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음의 안정을 찾았던 루사카 백패커스.


허나, 인기가 폭주하는 관계로 오늘은 방이 없단다...ㅡ_ㅡ


그래도 나름 리셉션 보는 흑형이 착해서, 이 주변에 있는 다른 숙소들을 소개해준다.



어디선가 들은 얘긴데, 흑인도 다 똑같은 흑인이 아니란다. 당연하겠지.


나름 아프리카 흑인 안에서도 빈투족, 보츠족, 코이산족 등등... 모두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도 다르단다.


아마 여기 리셉션에 있던 흑형은 착하고 순한 흑인있었던거 같다.


근데 길거리에서 나랑 눈 마주치는 흑형들은 전부 무서움. 흑언니들은 더 무서움.





어제 하룻동안 마음의 평화를 찾았던 우리의 숙소.


아프리카의 왠만한 숙소는 모기장이 필수아이템이다.


태어날때부터 강인했던 흑형이라면 몰라도, 우리같이 나약한 원숭이들에게 있어서 말라리아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뭔수를 써서라도 모기에게 안 물리는게 관건임.



정확한 의학지식은 아니지만,


말라리아도 걸리다보면 좀 면역력이 생기는 질병인듯 싶다.


아프리카에 좀 오래 거주하는 사람들 말에 따르면,


처음 걸리면 정말 죽을만큼 열나고, 오한이 오고를 반복하다가.... 나중에 몇번 걸리고나면,


본능적으로... '아... 말라리아 걸렸구나...' 라고 느낌이 온단다.


그때쯤 약 좀 먹고나면 그나마 살만해진다는게 대다수의 의견이었음.





처음 소개해준 다른 숙소를 갔더니, 거기도 방이 없단다...ㅡ_ㅡ


그래서 그 숙소에서 또 다른 숙소를 소개해달래서 갔더니, 이번엔 방이 있는데....


있긴 있는데....


여긴 여행자 숙소라기보다는 거의 로컬 숙소다...ㅡ_ㅡ



입구에서부터 방까지... 모두가 흑형들이 지배했음.


여행자라곤 지금 청바지 입고 바에 계신 저 사람밖에 없었는데... 저 사람도 이날 바로 나가버렸다.


그래도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므로 그냥 이 숙소에 머물기로 했다.





아침부터 급하게 숙소 옮기느라, 아침을 못 먹은 관계로 먹은 햄버거.


이상하리만큼 고퀄의 접시에 담겨져 나온다.


흑형의 손재주로 탄생한 햄버거였는데, 맛은... 그냥 케챱 + 마요네즈 맛만 남.



오른쪽에 보이는 론리플래닛 아프리카편은, 터키에서 거금을 주고 새책으로 사온건데,


10%도 안 보고 버린거 같다...ㅡ_ㅡ


아프리카 전체편을 사버리는 바람에, 우리가 가는 나라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었음.ㅠ





대충 숙소에 짐 풀어놓고, (이때만 해도 루사카에 오래 있을거란 생각도 안했음. 그냥 곧 떠날라고 했음.)


주변동네에 뭐가 있나 좀 둘러보려고 나왔다.


왜냐믄, 이 동네는 대사관이 모여있는 동네라 매우 안전하다는 평이 있었기 때문에...ㅡ_ㅡ



딱 봐도 안전해보이지 않나?


아프리카에서 이렇게 아스팔트 깔린곳이라면 안전하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내가 손에 맥가이버칼을 안 쥐고 걷고 있다는것 자체가 안전하다는 증거임.



여하튼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동네를 대충 한바퀴 돌고 들어와서, 이모부께 전화를 걸었다.


엉엉... 이모부 살려주세요.ㅠ


이모부가 지금 있는곳이 어디냐고 묻는데... 뭐라 답할수가 없었다...ㅡ_ㅡ


도대체 여기가 어디지... 나는 누구지.... 



내가 대충대충 설명했더니, 이모부께서 리셉션에 LEVY몰 어디냐고 물어봐서 거기로 나와있으라고 하신다.


그래서 전화를 끊고, 리셉션 흑언니한테,


LEVY몰 어디임? 이라고 물었더니, 모른다..ㅋㅋㅋ


(전화로 들은거라 우리도 잘 모르는 상태로 물어봤더니, 당연히 리셉션은 모름.ㅋㅋㅋ)


그래서 그냥 무작정 밖으로 나왔음.





그렇게 좀 돌아다녀봤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동네에 식당은 커녕, 슈퍼도 없었음...


도대체 아프리카 사람들은 외식도 안하나? 물은 그냥 수돗물 마시나? 라는 생각이 들때쯤....



우리는 발견했다.


이 LEVY라는 어마어마한 쇼핑몰을...


이건 마치 유럽에서나 봤을법한 어마어마한 쇼핑몰이었다.



이 주변 사진을 안 찍어와서 좀 안타까운데,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음.ㅡ_ㅡ


바로 앞에 경찰서 같은 건물 몇개랑... 뭐 학교같은게 좀 있긴 했으나,


여하튼 이렇게 신식 건물은 이거 하나만 달랑 있음.





어마어마하다잉.


딱봐도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에서도 꿇리지 않을것 같은 쇼핑몰이다.


게다가 안에는 에어컨도 돌아가고...


남아공을 제외하곤 본적도 없는 삐까번쩍한 레스토랑과 가게들이 즐비했음.



워낙 동네에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때는 가난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여긴 수도라서 괜찮은 편이고... 진짜 가난한 사람은 도시가 아닌 곳에 있단다.)


경비원들이 꽤 많았다.





이곳이 진정 아프리카인가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처음 갔을때 들었던 생각이다.



근데 거기는 도시 전체가 잘 살아서 별로 이상하지 않았는데,


여기는 이 건물 하나만 빼면 도시 전체가 너무 가난해보여서 더 이상해 보였다.


도대체 이 쇼핑몰 안을 돌아다니는, 저 원피스 입은 흑언니 같은 사람들은 어디에 사는 사람들일까?...



흑언니중에 뚱뚱하지 않은 흑언니가 있다면, 그건 99% 잘사는 먹고살만한 흑언니다.


대부분의 흑언니들은 오프라 윈프리처럼 펑퍼짐하게 생기셨음.





내 생각에는 이날이 발렌타인데이 전날이라서, 빨간옷 입고 온 사람들에게 뭔가를 주는 행사를 했던거 같다.


잘보면 빨간색으로 코디한 사람들이 좀 많음..



여하튼 아프리카에서는 보기도 힘든 이 에스컬레이터도 있고, 영화관도 있었다.


꺄오...


게다가 우리를 보고도 본채만채 하는걸보니, 필시 잘사는 사람들만 오는곳이 분명했다.


이런 곳에서는 아이패드나 휴대폰을 꺼내도 무방하므로 매우 편하다.


다른 곳에서는 아이패드 꼬다리라도 보이면, 뭔짓을 당할지 모름.



이건 어느 나라를 가든지 비슷한데,


잘살고 돈 많은 현지인들은, 외국인을 봐도 시큰둥함. 별로 신경도 안 씀.


게다가 그들은 우리보다 더 좋은 휴대폰을 쓰고 있지.ㅋ





그렇게 이모부를 뵙고나서, 이모부가 사주시는 밥을 먹으러 갔다.


나름 루사카시내에서 고급 중식을 먹을수 있는 곳이다.


사장님 이름이 뭐랬드라... 미스터 카오?... 잘 기억 안남.



여하튼 거기로 밥 먹으러 갔음.





여행을 하면서 한식집 가서 먹어본적은 많은데,


이런 중식집은 처음이었다...;;



이모부 말씀으로는, 잠비아도 벌써 짱꿔들에 의해 점령당하고 있단다.


돈 버는 사람들은 전부 짱꿔 및 인도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건 뭐 세계 어딜 가나 비슷한거 같다...



잠비아는 특이하게도, 엄청 큰 은행이름 자체가 인디아-잠비아 은행이었나...


여하튼 인도자본이 꽤 많이 들어온것처럼 느껴졌다.





이모부가 사주신 저녁.ㅠ


엉엉... 마파두부랑 악어고기랑... 뭐지.. 여하튼 이것저것 엄청 많이 시켜주셨음



악어고기는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는데, 생선이랑 닭고기 중간맛이란다.


그말을 듣고는, 그런 맛이 도대체 뭔맛이지? 라고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진짜 생선이랑 닭고기 중간맛임..ㅋㅋㅋ 따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



우린 이렇게 지옥같은 곳에서 구세주를 만났고,


이모부를 통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게다가 마지막엔 이모부가 숙소확인차 우리 숙소로 오셔서 직접 이것저것 확인해보시고, 용돈까지 주고 가셨음.


엉엉... 이 보답은 나중에 한국가서 할게요.ㅠ


여하튼 하루빨리 탄자니아로 가서 잔지바르섬이랑 세렝게티 보고, 이집트로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추가로.


4월 25일. 우린 오늘 인도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여긴 여전히 더럽고, 냄새나고, 덥고, 시끄럽고, 아오 빡쳐.


여하튼 우리의 여행 마지막 나라에 도착함.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