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막에서 사육당하고 있는 원숭이들에게 2일차 아침이 밝았다.


언제나 아침은 비슷하다, 네덜란드 애들이 벌떡 일어나서 부시럭 거리면 그 소리에 진희가 깨고.


진희가 일어나서 나를 깨우면 나는 밍기적 밍기적 밍기적 꾸물꾸물 아오.. 좀만 더 자자.. 나 몸이 좀 안좋아...


라는 개드립 치다가, 진희가 화내면 일어나는 시스템이다.





나비막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이 풍경이 3박4일간 지속된다.


그냥 저 땅들이 좀 가까워지거나 좀 멀어지는 것뿐...


그리고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풍경들이 더 예뻐진다.


특히 설산들 사이로 배가 요리조리 지나갈때는 사진 찍는것도 포기한채 계속 쳐다만 보게 된다.


(왜냐면 사진 찍어도 어차피 이상하게 나오니까, 그냥 포기하고 눈으로라도 즐기자는 심정으로 쳐다만 보게 됨.)





바다를 가르는 배가 아니라서 그런지, 그냥 조용하게 쭉쭉 앞으로 나아간다.


배도 별로 흔들리지 않고... 주변도 조용하고... 날씨가 안 추웠으면 바깥에 나와서 앉아 있으면 시간 가는줄을 몰랐을텐데...


파타고니아의 겨울은 꽤나 춥다. 밖에 나와 있으려면 중무장을 하고 나와야 된다.





계속해서 보이는 이런 무료한 풍경들...


이때쯤 슬슬 풍경감상에 질렸던거 같다.


3박4일동안 이런 풍경만 계속 보는건가... 싶어서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그런 아쉬움들은 마지막날 모조리 깨져버렸다.


마지막날 눈 덮힌 산들 사이로 지나가던 나비막에서 본 풍경은 가히 최고였다.





밥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잘 나온다.


게다가 빵, 치즈, 햄, 쥬스, 과일 등은 무한 리필이다.


와이나 포토시 1박2일을 하면서 2키로는 빠졌을거라 생각했는데... 나비막에서 3박4일을 보내면서 2키로는 찐거 같다.


3박4일동안 단 1초도 배가 부르지 않다. 라고 느낀적이 없었으니까.ㅎ





3박4일중에 마지막날만 빼고는 계속 저런 복장으로 돌아다녔다.


배기팬츠에 쓰레빠를 끌고 다녔더니, 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꾸 사진을 찍는다.


바지가 웃겨서 그런건 아닌거 같고, 그냥 이 추운데 쓰레빠 끌고 다니는 게 신기했나보다.ㅎ


마지막날은 인간적으로 너무 추워서 양말 신고 쓰레빠 신었다.





이렇게 점심먹고나면 다들 영화를 시청한다.


왼쪽에 심각하게 영화를 보시는 두분은 일하시는 분들이다. 


우리가 복학생 형들이라고 부른 저분들께서는, 밥 먹을때도 저렇게 일렬로 앉아서 TV를 보신다.


게다가 지정석임. 밥 시간이 되면 가장 먼저 와서 기다리고 계시고, 가장 늦게 떠나신다.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는건진 잘 모르겠음.ㅋ





파타고니아의 날씨는 흐렸다 맑았다 흐렸다 맑았다 를 반복한다.


근데 우리가 배를 탔을때는 계속 흐리기만 했다.ㅠ


마지막날을 제외한 2,3일째는 계속 비 오고 흐리고 비 오고 흐리고를 반복하는 바람에 선실에만 갇혀 있었다.





선실이 갑갑해서 밖으로 나와 있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는데...


밖에 나와 있으려면 저렇게 중무장을 하고 나와 있었야 된다.


바닷바람인지 강바람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여하튼 바람도 쎄고 날씨도 추웠다.




이렇게 할일 없는 나비막에서의 2일째가 지나가버렸다.


하루종일 잠만 자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지나갔고, 난 매우 만족스러운 날들이었다.


늦게 일어나고, 밥 먹고 다시 자고, 누워서 빈둥빈둥거리고....ㅎ


성수기때 타면, 중간에 작은 고무보트로 옮겨타서 빙하도 보고오고, 밤마다 파타고니아에 대한 프리젠테이션도 해주고,


빙고 게임도 하고 술도 마시고 한다는데....


다음에 오면 성수기때 타봐야겠다.ㅎ 올수 있을지는 모르겄다만.ㅎ



까먹고 안썼는데, 이날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대략 12시간 정도는 바다를 항해하는 날이었다.


얌전한 해안가와는 다르게, 태평양 바다는 무자비했다.


이 커다란 배가 미친듯이 흔들렸다. 덕분에 멀미가 심한 진희는 사경을 해맸고... 멀미가 없는 나는 게임만 했다.


너무 흔들려 밥 먹기도 불편했고, 세워둔 가방을 이리저리 굴러 다녔다.


배가 너무 흔들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진희는 많이 힘들어했다.


개인적으로 난 좋았다. 침대가 흔들흔들거리니까 애기 요람 같고 좋더만....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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