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다들 내린다.. 뒤늦게 알아채린 우리는 부랴부랴 침낭도 챙기고 짐도 챙기고 느긋하게 마지막에 내리는데…

 

다들 우리만 쳐다보고 있다….. 킁.

 

보니까 전원이 내려서 짐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짐칸 자체를 열지 않는다... 게다가 짐에 붙은 번호표를 일일히 확인 후 나눠준다.

 

버스기사도 중간중간에 계속해서 바뀐다.(한명 운전하면 한명은 제일 뒤에 가서 잔다.)

 

좋은 버스였다. 좀 비싸긴 하지만 안전이 최우선인 우리는 항상 좋은 버스를 이용할 예정이다.

 

물론 이피얄레스까지 24시간 버스를 타본 후 가급적 비행기를 타는건 어떨까 고민중이다.

 

 

   

 

터미널에서 우리가 원하는 숙소까지 가는 방법은 택시와 지하철.

 

돈 없는 우리는 지하철을 선택했고, 아침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의 지하철은 서울 2호선과 흡사했다.

 

정말 미어터지게 사람이 많았다. 게다가 우리는 12시간 내내 버스 타느라 몸에서 군내가 나는 상황…

 

우리 키만한 배낭을 매고 꾸역꾸역 밀고 탔더니 다들 쳐다본다.. 게다가 냄새도 난다..

 

아. 중국인인척 해야지. 치노치노. 치나치나.

 

 

   

 

짐 풀고 샤워하고 좀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아무 로컬식당에 들어가서 밥을 기다리다가 보게 된 뉴스화면.

 

이 날을 계기로 우리는 남미가 안전하다에서 남미는 위험하다로 생각을 급전환했다.

 

티비에서 나오는 화면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1. 범인1이 먼저 버스에 올라타서 돈을 요구함.
  2. 범인 2가 뒤따라 타서는 돈을 안 주니까 칼로 마구 찌른다.. 그것도 얼굴 부위를…..;;;
  3. 다른 놈들은 길거리 지나가면서(특히 육교 같이 출입구가 막힌곳) 사람들한테 칼을 보여주며 반지, 돈등을 강탈한다.

 

헐… 리카르도와 오뎃은 왜케 겁이 많지? 다들 노트북, 카메라 막 들고 다니는데 우리가 너무 겁먹은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우리는 그 화면을 보고 상당히 겁을 먹었다.

 

사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보면 남미에서 강도, 버스도적, 소매치기, 흉기위협 등을 당한 사람이 꽤나 많다.

 

게다가 더 충격적인 사건은 이 날 페이스북을 통하여 알게 된다.

 

 

   

 

너무 피곤해서 낮잠자고 빨래하고나서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이날 축구경기가 있었는데 길거리에 보이는 TV마다 사람들이 전부 모여있다.

 

다들 난리도 아니다. 응원가 부르고 소리치고 방방 뛰어다니고… 역시 축구를 사랑하는 남미답다.

 

나랑 진희 둘다 스포츠 보는걸 별로 안 좋아해서 감흥 없이 그 광경을 지켜봤다.

 

 

   

 

우리가 묵은 호스텔은 여행자 거리에 있는게 아니라서 주변에 마땅히 밥 먹을 곳이 없었다.

 

그러다 찾은 적당한 식당.. 아저씨도 친절하고 다 좋은데 맛이 없다…

 

게다가 진희는 오늘의메뉴, 나는 반데하뽀죠? 뭐 그런거 시켰는데.. 아예 똑같다. 아니 진희는 스프까지 준다.

 

근데 진희는 6천페소고 난 7천페소다… 뭐지.. 왜?

 

 

   

 

칸쿤에 있던 멕시카나 마켓만큼 자주 들락거린 엑시토다.

 

EXITO!라는 체인점인데 메데진에서 시작한 브랜드라 그런지 엄청 큰 매장이 우리 숙소 바로 앞에 있었다.

 

내가 이제까지 본 마켓중에 단일층으로는 가장 컸다. 안 파는게 없을 정도.. 볼트, 너트까지 사이즈별로 다 판다.

 

우리는 여기서 번호자물쇠를 획득했다.

 

우리에게 거지 같은 중국산 자물쇠를 판 남대문 H카메라 옆 철물점 아저씨… 미워하겠어..

 

 

 

메데진은 꽃과 미인의 도시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이쁘다는 콜롬비아 여자. 그 중에서도 메데진 여자가 최고라고 한다.

 

근데 우리나라도 대구여자가 가장 이쁘다던데, 진희도 대구여잔데, 그래서 진희가 뒤에서 몰래 보고 있으니 진희가 가장 이쁘다.

 

결론은 그니까 대구여자가 메데진 여자보다 이쁘다는 말이다. 그치. 그럼 말고.

 

여튼 메데진은 콜롬비아를 마약국가로 각인시킨 사람. 파블로 에스코바의 고향이다.

 

한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여행하기엔 부적절한 도시였다…

 

하지만 지금의 메데진은 깨끗하고 잘 살고 돌아다니기 좋은 도시인거 같다.

 

원래 깔리를 가려다가 리카르도 외 수많은 사람들이 메데진을 추천해서 메데진에 오긴 했는데 잘한 선택같다.

 

깔리를 안 가봤으니 잘 모르겠다만… 리카르도 말로는 깔리도 큰 도시긴 한데 산업도시라 관광할건 없을거란다..

 

깔리랑 메데진 두곳 다 가보신 분 계시면 말씀좀….ㅎ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