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시간은 흘러 흘러 드디어 나비막에서의 3일차 날이 밝았다.


언제나와 같이 느즈막히 일어나서 빈둥빈둥 거리다가 심심해서,


관광객들이 모여있는 식당으로 가봤는데 아무도 없다... 선실에도 아무도 없다...


드디어 올게 왔구나.


냄새나는 동양 원숭이들은 왕따를 당하기 시작한거다. 우리만 빼놓고 다들 어디갔지...


이리저리 다른 사람들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선장실.


모두들 거기에 들어가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선장실은 매우 따뜻하고 재미있는 곳이었다.


성수기때는 처음에 배 구경시켜줄때 한번만 들어가볼수 있다고 하던데,


비수기인 지금은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그냥 아무때나 들어가서 죽치고 앉아 있어도 된다.


선장님을 비롯한 일하는 사람들도 그냥 같이 놀아준다.





요기가 바로 선장실이다.


선장실은 아니고 뭐라 그러지, 조종실?


뭐 여하튼 배를 조종하는 곳이다. 아직도 누가 선장님인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이 사람들은 아니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분들은 갑판장급 되는 분들인거 같다.


특히 왼쪽에 근엄한 콧수염을 가지신 분은 인천을 자주 와보셨다는 칠레분이다.


칠레에서 우리나라 인천까지 오는데 대충 한달정도 걸린단다.


매니매니 타임 와보셨단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두 단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신다.





요렇게 선장님이 쓰시는 쌍안경으로 경치 구경도 할 수 있다.


뭐 별로 볼건 없지만, 그래도 신기한거니까 열심히 가지고 놀았다.


날씨만 좀 좋았어도 더 좋았을텐데... 안타깝구만..


그래도 안개 낀 파타고니아를 배타고 지나가는건 참 멋진 경험이다.





중간에 이렇게 버려진 유령선도 하나 보인다.


일하시는 분들 말에 따르면, 저기 근방에 암초들이 많아서 견인은 못하고 그냥 방치하고 있단다.


다른 배들도 저 배를 보면서, 저 부근에는 가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갖게끔 넵뒀단다.


하지만 평소 남미 사람들의 성격으로 미루어 봤을때, 그냥 말이 그런거지 귀찮아서 견인 안한게 분명하다.





뭔지 모를 GPS비스무리한 화면들이 가득하다.


함부로 만졌다간 바다에 수장당할꺼 같아서 그냥 멀리서 지켜만 봤다.


평소에는 음악도 흘러나오는 유쾌한 분위기의 선장실이지만,


좁은 해역을 지나갈때에는 매우 긴장감이 감도는 선장실이기도 하다.


좁은 해역이 가까워지면 갑자기 높아보이는 사람이 어디선가 나타나서 뒤에 사람들한테 뭐라뭐라 하면 뒤에 사람들이 열심히 뭔가를 해서 배를 움직인다.





이제 슬슬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파타고니아 지방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추워지고 눈도 많아진다.


더불어 날씨도 점점 거지 같아진다.


여름이 초성수기라던데... 왜 그런지 알겠더라. 겨울에 오니까 이건 뭐 남극이 따로 없네.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사진과 같이 보낸다.


무한리필 되는 과일들을 꺼내먹으며 아이패드로 게임하고... 음악 듣고... 책 읽고... 잠 자고...


저 뒤쪽에 우리의 복학생 아저씨들이 보인다.


일은 언제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하루종일 여기 앉아서 놀고 계신다.





밤이 되니까 갑자기 배가 멈춘다.


여기가 그 유명한 에덴의 섬이다. 성수기에는 여기 내려서 트래킹도 좀 하고 그런다는데...


우리는 비수기에 싸게싸게 얹혀 탄거니까 그런거 없다.


왜 여기 섰냐고 물어봤더니, 내릴 사람은 내리고 새로 타는 사람은 타려고 멈췄단다.


밖을 보니 조그만한 배를 통해서 사람들이 내리고 타고 하고 있었다.


크흥... 왜 여기서 이 배를 타는진 모르겠지만, 여하튼 현지인들이 대거 탑승했다.





보시는것과 같이 밥은 정말 잘 나온다.


저 정체를 알 수 없는 스프는 해장국 맛이 나는 스프다.


뜨거웠으면 정말 맛났을텐데... 얘네는 우리나라에서 팔팔 끓는 뜨거운 국물을 막 퍼마시는걸 이해 못하겠지?


종로에서 술마시고 필름 나가봐야, 다음날 왜 팔팔 끓는 뜨거운 국물을 퍼마시는지 알텐데....




이제 주변의 산들이 모두 설산으로 바뀌고,


바람도 매서워지는걸 보니 파타고니아 지방에 온거 같다.


아르헨티나, 칠레의 남쪽 지방을 부르는 말. 파타고니아.


자연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꿈에도 그리는 곳이자, 세계 3대 트래킹 코스 중 하나인 토레스 델 파이네가 있는곳.


한국분 중에는 이곳이 좋아 눌러앉은 분들도 여럿 계신다.


트래킹이라면 이골이 났고, 자연도 별로 사랑하지 않는 우리가 이곳까지 온 이유는 단 하나. 


세상의 끝에 가기 위하여. 


보통 아르헨티나 우슈아이아를 세상의 끝이라 부르며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지만,


우리는 더욱 더 남극에 가까운, 칠레에서 우슈아이아를 부러워하며 만들었다는 그곳.


뿐따 윌리엄스까지 가기로 했다.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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