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렝게티.


이름만 들어도 손범수 아저씨가 나올것만 같은 그 이름.


그걸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오고 있고,


우리 또한 그들중 한명이다.



세렝게티는 마사이족 언어로 '끝없는 초원' 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서양애들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 이곳 원주민들은 세렝게티는 끝이 없다고 생각했단다.


3/4은 탄자니아 내부에 있어서 '세렝게티' 라고 불리우고,


1/4는 케냐 내부에 있어서 '마사이마라' 라고 불리운다.



둘중 어느곳을 가든 장단점은 있는데,


세렝게티를 가면, 정말 무진장 끝도 없이 펼쳐진 초원을 볼수 있고, 실제 '세렝게티' 라는 곳에 왔다는 감격을 맛볼수 있다.


마사이마라에 가면, 상대적으로 좁다보니 동물들이 오밀조밀 모여있어서 동물원에서 동물 보듯 빠르고 쉽게 동물들을 볼수 있다.


그리고 이름값 떄문인지 모르겠으나, 마사이마라가 세렝게티보다 더 싸다.



우린 이런것도 모르고, 그저 세렝게티는 탄자니아에만 있는줄 알고 탄자니아로 갔음.


더 자세한 설명은 세렝게티 포스팅 할때 쓰고,


이제부터는 세렝게티에 가기 위해 우리가 겪은 삐끼와의 전쟁을 소개한다.





어제밤에 자기 전에, 숙소 흑언니가 우리에게 묻는다.


'세렝게티 사파리는 언제 할꺼임?'


아루샤에 왔다는것 자체가 세렝게티에 갈것이라는 의미이므로, 할껀지 안할껀지 따위는 묻지 않는다.



그래서 내일모레쯤? 이라고 답했더니,


사파리 회사 고를때 신중하라는 말을 열심히 해준다.


워낙에 체계가 없다보니, 사기꾼이 많아서 큰돈 날리기 쉽상이라면서, 뭐라뭐라 말하지만...


결론은 역시나 자기네 숙소에서 운영하는 사파리 회사 이용해보라는거였음.



어차피 상담만 받는거라니까, 오케이 하고 별생각 없이 자고 일어났는데...


느즈막히.. 아주 느즈막히 일어났는데.. 숙소 로비에 이상한 흑형이 한명 앉아있다.


이건 또 왠 잉여야... 싶었는데, 알고보니 사파리 회사 직원이었음.


우리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와서 우리 일어날때까지 주구장창 대기만 하고 있었던거다...;;



사파리가 얼마나 돈이 되는 비지니스인지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사파리 직원을 따라 간 사무실이다.


근데 명함은 빅토리아 익스페디션 사파리라고 써있는데, 사무실은 잭팟 사파리라고 써있다.



보통 이렇게 여러개의 이름을 가진 회사는 사기꾼일 확률이 높다.


매우 높지.


뭔가 미심쩍어 하자, 자기들 원래 사무실은 증축중이라 여기를 잠시 쓰는거라면서 안심시킨다.


하지만 더욱더 의심만 커져간다.



대충 가격대랑 서비스 (숙소, 음식 및 어떤 동물을 보여줄수 있는지 등등...)에 대한 감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설명을 들었다.


그런 다음에... 우선 여기가 첫 회사라 잘 모르겠으니, 더 돌아다녀보고 오겠다는 말만 남긴채,


정부에서 운영하는 관광안내소로 갔다.





관광안내소로 가는 그 길은 정말 멀고도 험했다.


우선 사파리 회사에서 빈손으로 나오자마자, 입구에서 죽치고 있던 삐끼들이 마구마구 달라붙는다.


딱 봐도 이 회사랑 계약하지 않은게 티가 나는 모양이다.



온갖 명함을 주면서, 어쩌고 저쩌고 가격이 얼마고 뭐라뭐라 말하지만,


이건 하루이틀 묵을 숙소 정하는게 아니다.


일생일대의 단 한번 가는 세렝게티인데 대충 정했다가 피박 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열심히 물리치고 관광안내소로 가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면, 우리 뒤로 흑형들의 줄이 만들어졌다.


다들 우리 뒤만 졸졸 따라옴.





관광안내소 안에는 이렇게 블랙리스트 명단이 있다.


뭔가 허가제가 아니고, 지네 맘대로 회사 설립해서 사파리 진행하는 방식인가보다.


몇백장에 달하는 명함들이 끼워져 있는데,


그중 가장 마지막에 저 '스마트 사파리'가 눈에 띈다.



어제부터 수십명의 삐끼들이 우리에게 건네준 명함이다.


역시.... 뭔가 뒤가 구리니까 그렇게 삐끼들이 많았구만.


저곳에다가 우리가 갔던 '빅토리아 익스페디션'을 물어봤더니,


거긴 블랙리스트에 없긴 한데, 문제 있는 사파리 회사들이 워낙 이름을 자주 바꾸는 통에 100% 안전하진 않다고 한다.



아무리 구글링을 해보고 정보를 찾아봐도 쉽지가 않다.


우리나라 사람중에 세렝게티를 단독으로 온 사람도 별로 없는거 같고, (인터넷 상에 있는 정보로만 보면...)


영어로 되있는건 너무 정보가 많아서 더 혼란스럽다.





주요 블랙리스트 명단은 이렇게 사무실 벽면에 붙어있음.


엄청나게 많은 사기꾼들이 있는 모양이다.


점점 불안해진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뭔가 딱 믿을만한 회사는 말도 안되게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고,


나머지는 다 고만고만한 가격대에 고만고만한 조건들을 내걸고 있다.


허나 그 조건들을 지킬지 안 지킬지는 가봐야 아는거 아닌가...





관광안내소를 나오는 순간.


또 다시 우리를 따라왔던 수많은 삐끼들이 똻!!!!


저들은 하루종일 그냥 우리 뒤만 쫓아다니고 있는거다.



우리가 숙소에 들어가면 숙소 바로 앞에서 죽치고 있는다.


(실제로 어제 밤에 우리를 데려온 삐끼가, 사파리 회사 삐끼를 하려고 우리 숙소 앞에서 잠을 잔뒤, 아침에 우리가 나오자마자 쫓아왔음.)


그래서 관광안내소 바로 옆에 있는 커피숍으로 도망쳤다.



이렇게 안에 앉아있으면, 수많은 삐끼들이 저 창문 너머로 왔다갔다 하면서 열심히 우리를 지켜본다.


그리고는 뭔가 열심히 지들끼리 통화를 한다.


무섭다기보다는 겁나 짜증난다.





커피숍을 나왔더니, 또 다시 삐끼들이 몰려든다.


이들의 삐끼하는 법을 봤더니 이렇다.


한명이 우리에게 접근해서 사파리 회사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그때 우리가 단호하게 싫어!!! 라고 말을 하면, 군말 없이 뒤돌아서 간다.



허나, 그게 페이크임.


가는게 아니고, 저 멀리 떨어져서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열심히 지켜보고 있다.


그러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데,


그러면 잠시 후에 다른 삐끼가 나타나서는 자기는 다른 회사 소속인데 한번 안가볼래? 라면서 다른 명함을 준다.


그때도 싫어!!! 라고 말을 하면,


또 사라지는척 하면서 저 멀리서 우리를 계속해서 따라온다.



한번은 하도 빡쳐서, 겁나 빠른 걸음으로 코너를 돈 다음에 서있었더니,


우리를 따라오던 흑형이 겁나 뛰어오다가 코너에 숨어있는 우리를 딱 발견한다.


내가 웃어주면, 그 사람은 마치 우리를 따라온게 아니라는듯이 자기 갈길을 가는척 한다.


그 다음에 우리가 반대쪽으로 가다가 뒤를 확 돌아보면.


갑자기 차 뒤로 확 숨어버림.


근데 그런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라서, 갑자기 뒤를 확 돌아보면,


마치 밤에 불을 켰을때 도마뱀이 후다닥 도망가는것처럼, 몇명이 후다닥 차 뒤로 숨어버린다.



이게 별거 아닌거 같지만, 실제로 당해보면 겁나 빡침.


미행 당한다는 느낌이 이런거다.


길거리에서 코도 못팜.



결국 삐끼들을 이길수 없다는 판단 하에, 처음 갔던 회사에다 사파리를 신청했다.


숙소 흑언니가 원체 친절했고, 여길 이용해본 외국인들 중에 괜찮다고 써있는 글을 몇개 발견해서,


그냥 중간은 하겠다 싶어서 신청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중간이었음.





그렇게 예약을 하고 나왔더니,


이제는 거짓말처럼 삐끼가 안 달라붙는다.


진짜 신기하지?


어떻게 알았는지 다들 우리를 본체만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뭔가 자기들끼리 공유하는게 있나보다.


'지금 원숭이 두마리가 관광안내소로 감. 오버.'


'오케이. 발견했음. 지금 원숭이 두마리가 A회사로 가고 있음. 오버.'



더 신기한건, 3박4일간의 사파리가 끝나고 다시 이 도시에 왔을때도,


그 누구도 우리를 잡지 않았다.


'저 원숭이 두마리는 이미 사파리를 다녀온 놈들이다. 신경 끄자.' 라는 정보를 자기들끼리 공유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아무도 안 쫓아오니, 식욕이 마구마구 돋아서,


숙소 근처에 있던 로컬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음.


밥은 흑형의 나라답게 레얄 고봉밥임.



매우 신기한건, 이제는 길거리를 막 돌아다녀도 그 누구도 잡지 않는다.


숙소 삐끼도 안 잡고, 사파리 삐끼도 안 잡고... 완전 자유임.


지들이 삐끼할때는 상도덕도 없이, 우리를 마치 먹잇감마냥 가운데 두고 격투를 벌이더니,


단물 다 빠지니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뭔가 시원하면서도 섭섭하다.


내가 태어나서 언제 이렇게 지대한 관심을 받아보겠나... 근데 그 관심이 한순간에 싸그리 사라져버렸음.ㅠ





사파리를 내일 가기로 했으므로, 대충 비상식량을 사러 슈퍼에 갈 시간이다.


숙소가 마을 외곽에 있는 관계로...


조금만 더 걸어가도 이런 로컬인들이 가득하다.


이들은 사파리랑은 별 상관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인거 같다.



외국인들이 사파리로 뿌리고 가는 돈이 꽤 되는 동네라서 그런지,


여기 사는 사람들의 행색도 다른 아프리카 동네에 비하면 꽤 근사하다.





아프리카 어디에서나 찾아볼수 있다는 전설의 매장 샵라이트임.


우리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애용한 슈퍼 중 하나다.


근데 우리가 장을 보고 계산을 하려는데,


갑자기 정전이 되어버렸음.



아프리카도 워낙 정전이 자주 되는 동네라 별 생각 없었는데,


갑자기 계산을 어떻게 하나 궁금해졌다.


그래서 보니까, 모든 계산대를 닫아버리고, 단 한개의 계산대만 비상 발전기로 돌리는 시스템이었다.





장을 보고 돌아와서는 다시금 아까 갔던 로컬식당에 갔다.


지금 사진을 보면서,


뭔가 조명이 어둡다거나, 카메라의 노출이 부족해서 이렇게 나왔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아님. 실제로 봐도 저렇게 보임.ㄷㄷㄷ



사실 내가 흑인만 보면 지레 겁을 먹고 무서워해서 그렇지,


실제로는 착하고 여린 흑인들도 많다.


그냥 그들은 우리보다 피부색이 좀더 어두울 뿐이지, 모두 다 눈 2개, 손가락 10개, 다리 2개인 사람들이니까...


근데 무서운걸 어쩌겠어.ㅋㅋㅋ



혹시라도 세렝게티 사파리 회사를 찾다찾다찾다 여기까지 흘러들어오신 분이 계실까봐,


미리 알려드리자면,


어떤 회사를 하든지간에, 3박4일간 일정은 거의 똑같습니다.


자는 캠핑장도 똑같고, 가는 루트도 대동소이한데,


차이나는 거라곤 텐트의 질과 음식의 질뿐임.


(예를 들면 침낭을 어떤걸 주느냐... 밥 먹을때 쥬스를 주느냐 안 주느냐 정도의 차이임.)


사파리 하면서 본 회사중에 괜찮은 회사들은,


레오파트 사파리. (겁나 큰 건물까지 따로 있을 정도로 유명한 회사인듯.)


써니 사파리. (일하는 애들이 텐트도 미리미리 다 쳐주고, 매우매우 좋은 텐트에서 잠.)


빅토리아 익스페디션. (우리가 한 곳인데, 다른 곳이랑 비교해보면 그냥 중간정도 했던거 같음.)


자세한 정보는 훗날 한국 가서 올리겠습니다.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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