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트비체는 크로아티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써, 우리나라 관광객뿐 아니라,


전세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물론 여기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에 하나임.


엄청나게 큰 규모라서, 구석구석 다 둘러보려면 하루가 모자른다고들 하나...


보통 관광객들은 중간에 배를 타고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는 6시간정도의 코스를 주로 돌아본다.





원래 우리가 원했던 코스는 입구에서 차를 타고 꼭대기쯤으로 올라간 다음에,


아래쪽으로 슬슬 걸어내려오면서 보다가, 배를 타고 마무리를 하는, H코스를 하고 싶었으나,


요즘 비수기라 그런지, 아니면 뭐 공사중인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티켓 파는 곳에서 H코스 말고 C코스를 추천해주길래 C코스를 돌았다.


C코스는 H코스랑 비스무리한데, 처음에 배를타고 시작해서 위로 걸어올라가고... 마지막에 차를 타고 내려오는 루트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다른 국립공원들과는 다른 점이 있는데,


국립공원 내에 호수가 꽤 많이 있고, 특이하게도 그 호수들이 층을 이루면서 이어져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호수랑 호수 사이에는 크고 작은 폭포들이 많이 있고,


그런 것들이 합쳐지다보니 오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코스가 엄청 쉽다... 트래킹이라 부르지 않고 산책이라고 부를 만큼 매우 쉬운 코스이므로,


그냥 아무나 걷기만 하면 된다.


성수기때는 30도가 넘어가는 무더위 때문에 힘들다고들 하는데... 우리가 간날은 날씨도 좋고해서 땀도 안났음.





아주 먼 옛날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존재조차도 모르고 있었단다.


그러던중 주변국이랑 국경을 정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고...


그 이후 그대로 보존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버렸다.


극우 세르비아 단체가 여기서 경찰관을 죽이고, 여기 있는 호텔을 거점으로 대치상황을 벌였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 국립공원 내에는 호텔이 3개가 있는데, 비쌀꺼 같아서 애초에 알아보지도 않았음.


국립공원 근처에는 숙박시설이 정말 수도 없이 많이 있는데,


국립공원에서 멀면 멀수록 주소의 번지수도 올라가고, 가격은 내려간다.





국립공원에 있는 호수하면 생각나는 그곳.


에콰도르에 있던 지옥의 까하스 국립공원....


거기에 비하면 여기는 정말 산책 수준의 길들이다. 


코스를 매우 잘 만들어놔서, 신발에 흙 한번 안 묻히고 산책할수 있을 정도로 산책로를 만들어놨고,


길을 잃어버릴 염려도 없다.





이렇게 호수랑 호수 중간은 폭포로 이어져있다.


위에서부터 큰호수, 작은호수가 연달아가면서 이어져 있는데, 개중에는 배를 타고 움직여야 될만큼 큰것도 있고,


작은거는 그냥 연못 수준의 호수도 있다.


오래전부터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라 그런지 물은 엄청 깨끗했다.


수영, 낚시, 애완동물 출입 등등 모든 것이 금지되 있어서 더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듯...





정말 조금만 걸었는데, 벌써 배 타는 곳이 등장했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배랑 버스 모두 30분에 한대꼴로 운행중이었다.


햇살은 엄청나게 눈부셨고, 날씨는 선선했고, 산책코스는 겁나 잘되있고...


게다가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우리의 이날 산책은 겨우 2시간도 안 걷고 끝이 나버렸다...





하층부에 위치한 가장 큰 호수는 이렇게 배를 타고 가로질러 간다.


희한하게 바람은 많이 불었는데 호수는 잔잔했다.


플리트비체쯤 오니까 왜 크로아티아가 유럽인들의 휴양지인지 조금은 알수 있었다.


가까이에서는 헝가리부터, 멀리서는 프랑스에서부터도 관광객들이 왔었다.


내가 봐도 노르웨이 이후 가장 예쁜 자연이 아니었나 싶다.





플리트비체의 상층부에는 낙엽으로 덮여있는 흙길도 있긴 하넫,


대부분의 산책코스는 이렇게 나무로 되어 있다.


이렇게 호수 위로 나무길을 만들어놨는데, 호수 위를 걷는듯한 기분이 묘하다.


저 나무를 지지하는 받침대들도 모두 나무로 만들어놨다. 물에 나무를 놨으니 당연히 썩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갈아주고 있었다.


옛날에는 접근하기조차 힘들어서 악마의 숲이라고 불렸다던데,


역시 사람은 못하는게 없다.





호수랑 호수 사이의 높이차가 그리 크지 않아,


대부분이 이정도 크기의 폭포지만, 한두개의 폭포가 아닌 여러개의 폭포가 한곳에 모여 있는거라,


얼핏 보면 이과수 폭포의 축소판처럼 보이기도 한다.


요런 폭포들이 점점 커져서 어른폭포가 되면 그게 바로 이과수입니다.


산책로도 그렇고, 폭포도 그렇고... 호수들도 그렇고,


약간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그런 국립공원이었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완전 100% 자연을 살려놓은 것 같지는 않고...


산책로의 일부에는 콘크리트로 물길을 막아 놓거나, 안전바 등을 설치해놨다.


에콰도르 까하스 국립공원은 진짜 100% 자연을 살려놓은 거였는데... 나도 자연이 되는줄 알았네.. 아놔.


개인적으로 그런것보단 그냥 여기 플리트비체처럼... 적당히 산책코스도 만들어놓고 좀 관광객 편의도 봐주는 곳이 나은거 같다.


(여기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만, 일부러 잘라버린 나무들이 꽤나 많았음.)





요건 그나마 좀 규모가 있는 폭포.


가장 큰 폭포는 최하층부에 위치해있고, 중간에 있는 폭포 중엔 이게 가장 낙차가 컸다.


이걸 폭포라고 불러야 될지... 아니면 그냥 물이 흘러내린다고 해야될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작은 물줄기가 이렇게 여러개 흘러내리는것도 꽤 볼만했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문제점을 하나만 꼽자면, 길이 좁다는거 정도?


그래서 성수기때는 줄을 서서 걸어갈 정도라고 한다.


걷다보면 사진도 찍고 싶고 구경도 하느라 잠시 멈추곤 하는데...


그럴때마다 뒷사람은 날 앞질러 가고...


그 후에 좀 걸어가다보면 날 앞질러 간 사람이 사진 찍고 있고... 그럼 우린 또 앞질러 가고...


이게 반복되다보니 좀 짜증났다.


우리가 걸을때는 총 10명도 안됐는데, 성수기때에는 어마어마하겠지잉.ㅋㅋ





요로코롬 산책로를 호수 한가운데로 잘 만들어놨다.


처음에는 4~6시간이 걸리는 코스라고 해서 잔뜩 긴장해서는,


어제는 술도 조금만 마시고 푹 자고, 옷도 클라이밍팬츠까지 챙겨입고 올라갔는데...


우리만 그렇게 차려입고 간거였다....;;;


구두신고 온 사람도 있고... 그냥 핸드백 매고 온 사람도 있고...;;; 여하튼 트래킹이 아닌 산책로라고 할만큼 쉬우니,


괜히 우리처럼 다 차려입고 가서 쪽팔리지 말자.





그리고 이날 좀 신기한 걸 봤는데...


얼마전에 본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호수표면에서 봤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됐는데, 여하튼 바닥에 있는 돌, 낙엽의 색깔이,


일렁거리는 호수 표면에 나타나는데... 흡사 얼마 전 봤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베토벤 프리즈를 보는거 같았다.


자연에서 디자인을 찾아내다니,


핀란드를 여행한 보람이 있구만.ㅋㅋㅋ





왜 산책시간이 4~6시간이냐면... 이게 내가 보기엔,


사람이 별로 없으면 4시간만에도 걸을수 있고, 사람이 많으면 6시간쯤 걸려서 그렇게 표시해 놓은거 같다.


그리고 중간에 배타고 버스타는 시간을 빼면.. 직접 걷는 시간은 대략 3~5시간정도?


근데 우리는 배랑 버스타는 시간 다 합쳐도 3시간정도밖에 안 걸렸다.


중간에 점심도 2끼씩이나 먹었는데도 이것밖에 안 걸린걸보니... 뭔가 좀 이상한듯..;;





중간중간 이렇게 갈대숲도 있다.


이게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을때의 사진인거 같다.


이 이후에 갑자기 사람들이 전부 테이블에 앉아서 점심을 먹기 시작했고...


우린 거의 시작하자마자 계란 까먹고 빵 먹고 했기 때문에, 지나쳐서 가려고 했으나...


이상하게 길이 더이상 없었다...;;;


그래서 옆에 있는 지도를 보니, 거기가 끝이다.ㅋㅋㅋ 거기서 버스 기다렸다가 타고 내려오면 끝~


오랜만의 트래킹이라 생각하고 만발의 준비를 다한 우리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사진이라도 잘 나오게 청바지라도 좀 입고 올껄.ㅋㅋㅋ





버스타고 내려올때 봤던 신컨.


이게 성수기때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버스 3개를 트레일러처럼 연결해서 다니는 버스인데,


중간에 그 좁디좁은 산길을 이렇게 스쳐지나가듯 지나가더라.


세상은 넓고 능력자는 많다.





대충 루트가 어케 되냐면,


처음 배타는데까지 30분, 배타고 30분, 걸어서 1시간 반쯤?.... 차타고 30분정도 내려오면 끝.


매우 심플한 코스다.


근데 다 돌고나서 보니까, 굳이 뭐 배타고 갈 필요까지 없고... 그냥 배타는 곳까지 산책 한번 하고 오면,


왠만한 건 다 보는거 같다...;;;


처음에는 오.. 놀랍다. 이과수 같다... 라는 말을 연발했는데, 배타고 넘어가면서는 좀 지루했음.





내가 봤을땐 이게 플리트비체에서 가장 멋진 곳이 아닐까 싶다.


여러개의 물줄기가 2~3번에 걸쳐 밑으로 흘러내리는 곳인데,


처음에는 저기 위를 직접 걸어 올라가게 되있고, 버스 타고 내려와서 내리면...


위에서 이렇게 쳐다볼 수 있게 되어있다.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들 보면 되게 잘 찍었던데, 왜 우린 이렇게밖에 못 찍지...;;;





이렇게 하루종일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헉헉대면서 꼭대기에 있는 절경을 보러 갈것이라는 우리의 예상을 깨고,


가장 멋진 절경은 가장 아래쪽에 매표소에서도 보이는 곳에 있는...


땅은 커녕 숨 하나도 차지 않았던, 예상과는 달리 시시하게 끝났던 산책이 끝났다.


(원래는 페루 와라즈에 있는 69호수 정도의 트래킹 수준일거라 예상했었음.ㅋ)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정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거라는 극찬들이 가득해서,


매우매우 기대하고 간거였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이미 충분히 많은 자연풍경들을 봐와서 그런지.... 뭐 극찬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던거 같다.


그래도 노르웨이 이후 최고의 풍경이었다는거에는 진희랑 나랑 이견이 없었음.ㅎ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