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7-Peru2012. 6. 1. 10:56

우리가 와라스에서 가고자 하는 곳은 바로 69호수.


대략 해발 4600미터쯤에 위치한 호수인데, 난이도가 상당하다.


가장 중요한건 시간제가 있다는점.... 대략 5시간 내로 완주해야지 집에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가기 전에 충분한 워밍업이 필요하다기에, 이날 동네뒷산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아침은 든든하게 고기!!!


근데 이건 8솔짜리(대충 4천원) 진희꺼였다... 나는 나름 6솔(3천원)짜리 저렴한걸 시켰는데...





망할...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고수범벅 볶음밥이 나와버렸다.


옛날부터 해외 나가면 고수범벅인 음식들이 싫었는데... 제대로 걸려버렸다.


그래도 배가 고팠기에 먹을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동네 뒷산 전망대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같이 지내게 된 동생분이 추천하길래 같이 따라갔다.


방에만 있어도 딱히 할건 없고.. 그냥 고산에 적응할겸 따라갔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갑자기 꽃시장이 펼쳐져 있길래,


여긴 뭐하는 곳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공동묘지 앞이었다...;;;


우리나라랑은 다르게 갖가지 묘비들이 가득했다.


주로 성모 마리아상과 십자가가 주를 이뤘지만, 음침하다기보다는 이쁜 공원 같은 느낌이었다.





이제부터 지옥의 오르막길.


제기랄. 택시가 안 올라가려고 하는 이유가 있었다.


경사도 가파르고... 완전 땡볕이었다.





중간쯤 올라갔을때 이미 사진과 같은 시내 전경이 펼쳐졌다.


이정도로 만족할 수도 있었으나... 더 올라가면 더 이쁜 전경이 펼쳐질거 같아서 꾸역꾸역 올라갔다.


남미에서는 계속해서 고지대로 돌아다녔기 때문에, 고산병이나 체력적인 한계는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반바지 아님. 긴바지인데 더워서 걷어올리고 걸어가는거임.


여행하면서 보면, 클라이밍 팬츠를 입은 사람은 거의 대부분이 한국사람이다.


외국애들은 상의는 아웃도어를 입어도.. 팬츠 같은 경우는 그냥 카고바지 종류로 입고 다닌다.


하지만 클라이밍 팬츠 짱임. 장시간 버스 탈때도.. 많이 걸어다닐때도.. 엄청 편하다.


종로 광장시장에서 14000원 주고 주워온 바지였는데도 꽤 괜찮았다.


물론 빨래하면 시커먼 물이 빠진다.





딱 보기에도 시내가 작아 보인다.


차도 별로 없고 높은 건물도 별로 없고...


이상하게 짓다만 건물들이 많이 눈에 띄였다.






이때만 해도 페루 느낌이 인도랑 비슷했고, 우리나라보다 한참 못 산다고 생각했는데.


페루의 수도. 리마에 와서 보니까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거 같다.


궁금해서 인터넷 뒤져봤는데 GDP나 GNP같은게 우리나라랑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드디어 정상.


정말 이게 끝이다. 그냥 커다란 십자가 하나가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어떤 사람은 흰색이라 그러고... 어떤 사람은 파란색이라 그랬는데...


우리가 갔을때는 노란색으로 변신한 후였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저 노란 십자가가 끝이다.





주변에 만년설이 쌓인 산들이 많아서, 시내에서도 멀리 설산이 보인다.


네팔의 포카라와 비슷한 느낌의 동네다.


시원하고 한적한 동네에.. 주변에 만년설이 둘러싸고 있는 그런 느낌.





이상하리만큼 아무것도 없는 정상에 실망한채 다시 하산했다.


내가 고산지대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하나.


공기가 맑고 깨끗하고 서늘하고 풍경이 멋져서.


바닷가 동네는 놀기 좋고 술마시기는 좋은데.. 습하고 덥고 짜증나고 빡치고 아오.





진희랑 둘이서 돌아다니다가 먹은 꼬치구이.


이것저것 파는데 뭔지 몰라서. 하나를 정한뒤 까르네? 까르네? 이렇게 물어봤다. (소고기임? 소고기임?)


근데 아줌마가 까르네 어쩌고 한다. 소고기가 맞는거 같다.


넬름 집어먹었더니... 


엄마가 어릴적에 눈에 좋다면서 반강제로 섭취하게 했던 소간이었다....


아오. 비려. 그래도 돈 주고 사먹은 것이므로 다 먹어야 했다.





다시 동생분을 만나서 가게 된 CHIFA.


우리나라에서 중국집을 짱깨라고 부르듯이... 얘네는 치파 라고 부른다.


로컬식당만큼이나 치파가 많이 눈에 띄는데...


특이사항은 저렴한 가격에 엄청난 양의 음식을 준다는 점이다.


그리고 느끼한 음식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이렇게 1리터짜리 병콜라를 같이 마셔야지만 식사가 가능하다.





같이 간 동생분이 그토록 찾아해매던 탕수육을 여기서 찾았다.


물론 우리나라 탕수육이랑은 많이 달랐지만 2%정도 비슷한 맛이었다.


소스가 엄청나게 달고 불량식품맛이 강하게 났다.


마치 데미소다를 졸여서 만든 소스같았다.


가격은 아름답게도 9솔(4천원정도).





우리가 원하는 단 하나. 69호수를 가기 위해서는 투어신청이 필요했다.


원래는 공공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으나.. 그럴려면 새벽 5시에 일어나야 되는데다가,


오후 4시까지 하산하지 못하면 마을로 못 돌아온단다. 그래서 포기.


그렇다고 끝까지 우리를 기다려주는 택시를 빌리려니까 150솔(대충 7천원?)..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 안하지만 돈 아까워서 포기.


그래서 결국 투어버스를 이용했다.


공공버스랑 똑같지만, 숙소까지 데리러 와주고... 좀더 안전하고 편하게 69호수 트래킹 입구까지 데려다준다.


가격이 쎈편이라 망설였는데... 스페인어 잘하시는 분께서 깍고 깍고 또 깍아서 40솔(대충 2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었다.




와라스에서 만난 스페인어를 잘하는 한국인들을 보니, 스페인어 공부에 대한 의지가 다시 한번 불타올랐다.


게다가 공부의 신. 배진희님과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었다.


손짓발짓으로 해결하기에는 힘든 일들이 너무나 많기에 계속해서 스페인어 공부중이다.


비록 영어도 제대로 못하긴 하지만.. 영어 50점. 스페인어 50점. 이렇게 되면 합이 100점이니 뭐라도 되겠지.


이렇게 2일간 와라스에 적응기간을 가지고 드디어 내일 대망의 69호수에 도전한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