.


하루 입장객을 400명을 제한해놔서 사전에 예약하거나 당일날 줄을 서서 선착순으로만 입장이 가능하다.


원래 우리도 갈려고 했으나, 표가 없어서 가지 못했다.


마추픽추에서 더 올라갈수 있는 곳은 두곳이 있다.


와이나픽추와 마추픽추산...


둘다 10달러의 추가요금을 내고 사전예약을 해야지만 등반이 가능하다.


둘다 올라가는데 각각 1시간정도 걸린다고 한다.


잉카 정글 트레일을 하면서 저곳을 못가는 것이 내내 아쉬웠는데... 막상 마추픽추 와서 보니까 안 가길 잘한거 같다.


아오. 마추픽추도 빡세 죽겠는데 저길 또 어떻게 올라가나.





마추픽추는 정말 어메이징한 유적지였다.


교과서에서 보던 그 신기한것을 넘어선 무엇인가가 있었다.


예를 들어 지금 보이는 수로.


산꼭대기에 위치한 관계로 물을 공급하는 수로시설이 매우 중요했는데...


이렇게 돌을 깍아서 수로를 만들어놨다.


잉카. 이 무식한 돌쟁이들. 돌밖에 모르는 바보.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태양의 신전인가... 뭐시긴가..


여하튼 보면 아래 원래 있던 암석이 있고, 그 위에다가 저렇게 돌을 쌓아서 신전을 만들어놨다.


암석이랑 돌이랑 이어진 부분을 잘 보면 한치의 오차도 없다.


이 무식한 돌쟁이들은 어떻게 이런걸 만들 생각을 한거지. 


게다가 잘 보면 앞쪽에도 창이 있고 옆에도 창문이 있는데...


저 창문으로 태양빛이 들어오면 그게 하지고, 옆쪽으로 들어오면 그게 동지란다.


뭐. 이 정도로 놀라면 이르다.





흔히들 교과서에서 보는 사진은 저 위에 보이는 집. 망지기의 집에서 찍은 사진이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 산 자체를 계단식 농경지로 바꿔버렸다.


당연히 돌을 이용해서 지어놨는데... 저 돌 쌓은거 하나하나가 전부 아귀가 딱딱 맞는다.


허접하게 돌 대충 쌓고 빈틈 흙으로 채우고 이런거 없다.


그냥 전부 돌덩이다.





이건 시멘트가 아니다. 잉카에는 미장이가 없는 관계로 시멘트를 안 썼다.


그냥 원래 있던 돌덩이 아래에다가 이런 걸 다 만들어놨다.


계단도 보면 알겠지만, 돌을 쌓아서 만들면 간지가 없기 때문에 저렇게 깍아서 만들었다.


저번에도 얘기했지만 잉카는 철을 안 쓰고 청동기만을 썼단다.


청동기만 이용해서 이정도로 돌을 이용하다니... 사기캐릭이다.


캐릭이라면 모름지기 장비빨이 받쳐줘야 성능이 나오는건데... 이건 뭐 장비빨 하나 없이 이정도의 성능이 나오고 있다.





마추픽추 중간쯤에 이렇게 깍다가 만 돌들이 놓여져 있다.


가운데 돌을 잘 보면 돌을 어떻게 쪼갰는지 나와있다.


뭐 레이저를 이용한거 같진 않고, 돌에 틈을 낸 다음에 거기다가 나무나 돌 같은걸 넣어서 쪼갠거 같다.


이 산꼭대기에 누가 쳐들어온다고 도시 전체를 돌로 둘러싸놓은건지 모르겠네.





마추픽추에 있는 수많은 신전 중 하나의 모습이다.


돌로만 쌓으면 양옆으로 미는 힘에 약하기 때문에 대부분 이렇게 사다리꼴로 쌓아놨다.


벽 자체도 약간 기울어지고 사다리꼴로 쌓아놨다.


다시 말해서 지금 보는 벽을 옆에서 봐도 사다리꼴이다.


이제 와꾸가 딱딱 맞는거, 그런거 별로 안 신기하잖아? 그치? 그 정도는 잉카에서 기본이지 뭐.





이건 마추픽추 내에서도 좀 높은 곳에 위치한 해시계 비스무리한건데,


이 돌덩이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하지만 난 전설따윈 믿지 않지.


여하튼 이 돌덩이 옆에서 브라질의 어떤 광고회사가 광고를 찍어대다가,


크레인이 넘어져서 지금 보이는 사진에서 가장 우뚝 솟은 돌의 끝부분을 뽀개먹었단다.


당연히 담당자는 사직서 쓰고 그 회사는 페루 정부에 엄청난 돈을 물었단다.


왜 만든건 잉카가 만들었는데 돈은 페루정부가 챙기는지 모르겠다만 여하튼 그런 슬픈 전설이 있다.





이정도로 마추픽추의 슬픈 전설이 끝날꺼 같으면 얘기를 꺼내지 않았겠지.


사진을 잘 보면 가운데 그림자 바로 오른쪽 옆, 풀밭에 하얗게 선이 그어져 있다.


저게 원래 엄청 큰 비석 같은게 세워져 있던 자리였는데,


페루정부의 높으신 분이 온다고 뽀개버렸단다.


왜? 높으신 분이 버스 타고 오면 안 되니까 헬기를 애용해야 되는데,


헬기 착륙 장소로 마땅한 곳이 없어서 저 돌을 뽀개버리고 헬기 착륙장으로 썼단다.


이런 사단장 같은 사람. 


없는 나무도 만들어내고 있던 산도 없애버리는 사단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중요한 유적지를 뽀개버리다니.





이제 가이드를 졸졸 따라다니는 투어는 공식적으로 끝이 났다.


아쉬운 마음에 단체사진.


와이나픽추에 간 사람들은 제외하고 남은 사람들끼리 찍었다.


왼쪽뒤부터 시계방향으로 영국모델 4명, 원숭이 2마리, 브라질&베네수엘라 커플.


가이드, 한국분 2분, 에콰도르 언론인 1명이다.


3박4일동안 말도 잘 안통하고 할얘기도 없어서 별 얘기 안했지만 나름 정이 많이 들었다.


다들 차칸 사람들이었습니다.





교과서적인 뷰.


위에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마추픽추는 거대한 하나의 도시였다.


신전도 있고, 농경지도 있고, 사람 사는 집도 있고...


그 모든걸 돌만 이용해서. 그것도 와꾸를 딱딱 맞춰서 지었다는거. 그리고 여긴 산꼭대기라는거.


그게 중요하다. 이 정도는 되야지 이력서에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추가할 수 있는거다.





마추픽추가 발견된 경위는.


대략 100년전. 미국 예일대학교 교수였던 하이럼 빙엄이라는 사람이,


잉카제국 마지막 요새였던 빌카밤바를 찾아서 싸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군대 영장을 피해서 산에 숨어살던 사람에게서 마추픽추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그래서 그 사람의 12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마추픽추를 찾아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빙엄은 여기가 빌카밤바인줄 알고 있었고, 여기에 남아있던 유물들을 싸그리 예일대학으로 옮겨버린다.


(페루정부가 계속해서 내놓으라고 요구해서 얼마 전 예일대학이 돌려주겠다고 했다는 루머가 있음.)


인터넷 찾아봐도 잘 안나오는데... 가이드가 하이럼 빙엄이 처음 마추픽추를 찾았을때 찍은 사진들을 봤다.


마추픽추는 온통 나무와 풀로 뒤덮혀 있었다.


지금은 정글이 아니지만, 예전에는 마추픽추가 정글로 들어가는 입구였단다. 


그래서 우리가 한것도 잉카 정글 트레일이라는 이름이 붙은거다.


(어떤 멍청한 유명블로거 한명이 마추픽추에 무슨 정글이냐고 씨부려놨는데, 무식한게 죄다.)





돈이 없어서 와이나픽추와 마추픽추산에 못 가는 우리는, 


잉카 브릿지와 선게이트라는 곳을 가기로 했다.


마추픽추 뒤쪽으로 30분정도만 걸어가면 잉카 브릿지가 나온다.


처음 하이럼 빙엄이 마추픽추를 찾아 나설때 길이 없어서 나무 잘라서 다리를 만들고 막 그러면서 지나온 길이라서 더 의미가 있단다.


원래 잉카인들이 다니던 길에다가 나무로 대충 만들어놓은 다리인데, 가는 길이 더럽게 무섭다.


바로 옆이 천길 낭떠러지다.


(참고로 마추픽추와 연결된 길은 총 8개가 발견되었단다.)





잘 보면 쩌어기 사진 가운데 뭐 이상한 다리 하나가 보이는데, 그게 잉카 브릿지다.


잘 안 보인다고?





가까이서 보면 요로코롬 생겼다.


딱 봐도 위험해보이지만 가끔 객기 충만한 여행자가 갈수도 있으므로 막아놔버렸다.


더 신기한건 저 나무다리를 지탱하는 돌담을 보면 돌로 사다리를 만들어놨다.


잉카인이 만든건지 누가 만든건진 모르겠다.





목숨 걸고 찍은 사진.


여기가 사진 포인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간 한국분이 이렇게 찍으면 멋있을꺼 같다고 해서 찍어봤다.


우리가 다 찍고 나니 저 뒤에 있던 외국인들도 따라 찍기 시작했는데.


점점 강도가 세지더니, 마지막 놈은 양팔로만 지탱하고 상반신을 밖으로 내놓은채 찍었다.


보다가 오줌 쌀뻔 했다.




잉카 브릿지를 다녀와서 베네수엘라&브라질 커플과 함께 풀밭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


마추픽추는 새벽에 올라와서 문 닫는 시간까지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싼 돈 내고 들어왔으니 당연히 오래 있어야지.)


빡세게 돌면 3~4시간이면 볼건 다 보기 때문에 남는 시간은 다들 잔다.


우리도 이 풀밭에서 좀 잘라고 했는데.. 내리쬐는 햇살 때문에 포기했다.





하는 수없이 선게이트로 발길을 돌렸다.


선게이트는 잉카 오리지널 트레일을 하는 사람들이 처음으로 마추픽추를 보게 되는 지점이면서,


잉카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유적지 중 하나다.


멀리서 마추픽추를 보면 산 중간중간에 농경지가 보인다.


(마추픽추 오른쪽 아래 끝에 있는거랑 중간에 있는게 모두 농경지다.)


지금도 이 주변에서 계속해서 잉카 유적이 발견되고 있단다.


아마도 이래서 페루 정부에서 마추픽추로 향하는 도로를 쉽게 못 놓는게 아닌가 싶다.


(아까도 얘기한 유명블로거 한명은 돈독이 올라서 도로를 안 놓는다고 하는데... 킁. 그래요. 무식한게 죄에요.)





여기가 선게이트라 불리우는 유적지다.


뭐. 돌 아귀 딱딱 맞고 그런건 정말. 진심으로 이젠 신기하지 않다. 


신기해하지 말자. 이정도로 신기해하는건 잉카에 대한 예의가 아닌다.


고도로 따지면 와이나픽추보다 대략 100미터정도 낮다고 하는데, 여기서 보는 뷰도 나쁘지 않다.


우선 공짜다. 이 이유 하나면 충분하다.





여기도 사다리꼴로 돌을 쌓아놨다.


어떻게 돌을 쌓으면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안 무너지고 잘 유지되고 있는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인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잉카가 썼다는 청동기가 내가 아는 청동기가 아닐수도 있지.





마추픽추에는 관광객을 위해 라마도 몇마리씩 돌아다닌다.


이놈들과 함께 사진 한번 찍고 싶었는데, 자꾸 고개를 돌려대서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다.


루머에 따르면 맘에 안 들면 침을 뱉어버린다고 해서... 그래서 더 쫄았다.


참고로 내가 들고 다니던 지팡이는. 입구에서 뺏겼다.


유적지를 훼손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팡이는 입구에 맡기고 들어가야 된다.


근데 지팡이나 스틱 가지고 들어온 외국인도 많았다..;;; 왜 나만 뺏었지..;;;





돈암동에서 밤 10시만 되면 흘러나오던 그 노래.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하루종일 마추픽추에 있다가 다리가 아파서 더이상 못 돌아다닐때쯤 되니 내려갈 시간이 다 됐다.


마추픽추 자체가 산을 깍아 만든거라 그런지 전부 다 계단이고 경사다.





광각렌즈가 어떤건지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서 설명하자면.


내 다리는 저렇게 길지 않은데, 광각으로 찍으면 사진의 가장자리가 이렇게 길쭉하고 슬림하게 나온다.


다시 말해서 난 살이 하나도 안 빠졌고, 다리가 길어지지도 않았다.


머리는 좀더 커지고 허리가 좀더 길어진거 같긴 하다.





마지막 아구아스 칼리엔테부터 오얀따이땀보라는 동네로 가는 야간기차다.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는게 특이한 기차였다.


사실 이 기차표 때문에 막판에 고생좀 했지만, 스페인어를 잘하는 동생 한분 덕분에 쉽게 쉽게 해결됐다.


오얀따이땀보까지 맛뵈기로 잠깐 타고, 거기서부터는 다시 봉고차로 쿠스코까지 돌아왔다.




마추픽추.


내가 이제껏 본 유적지중에 타지마할 다음으로 놀라웠던 유적지였다.


앞으로 3개월정도 남은 남미에서 이것보다 더 놀라운 유적지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3박4일동안 마추픽추 하나만을 바라보고 걸어온건데, 그 시간들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물론 비싼 입장료와 생각보다 별거 아닌 뷰에 실망하는 관광객들이 많지만,


꼭 가기 전에 잉카 역사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이라도 듣고 간다면 분명히 만족할 거라 생각한다.


그런거 모르고 그냥 가서 보면 세계지리 교과서에 나오는 그 사진 그대로밖에 안 보일꺼 같다.



이때만큼 일본어로 설명을 듣고 일본어 가이드를 데리고 다니는 일본 관광객이 부러운적이 없었다.


영어 + 스페인어로 설명 들었더니 반도 이해 못한거 같다.


나중에. 아니구나. 남미 여행이 끝나기 전에 역사책이라도 하나 구해서 읽어봐야겠다.



여하튼 하고 싶은 말은.


죽기 전에 여기 한번 와보세요.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겁니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