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10. 11. 19:34

글이 많이 늦어졌다.


원래 한달쯤 전에 글을 다시 쓰려고 했으나...


흠... 거 뭐냐. 무한도전에서 칠레 라면집 사장님 이야기가 나오는 바람에,


내 블로그에 엄청난 사람들이 유입됐었다...;;;


뭐라도 잘못 썼다간 신상 탈탈 털려서 마녀사냥이라도 당할까봐 쫄아서 아무것도 못 쓰고 있었다.


그 얘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천천히 다시 해보도록 하고...



우선 이날은,


우리가 인도를 떠나는 마지막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우선 체크아웃부터 하고,


아침을 먹으러 간 곳은, 근처에 있던 German Backery다.


독일이 왜 빵이 유명한지 잘 모르겠으나, (빵은 프랑스가 갑 아님?)


여하튼 여행 다니다보면 이상하게 유명한 독일빵집이 많이 있다.



빵이라곤 크라운베이커리 크림빵이 제일 맛있는줄 알고 살아온 나로써는,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으나, 여하튼 뭔가 좀더 푸석푸석하고 딱딱하면 독일빵.


부드럽고 달고 살찔꺼 같으면 프랑스빵이라고 생각하고 먹었다.



이집은 독일빵집이었는데, 나름 맛잇었음.


우선 난 계란을 좋아하기 때문에, 계란이 나오면 +5점쯤 먹고 들어간다.





오랜만에 다시 보는 델리의 지하철역이다.


예전에 왔을때는, 와이프랑 장옥빈여사랑 세명이서 이 지하철을 타고,


인디아 게이트라는 곳에 놀러갔었다.


1차 세계대전때 사망한 인도의 군인들을 위해 지어진 것이 바로 인디아 게이트인데,


그 앞은... 엄청나게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었다.



그때 가봤던 인디아 게이트를 또 가볼 필요는 없을거 같아서,


이번에는 그때 못 가봤던 꾸뜹미나르 라는 곳을 가보기로 했다.





우선 인도의 지하철은 어마무시하다.


지하철 한번 타려면 X-Ray로 소지품 검사를 해야된다..;;


게다가 안으로 들어가면 사진도 일절 찍을 수 없다.


지하철역은... 지하는 아니고, (중간에 환승역은 지하던데, 왠만한 다른 역들은 전부 지상에 위치하고 있음.)


의정부쪽에 가면 있는 국철 승강장처럼 육교 위에 지하철에 위치하고 있다. 표현이 맞나 모르겠네.



여하튼 내부 사진은 없으나,


엄청나게 시원하고, 쾌적하고, 깔끔하다.


인도라곤 믿겨지지 않을만큼 좋다.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꾸뜹미나르까지는 릭샤를 타고 가야된다.


운전수 양옆에 타고 계신 분들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인도에서 뭐 이런건 흔하디 흔하지.


전혀 낯설지 않다.


합승거부? 그딴건 있을 수가 없다.


왜냐면 합승여부를 우리에게 물어볼리가 없거든. 그냥 지나가다가 아는 사람 있으면 태우고, 모르는 사람이라도 태우고,


그냥 아무나 막 타고 간다.





인도의 대부분의 관광지가 그러하듯,


여기도 외국인 전용 입장료가 따로 있다.


잘 보면... 인도인은 10루피만 내고 들어가면 되지만, 


외국인의 경우 5달러 혹은 250루피를 내고 들어가야 된다.


다시 말해서 외국인은 인도인보다 25배의 요금을 내고 들어가야 된다.



너무 억울해하지 말자.


250루피라고 해봤자, 5천원 가량이다.


인도의 천년 가까이 된 유적지를 보는데 꼴랑 5천원이다.


그냥 감사하게 생각하고 입장하자.


(참고로 타지마할은 인도인은 20루피인데... 외국인은 750루피였나... 여하튼 그렇다.)





인도. 엄청나게 오래된 나라인데다가,


델리. 그 엄청나게 오래된 나라에서도 엄청나게 오래 된 도시 중 하나다.


그만큼 유적지가 산재해 있고,


내가 봤을때, 길거리에 있는 좀 오래 됐다 싶은 집을 뽀개면, 유적지가 나올거 같다.


이집트, 로마, 페루와 맞먹는 유적지를 자랑하는 나라다.





꾸뜹미나르는 그냥 탑 하나 달랑 있는게 아니고,


주변에 이런 건축물들이 꽤 많이 있다.


1199년쯤에 지어진 건물들이라고 하니, 거의 900년쯤 된 건물들인데,


너무 안일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1200년이면 몽골이 고려를 침략할 쯤인데...


그 당시에 이런 석조건축물이라니...


어마어마하구만.


잉카가 부럽지 않아.





이게 바로 꾸뜹미나르다.


원래 인도는 대대로 힌두교를 국교로 하는 나라였는데,


1200년쯤... 술탄 꾸뜹이라는 아저씨가 인도를 지배하고 나서,


내가 이슬람 최초로 힌두교를 지배했다!! 내가 짱이다!!!


라는 기념으로 세운게 바로, 이 '꾸뜹'미나르다.



근데 아숩게도, 1층만 짓다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 다음 왕이 2~3층을 짓고, 그러다가 또 죽어버려서,


그 다음 왕이 4~5층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잘 보면, 1~3층은 붉은 사암이고, 4~5층은 대리석이라고 한다.


가까이서 보면 생각외로 엄청 멋지다.





가까이서 보면 이런 느낌이다.


뭔지 모를 이슬람 언어가 마구마구 써져있고,


그 정교함이 어마어마하다.



일부러 그런거겠지만,


붉은색과 흰색의 조화가 가까이서 보면 엉성해보이지만,


조금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수많은 인도인들이 놀러와 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야 하는 곳인만큼,


걸인이나 노숙자분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뭐 상점이 있는 곳도 아니라서 삐끼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냥 조용히 관광만 할수 있는 곳이다.


(대신 그늘이 별로 없어서 무지막지하게 덥다.)





이집트에서도 느꼈던 건데,


너무나도 오래되고 멋잇는 석조건축물들인데,


누가 맘 먹고 낙서를 하거나, (얼마전에 짱꿔님들께서 이집트 유적지에 낙서 했다가 세계뉴스에 실렸었지...)


뽀개기라도 하면 어쩌지?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보안이 허술하다.





그리스는 안 가봤지만, 왠지 그리스를 가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사실 내가 이런 분위기를 가장 기대했던 곳은 로마였는데...


로마는 이미 너무 잘 정리되 있어서,


주거지와 유적지의 구분이 확실히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집트 같은 경우는,


유적지가 어마어마하게 크긴 했으나,


유적지와 주거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완벽히 구분이 되어 있었고...



내 기억으로는,


인도의 함피라는 동네가 가장 이런 느낌이었다.


이런 느낌이 뭐냐면,


유적지와 주거지의 구분이 안되어 있는 상태.


몇백년, 몇천년 된 곳에 현재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이용하고 있는 그런 모습.


그런게 인도에는 남아있었던거 같다.




도대체 돌로만 건물을 지으면, 지붕은 어떻게 하나?


라는 궁금증을 풀어준 사진.


무식하게 돌로 여려겹 쌓아서 빗물을 차단한다...;;;


주변에 나무도 많던데, 왜 굳이 이렇게까지 했는지 모르겠으나,


참으로 대단한거 같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그늘에 앉아 있었더니,


어떤 아저씨 한분이 와서 사진을 찍자 그래서 찍었다.



나름 청바지를 입고 계신걸로 봐서는 부유한 집안이이신거 같다.


머리는 산발에, 머리는 자기 두배만한 원숭이가 걸어다니니까,


신기해서 사진 한번 찍자고 한거 같다.





꾸뜹미나르 주변에 있는 건물들의 퀄리티는 상상을 초월한다.


변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교하고 세밀하게 조각을 해놨다.


이건 이슬람쪽 유적지의 특징인거 같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장식에 신경을 썼고,


그 장식도 그림이나 석상이 아닌 기묘한 도형의 모습이다.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교리 때문인듯...)




꾸뜹미나르 좀 구경하다가,


너무 더워서 쥐쥐 치고 나와서 릭샤 타고 코넛플레이스로 갔다. (시원한 커피 마실라고.)



근데 이 글 쓰다가 깨달은건데,


꾸뜹미나르에는 저 거대한 탑 말고, 또 하나 꼭 봐야 할 것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철탑이다.


기원전 340년전 쯤에 만들어진 7미터쯤 되는 철탑인데,


거의 순도 100%의 철탑이라서 아직까지도 녹이 슬지 않고 꿋꿋이 버티고 서있는 철탑이다.


(순도 100% 철은 녹이 안 스나? 가이드북에는 그런식으로 나와 있던데 정확한 화학식은 화학선생님께 문의하세요.)



나는 7년전에 인도에 왔을때도 이 철탑이 보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아서 못 보고 갔는데...


이번에 겨우 꾸뜹미나르까지 갔는데도 불구하고...


덥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철탑의 존재는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못 보고 나왔다.


엉엉... 망할.


그 철탑 보러 인도 다시 가야겠다.



사진은 더럽게 맛없지만 더럽게 비싼 커피를 팔던 코스타 커피다.





이제 슬슬 숙소로 가서 공항으로 떠날 시간이다.


언제나처럼 우리는 싸이클릭샤를 애용한다.


뭐... 릭샤꾼에게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애용한다.





우리가 묵었던 SB Inn의 모습.


나름 깔끔하고 좋았던 숙소다.


2013년에는 꽤 핫한 곳이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인기 있는지는 모르겠다.



인도는 워낙 빠르게 변화하는 곳이라,


한국인이 선호하는 숙소나 레스토랑도 빠르게 변화한다.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면서 찍은 길거리 닭집.


2007년 인도에서 처음 먹었던 식사라서 그런지,


여전히 아주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립네.





모든 것은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고,


추억은 언제나 아름답다.


이 당시에는 땀에 쩔고, 귀찮고, 힘들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 뿐이었지만,


배낭여행이라는 것은 항상 그 당시에는 힘들지만,


지나고나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포장되는 마력을 지닌거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참으로 즐거웠던 순간들이다.





그렇게 인도를 떠나며 회상에 잠겨 있을때쯤,


우리는 인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왓더헬!!!!


이게 진정 인도란 말입니까?



얼마 전에 새로 문을 연 인도 국제공항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인천국제공항보다 훨씬 커보였고, 엄청나게 깔끔했다.


우와....





근데 새로 생긴만큼 보안도 엄청나게 강화되서,


도저히 입장을 할수가 없었다...;;;


아무리 표를 보여줘도, 날짜가 정확히 찍혀있지 않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했다.


(짐검사 하는 곳에 들어가는게 아니고, 그냥 이 공항 안으로 들어오는데도 온갖 검사를 다 한다.)



아니 그럼 뭐 어쩌라고. 니네 국영항공사가 발권한 표인데 날짜가 안 찍혀있는걸 가지고 우리보고 어쩌라고!!!


정말 화도 내고, 애원도 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결국 입장 성공.


내부도 어마어마했다.





이제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다.


정말 세계일주의 마지막 나라인 홍콩이다.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 남은 돈 처리하느라 햄버거를 사먹어서 그런지 기내식이 영 안 땡겼다.


이제 이 기내식을 먹을 날도 몇일 안 남았다.




이제 세계일주의 대미를 장식할 홍콩편이 시작된다.


마지막 인도에 있을때까지도 마지막 나라를 어디로 할지 한참 고민했었다.


원래는 인도에서 바로 한국으로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인도가 너무 더워서.... 그나마 좀 시원한 나라로 가자!! 라고 해서 나온 후보군이,


1. 태국, 2. 홍콩 이었는데...


태국은 인도만큼 덥다는 얘기가 있어서, 결국 홍콩으로 정해졌다.


(홍콩도 인도만큼 더웠으나, 거기는 뭐 에어컨이 워낙 잘되어 있어서....ㅎㅎ)



이렇게 세계일주도 마무리 지어져가고 있다.


이게 전부 2013년에 있었던 일이다.


2015년이 다 지나가고 있는 지금 이 시점....


나는 2년이 넘는 시간동안 무엇을 했을까.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갈까.


정말 인생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더 깊은 성찰을 해보고 싶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