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26-Italia2012. 11. 30. 02:49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대충 정리를 하면서 어디를 갈까 고민했다.


로마를 돌아다니다가 이탈리아 물가가 좀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고...


폼페이를 다녀오면서 이탈리아 사람들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는것을 몸소 깨닫고나니,


태풍 매미도 아닌 것이 그냥 빨랑 북상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밀라노도 버리고, 그대로 베네치아로 직행했다.





로마와 피렌체에서의 캠핑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우리는,


베네치아에서도 과감하게 캠핑에 도전했다.


버뜨....


분명 베네치아랑 피렌체랑 위도는 별차이 없었는데.... 겁나 추웠다.


특히 우리가 도착한날, 대낮부터 안개가 껴서 그런지 차안에까지 냉기가 느껴졌다.



막상 캠핑장에 도착하긴 했는데..... 아무리 봐도 이 날씨에 텐트 치는건 미친짓인거 같고...


뭔가 좀 아니다 싶어서, 사방이 막혀있는 텐트 칠 공간이 없을까해서 다른 캠핑장도 가봤다.


그 캠핑장에다가 텐트 치고 잘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에.... 뭐..... 니가 원하면 잘수야 있겠지.... 근데 난 그냥 호텔에 가는걸 추천해주고 싶구나.'


란다....



그래. 사실 우린 그 말을 기다렸어.


주인장이 안된다고 하니, 뭐 어쩔수 없지.ㅋㅋㅋㅋㅋㅋㅋ 정말 텐트 치고 자고 싶었지만 주인장이 비추하니 안되겠구나.


그래서 잽싸게 처음 갔던 캠핑장에 있는 방갈로라고 불리우는 집을 빌렸다.


비록 텐트 치고 자는것보다 가격은 1.5배쯤 비쌌지만, 탁원할 선택이었음.





주인장이 방갈로가 아니라, 모빌홈이라 부르는데는 이유가 있었음.


엄청 좁다... 그냥 서있는 캠핑카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서있는곳이 부엌이고... 왼쪽은 화장실, 오른쪽은 침실. 끝.



그리고 로마 도착한날 젖었지만, 아직도 안 말라서 이제는 거의 시궁창 냄새가 나는...


하지만 돈 아까워서 버리지는 못하는 트래킹화다.


이날밤 저 히터 위에 올려놓으면 다 마르겠구나!!! 싶어서 올려놨는데...


10분도 안되서 모빌홈 내부에 음식물쓰레기통 냄새가 나서, 울면서 신발을 다시 빨았다.


엉엉... 


여행다니면서 짜증나는거중에 하나가 손빨래 하는거였는데.... 신발까지 빨려니까 눈물이 다 났다.ㅠ





좁아터진 화장실에서 열심히 칫솔가지고 신발을 빨았다.


아... 춥다... 뜨거운 물을 틀고 열심히 신발을 빨았다.


아... 제대로 안 빨린다... 물을 끄고 다시 신발을 빨았다.


아... 엉덩이 시려... 


샤워하는 곳이 너무 좁아서 엉덩이만 밖으로 내놨더니 엉덩이가 시렵다.


아... 내가 뭐하러 이런얘기까지 쓰는거야.



여하튼 그렇게 열심히 신발을 빨고... 대충 정리도 하고, 그리고.


오늘의 메인이죠. 


아니구나.. 베네치아의 메인이죠.


고기파티 시작하겠습니다.



캠핑장 바로 옆에 있는 대형마트에 가서 먹고 싶은 고기를 종류별로 다 담아와서,


열심히 쉐끼쉐끼 구워구워.


지금 굽고 있는건 2차로 굽고 있는 소세진데... 내가 봤을땐 원래 한사람당 하나정도씩 먹는걸로 보이지만,


우린 6개 먹었음.



이렇게 방갈로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고기를 구워먹어도 되려나... 연기때문에 좀 그렇지 않나... 라고 걱정했지만,


이미 베네치아는 안개에 점령당한 상태라서, 맘 놓고 마구마구 구워먹었다.


게다가 이탈리아산 와인이랑, 이탈리아 맥주랑 아주 그냥 쳐묵쳐묵.



그래서 결론은.


우리는 오늘. 마트에 가서 맥주 500ml짜리 20개 들은 궤짝. 그거 샀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