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g2014. 11. 1. 04:02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지도 어느덧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내 여행기는 아직도 인도에 머물러 있고...


지금의 내 모습 또한 인도에 머물러 있다.



한국에 가면 꼭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내리라.


이제 앞으로 정말 멋진, 내가 살고 싶어하던 삶을 살리라.


다짐했던 2007년 인도에서의 내 모습.


그리고 변하지 않았던 2013년 인도에서의 내 모습.


그리고 여전히 변하지 않은 2014년 한국에서의 내 모습.



난 그냥 생각만 할뿐.


아무런 실천도 옮기지 않은채, 하늘의 별만 바라다보고 있었는지 모른다.



세계일주를 다녀와서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이제는 잘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여행기를 다시 읽어보고, 사진을 다시금 봐야지 그때의 다짐들이 떠오른다.


아.. 맞어... 나 이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아침이면 똑같은 버스에 올라타고, 똑같은 업무, 똑같은 사람들, 똑같은 퇴근길.


그렇게 하루하루.


정말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다.



뭐라도 하면 된다는건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너무 잘 알고 있는 나머지, 그것이 너무 익숙해져 이제는 뭘 해야할지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뭘 하고 싶은거지?


난 차도 있고, 좋은 컴퓨터, 좋은 카메라 그리고 좋은 침대도 있는데?



난 만족하고 있는거 같다.


근데 웃긴건 난 단 한번도, 물질적으로 뭔가를 바라거나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생각해본적은 없다.


하지만,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니 만족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원래 바란다고 말했던 것들은, 


솔직히 말하면 물질적인 것들이었지만 그렇게 말하면 세속적으로 보일까봐 멋드러진 미사어구로 장식한 허울뿐인 단어들이었거나,


아니면 난 지금 편안한 침대에 만족하며 그 단어들을 잃어버린거 같다.



정말 꿈 많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았었다.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그러했다.


하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내가 봐도 실망스럽다.



이대로 하루하루 보내면, 분명히 죽을때까지 별 탈 없이 잘 흘러갈거 같긴 하다.


타워팰리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아파트정도는 살수 있을거고...


벤츠까지는 아니더라도, 소나타정도는 살수 있을거다...




그런데 그게 싫다.


솔직히 싫다고 말은 하지만, 난 거기에 젖어버린거 같다.


헤어나올수 있을까.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