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는 나라 전체가 문화재인 나라다.


허나 이집트의 수도인 카이로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제외하면, 별로 볼게 없으므로


우리의 카이로 일정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바로 아부심벨이 있는 아스완으로 간다.



근데 카이로를 떠나기 전, 하나 들러줘야 할곳.


슬프디 슬픈 이집트 국립 박물관이다.


왜 슬프냐면.


엄연히 세계 최고의 문화재 나라 메인 박물관임에도 불구하고,


영국이랑 프랑스에 있는 이집트 문화재보다도 양이 적음.ㅠ


전부 다 뺏겨서 지네 박물관에는 별로 갖다 놓을게 없었나보다.ㅠ





우리가 묵었던 숙소의 모습.


방은 넓고 괜찮았는데, 리셉션 애들이 양아치 기질이 다분하고,


방 창문이 따흐릴광장 샛길쪽으로 나있어서,


왠지 밤에 자고 있는데, 경찰한테 쫓기던 시위대가 창문 부수고 들어올까봐 긴장 탔음.



리셉션 애들은 겉으로는 겁나 친절하고 도움을 주려는것 같이 보였지만,


조금만 얘기해보면,


그냥 흔하디 흔한 이집트 생양아치 삐끼중에 성공한 삐끼다.





카이로의 따흐릴 광장은 교통의 중심지였나보다.


그래서 따흐릴 광장이 전면 폐쇄된 지금, 따흐릴 광장 주변은 교통지옥이다.


해가 떠있는 시간에는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하루종일 빵빵거리고 차가 꾸역꾸역 밀려들어옴.


인도 빼고 이렇게 클락션을 애용하는 나라는 처음 봤다.





요게 이집트 국립박물관의 모습이다.


따흐릴 광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이 먼저 건의해서 세운 박물관이라고 한다.



안에는 흔하디 흔한 수많은 이집트 유물들이 전혀 정리도 되어있지 않은채 방치되어 있다.


사생대회 온 이집트 학생들은 그냥 대놓고 전시된 문화재 위에 앉아있고,


등에 기대고 그냥 만지고.... 문화재가 워낙 많아서 그런지 그냥 별 관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 박물관을 와야 되는 이유가 있다.


그건, 


그 유명한 투탕카멘의 황금가면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투탕카멘의 황금가면이 발굴된 룩소르의 왕가의계곡에는 투탕카멘 관련 유물이 별로 없음.)



실내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아무것도 못 찍었지만,


여하튼 투탕카멘의 황금가면은 간지 났음.





어제 멀리서 본 불에 탄 정부건물이다.


ㅎㄷㄷ.


언능 도망쳐야겠다.



원래는 북쪽의 알렉산드리아 도시쪽도 가보고 싶었는데,


현재 그쪽은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는 뉴스가 있어서 깔끔하게 포기했다.


사실 이집트에 대한 만정이 다 떨어져서 하루도 더 있기 싫었다.





박물관을 나와 숙소쪽으로 돌아가는 길에 찍은 사진이다.


따흐릴광장 바로 옆에 있는 공터를 찍은건데,


뒤집혀져서 불에 탄 자동차가 눈에 띈다.



이 주변은 따흐릴 광장에 천막치고 살고 있는 시위대가 관리하는 듯한 분위기였는데,


죄다 쇠파이프에 바리케이트를 끌고 다니는 생양아치 들이었다.


뭔가 진짜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시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2년이 지난 지금에는,


순수한 목적을 지닌 사람보다는... 뭔가 무법지대인 그곳을 즐기는듯한 양아치만 바글바글한 분위기였다.





숙소를 지나 우리가 향한 곳은,


카이로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식당이었다.


이집트 전통음식을 파는 곳이었는데, 가격이 어마어마하다잉.


인테리어나 음식맛이나 그리 썩 뛰어난거 같진 않았다.


그냥 기념 삼아 한번 가봤음.





이건 이집트 음식중에 하나인 샥슈카 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집트 전통음식은 아니고... 그냥 중동쪽 전통음식인거 같다.


요르단에 가도 있고, 터키에 가도 있고...


훗날에 인도에서도 이 음식을 만나게 됐다.



이때 딱 한번 먹어보고 다시는 못 먹어본 음식이라, 안에 뭐가 들었는지도 기억이 잘 안나네.


여하튼 겉을 덮고 있던 계란이 매우 맛났다.



근데 왜 다시는 안 먹었냐고?


이 망할 이집트 새킈들이 외국인을 호구 오브 호구로 보는 바람에,


이거 하나 사먹을라고 물어보면 10배가 넘는 가격을 불러대서


빡쳐서 안 먹었다.





우리는 아스완까지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는데,


기차 시간이 밤인 관계로 시간을 때우러 쇼핑몰에 갔다.


길거리 사진이 별로 없는 이유는...


내가 봤을때 카이로의 치안상태는 엉망이었기 때문에


괜히 용감하게 카메라 꺼냈다가, 시위대를 가장한 양아치한테 습격이라도 당할까봐 몸 사렸다.



여긴 시간 때울곳 찾으러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발견한 쇼핑몰.


거의 10층 가까운 건물이었는데, 각 층에 매장이 10개도 채 안되는 희한한 구조의 쇼핑몰이었다.





나름 고급쇼핑몰인지 아이스커피를 다 팔고 있었다.


굿.


어마어마하게 느리긴 하지만 와이파이도 되고 시원해서 계속 앉아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다음 목적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려 했으나,


나도 모르는새에 네이버 뉴스를 보고 있었음.





커피를 마시고 저녁을 먹으러 바로 옆집으로 이동.


치킨 + 감자튀김 + 이상한 빵 + 콜라 셋트를 먹었다.



중동이 좋은 딱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


치킨이 기가 막히게 맛있다.


전세계 닭이란 닭은 다 먹어봤는데, 중동만큼 맛있는 닭은 먹어보질 못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닭인지 비둘기인지도 모를 이상한 조류만 먹어대다가,


이집트에 딱 와서 치킨을 먹었더니,


감격의 눈물이 흘렀다.





이제 저녁도 먹었겠다...


슬슬 짐을 챙겨서 카이로 기차역으로 갔다.


택시 잡고 가는데, 이집트 사람이니까 당연히 사기를 치겠지.


대신 최대한 사기를 조금만 당하고 가자!! 라는 마인드로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근데 이 아저씨는 착한 사람이었음.


그냥 곧장 기차역으로 가줬다. 데헷.


이게 우리가 만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직했던 이집트 사람이었던거 같다.


아니... 마지막 중동 사람이었던거 같다.





이집트 기차역의 내부 모습을 멋졌다.


뭔가 인도랑 비스무리한거 같기도 한데 좀더 세련됐다고 해야 되나.



이집트의 물가는 어마어마하게 싸다.


거의 인도랑 비슷할 정도로 매우 싼 물가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여행하기는 매우 쉽다.



보통 물가가 싼 나라는 여행하기가 좋다.


정 안되면 그냥 택시타고 내지르면 되고, 숙소도 좋은 곳으로 잡을수 있고,


사기를 당해도 뭐 얼마 안하니까 기분 좋게 끝낼수 있는데...


이집트랑 요르단이 빡쳤던 이유는 단 한가지.



이새킈들은 외국인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걸 넘어서, 희롱의 대상으로 여긴다.


깐죽깐죽거리고 자꾸 몸에 손을 대려고 하고,


여하튼 더러운 나라임.


아오 빡쳐.





그리고 이어지는 최악의 기차.


우리는 남미와 인도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각종 열악한 교통수단을 모두 이용해봤다.


몇십시간 걸리는건 예삿일이었고, 뭐 아프리카에서는 빈대에 뜯기면서도 국경을 넘었고,


남미 우유니 사막에서는 얼어죽을뻔 하다가 가까스로 살아남은적도 있고...


여하튼 별별 싸구려 교통편은 다 섭렵했는데...


이날의 기차는 최악이었다.



나름 고급기차인데... 우리의 좌석이 재수없게도 화장실 바로 앞이었다.


냄새가.... 진짜 냄새가...


상상을 초월하는 냄새가 난다.


어느정도 심했냐면, 우리는 밤새 이동하는 기차안에서 코에 휴지를 틀어막고 잠을 잤다.


보기에도 흉하고, 뭐 그정도도 못참나 싶어서 버텨보려 했지만,


정말 냄새가 최악이었다.


토할꺼 같다거나 그런 수준이 아니고, 막 머리가 아프고... 뭔가 코를 찌르는거 같고...


엉엉...


망할 이집트.


그저 하루빨리 아부심벨이랑 룩소르신전만 보고 모두가 꿈꾸는 여행지인 요르단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허나 요르단에 비하면 이집트는 신사의 나라라고 평하고 싶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