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38-Kenya2013. 5. 27. 20:19

드디어 이 무서운 아프리카 땅을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트럭킹도 했고, 잔지바르도 갔다왔고, 세렝게티의 사자도 봤으니...


이제 더이상 아프리카에 미련은 없다.



물론 이걸로 아프리카 여행을 했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애매하다.


수십개의 나라중에 10개도 안되는 나라만 가봤을 뿐더러,


아프리카 현지마을은 커녕, 유럽인들이 바글바글한 관광지만 돌아다닌거라,


어디가서 자랑스럽게 아프리카 여행하고 왔다고 하기에는 좀...ㅎㅎ


하지만 난 나름 이정도로도 만족한다.



좀 아쉬운 마음에, 론리 플래닛 아프리카편에 있는 다른 나라들의 설명을 쭉 읽어봤는데...


서부 아프리카의 대부분은,


현재 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므로 여행을 가고 싶다면 잘 생각해보라는 글밖에 없고,


왠만한 도시들은 전부 강도, 도둑, 사기, 테러 등을 조심하라고 써있었다.



개중에 압권은, 소말리아 편이었는데...


아예 론리플래닛에 실려있지 않았다...;;


(듣자하니 최악의 나라 7곳이라는 번외로 된 책에 실려있단다... 북한이랑 같이...)





소말리아가 여행금지 국가든 말든 난 오늘 떠난다.


아침부터 대충 밀린 사진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 시간까지 콜라 하나 마시면서 시간을 떼웠다.



지금 사진은 탄자니아 아루샤에서 묵었던 메루 인 하우스의 방모습인데,


실제로는 이렇게 채광이 좋지 않고,


매우 어두침침함.





이게 오늘 우리를 케냐 나이로비 공항까지 데려다줄 셔틀버스다.


탄자니아 아루샤와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는 대략 7시간?... 뭐 그정도밖에 안 걸리므로,


이런 셔틀버스가 자주 운행한다.



모든 회사가 현지인 가격과 외국인 가격이 10배 가까이 차이 나는 불합리한 시스템이지만,


뭐... 어쩔수 있나.


원래 여행이라는게 알면서도 속고 모르면서도 속고,


그냥 좋은게 좋은거지하면서 다니는게 마음 편한 방법인거 같다.





버스는 만석임.


1 X 2 버스지만, 중간 통로까지 보조좌석을 만들어서 가득가득 사람을 채워서 간다.


그래도 나름 국경을 넘는 버스라 그런지,


이용하는 승객들이 전부 젠틀해보여서 다행이었다.


가장 뒷자리에는 외국인들도 좀 있었으므로, 더욱더 안심하고 잤다.





드디어 케냐에 입국.


케냐에서 딱히 가고 싶은곳은 없었던 관계로, 케냐는 그냥 스쳐지나가기로 했다.


탄자니아 아루샤에서 바로 이집트 카이로행 비행기를 구했다면 최고였겠지만,


그건 좀 비쌌으므로, 


케냐 나이로비 - 에디오피아 아디스아바바 - 이집트 카이로.


이렇게 경유하는 비행기표를 이용하기로 했다.



참고로 에디오피아 아디스아바바는 에디오피아의 수도 이름임.


도시 이름이 아디스 아바바 다.





탄자니아 - 케냐 국경의 모습은,


전에 거쳐왔던 잠비아 - 탄자니아 국경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기 조그맣게 보이는 당신은 지금 케냐로 입국중입니다. 라는 표지판만이,


우리가 지금 케냐땅으로 가는중이구나... 라는 것을 실감케 해준다.



만약 탄자니아 세렝게티에서 표범을 못 봤다면,


케냐쪽 세렝게티인 마사이마라 국립공원도 가버릴까... 라고 생각을 했지만,


우린 귀여운 새끼표범까지 봐버렸으니,


케냐는 아무런 미련도 없이 쿨하게 패스!!!





케냐의 출입국 사무소 모습이다.


저기 가장 뒤에 있는 키큰 외국인은,


좁디 좁은 버스 가장 뒷자리에서 매우 힘겨워했다.



가끔 여행하면서 싸구려 버스를 타다보면,


신체조건에 비해 너무 좁은 좌석때문에 괴로워하는 외국인들을 볼수 있다.


나는 뭐 난쟁이라서 그닥 상관 없지만,


저렇게 키 큰 백인들은 얼마나 괴로울까...



그래도 난 저 사람이 부럽다.


10cm만 떼줬으면 좋겠구만...





국경을 넘자마자 바로 밥을 먹으러 갔다.


사실 여기 도착해서는 아무런 말도 없이 다들 흩어지길래,


기념품 상점인줄 알았다.



무슨 관광버스도 아닌데 기념품 상점을 다 들르냐...


라는 생각으로, 대충대충 구경을 했다.





이렇게 생겨먹은 기념품 상점이 있었음.


주인은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기념품마다 전부 먼지가 쌓여있어서...


여기가 기념품점인지, 전시장인지 알수가 없었다.



근데 아무리 구경을 해도 흩어졌던 사람들이 모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이상해서 주변을 더 돌아봤더니,


뒤쪽에 식당이 있었음.ㅋ


부페식으로 된 아프리카 식당이었는데, 다들 거기서 밥을 먹고 있더라.



망할...


주변에 어리숙해 보이는 외국인이 있다면, 지금 여기서 왜 섰으며, 여기서 뭘 하고 언제까지 다시 버스에 타라고 알려주는게


현지인의 미덕이거늘...


냉혹한 아프리카에서는 그런것도 없었다.


결국 밥도 못 먹고 다시 버스에 탔음.ㅠ





버스를 타고 가다가 본 기차.


아프리카는 산도 별로 없는데 생각외로 기차가 별로 없다.


지금 운행중인 기차들도 대부분 중국 같은 나라들한테 자원을 퍼가도 된다는 조건과 맞바꾼


기차라고 하는데...


상태가 완전 엘롱이다.


당연히 메이드 인 짱깨니까 빛의 속도로 망가졌겠지.



어찌보면 지금 보이는 저 기차도, 케냐의 다이아몬드 광산 한곳쯤이랑 맞바꾼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눈앞에 보이는 이득을 위해서,


자기들의 지속가능한 성장가능성을 맞바꾼 아프리카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뭐 어쩌겠어... 내일 굶어죽을지도 모르는데... 10년, 20년 걸리는 다이아몬드 광산 채굴권 정도가 대수겠냐.





이제 슬슬 자동차도 보이고 건물들도 보이는걸 보니 케냐 나이로비에 도착했나보다.


마사이족의 본고장이라 생각하고 봐서 그런지,


왠지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전부 키가 커보인다.





차마 창문을 열고 찍을 용기는 나지 않아서,


그냥 창문에 대고 찍었더니 화질이 별로 안 좋음.



나름 아프카에서 잘사는 나라에 속하는 케냐의 수도라서 기대했는데,


별거 없었다...;;


케이프타운을 기대한건 아니지만, 탄자니아 다르 에스 살람정도는 기대했는데...


멀리서 바라봤을땐 그보다 좀 후져보였다.





ㅎㄷㄷ...


살려주생욤룡.


케냐 나이로비에서 1박을 안하기로 한건 신의 한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또 이런곳에서 하차했다간, 기절해버렸을거야.



그래도 나름 수도라서 그런지, 아루샤나 다른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들보다는 사람들의 옷상태가 깔끔해보인다.





그리고는 겨우겨우 케냐 나이로비에 도착했다.


셔틀버스가 공항 바로 앞에 내려주는 바람에,


아주아주 손쉽게 택시삐끼의 위협 없이 공항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개발도상국이라 그런건가... 아니면 뭔가 테러위험이 있어서 그런건가...


경제적 수준이 낮은 나라일수록 공항에 들어가기가 매우 힘들다.


여기도 그렇고, 인도도 그렇고... 


무슨 공항 입구 지나가는데만 짐검사랑 표검사를 3번씩은 하는거 같다.



여하튼 겨우겨우 안으로 들어가서 좀 쉬려는데,


쉴수가 없어!!


정말 공항 안에 커피숍 하나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음. 지금 눈에 보이는게 전부 다임.





우리 비행기는 새벽 4시였나... 완전 늦은 시각이라서...


밥을 안 먹고 버틸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보안요원한테 말을 해서, 공항 바로 앞에 있는 식당으로 나왔음.



공항 주변에도 아무것도 없다.


공항 주변에서 가장 높은 건물까지 올라가서 다 봤는데, 불 켜진 곳이라곤 여기밖에 없었음.


와봤더니, 우리랑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얼마 주고 먹었는진 모르겠으나,


여하튼 꽤 비싸게 주고 먹은 '피자'다.


아프리카 전통음식 아님.


이탈리아 피자임.





이제 밥은 다 먹었고...


그렇다고 식당에서 6시간씩 죽치고 앉아있을수는 없었기에...


공항 안에서 노숙을 감행하기로 했다.



이곳저곳 보안요원 눈치 좀 보다가,


결국 이렇게 쿨하게... 공항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노숙을 했다.


비록 수많은 흑형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머리 위로는 바퀴벌레가 수없이 지나갔지만,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


우리가 언제 아프리카에 노숙해보겠냐, 이것도 다 좋은 추억이 되겠지... 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잠에 들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옳았다.


비록 보안요원이 지키고 있는 매우 안전한 공항 안에서 한 노숙이지만,


이날의 이 웃긴 추억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재미있는 추억이다.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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