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7-Peru2012. 6. 8. 12:28

나스카에 온 단 하나의 목적.


나스카라는 마을 자체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바로 나스카 라인 때문이다.


원래 황량하기 그지 없는 곳이었는데 나스카 라인 덕분에 전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우리도 그 중의 하나.





여느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다른 페루 도시에 비해 물가가 쎈 편이었다.


나스카 라인 하나 보려고 교통비로만 십만원을 넘게 쓴 우리는 그냥 길거리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근데 길거리 음식 먹는 이유가 싸게 먹으려고 하는건데...


우리는 원체 많이 먹어서 길거리에서 먹나 레스토랑에서 먹나 그게 그거다.


이 날도 저기 사진에 보이는 모든 종류의 빵을 하나씩 다 먹었다.





나스카 라인을 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첫째,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빙 둘러보는 방법.


        장점 : 모든 나스카 라인을 다 볼 수 있고, 상대적으로(?) 편하다.

        단점 : 한 사람당 10만원정도의 비용이 들고 멀리서 보는거라 잘 안 보임.


둘째, 택시를 빌려서 3개의 전망대에서 보는 방법.

  

        장점 : 대부분의 나스카 라인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단점 : 택시를 하루 대여해야 하는데 흥정이 쉽지 않다.


셋째, 버스타고 가서 1개의 전망대에서 보는 방법.


        장점 : 위의 2가지 방법에 비하면 돈이 안 든다고 보면 된다.

        단점 : 단 두개의 나스카 라인밖에 못 본다.





나스카 라인은 30여개가 있는데... 크기 자체도 큰 편인데다 넓게 퍼져 있어서 걸어서는 못 본다.


특히 땅에 서서 보면, 가장 작은 그림도 이게 뭔 그림인지 도저히 모르기 때문에,


3개의 전망대를 이용해야 한다. (비행기를 안 타면.)


좀 높은 언덕인 자연 전망대, 나스카 라인을 평생 연구한 마리아 레히체가 세운 전망대. 그리고 나중에 세운 또 하나의 전망대가 있단다.



버스 타고 갈 수 있는 전망대는 마리아 레히체가 세운 전망대뿐이라 우리는 그곳으로 향했다.





그냥 전망대 옆 땅에서 보면 이렇게 보인다.


지금 보는 땅이 나무를 그려놓은 나스카 라인이다.


아무리 눈 씻고 봐도 안 보인다.





근데 전망대에서 보면 이렇게 보인다.


사진을 잘 보면 알겠지만, 나스카 라인은 돌이나 뭐를 이용해서 그린게 아니고 그냥 땅을 판거다.


뭘로 팠는지는 모르겠지만, 땅을 파서 안에 있는 흰색흙이 보이도록 만든게 나스카 라인이다.


이 동네는 비도 잘 안오고 바람도 잘 안 불고해서 2천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유지가 되고 있단다...


근데 이걸 고속도로 낸다고 잘라먹다니.ㅋㅋㅋㅋ





이건 나무 옆에 그려진 손.


사실 나스카 라인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외계인이 그렸다는 얘기도 있고, 그냥 천문학적 의미라는 얘기도 있고, 달리기 경주로라는 얘기도 있고..


그 중에 평생을 나스카 라인 연구에 바친 마리아 레히체가 세운 가설인 천문학적 의미라는 게 가장 유력하다.



그래서 위의 그림도 손이라 부르는 사람, 개구리가 부르는 사람... 여러가지다.


난 개인적으로 병아리 같은데....





전망대에 와서 우리와 같이 멘붕에 빠진 외국인.


망할 이 2개의 나스카 라인을 볼라고 이렇게 고생해서 왔단 말인가...


정말 그냥 이거 딱 두개다.


뭐 얽힌 전설도 없고 알려진 것도 없으니... 그냥 땅에 그려진 그림일 뿐이다.





전망대에서 보면 저렇게 손 모양이 보인다. 오른쪽에는 나무가 보이고.


그리고는 끝.





이렇게 끝없는 판아메리카라는 고속도로가 뚫려있다.


예전에 나스카 라인의 존재를 모를때(1930년대에 비행기가 날다가 발견했다고 하니까....)


그냥 사람들이 왔다갔다 거리는 길이 이 길이었는데... 그 길 따라서 고속도로를 뚫어버린거 같다.


쩌어기 고속도로 끝에서 오른쪽에 보면 정말 작은 언덕이 있는데... 그게 자연 전망대다.





전망대 앞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늘도 없다.


기념품 파는 사람들이 3~4명정도 있는데... 그것도 한군데 빼면 다 땡볕에 앉아있다.


가끔 택시나 투어버스를 타고 와서 구경하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





하늘을 바라보면 저렇게 경비행기들이 쉴새 없이 날아다닌다.


30분정도 되는 시간동안 30개의 나스카 라인을 보는데...


그게 오른쪽, 왼쪽 앉은 사람 다 보여주는 거니까... 대충 그림 하나 당 30초도 못 본다고 생각하면 되고.


또한 오른쪽, 왼쪽으로 엄청난 급회전을 하기 때문에...


다들 토하고 난리란다.





지금 보이는 사진에 거미랑 플라맹고랑 앵무새랑 그려져 있다는데...


난 도저히 모르겠더라... 찾으시면 알려주세욤.





그렇게 전망대 투어를 마치고 시내로 돌아와서 수박 하나 사먹었다.


저렇게 잘려진 수박이 대충 500원. 맛은 최고다.





밤버스를 타고 리마로 돌아가기 때문에 대략 10시간 정도 시내에서 시간을 보냈다.


위의 사진은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서 먹게 된 세비체라는 음식.


우린 다른거까지 2개를 시켰는데 그냥 이거 하나 갖다주고 끝났다.ㅠ





우리가 리마로 타고 가게 될 팔로미노 버스.


2층버스인데도 저렴한 가격이길래 덮썩 물었는데... 싼게 비지떡이었다.


11시 45분 출발인가 그랬는데... 11시 45분이 지나도 아무 말도 없다.


게다가 기다리는 사람들도 전부 티비만 보고 있지, 카운터에 항의를 안한다.


물어봤더니 10분만 기다리란다. 


현지인들은 그냥 대수롭지 않게 계속 티비만 본다.


아니, 느긋한건 좋은데 버스시간이 다 됐는데도 버스가 안오면 물어보기라도 해야 되는거 아닌가.


정말 긍정적인 사람들이다.



결국 우리는 이 냄새 나는 지옥의 버스를 타고 밤새도록 리마로 달렸다.


나스카 라인은 생각보다는 별로였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안 봤다면 아마 계속해서 후회했을테니까....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나서 후회하는 게 나을테니까.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