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Cuba2012. 5. 1. 13:08

비냘레스에서의 2일째.

 

이 동네는 워낙 작아서 더 이상 볼게 없었다.

 

버스 시간은 오후 2시. 그래서 우리는 천천히 마실이나 나가기로 했다.

 

 

   

 

아침으로 먹은 200원짜리 빵과 40원짜리 주스. 오전에 마셨더니 음료수가 쉐이크처럼 되있어서 더 맛있었다.

 

그리고 아래 있는 개들은 자꾸 우리만 쫓아다니던 영리한 개들.

 

우리가 하도 이것저것 주워먹고 다니고 흘리고 이랬더니 우리만 졸졸 따라다녔다.

 

쿠바의 개들은 잘 짖지도 않고 덤비지도 않는다. 착하다.

 

 

   

 

쿠바의 길거리 음식점은 저런 식으로 메뉴판이 구성되어 있다.

 

메뉴판을 하나하나 뺄 수 있게 되어있는데, 이유는 물자가 워낙 부족해서…

 

햄피자라고 붙여놓았다가 그날 준비한 햄이 다 떨어지면 저 메뉴판에서 햄피자 메뉴를 빼버린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빼버린다. 결국 오후 3시 정도만 넘어가도 길거리 음식중에 먹을만한 게 거의 없다.

 

그리고 왠만한 상점은 전부 5시 이전에 문을 닫는다. (슈퍼마켓 포함해서….)

 

공무원보다 편한 직장이 여기에 있었다. 쿠바노가 되고 싶어진다. 게다가 대부분의 상점은 점심시간동안 문을 걸어잠금.ㅎㅎ

 

 

   

 

빵쪼가리로는 나의 배를 채울 수 없기에 지나가다가 피자를 하나 더 먹었다.

 

가격은 역시 400원정도… 수제피자다. 직접 화덕에 구워서 준다.

 

만약 그날 치즈를 많이 배급 받은 날이면 치즈가 많이 올라가 있고, 아니면 적게 올라가 있다. 랜덤피자다.

 

 

   

 

빨래집게 하나도 아까운 나라라서 빨래줄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놨다.

 

옷이랑 수건 같은 것을 저런 식으로 끼워서 말린다.

 

이 나라는 휴대폰, 시계 등을 고쳐 쓰는 건 당연하고 1회용 라이터까지도 고치는 수리점이 따로 있을 정도다.

 

나도 여기 와서 컴닥터나 하나 차릴까… 5시 칼퇴라는데…

 

 

   

 

이건 원래 멕시코에서 찍었어야 되는데…

 

여행용 배낭이 아닌 등산용 배낭이다 보니 배낭을 잠그기 어려웠고, 궁여지책으로 저 부분에 자물쇠를 채워서 잠궜는데…

 

멕시코에서 일부러 부쉈는지.. 아니면 험하게 다뤄서 부러졌는지… 여하튼 저 부분이 날라갔다.

 

쓰는데 별 지장은 없는데 좀 찝찝하다.. 남미는 비행기 화물을 뒤진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다시 아바나로 왔다.

 

비냘레스에서 주인장이 소개해 준 저렴한 CASA로 갔다.

 

쿠바 국가에서 지정한 금액이 25인데, 이곳은 15의 가격에 해주겠단다..

 

게다가 에어컨, 뜨거운 물까지 다 나온다…. 뭔가 싶어 봤더니 불법이다.

 

허가 받은 곳이 아니라서 우리의 여권, 비자를 요구하지도 않고 가격 또한 저렴하다.

 

시설은 나쁘지 않으니 우리로써도 별로 나쁠 게 없다.

 

쿠바 국가에 주나, 이 사람들에게 주나 우리의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돈을 똑같으니까…. 좋게 생각하자고 마음 먹고 집에 들어갔는데.

 

주인장 아들내미가 플레이스테이션2로 위닝일레븐을 하고 있다.

 

뭐지. 이 집은 뭐지. 여기가 쿠바가 맞나. 왜 나도 없는 플스2를 얘가 하고 있는 거지..

 

게다가 냉장고도 좋다.. 오븐도 있다.. 잘 사는 집이었다. 이렇게 여행자들에게 삥땅 쳐서 집이 잘 사나 보다.

 

쿠바에서 허가 받은 CASA에 머물지, 허가 받지 않은 CASA에 머물지는 자신의 판단에 맡긴다.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신기한 시스템을 봤다.

 

우선 1층에 있는 메뉴판에서 메뉴를 고르고 옆에 보이는 벨을 누른다.

 

그러면 사진에서 보이는 2층 베란다에서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와서 주문을 받는다.

 

그리고는 잠시후 계단을 통해서 사람이 음식을 가지고 내려온다.

 

그러면 진희가 서있는 저 장소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밥을 먹고는 그릇을 계단에 놓고 쿨하게 떠난다.

 

처음에 뭔지 모르고 어리버리 대는 우리를 위해서 진희 뒤에 있는 흑형이 우리를 도와줬다.

 

이 날도 보고, 다음날은 자기 여자친구 데려와서 같이 먹더라.

 

알고보니 반대편 휴대폰 수리점에서 일하는 청년이었다. 쿠바의 흑형들은 미국 흑형들과는 다르게 순하고 착해 보인다.

 

 

   

 

그렇게 어렵게 시킨, 쿠바에서 처음 먹는 스파게티다.

 

양념이라곤 케챱밖에 없지만 상당히 맛있다. 가격 또한 600원정도… 우선 양이 엄청나게 많다.

 

여기서 대충 메뉴 고를 때 도움을 주자면,

 

Queso는 치즈, Jamon은 햄, Chorizo는 소세지 인거 같다.. 그리고 Pan은 빵.. 이정도만 알면 대충 아무거나 골라 사먹을 수 있다.

 

 

   

 

하루 종일 먹는 사진밖에 없네… 이거는 가이드북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고 했던 볶음밥인데.

 

우리에겐 별 맛이 없었다. 차라리 아까 먹은 스파게티집이 더 맛 있었다.

 

저 볶음밥을 담아주는 용기는 A4용지보다 얇은 종이로 만든 거라서 다 먹고 나면 손에 음식이 다 묻는다.

 

수저도 원래 따로 안 주는 것 같은데, 우리가 여기서 먹고 갈 것처럼 하니 하나 줬다. 일회용품도 아까운 나라다.

 

 

   

 

진짜 먹는 거 마지막 사진. 아이스크림이다.

 

대략 천원정도 하는 500cc짜리 초코 아이스크림인데 맛있다. 둘이서 먹기에 조금 많은 양이다.

 

오비스포 거리 중간쯤에 위치해 있으니 잘 찾아보도록…

 

쿠바에도 Nestle에서 수입해 파는 아이스크림이 상당히 많은데 가격이 비싸서 쿠바인들은 거의 못 사먹고 대신 이런 걸 먹는다.

 

 

   

 

쿠바의 말레꼰이다. 말레꼰은 방파제라는 뜻인데… 파도를 막기 위해 엄청난 길이의 방파제를 설치해놨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파도가 도로까지 넘쳐 올라오는 광경이 장관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하고 연애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연주도 하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다 한다.

 

 

   

 

말레꼰은 아침, 낮, 저녁 모두 다 멋지다. 사람들도 많고 풍경도 멋있고..

 

바다도 멋지고 건물도 멋지고.. 왼쪽 멀리 보이는 건 모로성이다. 해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성이라는데..

 

멀리서 보는 게 더 멋져서 직접 가보지는 않았다.

 

 

   

 

말레꼰에는 이렇게 혼자 연주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알고 보면 전부 사진 찍고 돈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을 보고 감명 받은 우리는 루벤 같은 피아니스트를 만나보고 싶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래도 쿠바는 조그만한 식당도 대부분 전용밴드를 고용하고 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약간의 팁은 필수…

 

 

   

 

이쪽은 캐리비안이 아니고 대서양인거 같던데… 물이 맑기는 매 한가지다.

 

바닷물인데 밑이 모래가 아니라서 그런지 바닥까지 다 보인다.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와 칼 들고 돈 내놓으라고 할 것 같이 생긴 이 골목도…

 

알고 보면 안전하다. 쿠바는 중남미 통 털어서 가장 안전한 나라 중에 하나다.

 

그게 공산주의라서 그런 건지.. 사람들이 착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행하기에 매우 편하다.

 

또 하나 편한 점은, 사람들이 사기를 잘 안 친다는 점.. 정찰제라서 말도 안 되는 가격부터 흥정을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리고 삐끼가 달라붙었을 때 됐다고 한마디만 하면 쉽게 포기하고 떠난다… 인도에서는 100미터씩은 쫓아왔었는데…

 

 

 

아바나는 분명 매력적인 도시다.

 

우리나라에서 가는 편이 쉽지는 않지만 자본주의가 더 들어오기 전에 한번 정도 가볼 만한 도시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