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1-Jordan2013. 12. 21. 22:07

이제 페트라도 다 봤겠다...

 

더이상 요르단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면 바로바로 다음 목적지인 네팔로 도망가버려야지...

 

그러면 뭐를 타고 갈까....

 

 

육로로 가볼까하고.. 지도를 딱 펼쳤는데,

 

중간에 이라크가 똻!!!!

 

그 옆에 시리아가 똻!!!!

 

그리고 그 옆에 이란이 똻!!!!!

 

그 옆에는 아프가니스탄!!!!

 

그 다음에는 파키스탄으로 마무리.

 

 

이건 뭐.... 육로로 통과하는건 무슨...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다가도 격추당할거 같은 나라들밖에 없다.

 

그래. 내가 무슨 베어그릴스도 아니고, 저런 나라에 들어갔다가 어떻게 빠져나오나...

 

그냥 얌전하게 요르단에서 바로 네팔로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아침에 대충 아침 좀 주워먹다가,

 

암만행 버스를 타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이제 여행한지도 벌써 359일째다.

 

그간 우리의 여행스킬도 조금 늘었겠지만, 그보다는 여유가 더 늘었다.

 

 

예전 같았으면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다음 도시로 갈 차편도 알아보고,

 

인터넷 뒤져서 어떻게 가야지 싸고 편하게 가는지도 알아보고,

 

카페에 질문도 올리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가격도 쇼부치고, 겨우겨우 표를 구해서 좋다고 뛰어다녔을텐데....

 

 

이제는 그런거 없다.

 

버스가 있든없든 몰라.

 

그냥 출발하기 전날까지도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출발하고자 하는 날 아침에 체크아웃하고 짐 싸고, 그냥 버스정류장 가서,

 

물어볼 필요도 없음.

 

보통 수도로 가는 차는 사람들이 가장 많기 마련....

 

사람들이 몰려있는 버스쪽으로 가서 앞에 기사한테 암만? 암만? (요르단의 수도 이름임) 이라고 확인한 다음에,

 

그리고 돈 내고 타면 장땡임.

 

 

버스에는 사람이 많아서, 입석까지 꽉꽉 채워서 암만으로 신나게 달렸다.

 

기절해서 잠을 쳐자다가 잠시 눈을 떴는데...

 

우왕

 

창밖이 안 보일 정도로 엄청난 모래바람이 분다.

 

진짜 이것이야말로 중동의 모래바람이구만!!!!

 

 

그렇게 아무것도 안 보이는 창밖에... 살살 뭔가 물체가 보일때쯤...

 

꽤 많은 차들이 눈에 띄였다...

 

보니까 꽤 많은 숫자의 차들이 연쇄추돌이 일어난거였음...;;;;

 

 

근데 그것보다 더 무서웠던게,

 

그 심한 모래바람에도... 그 무서운 사고현장 바로 옆에서도....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고 최소 100키로 이상으로 달리는 우리의 버스였다.

 

 

 

 

페트라에서 암만까지는 별로 안 멀었다.

 

대충 뭐 2시간? 여하튼 얼마 안 걸리는 짧은 거리였음. 요르단 자체가 나라가 그리 크지 않으니까 뭐....

 

 

암만은 별로 볼게 없다.

 

그 말은 암만에서는 그냥 휴식만 취하고 네팔로 가는 비행기 타고 가면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는 마지막 여유도 좀 부릴겸, 한인숙소를 숙소로 정했다.

 

 

요르단은 생각보다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다.

 

이스라엘로 성지순례 왔다가, 온 김에 페트라를 보러 온 한국사람들도 많고...

 

중동 건설쪽으로 일하러 오는 비지니스맨들도 꽤 많다.

 

그래서 요르단 암만에는 꽤 평이 괜찮은 한인숙소가 하나 있었는데....

 

(훗날 알아보니 3~4개쯤 되긴 하는데... 배낭여행자를 위한 숙소라기보다는... 사업차 온 비지니스맨들을 위한 숙소정도?....)

 

 

여하튼 그곳을 찾아갔다.

 

인터넷에서 얼핏 본 주소가 적힌 종이 한장만을 들고 택시를 탄 다음에... 그곳으로 갔는데...

 

흠....

 

사진으로 보면 알겠지만, 인기척이 없다...ㅡ_ㅡ

 

 

그래서 저 건물을 이리저리 흝어보다가... 아무리 봐도 이사간거 같아서 주변 상점에 들어가서 물어봤다.

 

여기 한인숙소 있다 그러던데 어디갔음?

 

이라 물어봤더니,

 

원래 여기가 맞는데... 뭐 저쪽 어디 호텔???로 이사 갔댄다.

 

슈퍼주인장 얘기로는 뭐 숙소가 공사중이라서 임시로 호텔을 사용하는데... 뭐 호텔에 가서 미스터킴을 찾으라고 그랬나...

 

무슨 파이널판타지 퀘스트 NPC같은 소리를 해대서,

 

대충 땡큐땡큐 고맙고맙 감사감사 거리고 배낭을 다시 짊어맸다.

 

 

그래서 한블럭정도를 거슬러 올라가봤더니.... 호텔이 나온다.

 

호텔에 가서 물어봤더니, 한인숙소는 모르겠고.... 호텔 바로 앞 건물에 한국인이 살고 있긴 한댄다.

 

그래서...

 

아 길다 길어.

 

 

여하튼 그래서 한국인이 살고 있다는 건물로 갔더니, 가정부 아줌마가 나온다.

 

나 한국인이라고 그랬더니,

 

뭐 사장님은 지금 어디로 출장을 가셔서 사람이 아무도 없고, 지금은 숙소를 오픈 안한다고만 한다.

 

;;;;; 그래서 뭐 어쩔....;;;;;

 

 

이거 하나만 믿고 왔는데, 갑자기 숙소가 사라져버렸다.

 

엉엉...

 

하지만 이정도쯤이야 뭐 얏밥이지.

 

그냥 다시 배낭 매고 호텔로 가서 우리 지금 사정이 이러이러하다.

 

근데 딱 보니까 니네 호텔은 너무 비싸서 우리가 못 잘거 같다... 게다가 우리 꼬라지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 같은 애들 니네 숙소에 재우면 빈대가 창궐하게 될거다...

 

그러니까 우리가 빨랑 다른데로 갈수 있게 와이파이 좀 빌려달라.

 

 

이때 그 호텔 주인장이 꽤 큰 도움을 줬다.

 

우리가 어떤 숙소를 갈거라고 얘기했더니, 택시기사들은 영어를 잘 못할거라고... 자기가 중동말로 직접 적어주겠다면서,

 

쪽지에다가 주소랑 뭐 이것저것 중동말로 열심히 적어주셨다.

 

엉엉... 아저씨 날 가져요.

 

거의 중동에 와서 처음 만난 착한 사람이었다.

 

그래.... 다 사람 사는덴데, 나쁜 사람도 있고 착한 사람도 있고 그런거지 뭐....

 

 

여하튼 그렇게 착한 주인장이 적어준 쪽지를 가지고 택시를 탔는데...

 

응?....

 

뭔가 요금 미터기가 다르다... 왜 이렇게 싸?....

 

 

이런 망할!!!!

 

우리가 처음에 터미널에 도착해서 이곳에 올때, 일부러 미터기 택시를 골라탔는데...

 

그렇게 덤탱이를 안 썼다고 좋아했었는데,

 

그 망할 택시놈은 미터기 기본요금 자체가 사기였던거다.

 

 

미췬.

 

요르단에 아주 잠시나마... 아주 잠시나마 좋은 감정을 가졌던 내가 멍청했다.

 

지금 생각해도 빡치네.

 

하긴 뭐... 우리나라도 인천공항에 오는 외국인들 등쳐먹는 택시들이 많다고하니 더이상 욕은 못하겠네...

 

 

 

 

그렇게 택시를 잡아타고 주소를 딱 보여주고,

 

카메라 및 보조가방이 잘 있는지 체크를 하고.... 여유롭게 창밖 구경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저씨가 뭐라뭐라 계속 말한다.

 

 

뭐라 그러는거야...

 

우리는 중동말을 할줄 모르고, 이 아저씨는 한국말을 할줄 모른다.

 

 

아... 자꾸 종이 쪽지를 보여주면서 뭐라뭐라 하는데,

 

이게 지금 화를 내는건지 뭐라 그러는지도 감이 안 온다.

 

흠... 대충 뭐 너무 거리가 머니까 웃돈을 더 달라. 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서 무시하고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커다란 대로변 삼거리에 우리를 세워준다.

 

 

뭐여. 여기가 거기야?

 

라는 눈빛으로 기사 아저씨를 바라봤더니,

 

아저씨가 손가락으로 창밖을 가리킨다.

 

 

거기에는 우리가 적어놓은 주소가 적혀 있었다.....

 

그니까 우리는.... 정확한 주소가 아닌 큰길까지만 적어놓은거다...;;;

 

예를 들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 180-8번지 501호가 아니고....

 

그냥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까지만 적어놓은 쪽지를 기사 아저씨한테 주고 멍 때리고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테헤란로 같은 곳에 딱 내려버렸음...

 

답이 안 나온다.

 

보통 우리가 가는 숙소들은 영세한 무허가 여관급들이라.... 지나가는 사람들 붙잡고 물어봐도 모를 확률이 99%다.

 

 

택시에서 내려서.... 진희보고 가방 지키라고 한 다음에,

 

이곳저곳 열심히 뛰어다니며 여기가 지금 어딘지...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숙소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되는지,

 

열심히 알아봤으나...

 

망할... 동네에 영어를 할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ㅠ

 

어떡할까.... 망연자실하고 있었는데....

 

(사실 낮이라서 별로 쫄지 않았음. 그냥 어떻게든 될거라는 마음가짐으로 길바닥에 앉아 있었다.)

 

지나가던 백발의 젠틀한 할아범이 우리에게 영어듣기 스킬을 시전한다.

 

 

오....

 

대충 우리가 적어놓은 주소를 보더니... 이건 정확한 주소가 아니라서 알려주기는 쉽지 않지만...

 

자기 생각에는 이쪽으로 쭉 가다보면 여행객들을 위한 숙소가 좀 있을거라고만 얘기해준다.

 

 

땡큐땡큐.

 

그 말을 듣고는... 열심히 직진만 했다.

 

이쪽으로 가면 뭐가 나오긴 나오나?... 라는 생각이 들긴 했으나 뭐... 계속 가다보면 모텔 하나정도는 나오겠지.

 

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겁나 걸어갔음.

 

 

 

 

결국 숙소를 찾았음.

 

우리가 원하는 숙소는 아니었지만, 대충 이름을 들어본 '클리프' 라는여행자 숙소였다.

 

그래서 쾌재를 외치며 들어갔는데....

 

 

왓더풕.

 

왓더헬.

 

진짜... 진짜... 살다살다 그렇게 더러운 숙소는 처음 봤다.

 

어차피 몇일 안 잘거니까... 그냥 잘까?.... 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아오. 진짜 아무리 봐도 그건 아니었다. 최악의 숙소였음.

 

 

사실 난 한국에서도 별로 위생관념이 투철한 편은 아니고,

 

특히 여행을 나오면 완전 거렁뱅이 수준으로 돌아다닌다.

 

근데도 불구하고 내가 더럽다 그러면, 진짜 더러운거임. 그냥 거적대기 하나 있는 방이었음.

 

 

우리가 방을 보고 돌아나오자, 주인장도 미안했는지 다시 잡지도 않더라. 그냥 잘 가라고만 했음.

 

그렇게 나온 우리는,

 

바로 옆에 좀 번듯해보이는 숙소를 잡았다.

 

가격은 좀 나갔지만, 그래도 중동에서 크게 망가진 내 마음을 다스리기에는 좋은 숙소였다.

 

 

 

 

위랑 아래 사진은...

 

우리가 이 동네에 머물면서 거의 모든 식사를 해결한 길거리 식당이다.

 

양고기 같은 중동쪽 요리를 파는 가게다.

 

지금 보이는건 뭔진 모르겠으나, 대충 뭐 알라신은 위대하고 유일하고 알라신 짱. 날 가져요. 라는 뜻일듯.

 

 

이슬람은 우상숭배를 금지하므로, 이렇게 모든것을 글자로만 표현한다.

 

그림이나 조각이나 그런건 있을수가 음슴.

 

무조건 글씨로 처리함.

 

그래서 서체가 매우 발달해 있다고 한다.

 

 

 

 

이건 우리가 암만에서 처음 먹은.... 코프타?

 

뭐 그런 음식임.

 

대충 양고기를 조물조물해서 구운것을 짜파티 같이 생긴 저 넓적한 밀가루에 싸먹은 그런 음식이다.

 

뭐 나름 꽤 맛있었다.

 

터키, 이집트랑 거의 동일한 음식을 판다고 보면 된다.

 

 

우린 이거 하나 먹고, 대충 동네 마실이나 잠깐 나갔다가

 

숙소에서 퍼져 있었던거 같다.

 

 

 

 

마지막으로 밥 먹다가 만난 요르단 거지임.

 

돈은 안 줬음.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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