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를 떠나서 처음으로 지붕 있는 집에서 잔 이 몸을 맞이한건.


망할 빈대!!!


이런 망할 빈대. 도대체 어디 숨어 있는거냐.


이게 대충 보니까 10일 주기로 몸을 물어뜯는거 같다.


프랑스 파리 도착해서 마지막날쯤에 왼쪽팔 물어뜯긴 후에는 잠잠하길래 없어졌나 싶었는데...


이날 또 배랑 등이랑 양쪽 손가락을 다 물어뜯겼다.


배랑 등은 아무리 간지러워도 좀 괜찮은데... 손가락이랑 손바닥 물린건 정말 미칠 지경이다.


양쪽 손에 10군데가 넘게 물리는 바람에 정말 울고 싶을 정도로 괴로움.


운전은 물론 손을 조금만 움직여도 간지러워서 손이 오그라듬.


만약 10일 있다가 또 물리면 그때는 정말 가지고 온 모든 옷을 태워버려야겠다.





이제 빈대 얘기는 그만하고, 노르웨이의 도덕성? 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우선 우리는 아침까지 주인장을 기다렸으나, 주인장이 나타나질 않았다...;;


거금 6만원을 놓고 갈것인지 도망칠 것인지 6만번정도 생각했지만...


거지도 아닌데 거지처럼 마음 졸이며 살기 싫어서 돈을 놓고 오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는 500짜리 지폐밖에 없다는게 함정...;;;



그래서 주변에 있는 주유소로 돈을 바꾸러 갔다. 근데 이 망할 동네는 주유소도 무인이다.


결국 돈을 못 바꾸고 어물어물거리는데...


트랙터를 몰고 온 아저씨가 우리에게 무슨 일이냐며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결국 그 아저씨를 통해 돈을 바꿔서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이 무인가판대...



노르웨이에서 처음 본 무인가판대였는데..


말 그대로 그냥 사과를 사서 돈은 돈통에 넣어놓고 가면 된다...;;


근데 이런건 한국에도 가끔 있으니까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더 신기한건 돈통이 저렇게 오픈되어 있음..;;;


실제로 저 안에 50NOK(우리나라돈 만원)이 들어있었다...;;;



카메라도 없고 주인도 없는 무인가판대에 물건이 있는건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돈통까지 오픈된건 처음 봤음.


정말 수많은 차들이 지나다니는 길이었는데, 어떻게 이런게 가능한지 도덕성이 낮은 나에겐 문화컬쳐였음.





눈물을 머금고 우편함에 돈을 넣고 있는 모습이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절대 진상 부리거나 더럽게 여행하지 말자고 약속한지라,


양심적으로 돈을 넣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꽤나 큰 돈인 6만원을 이렇게 쿨하게 넣어버린게 잘한건가 싶다.



허나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랬다고... 노르웨이에 왔으면 노르웨이 사람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반만큼의 양심은 갖춰야지.


결국 뒷정리도 깔끔하게 하고 돈도 넣고 기분좋게 출발했다.





이제 하르당게르 피요르드를 드라이빙 할 차례다.


노르웨이야 어느곳이든지 다 예뻤지만, 특히 피요르드가 많은 서쪽 지역이 예뻤다.


지금 보이는 사진도, 너무 예뻐서 맘 먹고 찍은게 아니고...


그냥 차 타고 지나가면서 찍은 사진이다.


이정도의 풍경은 차 타고 지나가면 1시간에 60번꼴로 나타남.





땅은 넓고 사람은 없고 돈은 많은 노르웨이답게,


동네 하나하나가 참으로 아름답다.


무슨 규정이 있는거라고 생각될만큼 마을마다 통일성 있고 조화롭게 집을 지어놨다.


더 부러운건, 지금 보이는 마을은 사진에 있는 집이 전부일만큼 작은 마을인데도...


사진에 있는 전봇대 오른쪽을 보면 엄청난 요트들이 주차되어 있다...;;;


딱 봐도 거의 한집당 한척 꼴로 요트를 몰고 다니다보다...





노르웨이는 이민 오기도 쉽지 않으니 저 마을의 일원이 될수는 없고...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마을 뒤쪽에 있는 벤치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늘의 점심은... 언제나처럼 빵과 소세지.ㅋㅋㅋ


빵과 소세지와 쥬스 모두 마트자체 상품임.





그렇게 열심히 풍경에 감탄하고 구불거리는 길에 경악하며 운전하다가,


또 다시 타게 된 페리.


이쯤되면 페리를 타게 되도 그냥 그러려니 싶다.


물론 10분도 안되는 거리에 2~3만원씩 내는게 아깝긴 하지만, 어쩔수 있나.. 여긴 노르웨이인걸.ㅠ


참고로 하르당게르 피요르드는 특별한 전망대는 없고, 


(트롤퉁가라는 곳이 있지만, 왕복 10시간짜리 트래킹이라서 가뿐하게 패스했음.)


그냥 차를 타고 보는게 전부였다. 위에 있는 사진들이 전부 하르당게르 피요르드 주변 사진들임.





가끔 이렇게 큰 다리들도 나타나는데, 이런 다리들도 대부분 돈을 내고 건너는 시스템이다.


인건비가 비싼 노르웨이답게 요금도 전부 자동이다.


길 곳곳에 카메라들이 달려있는데, 지나가는 차를 전부 찍은 다음에 나중에 집으로 통행료 내라고 고지서가 날라온다.


그럼 자기차가 아니면 공짜일까?


그럴리가 있나.ㅋㅋ 여긴 겁나 선진국 노르웨이인데.ㅋㅋㅋ


나중에 리스회사로 청구된 고지서가 한국 서울 우리집까지 날라온단다..;;;


그나마 통행료는 보통 5천원~6천원정도밖에 안한다.


대신 더럽게 자주 낸다는게 함정임.





하르당게르 피요르드 주변에는 베르겐이라고 하는 큰 도시가 있다.


19세기까지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가, 지금은 오슬로에게 밀려 2번째로 큰 도시인 곳인데.


그곳을 구경하기 위해 베르겐 주변의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베르겐 시내로 향했다.


자동차 여행이 아닌 사람들이 피요르드를 보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하는 거점도시다.



아... 이 캠핑장도 주인이 없는 쿨한 캠핑장이었는데,


캠핑장 앞에 있는 주유소에 가서 돈 내고 알아서 캠핑하고 알아서 떠나면 된다..;;;


몰래 캠핑하고 떠나도 아무도 모를 그런 시스템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베르겐 구시가지다.


ㅋㅋㅋ 이건 뭐 세계일주가 아니고 유네스코 일주가 되어간다.


아주 옛날에는 베르겐이 수도였단다... 게다가 스칸디나비아 반도(노르웨이 + 스웨덴)에서 가장 큰 도시였단다.


꽤 오랫동안 이 동네 무역을 꽉 잡고 있으면서 엄청나게 번성했었다.


허나 19세기에 대화재가 발생해서 도시가 다 불타버리고, 오슬로가 겁나 커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그냥 노르웨이 제2의 도시라는 타이틀만 가지고 있다.


그때 대화재로 인해, 지금까지도 목조건물을 짓는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베르겐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는 바로 이 집들 때문이다.


18세기쯤에 지어진 목조건물들인데, 아직까지도 상점으로 사용되는 현역들이다.


북유럽의 건물들은 워낙에 예뻐서, 이정도는 별거 아닌것처럼 느껴졌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최신건물들이 18세기의 건물들과 전혀 괴리감 없이 존재한다는게 더 놀라운거 같다.


베르겐에 와서 우리는 깨달았다.


아... 여행하면서 비싼 동네는 다 이유가 있어서 비싼거다..


이렇게 예쁜데 안 비쌀수가 있겠나. 





위의 사진을 보면 목조건물들이 좀 삐뚤삐뚤해 보이는데, 이건 사진 문제가 아닌 실제로 좀 기울어져 있다..;;;


워낙 오래된 건물들이라 그런지 건물들이 약간씩 기울어져 있어서 더 인상 깊다.


다행히 이날은 휴일이라서 주차비가 무료였는데,


만약 주중 낮이라서 돈을 내고 주차해야 했다면, 30분에 거의 만원돈 내고 주차할뻔 했다...;;;


그래도 항상 자리가 없음.ㅋㅋ


다들 그정도 돈은 그냥 쿨하게 내버리는 모양이다.


만약 돈 아깝다고 불법주차 하면, 경찰이 와서 앞뒤 번호판을 다 떼가버린다..;;;


벌금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노르웨이의 물가를 생각해보면 겁나 비싸겠지.





베르겐은 저 오래된 건물들 말고도 이 어시장이 유명하다.


나는 우리나라 노량진 수산시장을 생각하며, 아.. 연어 한마리 사다가 구워먹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망할 노르웨이.


연어가 1키로에 10만원이다.ㅋㅋㅋ 어시장인데..ㅋㅋㅋ 1키로에 10만원이래..ㅋㅋㅋ


게다가 칠레 발디비아에서 1키로에 2천원하던 홍합이, 여기는 만원임.ㅋㅋㅋ


더 흥미로운건 어시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깨끗한 바닥과 가게들.


시장은 역시 왁자지껄하고 좀 지저분해야 제맛이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깔끔한 시장도 괜찮은거 같다.


처음에 밖에서 봤을때는 너무 깔끔하길래 레스토랑인지 알고 못 들어가고 있었음.ㅋㅋㅋ





반대편에서 바라본 베르겐 구시가지 쪽이다.


저기 왼쪽에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오래된 목조건물들이고, 오른쪽에 좀 커다란 벽돌집들이 그나마 신식 건물들인데,


전혀 괴리감이 없이 잘 어울리고 있다.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건물들을 예쁘게 짓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건물들 앞에는 한척에 몇억을 호가하는 요트들이 줄지어 서있다.ㅋㅋㅋ





베르겐 시내뿐만 아니라 북유럽의 거의 모든 도시들의 건물들은 다 이렇게 생겼다.


특히 노르웨이의 집들의 외관은 언제나 깔끔했다.


페인트칠을 자주하는건지, 아니면 좋은 페인트를 쓰는건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새집같이 생겼다.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인데도 집이 따닥따닥 붙어있지 않고, 뒤에 보이는것처럼 엄청나게 많은 나무가 있는게 부러웠다.


그리고 항구인데도 불구하고 물이 매우 깨끗했다.


흔히 잘사는 나라는 파괴된 자연을 복원시키려고 노력할거라 생각하는데... 여기는 예외인거 같다.


그냥 있는 자연만 잘 보존해도 충분해보인다.





이렇게 수많은 요트들이 마을마다 늘어서 있다.


낚시배 수준이 아닌,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요트들이다.


여긴 그냥 중산층이면 이정도 요트를 끌고 다니고... 좀 산다 싶으면 범선 같은걸 끌고 다닌다..;;;


그 나무로 되서 여러개의 돛 올리고 다니는 중세시대 배처럼 생긴 범선...


그걸 끌고 다니는 사람들도 좀 있다...;;;



원래 베르겐은 하르당게르 피요르드를 보고나서 부가적으로 들른다는 개념으로 온 곳이었는데,


하르당게르 피요르드보다 베르겐이 훨씬 좋았다.


건물들은 깔끔하지만 너무 사람이 없어 썰렁한 마을들만 보다가,


이렇게 좀 북적북적하고 활기찬 마을에 오니 덩달아 신이 났다.


우린 아무래도 대도시 체질인가보다. 우선 쇼핑몰이 없으면 관광의지가 반쯤 사라져버림.ㅋㅋ



.노르웨이 여행정보.


숙소 - Lone Camping, 차1+텐트1+사람2 = 120NOK, 온수 5분에 10NOK


페리 - Odda - 베르겐, 차1+사람2 = 98NOK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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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은

    요트들 정말 비싸보인다- 난 타볼 기회가 생기려나-

    2012.09.30 12:28 [ ADDR : EDIT/ DEL : REPLY ]
  2. Jb

    캐나다나 미국의 시골 도로 무인 농산물 판매대에는 주로 뚜겅 달린 유리병에 돈을 넣습니다.
    금고에 넣으니 좀 이상하네요.
    우리나라가 삼면이 바다면서 요트가 부족한 건
    첫째,안보상 장려하지 않았고
    둘째,국민 정서상 부자들이 많아져도 문화의 수준 차이가 있어 아직 길이 멉니다.
    호수가 많은 곳엔 작고 큰 요트나 낚시배가 많기 마련입니다.
    아직 골프에 미쳐 지내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지요.

    2012.09.30 14:16 [ ADDR : EDIT/ DEL : REPLY ]
    • 오... 안보상 장려하지 않았다는 건 처음 안 사실이네요.ㅎ
      개인적으로 요트문화는 참 탐나는 문화인거 같습니다.

      2012.10.03 23:23 신고 [ ADDR : EDIT/ DEL ]
  3. 나중에 돈벌면 나랑같이 하나 살까나????ㅋㅋㅋㅋ

    2012.10.05 12:17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