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비아.


아프리카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나라가 세상에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다.


하긴... 아프리카라고는 탄자니아, 케냐, 남아공, 나이지리아, 카메룬, 콩고 이런 유명한 나라들밖에 몰랐으니...;;;


남아공 왼쪽 위에 위치한 이런 나라는 모르는게 당연하지.



나미비아는 20일짜리 트럭킹을 하면서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던 나라다.


거의 10일은 머물렀으니... 트럭킹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보면 될듯.


그도 그럴것이 이곳에는 그 유명한 (지금에서야 유명하지, 아마도 다들 처음 들어볼듯.) 에토샤 국립공원이 있다.


나름 세계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임.


우리가 또 최고, 최초, 최장 이런거 아니면 안가기로 유명하잖아.





아프리카 나라들은 전부 무식하게 생긴 군인출신 흑형들이 독재하고 있을것 같지만,


나름 대부분 우리나라랑 똑같은 선거를 통해서 대통령 뽑는 국가들임.


물론 민주주의가 도입된지 얼마 안된 나라들이 태반이라,


선거가 선거가 아니고, 독재자인지 대통령인지 부족장인지 구별이 안가는 나라들이 많긴 하지만,


여하튼 나미비아는 나름 대통령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입국 심사 할때도 대통령 이름을 물어볼거라는 가이드의 조언에 따라,


우리 팀원 모두는 나미비아 대통령 풀네임을 외워서 입국 심사를 마쳤다.


결국 물어보진 않았는데... 지금은 기억도 안나는 어려운 이름이었음.





여기는 나미비아쪽 국경 건물이다.


나미비아는 상대적으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잘 사는 편이다.


물론 우리가 가는 관광지에 한해서의 얘기고,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1.25달러로 연명하는 최빈층이다.


상상이나 가나?... 하루에 1500원으로 먹고 자고 산다는 얘기다. 한달에 대략 6만원돈...


여자친구랑 빕스 가서 등갈비 한번 썰어먹을 돈으로... 이 사람들은 한달을 버티고 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인터넷 하면서 놀고 웃고 하는 도중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만큼 많은 사람들은 굶어죽지 않기 위해 싸우고 있다.


먼나라긴 하지만, 먼나라 얘기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난 너무 가까이에서 그들을 봐버린거 같다.





나미비아는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2번째로 작은 나라다. (첫번째는 몽골임.)


1평방킬로당 2명꼴로 인구가 별로 안된다.. 그 이유는 영토의 대부분이 생명체랑은 연관이 없는 땅임.


겁나 건조하다. 진짜 건조하다.


지금 사진으로만 봐도 감이 오겠지만, 이건 뭐 24시간 스프링쿨러를 틀어놔도 아무것도 못 살아남는 수준이다.


이렇게 건조하니, 식물도 없고, 식물이 없으니 동물도 없다.



나미비아는 원래 독일의 식민지였다가, (이때 독일인이 대학살극을 벌여 엄청난 수의 나미비아 원주민들이 죽음)


나중에는 남아공의 식민지였다가, (정확히 말하면 식민지는 아니고... 뭐랄까... 연방? 지배하에 놓였다고 하나?)


1990년에 독립했다.


또한 그 유명한 부시맨의 주무대였던 칼라하리 사막이 바로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겁나 건조하다보니, 요로코롬 희한한 식물들도 산다.


이게 뭐냐면, 가이드는 '타조알' 이라고 부르던데...


평상시에는 말라죽은것처럼 비틀어져 있다가, 물을 부어주면 갑자기 활짝 피어난다.



오... 이렇게 극한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생존비법을 터득한거 같다.


훗날 얘기를 들어보면, 어떤 나무 같은 경우 뿌리가 80미터 이상까지 내려가있다고 하니...


아프리카에서도 살놈은 다 살아남는 모양이다.





이 동네가 얼마나 덥고 극한 상황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가끔 볼일 보러 트럭에서 내리면 이렇게 생겨먹은 바위들이 있는데,


전부 열십자 모양으로 깨져있다.



너무너무너무너무 뜨거운 나머지, 돌이 지 스스로 깨진것으로 추측된다.


나미비아는 지금 생각해도 진짜 더웠다.


가만히 차에 앉아있기만 해도, 온몸의 수분이 증발하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트럭은 커튼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태양이 내쪽으로 오기라도 하면... 쫙쫙 말라들어감.



그럴때는 어쩔수 없이 이자리 저자리 옮겨다니면서 태양을 피해야 하는데,


그나마 사람이 10명이라 다행이지, 더 많았으면 고생 꽤나 했을뻔 했다.


(원래 트럭을 가득 채우면 24명까지도 앉는다고 함.)





아프리카에서 와서 처음 본 야생동물이다.


크누인지 그누인지 뭐라 부르는 동물의 암컷으로 추측된다.


멀리서 찍어서 사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만큼 크다....


근데 3미터 이상 점프가 가능하다는게 함정임.



이때는 처음 본 야생동물이 너무 신기해서 수십장을 찍어댔는데,


나중에는 이런 초식동물은 나타나도 별로 신기하지 않았다.


사자 정도는 나타나줘야 내 카메라를 열수 있었다.





이날 공식일정은 세계에서 2번째로 크다는? 깊다는? 피쉬리버 캐년 트래킹이었다.


세계에서 제일 큰건 미국에 있는 그랜드캐년이고...


여기 보이는 피쉬리버 캐년은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캐년이란다.



당연히 이 타죽는 날씨에 저 아래까지 내려가서 트래킹 하지는 않고, 그냥 위에서 한시간정도 걸어다닌다.


표지판이 있는걸로 봐서는 저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도 없는것으로 사료됨.





근데 정말 너무 더워서... 아.. 계속 덥다덥다 하니까 의미가 약해지는거 같은데,


진짜 더웠음.


우리나라처럼 쪄죽는 날씨는 아니었다만, 태양의 세기가 상상을 초월했다.


대충 이정도 얘기했으니, 더이상 날씨 얘기는 안하도록 하겠다.



참고로 지금이 3월 23일인데, 이날부터 지금까지 2달동안 낮시간동안에는 단 한번도 안 더웠던 적이 없고,


잔지바르를 빼면, 밤시간동안에는 단 한번도 안 추웠던 적이 없다.


우리 다시한번 한국에 태어난걸 감사하게 생각하자.


스위스에 못 태어난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정도면 중간 이상이라 본다.





분명 매우 아름다웠을 피쉬리버 캐년이지만,


거기서 봤던 일몰의 모습도 매우 아름다웠을테지만,


내 기억에는 너무나도 더웠던... 그리고 그곳에서 관찰했던 사람들의 모습 하나하나만 기억에 남는다.



나중에 아프리카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트럭킹은 꼭 추천해드리고 싶다.


물론 꽤 비싸긴 하지만, 2013년인 지금까지는 개별여행보다는 그리 많이 비싼편은 아니다.


특히 나미비아 같은 경우는, 대중교통이 헬이라서 개별여행으로는 트럭킹만큼 보고 다니기 쉽지 않다고 한다.


회사는 어디를 선택하든지 개인의 자유겠지만, 노매드도 나쁘지 않다고 말할수 있다.


허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디를 여행하느냐보다 중요한건 누구와 함께 여행했느냐...


나야 진희라는 안전빵이 있어서 어디든 상관 없지만, 혼자 여행하시는 분이라면 꼭 기도부터 하고 신청하길 추천한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