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10-Chile2012. 7. 31. 12:48

뿌에르또 몬뜨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


25일날 배를 타야되므로, 24일 하루만 시내를 둘러볼 수 있다.


근데 뭐 하루까지 걸릴것도 없이, 반나절이면 다 둘러볼만큼 조그만 동네다.





동네의 풍경은 딱 이 사진대로다.


그냥 얕은 언덕을 따라서 조그만한 집들이 쭉 늘어서 있다...


대부분의 상점은 비수기라 그런지 문을 닫았고, 길거리에 사람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터미널이 있는 큰 길가로 나가면 사람도 많고, 왁자지껄 하다.





항구도시다보니까, 저 멀리 크레인들도 보이고...


바닷비린내도 난다. 산티아고에서 먹었던 망할 조개탕의 악몽이 떠오른다.


동네를 보면 그냥 별거 없는 동네다.


관광지가 아니다보니 특별히 갈 곳도 없고, 큰 도시도 아니다보니 박물관이 있는것도 아니고....





여기가 바로 우리가 탈 나비막의 사무실이다.


영국 BBC에서 뽑은 가장 아름다운 페리? 아름다운 피요르드를 볼수 있는 페리?


여하튼 꽤나 유명한 페리인데.... 그 모든것은 성수기에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비수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중간에 보트로 옮겨타고 빙하를 보는 프로그램도, 밤마다 열리는 빙고 프로그램도, 파타고니아에 대해 열리는 프리젠테이션도...


그냥 아무것도 없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그냥 이동수단일 뿐이다. 몬뜨에서 나탈레스로 가는 배편일 뿐이다.



우리가 사무실로 들어가서 예약을 하려고 가격을 물어봤더니... 300달러란다.


공식가격은 450달러(비수기 가격이다)이고, 2주전 산티아고 사무실에 갔을때는 382.5달러까지 해준다 그랬는데...


여기는 그냥 시작가격이 300달러다..ㅡ_ㅡ


내일 출발하는데 사람이 많이 모질란가보다.... 더 깍아달라 했더니, 255달러에 해준단다.


땡 잡았다. 450달러짜리를 255달러에 타다니.ㅋㅋㅋ


산티아고에서 예약하지 않고 여기 와서 직접 쇼부치기를 잘한거 같다.



하지만 사무실 직원이 얘기한다.


지금은 비수기라서... 아무런 프로그램도 없이 그냥 완전 화물선에 몸만 싣는 수준이다. 그래도 탈거냐? 


관광객을 위한게 아니다. 그래도 탈거냐?


완전 지루하고 그냥 볼것도 없고 3박4일간 둥둥 떠다니기만 한다. 그래도 탈거냐?



이건 나비막 사무실에 온건지, 경쟁사 사무실에 온건지 모르겠네.


여하튼 무조건 탄다고 했다. 중요한건 풍경이나 투어 프로그램이 아닌, 배를 탄다는 그 자체이니까, 그냥 탄다고 했다.





성공적인 협상을 끝마치고 시내 구경에 나섰다.


우선 처음으로 향한 곳은, 앙헬모 수산시장.


항구도시니까 당연히 수산시장이 유명하겠지?ㅎㅎㅎ


사진에 보이는 개는, 나비막 사무실 앞에서부터 시장까지 우리를 따라오던 이름 모를 개다.


칠레나 아르헨티나는, 사람보다 개가 더 많은거 같다.





앙헬모 수산시장에 가는 길에, 저 멀리 나비막 배가 보인다.


딱 봐도 화물선 같이 생긴 저 배는, 우리가 탈 배가 아니다.


나비막에는 에반겔리스타스, 아마데오. 이렇게 2개의 배가 있는데, 저건 좀더 관광객을 위한 에반겔리스타스 라는 배다.


우리가 탈 아마데오라는 배는, 완전 화물선이다.


말 그대로 화물선임.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진짜 화물선임.ㅋㅋㅋ


아놔, 계속 강조하니까 뻥 같은데, 진짜 화물선임.ㅋ 레얄.ㅋ





여기가 앙헬모 수산시장이다.


입구부터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삐끼 아줌마들이 달려들기 시작한다.


바로 전 글에도 써놨지만, 이 주변에 칠로에 섬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는 꾸란또라는 전통음식이 유명하다.


뿌에르또 몬뜨도 칠로에 섬이랑 가까워서 그런지 꾸란또를 팔고 있었다.


우선 꾸란또를 먹어보기 전에 간단하게 수산시장 한바퀴 돌고....





가격은 발디비아랑 크게 다를바가 없었다.


대신 문어랑 오징어 같은 것들을 팔고 있는게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랄까...


연어, 홍합 종류가 주를 이루는건 똑같았다.





어딜 가나 원숭이는 주목 받는다.


가뜩이나 비수기라 관광객 없는 동네에 원숭이 두마리가 나타났으니 모두들 쳐다볼 수밖에.ㅋ


여기서 파는 것들은 별 관심이 없었는데...


가끔 성게 내장만 모아서 따로 파는 건 하나 사고 싶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게 내장이 꽤 고급 음식인데, 여기는 홍합이랑 같이 취급하고 있다.


성게 내장만 모아서 커다란 유리병에 담아서 따로 팔고 있었다.


가격도 홍합 수준으로 저렴했는데... 엉엉... 못 먹어본게 한이다.





요게 바로 칠로에섬의 전통음식 꾸란또라는 음식이다.


보면 해산물+닭고기+돼지고기가 합쳐져 있어서 육해공의 만남이라고도 불린다.


저걸 그냥 한 솥에 넣고 팔팔 끓이다가 건져서 주는 음식인데, 뭐 크게 특이한 맛은 아니다.


삶은 홍합 + 삶은 닭고기 + 삶은 돼지고기 맛이다.


메뉴판에는 4500페소라고 적혀 있는데, 비수기라 그런지 3000페소만 달라 그런다. ㅡ_ㅡ


어찌보면 비수기에 여행하는게 더 좋은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방값도 싸고, 음식도 싸고... 예약도 안해도 되고, 쇼부 치기도 쉽고.ㅎㅎㅎ





꾸란또를 먹고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초콜렛 가게.


바릴로체에서 너무나도 먹고 싶었지만, 찌질찌질 거리면서 못 먹었던게 한이 된 우리는,


나비막을 싸게 끊은 기념으로 하나 사먹었다.


물론 100그램에 1200페소씩 파는건데, 찌질찌질 거리면서 한두개씩만 담아서 100그램도 못 담았다.


맛은 바릴로체의 반의반의반정도밖에 안됐음.





이제 뿌에르또 몬뜨에서 앙헬모 시장 정반대에 위치한 센트로쪽으로 향했다.


아르헨티나는 비공식 달러환율이 공식 달러환율과 50%이상 차이가 나는 기현상을 가진 나라라서,


달러 가진 여행자가 왕인 곳이다.


그래서 우리는 칠레 들어온 김에, 다음 아르헨티나 여행을 위하여 달러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ATM에서 칠레돈 인출 -> 환전소에서 달러 구매 -> 아르헨티나 가서 달러 환전.


이라는 테크트리를 타기 위해 열심히 달러를 사모았다.


맘 같아서는 암달러 상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스페인어가 안되는 관계로 실패.





뿌에르또 몬뜨 센트로에 위치한 백화점이다.


할거 없을때는 역시 백화점이죠.


난 개인적으로 전통시장보다 백화점이 더 좋다.


생각해보면 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하려면, 관광객 상대하는 전통시장보다 그 나라 사람들이 이용하는 백화점이 더 맞는거 아닌가?


사실 그냥 전자제품 구경하러 갔다.ㅋㅋㅋ





시내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더니, 여기 다 모여 있었구나.


백화점 꼭대기에 있는 푸드코트인데, 보이는 뷰가 환상적이다.


저 창문 너머로 보이는게 모두 다 바다다.


뭐 하나 사서 자리 잡고 먹어보고 싶었지만, 맥도날드 빅맥셋트가 12000원씩 하는 말도 안되는 동네라서 아무것도 못 사먹었다.


영국 런던이나 미국 뉴욕에서도 그렇게까진 안했던거 같은데... 이런 망할 칠레.





저 오른쪽에 보이는 큰 건물이 우리가 갔던 백화점이다.


참고로 남미 전역에 있는 고급 쇼핑몰인 falabella가 칠레 회사다.


우리에게 뉴아이패드를 안겨준 고마운 곳이기도 하지....




이날 백화점 투어를 끝마치고, 열심히 시내를 돌아다닌 결과 1200달러를 구할 수 있었다.


칠레에서 ATM기로 칠레돈을 뽑으면, 우리나라에서는 칠레<->달러<->우리나라돈 이렇게 2번에 걸쳐서 환율이 적용된다.


망할 은행들이 지네 유리한쪽으로 환율을 쳐대니, 당연히 우리 입장에서는 크나큰 손해인데,


그렇게 해서라도 달러를 준비해가는게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득이다.


아르헨티나에서 ATM기로 돈 뽑으면 아르헨티나<->달러 가 4.5인데 반해, 암달러상에서는 6.6까지 바꿔주니까....


뭐 경제가 이렇게 되버렸는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여행자 입장에서는 완전 귀찮다.


이제 드디어 내일이면 나비막을 타고 3박4일간 사육당할 일만 남았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