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여행의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남미 여행의 마지막 나라, 브라질에 와서 이과수를 본 우리는...


브라질 제2의 도시. 리오 데 자네이루로 향했다.


현지 발음으로 하면 히우 지 자네이루 지만... 난 그냥 편한대로 리오 데 자네이루 라고 부르겠다.


리오 데 자네이루 라고 하면 현지 사람들도 대충 다 알아듣는다.





다시 첫째날과 동일한 방법으로 국경을 넘어 브라질쪽으로 넘어간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부터 우리와 함께했던 상욱씨도 같이 터미널로 갔다.


브라질 남쪽에 플로리아노폴리스 라는... 아주 끝내주는 휴양도시가 있는데,


거길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유럽여행 준비도 해야되고, 물가도 비싼 브라질에서 괜히 짧게 짧게 돌아다니지 말고,


한곳에서 푹 쉬자는 생각으로,


그곳은 건너뛰기로 했다.


그래서 그냥 리오 데 자네이루와 살바도르만 가기로 했음.


상파울루도 안감.ㅋㅋㅋ



참고로 브라질의 수도는 상파울루가 아닌, 브라질리아 라는 곳임.


대신 가장 큰 도시는 상파울루. 두번째 큰 도시는 리오 데 자네이루.



아주 옛날엔 살바도르라는 곳이 수도였고, 그 다음엔 리오 데 자네이루... 지금은 브라질리아가 수도임.


난 여기 오기전까지만 해도 상파울루가 수도인줄 알았음.ㅋㅋㅋ





이게 브라질쪽 이과수마을에 있는 버스터미널이다.


그냥 첫날 왔던 그대로, 거꾸로 가면 된다.


여기까지는 관광객도 워낙 많고, 국경지대라 그런지 브라질이랑 아르헨티나랑 다른점을 느끼지 못했다.


그냥 길거리에 써있는 말이 뭔 말인지 잘 모르겠다 라는거 정도..


4개월정도 신나게 써온 스페인어와 작별한다고 생각하니 좀 아쉬웠다.


그나마 영어 다음으로 할줄 아는 언어라곤 스페인어뿐인데.ㅋㅋㅋ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먹은 점심이다.


아... 혹시라도 브라질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한가지 팁을 주자면,


브라질 어느 도시를 가든지간에, 버스표는 아르헨티나쪽에서 끊는게 훨씬 싸다.



우리를 예로 들자면,


리오 데 자네이루까지, 아르헨티나쪽에서 끊으면 400페소(8만원 정도)에 끊을 수 있었는데...


브라질쪽으로 넘어오니까 220헤알(13만원 정도)까지 치솟았다...;;;



중간에 파라과이 국경을 넘어가서 거기서 버스를 타고 리오 데 자네이루로 가는 방법도 있는데...


그건 한 사람당 9만원 정도쯤 들었던거 같다. 대신 하루에 오후 1시차 한번뿐이니까 시간 잘 맞춰야 됨.



플로리아노폴리스도 그렇고 상파울루도 그렇고... 무조건 아르헨티나쪽에서 끊는게 이득임.



우리는 이걸 잘 몰라서, 브라질 넘어와서 끊는 바람에... 피 봤음. 





처음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싸게 탈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 빡쳤고,


다음에는, 파라과이에서 싸게 탈수 있었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빡쳤고,


다음에는, 브라질에서 비싸게 끊어서 빡쳤고,


다음에는, 자리가 없어서 둘이 따로 떨어져 앉아 가야되서 빡쳤고,


다음에는, 리오 데 자네이루까지 가는데 23시간 걸린다고 해서 빡쳤고,


마지막엔, 비싸게 끊은 버스가 출발하려면 6시간 넘게 기다려야 된다는 사실에 더 빡쳤음.


아오 빡쳐.



그래서 우리는 터미널 의자에 앉아서 6시간동안 노닥거렸다.





상욱씨는 플로리아노폴리스로 가기 위해 먼저 출발했고,


우리는 한시간정도 더 기다린 끝에 드디어 버스를 탈수 있었다.


브라질 버스회사중에 저렴한 편인 PLUMA버스를 탔는데... 


왜 저렴한지는 딱 보니까 알겠더라....



이쪽 이과수 동네는,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파라과이랑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게다가 파라과이 국경동네는 면세지역이라서... 많은 남미사람들이 그곳에 쇼핑하러 간단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사람들마다 엄청난 짐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저게 다 파라과이 면세지역에서 물건 사서, 지네 동네에 가져가서 팔려고 하는 사람들임...;;;



한 사람당 수화물은 30kg까지만 되는데, 2~3명씩 패를 이뤄서 엄청나게 많은 짐을 버스에 싣는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다보니, 저렴한 버스를 우선적으로 찾는 모양인데...


관광객이 아니라 그런지 엄청 시끄럽고, 엄청 난잡하고...여하튼 개판 오분전이었음.



게다가 가장 빡치는 아줌마가 하나 있었는데..


내 바로 앞에 앉은 아줌마였는데... 갑자기 타자마자 성경책을 펼치고는 큰소리로 낭독한다.


뭐여 이 미친 아줌마는... 귀신 씌였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갈수록 가관이다. 막 손을 허공으로 휘저으면서 뭐라뭐라 성경을 낭독한다.



이건 카톨릭인지 기독교인지 여호와의증인인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빡친다.


가뜩이나 바로 옆에 흑형이 앉아서 신경이 날카로운데, 앞자리 아줌마까지 난리다.



그렇게 한바탕 성경을 낭독하더니... 옆에 앉은 흑형이랑 뭐라뭐라 마구마구 싸우더니 (내가 느끼기엔 싸운건데 잘 모르겠음.)


갑자기 앞으로 뛰쳐나가 운전사한테 뭐라뭐라 하고 온다...


목소리는 얼마나 큰지... 이어폰을 안 꼽고 있으면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잘 정도다..



그렇게 잠을 좀 자다가 깼는데.. 이 미친 아줌마가 신발을 다 벗고 맨발로...


앞 사람 의자 위에... 그니까 앞 사람 머리 위로 양발을 다 올리고는 노래를 부른다.


노래에 맞춰 양발을 까딱까딱 거린다.



뭐지 이 미친 아줌마는.. 


결국 벌 받았는지... 상파울루 가서 자기 짐이 없어졌다고 울고불고 그러더라...


여하튼 끝까지 진상이었음.





브라질의 휴게소는 좀 특이한 형태였다.


입구에 들어가면 이렇게 생긴 종이를 한장 나눠준다.


무조건 한사람당 한장씩 받게 돼있다.


나중에 안건데, 휴게소뿐 아니라 그냥 도시의 식당에서도 이런 식으로 된 곳이 많다.





저 종이를 받고 안으로 들어가서는, 음식이나 과자, 물 같은걸 산다.


그러면 카운터 사람이 저 종이에 뭘 샀는지, 가격이 얼마인지 적어준다.


그러면 마지막에 다시 출구로 나오면서 종이에 써져있는 금액만큼 계산하면 되는거임.



만약 화장실만 갈꺼라도, 무조건 저 종이를 받아서 화장실 갔다가 나오면서 빈 종이를 건네주면 된다.


희한한 시스템이라서 처음에는 좀 헷갈렸는데... 몇번 하다보니 익숙해졌다.




이과수 -> 리오 데 자네이루 가는 버스는 총 23시간이 걸린단다. 


근데 우리는 25시간 걸렸음...


망할.. 말이 25시간이지... 그냥 해가 뜨고 해가 졌다가 다시 해가 뜰때까지 버스만 타고 이동한 셈이다.


장거리 버스는 탈때마다 고역이다.


20시간이 넘어가면 얼굴은 반들반들 거려서 손 대면 미끄러질 정도고...


머리 숙였다가 일으키면 내 머리 냄새가 맡아질 지경이다.


게다가 덥기라도 하면... 온몸에 땀 나고, 찝찝하고....


아오... 여하튼 이 버스가 우리 남미여행의 마지막 장거리 버스가 됐다.


상욱씨가 알려준 덕분에, 리오 데 자네이루부터 마지막 도시인 살바도르까지는 비행기를 끊었음요.ㅋㅋㅋ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