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15개월 전쯤에.

 

콜롬비아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내 한달 월급이 넘는 거금을 들여서 콜롬비아만 즐기고 돌아갔다.

 

사실, 마지막 공항에서 엄청나게 울었다.

 

다시는 못 볼 거라 생각했다. 앞으로 다시 콜롬비아에 올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울었던 거 같다.

 

내가 울자, 리카르도와 오뎃이 말했다.

 

"준. 울지마. 너가 원하면 언제든 콜롬비아로 와. 우리 집은 너희 집이나 마찬가지야. 언제든 환영할게."

 

그래서 난 다시 갔다. 리카르도는 지금쯤 후회하고 있겠지.

 

 

   

 

집에서는 잘 안 먹던 아침도, 여행 다니면 무조건 챙겨먹는다. 특히 공짜 아침은.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스페인어 역시 데싸쥬노~ 아침이라는 뜻이다.


이 날 아침을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점심을 조금밖에 못 먹었다… 결국 콜롬비아 도착할 때쯤에는 배가 고팠다.

 

 

   

낮에 보이는 쿠바의 바다. 환상적이다.

 

게다가 물이 차갑지도 않고 따뜻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수영하기에 딱 좋은 바닷물이다.

 

 

   

 

비행기 시간이 너무 많이 변경되어서 리카르도가 맞춰서 나오기 힘들거라 생각했다.

 

급한 마음에 10분에 천원이 넘는 인터넷을 사용해서 리카르도에게 메시지를 남기기로 했다.

 

쿠바에서는 개인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건 불법이다. 그래서 이렇게 국가에서 발행한 카드를 사서 인터넷에 접속해야 한다.

 

가격은 대략 10분에 천원. 게다가 속도는 천리안 수준으로 나온다.

 

Facebook 접속하는데 정확히 20분이 걸렸다.

 

리카르도에게 메시지가 와있었다.

 

대략 내용은 데리러 갔는데 비행기 스케쥴이 변경되어서 다시 집으로 왔다. 내일 확인해보고 딱 맞춰 가겠다.

 

그리고 우리집은 형네 사무실로 바뀌어서 너를 재워줄 만한 마땅한 공간이 없다. 좋은 호스텔을 추천해주마.

 

였다.

 

절망적이었다. 갑자기 온몸의 힘이 빠지고 재미도 없고 입맛도 없고…

 

콜롬비아에 가는 이유는 단 하나. 리카르도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사실 콜롬비아는 다른 남미나라에 비해서 그다지 볼게 없다.

 

호스텔에 묵게 되면 아무래도 리카르도 가족을 적게 만날 수밖에 없고.. 그 사실이 슬펐다.

 

 

   

 

게다가 맥주인줄 알고 4개나 사온 이게… 무알콜 음료수였다.

 

아 빡쳐. 아오. 아오. 되는 일이 없네.

 

 

   

 

리카르도네 집에서 못 잔다고 생각하니 급 우울증에 빠져 무기력해졌다.

 

호텔 로비에서 남들이 사진을 찍든 쳐다보든 그냥 무시하고 저러고 잤다. 2시간쯤 잔 거 같다.

 

 

   

 

게다가 쿠바는 무조건 출국세를 내야만 한단다.(비행기표에 포함되거나 그런거 없음. 무조건 현금으로 그자리에서 내야 됨)

 

둘이 합쳐 50페소.. 우리나라돈으로 대략 5~6만원…..

 

우리 비행기표에 출국세가 포함되어 있을거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무참히 깨뜨렸다.

 

그래서 ATM기 가서 돈을 더 뽑으려고 했는데… fail… 스페인어를 선택해도 안된다… 뭐다냐.. 왜 안되지.

 

어쩔 수 없이 비상금중 100달러를 깨서 환전하려고 하는데, 카드도 된단다.

 

오…. 기쁘기보다는 첫날 환전해버린 유로가 아까웠다.. 카드 되는걸 진작 알았더라면.. 아…

 

 

   

 

입국심사도 아닌 출국심사하는 곳의 사진이다.

 

정말 느릿느릿한 속도로 한명씩 세세하게 출국심사를 거쳤다.

 

출국세 때문에 환전소에서 시간을 많이 뺏긴 우리는 결국 사무실로 달려가서는 우리 비행기 시간 다됐는데 줄이 너무 길어!!!

 

라고 말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그러길래 왜 늦게 왔냐. 우린 너희를 도와줄 수 없다."

 

이 새킈들이 우리 가카께서 민영화 한번 시켜줘야 아.. 우리가 서비스 정신이 부족했구나 싶을끼야…

 

뭐 어쩔 도리가 없어서 가만히 있는 우리를 착한 흑형 한명이 데려다가 익스프레스로 통과시켜 주었다. 이 글을 볼리는 없겠지만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난 콜롬비아에 도착했다.

 

공항 나가자마자 손을 흔드는 리카르도의 모습이 보였다.

 

마구 달려가서 키스를 퍼부어주지는 않았지만 너무 반가웠다.

 

오뎃도 같이 나왔다.

 

중간에 있었던 일을 간단요약 하자면.

 

  1. 리카르도, 오뎃이 친히 차를 끌고 마중 나옴.
  2. 생각치 못한 마중에 놀라 내가 말하는게 영어인지 스페인어인지 한국말인지도 헷갈릴 정도였음.
  3. 오뎃에게 우리가 묵을 숙소의 주소를 알려주었음.
  4. 오뎃이 그 동네는 너무 위험하다면서 안된다고 함. 우선 오늘은 늦었으니 우리집에서 자고 밤에 인터넷으로 다시 알아보라고 함.
  5. 생각이 바뀌셨는지 그냥 보고타에 있는 동안 오뎃의 집에서 머물라고 해주심.
  6. 현재 오뎃은 따로 나와 살고, 리카르도는 원래 집에 살고 있음.
  7. 오뎃이 원래 집으로 가서 리카르도랑 같이 지내고, 나랑 진희에게 집 한채를 통째로 빌려주심.
  8. 결론 : 지금 오뎃의 집에 머물고 있으며, 리카르도가 휴대폰까지 만들어줬음.
  9. 진희 앞에서 목에 힘을 너무 줬더니 어깨가 결림.
  10. 이상.

 

 

    

 

앞으로 보고타에 있는 동안 쓰게 될 오뎃의 집에 대한 설명을 듣는 진희.

 

지금 난 저기 보이는 의자에 앉아서 놀고 있다.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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