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 데 자네이루. 브라질.


많은 한국 여행자들은 남미여행에서 브라질을 빼버린다.


이유는, 남미일주에서 한 부분으로 봐버리기엔 미칠듯한 크기의 땅덩이와... 미칠듯한 물가.


가격대비성능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안 좋은 관계로 많이들 빼버리고 간다.


그래서 브라질에 대한 정보를 얻기는 매우 힘이 든다.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루.


다른 남미나라들에 비해 흑인의 비율이 갑자기 높아지는 나라다.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애들도 다들 힉슨 그레이시 처럼 생겼음.


시비 붙어서 째려보기라도 하는 날에는, 왠지 내 두눈을 뽑아버릴꺼 같은,


그런 무시무시한 흑형+라틴 애들이 길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동네임.



그나마 다른 도시들에 비해 관광객의 수가 많고,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관계로,


현지인들이 외지인에 별로 관심을 안 갖는게 감사할 따름이다.





리오 데 자네이루는... 거의 모든 땅이 전부 해변이라고 보면 된다.


숙소에서 앞 뒤 좌 우 모두 해변이다.


그것도 끝없이 펼쳐지는 백사장... 앞은 해운대 뒤는 경포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 수많은 해변가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이 두 곳 있는데,


하나는 리오 데 자네이루를 모르는 사람도 한번쯤 들어봤다는 코파카바나 해변.


그리고 요즘 들어 코파카바나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신흥 해변. 이파네마 해변이 있다.



우리의 숙소인 체 라가르또는 코파카바나 해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위치상으로는 100점 만점에 99점인 숙소지만, 앞으로 얘기하겠지만 시설 및 평점은 100점 만점에 0.99점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코파카바나 해변을 부산 해운대와 비교하는데...


사실 백사장 펼쳐져 있고, 바로 뒤에 보도블럭이 깔려있고, 그 바로 뒤에 높은 빌딩들이 있으면 전부 해운대랑 비스무리하다.


그래도 나름 세계 3대 미항이라는데 뭔가 볼게 있겠지?


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그냥 별로 볼건 없고... 멋진 해변 정도?



게다가 나는 브라질 해변이라고 하면, 터질듯한 몸매를 자랑하는 흑언니들이 비키니만 입고 활보할줄 알았는데...


터질듯한 몸매를 자랑하는 브라질 흑언니들도 평일에는 모두들 일을 하는 모양이다.


우리가 갔을때는 평일이라 그런지, 해변가엔 아무도 없고... 그냥 원숭이 두마리만 활개치고 다녔다.





겉으로 보기엔 매우 깔끔해 보이지만, 실상은 엄청 더럽다.


비수기라 그런건지, 평일이라 그런건지... 백사장은 전혀 청소가 안되어 있다.


백사장 하면 역시 맨발이죠.


라고 하면서 쓰레빠를 벗어제끼고 맨발로 백사장으로 들어섰는데...


망할 유리병 조각들과 각종 쓰레기들이 백사장을 매우고 있었다.


어쩔수 없이 다시 쓰레빠를 신고 백사장을 거닐었음.





혹시 오해할까봐 얘기하는건데,


난 어깨가 좁은게 아니고 머리가 큰겁니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체 라가르또라는... 남미에서 유명한 호스텔 체인점이다.


페루,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퍼져있는 유명한 숙소인데...


이게 딱 양키센스를 겸비해서 만든거라서, 미칠듯이 시끄럽고 양키들 많고 히피들 많고...


로비에는 언제나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맥주병을 양손에 낀 양키들이 좋아하는 그런 숙소다.



이과수에서 급하게 숙소를 예약한 우리는, 칠레 산티아고 체 라가르또의 악몽을 잊어버리고는,


그냥 유명하다는 이유로 다시 체 라가르또를 예약해버렸다.


이게 실수였다.


아무리 유명해도 양키들 가득한 그런 곳엔 가는게 아니었는데....




체 라가르또에 도착했을때는 매우 마음에 안 들었다.


입구부터 맥주병을 든 맨발의 양키들이 서성거리는걸 보고,


망할. 여기는 양키천국이구나. 도망쳐야겠다. 라고 생각했으나,


암것도 모르고 3일치를 미리 예약해버리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3일을 지내야만 했다.



정말 내 방보다도 조그만 방에 2층침대 두개가 있는 도미토리 룸이었다.


어차피 하루종일 밖에서 돌아다니다가 숙소에선 잠만 잘꺼니까, 방이 어떻든지 별 상관은 없었다.


첫날이라서 피곤한 마음에, 대충 짐 풀고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려고 하는데....



왼쪽팔이 좀 간지럽다...


크흥. 뭐여. 하고 다시 잠을 자려는데... 뭔가 기어가는 느낌이다.


개미인줄 알고 짜증나서 휴대폰 불빛을 켜서 봤는데... 헐... 더럽게 큰 벌레가 갑자기 도망간다.



놀라서 안경을 끼고 다시 봤다.


이 망할 벌레는 뭐지?.... 난생 처음 보는 벌레였다.


이게 뭐야... 고등학교때 공통과학 생물 파트에서 본거 같은 벌레가 마구 기어가고 있었다.



난 2층이었고, 진희는 1층이라서... 진희에게 휴지를 좀 달라 그랬더니, 자다가 깬 진희가... 왜? 뭔 일이야? 라면서 밍기적거린다.


김미 더 페이퍼 타월!!! 휴지 좀 주세요 뽀르 빠보르!!!!


라고 했더니, 심각성을 인지한 진희가 언능 나가서 휴지를 가져온다.


(도미토리 룸이라서 짐을 보관할수 있는 장소가 복도에 있음..ㅡ_ㅡ 철제 사물함에 자기 가방을 넣고 잠그는 시스템임)



휴지로 벌레를 잡아서 꾹 눌렀다...


다시 뗐는데?.. 엥? 망할? 벌레가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뭥미? 꾹 눌렀는데 왜 안 죽지?


다시금 꾹 눌렀다... 뭐여. 왜 안죽어.



손톱으로 꾹 눌러서 죽였다... 더럽게 혐오스럽게 생긴 벌레였다.


아놔... 이게 말로만 듣던 베드버그인가? 뭐지?


진희에게 벌레가 있는거 같다고 말하고는, 다시 자려고 베개를 재정비하는데...


베개를 들었다 놨을뿐인데, 똑같이 생긴 벌레가 갑자기 미칠듯한 속도로 도망친다.



쒯다빡!!! 왓떠헬!!!


또 다시 벌레를 잡았다... 이건 뭔가 심상치 않다. 100% 문제가 발생한거다.


깜짝 놀라서 휴대폰에 있는 후레쉬를 켠 다음에, 침대 곳곳을 살폈다...


그리고는 내 옆과 머리맡에 있는 벽을 비춰보는데... 


망할.


아까보다는 훨씬 작지만, 딱 봐도 혐오스럽게 생긴 새끼 벌레들이 20마리 이상 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엄마... 이게 뭐야...


이게 빈대인가? 벼룩인가? 이 인가?....


여하튼 보이는 모든 벌레를 다 휴지로 잡은 다음에... 리셉션으로 내려갔다.



야이 망할 양키새킈야. 카운터에서 페이스북 쳐할 시간 있으면 방에 와서 벌레나 쳐잡어.


라고 말해줬더니, 자긴 알바생일 뿐이라고, 내일 매니저가 오면 상의해보겠단다.



그 와중에, 진희도 자기 침대를 검사하면서 2마리의 큰 벌레를 잡았다.


나름 큰 체인 호스텔인데 이딴 환경이라니...


내가 바퀴벌레라든가 왠만한 벌레들이 출몰해도 진상 같은거 잘 안 부리는데...


우수아이아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빈대에 물린 이후로 엄청 예민해져 있었다.



빈대에 물려본 사람이라면 100% 공감할거다.


빈대에 뜯긴다는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짜증나는 일인지...



여하튼 그날밤은 어쩔수 없이 진희 침대로 내려가서 둘이 손 잡고 잤다...


무쟈게 좁은 침대에 둘이 자려니까 제대로 잠을 잘수도 없었을 뿐더러, 언제 어디서 벌레가 텨나올지 몰라서 긴장하고 자서 그런지


한숨도 제대로 못 잤다.





그렇게 밤새 벌레때문에 잠을 못 자고, 다음날 온곳이 코파카바나 해변이었다.



처음에는 큰 벌레는 머릿니고... 작은 벌레가 빈대인줄 알았다...


내가 갑자기 머리를 길러서 머릿니가 생긴건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그 큰 벌레가 빈대라는 벌레였다. 


빈대는 약 0.8cm정도 되는 벌렌데... 납작하게 생긴 바람에 내가 손으로 눌러도 안 죽었던거였다.


손톱으로 꾹 눌러야지만 터지면서 죽어나감...


작은 벌레는 빈대의 새끼로 보인다..



아... 엄마... 이게 왠 생지옥인가요.


내가 처음 빈대에 물린게, (사실 빈대에 물린거랑 알레르기랑 잘 구분이 안가서 정확히는 모르겠다만...)


우수아이아 힐다 할머니네 라는 곳이었다...



그리고는 칼라파테에서 묵는 2일동안 아무일도 없었는데...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남미사랑이라는 곳에서... 그것도 마지막날에 물렸다.


빈대라는게 잠복기가 3~7일 정도라서 정확히 어디서 물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남미사랑에서는.. 마지막날 와인을 엄청 마시고, 이마를 시트에 대고 잤더니..


시트에 대고 잔 그 부분만... 엄청나게 물려서 이마가 부풀어 올랐다.



아놔...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오 데 자네이루의 체 라가르또까지... 여긴 실물을 본거니까 변명할 여지가 없겠지.



물론 내가 어디선가 빈대를 옮겨 왔을수도 있다...


가장 유력한건, 힐다 할머니네에서는 100% 빈대에 물린거 같고...


남미사랑에서도 내 침대가 아니라, 마지막날에는 만취해서 다른 침대에서 잤는데 물린걸로 보아서는 거기도 빈대가 있는거 같고..


마지막 체 라가르또는 내가 실물을 봤으니 더이상 할말이 없고...



여하튼 결론은 온몸을 빈대에 뜯겨서, 지금 온몸이 피바다다.


이마부터 시작해서, 발가락까지... 가려워서 미칠 지경이다.



나는 원래 모기에 물리면 간지러운게 짜증나서, 손톱깍기로 생살을 뜯어서라도 간지러운걸 없애는 편이다.


그냥 아픈게 낫지, 간지러운걸 싫어해서 그렇게 하는데...


손톱깍기로 못 뜯는 부분이라면, 피 날때까지 마구 긁어대서 그냥 간지러운거 보단 아픈걸 선호하는 편인데...




빈대는 그게 아니다.


긁으면 긁을수록 더 부풀어 오르고, 긁으면 시원하다는 느낌보다는 아프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나중에는 살이 땡땡하게 부풀어 올라서 손도 댈수 없을만큼 고통스럽다.


아..ㅠ 엄마...


그 더럽다는 인도 3개월 여행하면서도 빈대에는 안 물렸는데, 이게 왠 날벼락인가 싶다.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에 인도 코치라는 곳에서, 이상한 벌레에 물려 왼쪽 팔이 탱탱 부은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게 전투모기에 물린줄 알았는데, 빈대였던거 같다.)





빈대에 물린 덕분에, 걸어다닐때마다 온몸이 간지러웠다.


특히 잠복기가 있는 빈대의 특성상... 분명 깨끗해 보이는 곳에서 자도 다음날 마구 부풀어 오른다.


처음에는 좁쌀만하게 튀어올라서... 이게 뭐지. 라고 생각하다가...


몇시간이 지나면 좀더 부풀어 오르면서 간지럽고... 그때 긁어버리면...


몇시간 지나서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간지럽고 부풀어 오르고... ㅠ


엉엉...





여하튼 체 라가르또에서는 이미 3박치 돈을 다 냈으니 환불해줄수는 없고,


방을 바꿔주겠단다.


그리고 미안한 의미로 첫날 방값은 환불해주겠단다.



다 필요 없고, 그냥 전체 환불해주셈. 더러워서 여기 못 있겠다고!!! 라고 해봤자,


선불로 돈 낸놈만 손해보는 세상이다.


환불 없이 그냥 방을 바꿔주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결국 벌레가 발견된 그 방은, 잠정 폐쇄되버렸고... 지나가면서 봤더니 침대랑 모든걸 다 빼놓고 천장부터 바닥까지 전부 방제작업 중이었다.





이제 더러운 빈대 얘기는 그만하고, 다시 아름다운 리오 데 자네이루로 넘어와서...


리오 데 자네이루에는 이렇게 코너마다 쥬스집이 있다.


스페인어로는 후고, 포르투칼어로는 수꼬 라고 부르는 쥬스집인데...


각종 과일쥬스를 다 판다... 게다가 샌드위치나 간단한 음식도 판다.



코너마다 저런집이 있길래 뭐 이리 많나 싶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곳이었다..;;;


한블럭당 2~3개씩 있는데도 언제나 사람들이 줄 서서 뭘 사먹고 있었다.


물가가 워낙 비싼 곳이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런 곳이 인기 있는거 같다.



물론 상대적으로 싼거지, 가장 싼 햄버거 (정말 빵에 고기만 들어있음.) 2개랑 쥬스 1개랑 마시면,


우리나라 돈으로 만원정도 나옴...ㅡ_ㅡ





코파카바나 해변의 밤을 구경하기 위해서 또다시 나간 김에 사먹은 옥수수.


3헤알(대충 1800원)짜리다...



이것도 할 얘기가 좀 있는데...


이런 길거리 음식은 가격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사먹기 전에 항상 물어보고 사먹는다.


예전에 뉴욕에서 아무 생각 없이 길거리 핫도그 사먹었다가 7천원을 지불한 아픈 기억이 있어서....ㅡ_ㅡ



여하튼 경찰이 이걸 사먹고 있길래, 경찰한테 물어봤더니 2헤알이란다.


오.. 괜찮네?.. 라고 생각하며 하나 주문했다.


근데 주인장이 3헤알을 달란다...ㅡ_ㅡ


경찰을 쳐다보면서, 이게 2헤알이라며? 왜 3헤알임?.... 이라고 했더니 


갑자기 경찰이 3헤알이 맞다고 3헤알 주란다...ㅡ_ㅡ



망할 남미답게 경찰도 못 믿는겠다. 어쩔수 없이 우리는 그냥 3헤알을 주고 옆에서 야금야금 뜯어먹는데...


경찰도 다 먹었는지 자리를 뜨고 있었다.


그랬더니 갑자기 주인장에 경찰을 잡더니, 1헤알 더 내놓으란다...



알고보니 경찰은 2헤알인줄 알고 2헤알만 내고 옥수수를 쳐먹고 있었던거였으면서,


우리가 3헤알 내는걸 보고는 그냥 바가지 씌우는줄 알고 눈 감아 준거였다.


망할 경찰.


결국 그 경찰도 1헤알을 더 지불하고는 자리를 떴다.



이게 좋게 말해서 상부상조지... 나쁘게 말하면 망할 민중의 자팡이인지는 몰라도 관광객에게는 똑같은 사기꾼임.





마지막으로 왜 브라질이 축구를 잘하는지는 밤에 해변을 나와보면 알수 있다.


해변이나, 도시 곳곳에 정말 많은 축구장이 있는데...


특히 해변에는 어린 꼬마애들이 축구 교육을 받고 있었다.


자기들끼리 재미 삼아 차는게 아니라, 전문 코치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애들을 교육 시키고 있었다.



근데... 이 애들이 장난이 아니다.


딱 봐도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거 같은 애들인데, 어른들이 쓰는 공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게다가 모래밭에서....


잔디구장에서도 하기 힘든 드리블을 모래사장에서 자유자재로 한다...;;


맨발로 공을 뻥뻥 차대는데... 장난 아니다.



프리킥 연습 같은걸 하는데... 맨발로 모래사장에서 하는 킥이 예술이었다.


헐....


우린 안될거야.. 아무리 홍명보 축구교실 에이스라고 해도 여기 오면 한낱 볼보이에 지나지 않겠지...




이래저래 말이 많아졌는데,


이유는 지금 맥주를 2캔정도 마신 상황이라 그런듯. 상대적으로 맥주가 비싼 다른 남미국가들에 비해 맥주가 싼 브라질에 와서는,


열심히 맥주만 마셔대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빈대에 물린 곳들이 너무 간지러워서, 벌써 양쪽 발과 팔은 피바다가 되어가고 있다.


오늘밤이 두렵다...


빈대한테 물리면 이상하게, 밤이 되거나 햇볕을 받지 않으면 간지러워 미칠 지경이다...


아..ㅠ 엄마..ㅠ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