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평은 별로지만 유독 한국인들에겐 인기가 좋은 호스텔.


끼또 벨몬트 호스텔에 자리를 잡은 가장 큰 이유는 옥상이 있다는 점.


콜롬비아에서부터 빨래를 제대로 말리지 못해 옷에서 걸래 냄새가 나는 바람에 고달픈 우리는,


끼또에서 빨래만 주구장창 해대고 있다.





배낭 도난방지를 위해 가져간 와이어 두개를 묶어서 대충 빨래줄을 만들고 빨래를 너는 모습.


내가 봤을때 배낭여행의 필수품 중 하나는 와이어인듯... 





첫날이라서 많이 긴장한 우리는, 숙소 앞에서 이 사진 하나 찍을때도 두려움에 떨었다.


진희가 망을 보고 내가 빠르게 카메라를 꺼내서 대충 누르고 다시 집어넣는다.


처음에 캐논 600D라는 큰 카메라를 사가지고 올라 그랬는데, 안 그러기를 잘한거 같다.


그런거 들고 다녔으면 우리는 벌써 어디선가 강도 만나서 털렸을 듯.





집앞에 있는 식당 들어가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알무에르소(점심)인데 가격은 1.75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2천원 정도?


맛은 그저그렇지만 우리는 맛집 투어 다니는게 아니기 때문에 배만 부르면 장땡.





끼또의 올드타운 거리 모습이다.


가이드북을 보면 끼또의 뉴타운은 밤에 위험하니 해지면 밖에 나가지 말라고 써있고,


올드타운은 밤이고 낮이고 다 위험하니 항상 조심하라고 써있다.


이건 뭐.. 여행을 하라는건지 방에서 네이트 뉴스만 보라는건지 모르겠네.


결론은 고영욱 나쁜놈.





숙소가 좀 후지긴 했지만 주인 내외분이 상당히 친절하다.


우리가 케이블카를 타러 간다 했더니 교통편을 다 알려주셨다.


(끼또에는 관광용으로 만든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가 있다.)





처음 타본 끼또의 버스는 헬이었다.


정말 헬이었다. 물론 인도에 비할바는 못하지만, 소매치기를 경계하느라 더 피곤한거 같다.


요금을 좀 특이하게 걷는데, 탈때 내는 사람도 있고 내릴때 내는 사람도 있고.. 중간중간 안내양이 돌아다니면서 걷기도 한다.


안내양이 바쁘면 버스기사가 직접 돈 받고 거슬러주고 한다. 


그리고는 주기적으로 자기 양복주머니에 저기 있는 동전들을 한움큼씩 집어넣는다..ㅋㅋㅋ



이 사진을 찍을때 안내양이 다가오더니 우리에게 뭐라고 한다. 빠르께? 빠께르? 뭐라 그런다.


그래서 우리는 카메라 조심하라는 얘기인줄 알고.. 씨. 씨. (한국말로 알겠다는 뜻) 했다.


그래도 계속해서 손을 내밀면서 뭐라고 한다.


우리는 우리 찍어주겠다는 얘긴줄 알고, 노. 노. 노. (됐다는 뜻)이라고 했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안내양이 우리를 버려두고 옆에 사람한테 똑같은 말을 하니 그 사람이 돈을 낸다..


아.. 돈 내라는 뜻이었구나...


안내양 : 요금 주세요.


우리 : 넴.


안내양 : 요금 달라고요.


우리 : 싫어요. 싫어요.


경찰서 안 끌려간게 다행이다.





버스에서 내려서 다시 이런 셔틀버스를 타고 도착한 케이블카 승차장.


놀이동산이랑 같이 있는데 이상하리만큼 사람이 없었다.




 


놀이동산은 휑하다. 옛날 장위동 드림랜드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귀신 나올꺼 같이 음산한 기운이 풍겨져 왔다.


왠지 이때부터 뭔가 아니다 싶었다.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기어올라갔더니.... 안한댄다.


뭐라뭐라 하는데 대충 얘기 들어보니 금,토,일만 운행한다는거 같다.


분명 가이드북에는 그런말 없었는데... 아마도 장사가 안되서 운행일수를 줄인거 같다.


한국에서부터 뭔가 맛집 같은거 찾아서 가보면 문 닫거나 수리중이거나 했는데...


우린 좀 재수가 없는듯.





아쉬운 마음에 케이블카 간판 앞에서 한장..


텔레페씨꼬 라고 부른다. 이걸 타면 해발 4천미터 이상까지 한방에 올라가니 고산병을 조심할 수 있도록.


뭐 끼또 자체가 2천미터 이상급이니까... 대충 2천미터정도 더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아쉬운 마음에 우리가 향한 곳은 뉴타운.


여행자 거리도 있고, 맛난 집도 많다고 해서 갔는데... 별거 없다.


콜롬비아처럼 술집이나 클럽이 있는것도 아니고... 뭐 특이한게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무작정 걷다보니 목이 말라서 들어간 아이스크림 집.


이때는 몰랐는데 에콰도르 물가에 비하면 꽤 고급 아이스크림 집이다.


와이파이 존이라고 써있길래 어디 갈까 검색좀 할라고 들어갔는데.. 와이파이 없다. ㅡ_ㅡ 낚임.





주변에 큰 슈퍼마켓이 있길래 방문했다.


아무래도 장기간 여행이다보니 맨날 음식 사먹는것도 한계가 있어서... (입맛도 그렇고 금전적인 문제도 그렇고...)


이날 이것저것 장을 봐갔다.


물론 이것저것 잘 먹는 우리는 한국음식 해먹겠다고 설치기 보다는... 그냥 빵이랑 고기만 사갔다.


아직까진 한국음식이 먹고 싶지는 않다.





벨몬트 호스텔은 옥상에 부엌이 있는 관계로 점퍼를 입고 요리를 해야된다.


옥상에서 간지나게 한컷.


다리가 짧은게 아니고 난간이 높은거다.





가뜩이나 고산인데다 냄비로 밥을 해야되서 컵을 뒤집어 눌러놨다.


보이스카웃을 거쳐 다년간의 경포대 냄비밥 경험자로써 이정도의 환경정도야 얏밥이다.


밥 따윈 눈감고도 한다.


물론 밥인지 죽인지 강냉이인지는 모를 맛이었지만 맛있었다.





남미는 고기종류가 싸다.


특히 소고기가 돼지고기보다 싸다. 그래서 우리가 한 음식은.


소고기 + 양파 볶음. 끝. 


나름 삼겹살처럼 먹을라고 고추장 대용으로 산 BBQ소스. 상추 대신 산 배추와 상추 중간쯤 되는 이상한 야채가 보인다.


결과는 fail. 다른건 다 맛있는데 BBQ소스가 우리 입맛에 안 맞는다.


하지만 다 먹었다. 왜냐면 돈 주고 산 걸 안 먹는다는 건 우리에게 있을 수 없다.



 


옥상에서 보이는 야경. 참 이쁘고 아름답지만.


이 시간에 길거리에 나가면 배때지에 칼빵 맞는다는 현지인들의 조언을 따라서


우리는 호스텔 안에만 갇혀 있었다.


무서운 동네다. 돈 뺏기는것도 아니고 그냥 죽는단다. 조언이 정직하다.


자기 사는 동네에 대해 이렇게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다니....





수능점수가 본인과 80점 차이나는 징규느님의 공부하는 모습.


스페인어 독학중이다.


목표는 스페인 도착하기 전까지 듣지는 못해도 할말은 하자. 이다.


앞으로 남미도 4개월가량 더 돌아야 되는데... 이 동네는 영어가 하나도 안 통한다.


스페인어를 조금이라도 알아야지 여행할 수 있을거 같아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 날 느꼈는데, 진희는 좀 공부를 잘하는거 같다.


나도 안해서 그렇지 좀 잘할거 같다.



에콰도르에 와서 돌아본 결과. 아직까지 별 탈은 없지만,


이 곳을 거쳐간 수많은 여행자들 + 현지인들의 얘기에 따르면 무서운 동네임에는 틀림없다.


뭐 남미 어느곳을 가든 강도+소매치기가 빈번하겠지만.....


조심해서 다녀야겠다. 난 이제 100미터를 11초에 달리지도 못하고 턱걸이를 10개씩 할수도 없는 저질체력이라서.


강도 만나면 신발까지 다 벗어줘야 됨. 


게다가 가장이라서 징규도 챙겨야 됨. 아직까진 징규가 날 챙기지만 앞으론 내가 챙길거임. 훗날. 먼 훗날엔.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