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2-Nepal2014. 5. 11. 20:29

아침부터 들려오는 쿵쾅쿵쾅. 집 짓는 소리.


이런 망할 네팔은 아침 몇시부터 저녁 몇시까지만 공사를 할수 있다는 규정따윈 아직 없나보다.


그냥 해만 떴다하면 공사 시작해서, 해가 지면 공사 끝임.





뭐 오늘내일 얘기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점점 여행을 많이 다니기 시작하고,


특히 네팔같이... 예전에는 여행하기 좀 힘들다고 여겨지던 곳들도,


직항이 뚫리고 인프라 시설이 좋아짐에 따라,


포카라도 한창 개발붐이 일어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건물들이 올라가고 있고,


다양한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점점 Made in China 기념품샵들도 많아지고 있다...



아무리 네팔이나 인도가 중국보다 인건비가 싸다고 그래도,


여전히 물건을 찍어내는 공장은 중국에 있으니까...


어쩔수 없이 왠만한 공산품은 전부 중국에서 수입해오나보다.





뭐. 말하면 입만 아프지만,


다시 한번 말하자면,


내가 먹는 음식은 쵸멘.



볶음국수다.


면 + 야채 + 진짜 치킨인지 치킨 통조림인지 분간이 안갈정도로 얇고 작은 치킨 몇조각 + 엄청난 양의 기름


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저거 먹고나서 콜라 안 먹으면, 하루종일 소화가 안됨.





흠. 오늘은 뭘 할까 한창 고민하다가,


마트에 가기로 했다.


여행하면서 유네스코 문화유산보다 더 많이 간곳이 바로 마트...



세계 어디를 가든지간에, 숙소보다 더 중요한 곳이 바로 큰 마트가 있느냐 없느냐였다.


덕분에 왠만한 마트는 다 가본거 같다.


그 열악한 아프리카에서도 중국인이 하는 마트를 찾아갔던 기억이 나네...



사실 마트 가는 길이 너무 무섭고...


흑형들이 자꾸 쳐다보고 말 걸고 이래서 갈까 말까 한참 고민했었는데,


그래도 마트에 대한 우리의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으니까...ㅎㅎㅎ





이 큰 마트는, 포카라 시내에 위치하고 있다.


고래서 숙소에서는 버스를 타고 가야됨.



참고로 여행자 숙소들은 전부 포카라호수 옆쪽에 형성되어 있는 관계로,


포카라 시내로 가려면 버스를 타든가... 1시간가량 걸어가든가... 


자전거 같은걸 빌려서 가면 된다.



사실 시내로 가봤자 별거 없음..;;


그냥 사람 사는 동네다.



근데 그 동네에 멀리서봐도, 으리으리한 김보성씨 같은 건물이 하나 있는데,


그거 바로 이 대형마트.


바트바티니.



벌써 입구부터 으리으리하다잉.





네팔에서 아주 쉽게 만날 수 있는 북한제품들..;;;


왠지 사진만 찍어도 국정원에서 연락이 올것 같은 이 김치는,


진짜 북한에서 만든 김치다..;;;



네팔은 우리나라랑 북한 모두랑 수교를 맺고 있는 상태라서,


북한사람들도 가끔 볼수 있고, 북한제품들도 가끔 만날 수 있다.



참고로 예전에 네팔 카트만두에 옥류관이라는 유명 북한 냉면집이 있었는데,


이번에 찾아봤더니,


망해서 없어졌다고 하더라...;;;


(이게 소문이 여러가진데.. 그냥 망했다는 얘기도 있고, 지점장이 망명했다는 얘기도 있고...


뭐 북한의 돈세탁 장소로 쓰여서 네팔에서 폐쇄시켰다는 얘기도 있고 그렇다...)



참고로 난 2007년에 옥류관에 가서 멋모르고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해,


냉면집에서 10만원 이상을 썼던 추억이 있다.


하....





사실 마트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이거다.


라면.


언제 어디서나. 냄비와 물만 있으면 해먹을수 있는 라면.



네팔에 한류바람에 분건 아니고,


그냥 네팔사람들이 한국 라면을 꽤나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정말 우리집앞 GS25보다 더 많은 종류의 라면들이 구비되어 있음...;;;



대충 라면 껍데기에 영어로 써있는걸 보니,


한국에서 생산된 라면들은 아니고, 외국용으로 나온 라면들인거 같다.



네팔 라면에 비하면 가격이 2배 가까이 비싸서 그런지,


일반 상점에는 몇 종류가 없다.


허나, 이 바트바티니는 고급 쇼핑몰이라서... 여기 오는 네팔인들도 나름 잘사는 사람들이다.


고래서 비싼 한국 라면도 잘 팔리는거 같다.





우리나라 대형마트랑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다.


월곡동 홈플러스만큼 크진 않지만...


나름 인헌시장 원마트 만큼의 사이즈는 되는거 같다.



이곳에 오는 네팔사람들도 하나같이 옷도 잘 입고,


말끔한걸 보니,


꽤 고급 쇼핑몰인거 같다.





대형마트답게,


1층은 식료품점이고,


2층부터는 뭐 가전제품도 팔고, 생활용품도 팔고 그러고 있었는데,


그중에 눈에 띈건 한국 DVD들.



진짜 한국드라마랑 영화가 많긴 많았다.


동남아쪽에 한류열풍이 분다더니 크게 틀린말은 아닌듯 싶다.


참고로 남미쪽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가끔 볼수는 있었음. 


(뭐 TV에서 나오는것처럼 미칠듯한 한류열풍이 불지는 않는거 같았다.)



우리가 여행하는 중간에... 유럽 여행할때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적으로 빅히트를 치긴 했지만,


사실 그건 그냥 노래가 유행했던거지,


한국 문화가 유행했던건 아니니까....





이제 마트에서 대충 이것저것 라면이랑 간단한 생활용품을 사고 집으로 오는 길에 본 산불모습.


여행을 오래하다보면 치약도 사고... 빨래비누도 사고...


양말도 사 신어야되고... 이래저래 여행과 생활의 경계선이 애매해진다.



아... 생각났네.


이날 저 마트에서 매우 싼 치약 두개를 샀는데,


상큼함이 페리오의 10배쯤 되는 치약이라서... 결국 여행 끝날때까지 이 닦을 시간만 되면 아주 곤욕이었다.


역시 치약은 그냥 콜게이트 사서 쓰는게 짱임.



물은 코카콜라에서 나오는 물 사서 마시고, (우리나라에서는 순수100 이라는 물이 코카콜라꺼였는데 요즘은 어떻게 바꼈는지 모르겠네.)


치약은 콜게이트꺼 사서 쓰고,


면도기는 질레트 사서 쓰는게 가장 실패 안하는 지름길이다.





갑자기 왠 한국음식이냐면...


여기는 포카라를 여행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번쯤은 들렸을법한,


소비따네 한국식당이다.



이집 딸 이름이 '소비따'라서 소비따네 한국식당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근데 포카라에는 소비따네 한국식당이 두개 있으므로 원조집을 잘 찾아가도록 하자.


짝퉁 이름은... 소바띠네 한국식당이었나... 여하튼 이름이 아주 교묘하게 달랐음...;;;



이집에는 제육볶음도 팔고 꽁치김치찌개도 파는데,


난 이 꽁치김치찌개를 매우 즐겨먹었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달다고 하는데,


난 음식을 원체 달게 먹어서 그런지 내 입맛엔 아주 맛있더만..ㅎㅎㅎ



포카라에 있으면서 이 집만 5번은 넘게 간거 같다.





이 식당에 가보면, 80% 이상이 한국사람들이다.


당연히 한국음식 파는곳이니까 그렇겠지만,


포카라에서는 유명한 집이라서 다들 한번씩은 와보는거 같다.


(포카라에는 카트만두만큼 많은 한국음식점이 있다... 여기 빼고는 안가봐서 평은 못 내리겠지만, 나름 맛있다고들 함.)



흠... 이렇게 한국 사람들이 많은 곳을 오면, 


이상하게 더 말을 못 걸겠다.


희한하지?



사실 뭐 강남역에서 한국사람 만났다고 한국사람이세요? 하는게 더 웃긴것마냥...


이곳에서 한국사람이세요? 오~ 반가워요~ 하는게 더 웃긴듯한 상황이다.


아프리카에서는 100미터 앞에 있는 동양인만 봐도, 달려가서 한국사람이냐고 묻고,


맞다고 하면 오... 신기한 마음에 밤에 만나서 맥주도 한잔하고 그랬는데...ㅎㅎ



당연한건가.


참 신기하다 사람 마음이라는게...


뉴델리에서 만난 한국사람은 본체만체하지만...


까냑꾸마리에서 만난 한국사람은 둘도 없는 친구처럼 친해진다는게...


이거 왜 그런건지 좀만 더 생각해보고, 어떻게 잘하면 내 부족한 사회성을 높이는데 일조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사진에 있는 식혜같은건, '창'이라고 불리우는 네팔 막걸리다.


우리나라 막걸리랑 거의 흡사한데, 신맛이 훨씬 강하다.



그리고 저거랑 꽁치김치찌개랑 같이 먹고나서,


1시간후에 트림하면...


정말 내 자신이 혐오스러워지는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