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디어 살바도르다운 모습을 보여줄 날이 왔다.


이날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문화유산. 살바도르의 역사지구에 가는 날이다.


살바도르 센트로라고도 불리우는, 역사지구는 그 오래된 역사와 전통 덕분에 유네스코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다.



내가 가는 곳마다 자꾸 유네스코 유네스코 막 문화유산 거리고 그러니까 뻥 같아 보이겠지만,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문화유산이 전세계에 1000개가 넘는다....


그냥 우리가 한번이라도 들어본 도시면, 아니.. 우리가 갈수 있는 관광지면 왠만해선 문화유산이라고 보면 된다..;;


앱스토어 앱 중에 유네스코 문화유산 앱이 있으니, 관심 있으시면 다운 받아 관람 한번 해보시길.ㅋㅋ





우선 빡센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아이스크림으로 워밍업


브라질은 아이스크림도 무게를 재서 판다.


참 희한하면서도 괜찮은 시스템이다.


참고로 이 아이스크림은 100g당 3.99헤알(대충 2400원)이고... 보이는 아이스크림의 총 무게는 300g정도 됐음.


그 중에서도 가장 아래 자주색 아이스크림이 눈에 띄는데,


이건 브라질쪽에서 즐겨먹는 과일인 아싸이를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거다.


생각보다 매우 맛남.


우리나라에 있을때도 수입과일 코너에서 먹어봤을 법한 맛인데... 정확히 뭔 맛인지 모르겠음.ㅋㅋㅋ





오늘도 어김없이, 모두들 웃통을 까고 다니고 있다.


참으로 무서우면서 좋은 동네다.


이쪽은 대서양인가... 여하튼 물색깔도 아름답고 보고 있노라면 빠져들것만 같다.



왜 우리나라랑 똑같은 바다인데 물색깔이 차이가 나는지는...


개인적으로 궁금하나 지구과학을 모르는 관계로 그냥 패스. 화학을 알아야 되나? 생물?





버스를 타고 센트로로 갔더니, 레얄 신세계다.


아니.. 신세계가 아니고 신지옥이다.


정말 흑인들만 바글바글하다.


오... 걸어다니다 어깨라도 부딪히는 날이면, 내 두개골은 미적분을 거듭하겠지.



여하튼 곳곳에 경찰차가 서있고... 이동식 경찰서?? 뭐 그런식으로 트럭을 경찰서처럼 개조한 차량도 서있고..


이렇게 기마대도 마구 돌아다닌다.


엉엉... 센트로는 흑지옥이었다.





게다가 흑형 특유의 리듬감 + 왜인지는 모르겠다만 미칠듯이 업되는 분위기 때문에


센트로 자체는 들썩들썩 거렸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날은 브라질의 독립기념일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센트로 곳곳이 쓰레기장이었다...;; 아마 어제 무지하게 달렸나보다.



이 사진은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밴드가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탄 장면인데..


저 버스에 타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노래 부르고 춤 추는 바람에.. 버스가 위아래로 뻥 조금 보태서 1m씩 움직였다.


우어엉.... 게다가 그걸 밖에서 본 시민들도 좋다고 박수치고 춤추고...


버스 안에서는 미칠듯한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시민들은 길 건너다 말고 차도 한복판에서 쌈바춤을 춰대고 있고...


우리는 괜히 눈이라도 마주쳤다간 저 버스 안으로 끌려들어가서 쌈바를 추게 될것 같아서 조용히 눈 내리깔고 지나쳤다.





알다시피 우리는 각 나라별로 냉장고 자석을 하나씩 모으고 있는데,


브라질에서는 아직 못 산 관계로,


센트로 최대의 기념품 시장인 보데로 시장으로 향했다.


근데 막상 가보니 허접하기 짝이 없는 공산품만 팔고 있었고, 별로 살게 없었다.





보데로 시장 앞에는 이렇게 기념품 노점상들도 있는데, 생각외로 볼건 별로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날이 독립기념일이라서 규모가 작았던거 같다.


만약 제대로 된 주말이었으면, 여기도 한껏 기분이 업된 흑형들의 놀이판이 되어버렸겠지.


그리고 우리는 울면서 숙소로 돌아와 버렸겠지.





살바도르의 랜드마크인, 엘리베이터다.


이게 뭐여... 이런게 왜 랜드마크야 싶겠지만,


나름 전통 있는 엘리베이터다... 물론 난 그 전통이 뭔진 잘 모르겠다만,


여하튼 살바도르의 거의 모든 기념품에 이 엘리베이터가 있는걸 보면 나름 랜드마크인건 분명하다.




 


엘리베이터는 단돈 0.15헤알(대충... 흠.. 100원?)이면 탈 수 있다.


63빌딩 초고속 엘리베이터만큼이나 빠르고, 구 서울역 역사만큼 냄새가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이런 전망을 보게 된다.


이렇게 올라와서 보니, 살바도르가 항구도시라는 것이 다시 한번 실감난다.





센트로의 진정한 멋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와야 느낄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자마자 광장이 나타나는데, 딱 봐도 주변의 건물들이 모두 뭔가 있어 보이는 건물들이다.


게다가 바닥은 엄청 오래된 벽돌 바닥...


내가 아직 로마를 안 가봐서 모르겠다만, 여하튼 로마스러운 바닥이었다.





지금 오른쪽에 보이는 흰색 건물은 지금은 미술관인가 박물관으로 쓰이는 건물이고,


나머지 두개의 건물은 뭔지 모르겠음둥.


미안하셈.


나도 살바도르에 대한 정보가 없음. 이 도시에 대한 한글정보를 찾는건 멜론Top100 8월 4주차 찾는것보다 어려운듯.


이 도시는 그냥 눈과 피부로 느끼자.





그렇게 좀 걸어가다보니, 둥둥 거리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뭘하나 싶어 가봤더니... 오.... 이것은 바로 카포에라!!!


소싯적에 오락실에서 돈좀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는 철권 이라는 게임.


그 철권이라는 게임에 나오는 에디 머피 라는 캐릭터.


그 캐릭터가 쓰는 무술이 바로 이 카포에라다.



카포에라가 뭔지는 우선 저 가운데에 있는 흑형의 쩔어주는 빨래판 복근을 감상한 다음에 들어보자.





카포에라는 예전에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이 개발한 무술이다.


손인지 발인지... 여하튼 어딘가 묶여 있던 흑인들이, 주인을 공격하기 위하여 개발하였다고 한다.


보통 주인들은 말을 타기 다니기 때문에, 말 위에 올라탄 사람도 공격할 수 있도록, 높은 발차기가 특징이다.



근데 대놓고 이렇게 연습하면, 눈치 챈 주인들이 땅에 묻어버릴테니까,


마치 춤인것처럼 위장하기 위하여, 주변에서 음악을 연주하면서 춤 추는것처럼 했단다.



참으로 슬프고 아름답고 무서운 전설이 아닐수가 없다.


여하튼 카포에라를 실제로 본건 처음이었는데, 겁나 무서움.



왜냐면 구경만 해도, 2초 이내로 저런 흑형들이 다가와서 돈 내놓으라고 협박함.


돈 안 내놓으면 카포에라로 쳐맞을듯한 분위기임. 다들 조심하셈.ㅋㅋㅋ





일본판 여행책자를 번역한 세계를 가다를 보면 이 건물은, 


앞에 있는 금장 장식이 유명하다고 하던데... 어디에 금장 장식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하튼 바로 앞에 있는 십자가랑 잘 찍으면, 뭔가 멋드러진 사진이 나올것 같은 곳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지정된 곳이니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들었고,


그와 더불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음식점들이 곳곳에 즐비해있었다.


어차피 우리와는 상관 없는 곳이니 괜찮음.ㅋㅋ 우린 숙소가서 파스타 해먹을거임.ㅋㅋㅋ





남미를 여행하면서, 파스텔톤으로 건물을 색칠해놔서 유명한 도시들이 몇개 있었는데..


내가 본 곳중에는 살바도르가 가장 멋졌다.


칠레의 발파라이소라든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라 보카 지역이라든지...


여러곳이 있었지만, 난 살바도르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참으로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곳이었다.


다른 도시들과는 다르게 페인트칠도 깔끔하게 칠해져 있었고,


노숙자도 별로 없고, 쓰레기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깔끔했다.



숙소를 이쪽에다 잡아도 꽤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센트로 지역에도 괜찮은 숙소가 매우 많으니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건 저 위에 있는 성당의 바로 옆에 있는 성당인데..


이건 앞에 있는 은장식이 유명한 성당이란다...


뭐? 어디에 은장식이 있는데? 뭔데?


아무리 찾아봐도 은장식은 보이지 않았지만, 가이드북에 그렇게 써있으니까 잘들 찾아보자.



은장식을 찾게 된 계기가 우리나라 석굴암이랑 비슷한데,


우편 배달부가 찾아낸 석굴암처럼, 이 성당의 은장식은 전선을 설치하던 기술자가 발견했단다.


이런거 좀 좋음. 숨겨진 얘기 같은거.ㅋㅋㅋ





센트로 지역 참 예쁘다.


정말 사진만 잘 찍으면 카페에 걸어도 손색 없는 사진이 나올텐데...


이렇게 내 사진실력이 한스러운 적도 별로 없었는데... 이때만큼은 참으로 아쉬웠다.


센트로 지역 곳곳이 매우 예뻤는데, 괜히 길을 잘못 들어가면 흑형들에게 둘러싸일수도 있으니 조심해서 걸어다니자.


우리도 걸어다니다가, 한번 길을 잘못 들었다가,


흑인 꼬맹이들이 둘러싸는 바람에 시껍했었다..;; 


다행히 꼬맹이들이라 그냥 무시하고 지나쳐버렸지만, 18세 이상 건장한 흑형들이었으면 우린 지금쯤 탈탈 털렸을듯.





요렇게 매우 깔끔하게 정돈된 파스텔풍의 집들이 쭉 늘어서있다.


이런 지역을 올때마다 항상 궁금했던건데...


이렇게 파스텔톤으로 색칠하는건, 정부에서 시키는건가? 아니면 자발적으로 하는건가?


보조금 같은게 나오나?



궁금하네...





센트로 지역은 생각보다 매우 방대했다.


가이드북에는 조그맣게 나오길래 그냥 1~2시간정도 걸으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뭐 끝도 없이 파스텔풍의 집들이 펼쳐진다.


흑형들만 아니었으면, 막 이곳저곳 골목길로 돌아다니고 싶었는데... 너무 무서웠음.


흑... 흑.... 무서움. 흑. 흑. 흑형 무서움.





그래서 그냥 다른 관광객들이 다니는 길로만 따라 다녔다.


어느 도시를 가나, 센트로 지역은 항상 좀 위험한거 같다.


살바도르에서는 강도를 만났다는 사람도 많고... 호스텔에도 밤에 귀가할때는 택시를 타라고 써있는 둥...


뭔가 치안이 불안해보여서 더 쫄았던거 같다.


사실 지금도 많이 쫄아있음. 남미 여행 마지막날까지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한참을 걸어갔는데, 또 다시 메인광장처럼 생긴 곳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이곳이 가장 예뻤다.


근데 가이드북은 물론 인터넷에도 여기가 어딘지에 대한 설명이 잘 안 나와 있어서, 우선 사진으로만 남긴다.


만약 브라질에 꼭 와야 되는데, 리오 데 자네이루랑 살바도르랑 고민된다!!


싶으면, 무조건 살바도르로 오심을 추천 드리는 바입니다.


매우 예쁩니다. 도시가.





게다가 이렇게 몸 좋은 흑형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음.


저 목마 탄 어린이는 참 좋겠구만... 아빠의 등짝이 홍해 갈라지듯 갈라져 있어서...


아마도 저 어린이는 학교에서 왕따는 안 당할꺼 같다... 아버지가 저런데 누가 건들겠나..



그리고 사진으로 보면, 마치 다들 맨발로 다니는 거 같지만,


브라질이 그렇게 미개한 동네는 아니고... 다들 하바이아나스 쪼리를 신고 다니는 거임.ㅋㅋ


정말 하바이아나스 쪼리의 종류는 수백개? 수천개? 정도 되는거 같음.


리오 데 자네이루 에디션도 있고, 살바도르 에디션도 따로 있을 정도니까.ㅎㅎㅎ





더이상 쓸말이 없는데 보여주고 싶은 사진이 너무 많다...


그냥 사진으로 감상하자.


봐줘. 지금 맥주 많이 마셔서 힘들어.





다시 처음 엘리베이터 탄곳으로 돌아왔다.


원래 센트로에서 밥도 먹고 천천히 구경 좀 하다가 돌아가려 했지만,


밥값이 너무 비싸고, 마땅히 쉴곳이 없어서 그냥 일찍 돌아가기로 했다.


이렇게 땡볕에 있는 벤치에는 앉을 엄두도 안 났고... 그늘에 있는 벤치에는,


노숙자인지 현지인인지 모를 사람들이 전부 맥주를 빨고 있었음...


옆에 앉으면 쥐도 새도 모르고 지갑을 털릴것 같은 그런 곳이었음.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서, 살아남은 기념으로 먹은 꼬치구이.


단돈 3헤알(1800원정도)면 먹을 수 있는데, 닭이랑 소중에 하나 골라 먹으면 된다.



중간중간 감자나 야채를 끼워파는 그런 허접한 꼬치구이를 생각하면 안된다.


정말 꼬치 끝부터 끝까지 고기로만 꽉꽉 채워있다.


하나만 먹어도 한끼 식사가 해결되는 수준의 꼬치 구이였다.





마지막으로, 아래서 쳐다본 센트로의 모습이다.


왼쪽의 엘리베이터를 안 타고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가이드북에도 친히 위험지역이니까 가지 말라고 써있고... 대충 버스타고 오면서 봤는데,


걸어 올라가면 안될것 같은 분위기였다.


걸어 올라간 사람은 있지만, 도착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 같은... 그런 분위기임.


여행할 때는 항상 안전이 최우선임을 잊지 말자.




이렇게 살바도르 투어가 끝났다.


내일은 남미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날인 관계로, 차분히 지난 5개월을 되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신나는 일들 뿐이다. 


남미 여행한 시간들뿐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참으로 신나는 일들 뿐이다.


여하튼 지금은 맥주를 마신 상태이므로 안녕. 자러 가야지.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