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뭐했는지 기억이 안나서, 진희랑 얘기해본 결과.
이날은 호텔에서 아침에 체크아웃 한 다음에, (비싼 호텔이었는데 말도 안되는 특가로 나온걸 덥석 물었음.)
동유럽에 몇 안되는 캠핑장을 찾아내서 그곳에 텐트를 치고,
한국으로 돌아갈 짐정리를 한 다음에, 장기주차장 좀 알아보느라 돌아다니다가 낮잠자고 고기 구워먹은걸로 결론났다.
원래 같으면 그냥 빈가방 들고가서 한국에서 필요한 물품만 들고오면 됐을텐데...
남미에서부터 나를 괴롭히던 지긋지긋한 빈대 박멸을 위하여,
내 소지품중 빈대가 있을 확률이 1%라도 되는 것들은 모두 가지고 가서 삶아야 했으므로,
그걸 분류하느라 시간이 좀 오래 걸렸던거 같다.
바르샤바에서 첫날 묵었던 호텔에서 창문을 열면, 이렇게 아저씨들이 조기축구를 하고 있다.;;
폴란드는 우리나라랑 2002년 월드컵때 맞붙었던 기억이 있는데,
2012년 유로2012를 개최하면서 엄청난 축구붐이 일고 있단다.
난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음..;;;
여하튼 2002년때는 우리나라한테 2:0으로 진걸로만 기억하고 있음.
앞으로 폴란드에서 쓸 돈을 찾기 위하여 은행에 잠시 들렀었다.
폴란드는 다른 동유럽 국가에 비해 별로 볼게 없다고들 하지만...
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꼭 보고 싶었다.
그래서 바르샤바랑 아우슈비츠랑 다 보기 위해서 폴란드 돈을 넉넉하게 뽑았다.
유럽 오기 전에는 유럽하면 무조건 죄다 유로 쓸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여행한 나라중에는 유로 쓰는 나라보다 안 쓰는 나라가 더 많다..;;; 아직 서유럽을 안가서 그렇겠지만.
프랑스, 독일, 핀란드, 에스토니아 빼고는 전부 자국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폴란드의 화폐단위는 지워티. Zt라고 쓰고 환율은... 대충 350원 곱하면 우리나라돈 나옴.ㅋ
그렇게 캠핑장에 텐트 치고 짐정리를 다 한다음에...
가지고 있던 모든 식료품을 소진하기 위하여 엄청나게 부유한 스파게티를 해먹었다.
감자랑 양파는 2주정도는 견딜거 같았지만,
나머지 자잘한 것들은 전부 썩을거 같아서, 있는재료 없는재료 전부 다 넣고 스파게티를 해 먹었다.
결국 너무 배가 불러서, 낮잠을 잘수밖에 없었고... 길고 긴 낮잠을 잔 우리는,
일어나자마자 저녁을 해먹기 위해 마트로 향했다.
거기서 한국 가서 줄 초콜렛 몇개랑, 최후의 만찬을 즐기기 위한 고기를 사와서 신나게 고기파뤼.
저녁하면 역시 고기죠.
브라질에서 사온, 개인적으로 맛대가리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 좀 있어보여서 좋아하는 술인,
봄베이 사파이어 진을 다 마셔버렸다.
폴란드는 물가가 저렴한 편이다. 발틱3국보다도 저렴하다.
발틱3국이 우리나라보다 조금 비쌌다면, 폴란드는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싼듯.
그렇게 한국에 들어갈 준비를 끝마쳤다.
이제 남은건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방한을 선포하고, 2주간의 알찬 음주가무 스케쥴을 잡는것뿐.
결론은 fail.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2주동안 뭐했나 싶다. 도대체 잠잔거 빼면 뭘했나 모르겠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