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케이프타운은 트럭킹을 하는 한국사람이라면 나미비아 비자 문제로 인해 무조건 들러야 하는 곳이다.


나미비아 비자를 받으려면 우선 케이프타운에 일주일정도는 머물러야 하는데,


유적지도 아닌 도시에서 일주일이나 머물면 뭘 해야되나.



케이프타운에 왔다면, 한번쯤 가봐야 할것 같은 그곳.


희망봉에 가보기로 했다.


근데 희망봉은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있다는것 빼면 전혀 볼게 없다는게 문제임. (게다가 실제론 최남단도 아님.)


그래서 투어회사들이 생각해낸게 바로 반도투어. (한반도 할때 그 반도임.)


희망봉 + 아프리카 펭귄 + 물개섬 등을 합쳐서 반도투어 라는 이름으로 판매중이었다.


우린 물개섬은 남미에서 보고 온지라, 그냥 희망봉 + 아프리카 펭귄만 보러 갔다.





사실 반도투어에 대한 평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케이프타운에서 할게 없으니까 하긴 했지만, 그닥 볼건 없다는 평이 대다수였고,


볼거리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평도 많았다.



그래서 돈을 아끼고 싶거나, 태생적으로 투어참여를 꺼리는 사람들은 렌트카를 많이들 이용한다.


운전방향이 반대라는 것만 이겨낸다면, 렌트카로 다니는게 훨씬 이득임.


(남아공뿐만 아니라,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잠비아, 탄자니아, 케냐까지... 모두 영국처럼 오른쪽 운전임.)



지금 사진은 테이블마운틴이 잘 보이는 해안가다.


이날도 어김없이 식탁보가 덮여져 있다.





왼쪽에 라이온헤드랑 그 뒤에 테이블마운틴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아래쪽으론 유럽에서 넘어온 부유한 백인들의 집들이 보인다.



왜 부유한 백인들은 유럽에서 넘어왔다고 추측할까.


그 이유는,


예전에 남아공은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적으로 인종차별을 시행하던 나라였다.


10% 남짓한 백인이 정치, 경제, 문화의 모든 것을 누리고 있었고, 90%에 육박하는 흑인들은 그저 노예처럼 백인을 위해 사는 나라였다.


백인정권이 시행한 아파르트헤이트 라는, 노골적인 인종차별정책 때문에,


흑인, 인도인, 유색인종들은 이주도 맘대로 못하고, 결혼도 맘대로 못하고 살았었다.


무슨 신라시대 얘기하는거 같지만, 1994년까지 시행됐던 '법안' 임.



허나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결국 흑인인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게 생기자,


지금까지 지네가 생각해도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흑인들을 괴롭혀온 백인들은.


콩팥이 쫄깃해져오기 시작했고,


너도나도 해외로 도피하기 시작했다.


왜냐믄 흑인이 대통령이 되면, 흑인을 괴롭혀온 자기들을 가만두지 않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버뜨. 넬슨 만델라 아저씨는 어진 사람이었으므로 보복을 하기보다는 평화롭게 바꿔나갔다.


백인들에게 보복하지 않고 모든걸 용서해버렸고,


결국 지레 겁먹고 해외로 도망친 백인들만 바보 되버렸음.


현재도 그런 백인들을 용서해버린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흑인들도 있고,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흑인을 무시하는 백인들도 남아있다고 한다.



여하튼 이런저런 이유로, 현재 남아공에 거주하고 있는 부유한 백인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넘어왔다고 한다.


대표적인 예가, 저번에 말한 스위스 변호사 우르스 할아범임.


간지가 온몸에서 좔좔 흐르지.





여기는 물개섬을 가기 위해 배를 타는 곳이다.


우린 남미에서 많이 보고 온지라, 그냥 선착장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다른 사람들만 배를 타고 다녀왔다.



오른쪽에는 돈 많은 백인관광객 무리가 보인다.


케이프타운은 아직 우리에겐 낯선 도시중 하나지만, 유럽인들에게 있어서는 유명 휴양지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태국 치앙마이 생각하는 그 수준으로 생각하는거 같았음.





다들 물개를 보러 배타고 나갔는데....


오잉. 물개가 여기에 와버렸네.


진희랑 둘이 선착장에서 기념품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물개가 선착장으로 올라왔다..;;;



저 자리만 물이 흥건한 것을 보니, 자주 올라오는 모양이다.


근데 물개가 저러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와서 쫓아낸다.


아무래도 위험해서 그런듯...



그러다가 어떤 한 거렁뱅이가 물개한테 다가가서는 살살 약을 올리기 시작한다.


근데 칠레 발디비아편에도 써놨지만, 물개고 바다사자고.... 겁나 사나운 동물임.


게다가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바다에서나 빠르지, 육지에서는 기어다닐꺼 같지만,


직접 보면 육지에서도 진짜 빠르다.



물개가 빡친 나머지, 갑자기 걸인에게 달려들었고... 걸인은 우리쪽으로 뛰어왔고,


우린 영문도 모른채 물개한테 물릴뻔 했다.


아오 깜놀.


진짜 놀랬네. 





물개섬을 다녀온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물개섬은 별로 볼게 없단다.


그냥 멀리서 물개가 잔뜩 쉬고 있는 섬을 보고 오는것뿐....


참고로 물개는 워터프론트에서도 볼수 있으니, 뭐 굳이 배타고 나가서까진 안봐도 될것 같다.



그렇게 물개섬을 보고난후, 전망 좋은 곳에서 사진도 한장 찍었다.


여기 이름은 까먹었으나,


겨울인가... 여름인가... 여하튼 어떤 계절이 되면 가끔 고래가 여기 나타난다고 한다.


남아공 참 좋은 나라다.


여기와서 살고 싶다.





이제 케이프타운이 얼마나 살기 좋은지는 충분히 보여줬으니,


희망봉을 향해 출발.


희망봉에 가까워지자, 원숭이 무리가 보인다.


뭐 이런 나라가 다 있다냐.


수도에서 차타고 조금만 나가면, 원숭이 무리가 돌아다닌다.





게다가 요건 야생타조임.


원숭이 사는곳에 타조도 같이 살고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야생타조는 희귀한 동물이라 생각해서 연신 셔터를 눌러댔는데,


훗날...


타조는 거의 도둑고양이 수준으로 취급해버리는 수준에 도달했다.



나중에는 초식동물 말고... 육식동물... 특히 고양이과 육식동물 정도는 나타나줘야지,


그때서야 사진기를 꺼내는 그런 나날들이 펼쳐졌다.





요게 희망봉임.


이게 뭐여... 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어쩔수 없음. 이게 진짜 희망봉임...;;;


나도 처음에 보고는 너무 초라해서 희망봉이라고 믿을수 없었다.



희망봉은 대항해시대때, 포르투칼 애들이 아프리카 아래쪽을 거쳐 아시아로 향할때 중요한 이정표가 되던 곳이다.


남극에서 신나게 불어제끼는 남풍이, 희망봉을 기점으로 하여 잠잠해지므로,


아... 망할. 저기 봉우리만 지나가면 그나마 좀 쉽겠구만...


이라는 선원들의 염원을 담아 희망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건 마치 회사생활을 할때 목요일을 바라보던 나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아... 망할. 목요일만 지나면 씐나는 불금이구만...


하지만 언제나 주말출근이 날 기다리고 있었지.





이건 희망봉 동쪽에 있는 등대에서 바라본 희망봉의 모습이다.


흔히들 희망봉이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최남단은 희망봉이 아니고, 동쪽에 있는 다른 곳이라고 한다.



우르스랑 얘기하면서, 남미 대륙 최남단을 가지고 아르헨티나랑 칠레랑 싸우고 있다고 애기해주자,


우르스가 아프리카도 그렇다면서... 희망봉이 가장 끝이 아닌 다른 곳이 가장 끝이라고 알려줬다.



뭐... 과학적으로 최남단이 어디든 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나.


관광지에서 가장 중요한건, 과학적인 증거가 아닌 잘 만들어낸 히스토리라는거...


예시로, 스웨덴은 침몰된 배 하나가지고도 바사 박물관이라고... 엄청난 규모의 박물관을 만들어서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비해,


이 망할 이집트 새킈들은 4천년 전부터 선조들이 죽을둥살둥 만들어놓은 수많은 유적지를 가지고도 이 모양 이 꼴로 살고 있음.


아... 이집트편 빨랑 쓰고 싶다.


제목에 19금 단 다음에, 모든 욕을 다 써줘도 모자를듯 싶다.





희망봉까지 봤으니, 이제 케이프타운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점심시간이 다되서, 희망봉 근처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타조햄버거다.


지금 왼쪽에 보이는 햄버거가 타조고기로 만든 햄버거다.



타조고기는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외로 맛있었고... 소고기 비스무리한 맛이었다.


이땐 되게 특이한 고기라고 생각했는데,


훗날 트럭킹하면서... 그리고 아프리카 여행하면서 타조고기는 꽤 자주 먹게 된다.





펭귄.


나에겐 이름만 들어도 팬더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희한한 동물 중 하나다.


어릴적 내가 좋아하던 게임중에 남극탐험이라는 게임이 있었다.


펭귄이 바다사자랑 빙하를 피해서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게임인데,


이 게임때문인진 몰라도, 난 당연히 펭귄은 남극에 사는줄 알았음.



근데 펭귄에 대한 1차 쇼크는 남미에서였다.


남미 최남단 우수아이아에서... 펭귄 볼수 있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펭귄은 지금 브라질에 가있어.'


????????


넴?... 펭귄이 왜 브라질에 있어요? 남극을 잘못 말하신거 아닌가요?...


저때가지만 해도 '브라질 = 겁나 더움'. '펭귄 = 추운곳에 삼'. 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펭귄에 대한 2차 쇼크는 케이프타운에서였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진희는 아프리카 최남단에 가면 펭귄이 살고 있다면서, 그게 보고 싶다고 했다.


난 최남단, 최남단 그러길래 당연히 아프리카 최남단은 남극이랑 가까워서 좀 춥고... 그래서 펭귄이 몇마리 있는줄 알았다.


허나 그게 아님.





아프리카 펭귄은 진짜 무진장 더운 곳에 살고 있었다.


펭귄은 17종인가 18종인가 되는데... 일반상식과는 달리 대부분 극지방에 살지 않는단다.


극지방에 살고 있는 펭귄은 몇개 안된단다...;;;


모든 펭귄은 전부 남반구에만 서식중이긴 한데, (가끔 갈라파고스에 사는 펭귄이 먹이 찾다가 적도를 넘기도 한단다.)


열대지방에 사는 펭귄도 있단다...;;;



고로 케이프타운 근방에 펭귄이 사는건 전혀 놀랄만한 일이 아님.


이날 날씨는 반팔에 반바지를 입어도 더워서, 차에서는 에어컨을 켜고 다니는 날씨였음.


이런 날씨에 펭귄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펭귄이 어부바를 하고 있다.


어부바하고 있는거임. 


어부바 하고 있는거라고.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도촬이 아니고...


펭귄은 조류임에도 불구하고 깃털이 비늘처럼 생겨먹은 조류라는걸 보여주고 싶었음.


그럼 안되지만 실제로 잠깐 만져봤을때도, 새를 만지는게 아니고 무슨 생선을 만지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펭귄이 가진 또 하나의 특이점은.


펭귄은 조류중에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특이한 조류라는 점...



펭귄비치는 펭귄이 실제 서식하는 곳이라서, 사람은 미리 설치된 나무판넬 위만 걸어다닐수 있게 되있다.


그래서 펭귄들은 나무판넬 옆이랑 아래를 마구마구 싸돌아 다니고 있는데,


사람이 걸어다니고 손을 뻗어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같이 간 일행분은 모자를 펭귄에게 뻗었는데, 펭귄은 도망치지 않고 모자를 겁나 쪼아댔음.





그렇게 펭귄비치를 다 구경하고, 차로 돌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하수구에서 뭔가 어물쩡어물쩡 거리는게 보였다.


뭔가 싶어서 봤더니.... 펭귄비치랑 연결되있는 하수구를 통해서 펭귄들이 길거리로 기어나왔음...;;;



지네도 깜놀했는지, 밖으로 나왔다가 들어갔다를 반복하면서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원래 하수구 구멍이 쇠창살로 막혀있는데, 잠시 열려있었던 모양이다.


덕분에 매우 가까이에서 펭귄을 볼수 있었음.ㅎㅎ





이제 모든 투어가 끝나고, 케이프타운으로 돌아왔다.


지금 보이는 그림같은 집들은 전부 백인놈들이 차지하고 있는 집들임.


우르스같이 연금은 유럽에 있는 자기네 나라에서 받고, 생활은 물가가 싼 이곳에서 사는 백인들이 대다수다.



나도 저런집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


이제 한국 들어갈 날이 머지않아, 가끔 피터팬의좋은방구하기 카페를 구경하는데...


참... 서울 살기 힘드네요.


29년을 서울에서만 살았는데, 귀국과 동시에 서울에서 쫓겨나게 생겼음.ㅋㅋㅋ


아 우울해진다.



여하튼 지금 다시봐도 케이프타운은 참 살기 좋은 동네처럼 보인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