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펑크의 악몽을 이겨내고, 우리는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했다.


크로아티아에 와본 사람들의 말로는, 무조건 두브로브니크는 마지막에 봐야 한다고 했다.


왜냐믄, 여기를 먼저 봐버리면 다른 도시들은 너무 시시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여기를 무조건 마지막에 보란다.


그정도로 알흠답다던 두브로브니크.


유고슬라비아 내전이 일어났을 당시에, 이 곳을 지키기 위해 유럽의 석학들이 인간장벽을 만들어서 지켜냈다는...


도시만큼이나 훈훈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우선 비수기에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숙소 예약할 필요가 없다는 거...


에이... 진정한 배낭여행자라면 숙소 예약따윈 안하고 직접 가서 부딪혀 봐야 되는거 아닙니까.


라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하는 얘기지만....


안됨. 뻘짓임.


스웨덴 스톡홀름부터 시작해서 몇개의 도시를 그런식으로 부딪혀 봤는데...


요즘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서, 인터넷보다 싸고 좋은 숙소를 잡는건 거의 불가능한 일임...


숨겨진 보석같은 숙소를 찾아낸다는건... 내가 봤을때 이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근데 두브로브니크처럼 숙소주인들이 대부분 자기집에 남는 공간을 팬션처럼 빌려주는, 일명 SOBE라고 불리우는 숙소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지도 않고... 그 갯수가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에,


직접 도시에 도착한 다음에 하나씩 둘러보면서 숙소를 잡았다.



결국 맘씨 좋은 노부부가 하는 곳을 잡았고..... 전경이 정말 끝내준다.


대신 한번 시내로 나갔다 오려면, 수천개의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와야 된다...


저기 내 앞에 벽잡고 쉬는 현지인 보이지? 여길 맨날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현지인들도 저렇게 중간중간 쉬는시간을 가져야 되는곳임ㅋ





두브로브니크는 유럽의 지상낙원이라 불리우는 만큼.


돈 많은 사람들이 많다.


북유럽 이후에 이렇게 많은 보트를 본건 오랜만이네...


성수기에는 이 수많은 숙소들에 빈방이 없을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온다지만,


우리가 간 시점은 비수기 오브 비수기라서.... 한적하기 그지없다.


날씨는 정말 딱 좋은데, (성수기때는 30도를 넘나든다고 함)


해가 너무 빨리 진다... 오후 3시만 되면 어둑어둑해져서, 4시만 되면 깜깜해진다.





두브로브니크 올드씨티 들어가는 길목이다.


올드씨티는 딱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다.


두브로브니크의 올드씨티가 유명한 이유도 바로 이 성벽 때문...


성벽을 거닐며 올드씨티를 구경하는 성벽투어가 여기 두브로브니크 관광의 핵심이다.


올드씨티쪽으로 가면 갈수록 이런 돌로 된 골목길들이 많이 눈에 띈다.


두브로브니크 자체가 워낙 산등성이에 위치하고 있는 관계로.... 계속해서 계단의 연속이다.





저기 보이는게 바로 올드씨티다.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올드씨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고, 수많은 관광객과 휴양객들이 찾아온다.


신기한건... 올드씨티야 오래된 도시라서 그렇다 쳐도,


두브로브니크 도시 내에 있는 모든 건물들의 생김새는 전부 비스무리하다.


흰색, 아이보리 계열의 외벽에... 흰색창틀... 그리고 붉은색 지붕.


가까이서 하나씩 뜯어보면 약간씩 다르지만, 멀리서 한눈에 봤을때는 그거만큼 멋진 풍경도 드물다.





여기가 바로 올드씨티의 메인거리. 플라차 거리다.


우리나라 사람들에는, 이곳을 배경으로 한 고현정씨의 맥심광고 덕분에 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대략 이쯤에서 공중전화 박스를 놓고 광고를 찍으신걸로 예상된다.



아... 그리고 두브로브니크는 1년 365일 중에 300일 이상이 맑기로 유명한데,


우리가 올드씨티에 구경간 이날은 비가 왔다...


망할... 재수도 더럽게 없다.





올드씨티 자체는 성벽에 둘러싸여있는 관계로, 그리 크지 않다.


골목골목길을 다 돌아봐도 1시간이면 충분히 다 돌만한 크기였다.


오래되보이는 돌바닥과.... 오래되 보이는 건물 대부분은 복원된 것들이다.


1990년 유고슬라비아 내전때 거의 대부분이 파괴되었다가... 유네스코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복원작업중이다.


지금도 여기서 사는 사람들도 있고... 가게들도 있고...


뭐... 이날까지는 여느 다른 동유럽도시들과 크게 다른점을 못 느꼈었다.





이게 플라차거리를 반대편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이곳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는 미칠듯한 급경사가 펼쳐지고...


왼쪽으로는 바다가 펼쳐진다.


두브로브니크 성벽은 바다에 튀어나온 부분을 성벽으로 둘러싼 것이라서, 천혜의 요새라고 불릴만 하다.


자세한 외관은 내일 성벽투어 포스팅할때 같이 올리겠음요.





쩌어기 멀리 잘 보면 바다가 보인다.


여기가 아마도 동문인가... 동서남북으로 문이 뚫려 있는거 같은데...


북쪽으로는 산이고, 나머지 3개는 모두 바다가 보이는 문이다.


두브로브니크는 옛날에, 베네치아 공화국의 주요 거점 도시중에 하나라서, (이탈리아에 있는 베네치아 맞음)


그 당시 베네치아 사람들이 이 성벽을 쌓았다고 한다.


누가 무서워서 이렇게까지 단단하게 성벽을 쌓았는지 모르겠다.





이게 북쪽의 성벽 모습이다.


이쪽은 바다로 막혀있지 않은 대신에... 엄청난 골짜기를 만들어놨다..


(만들어놓은건지, 요즘 들어서 만든건지는 모르겠다만...)


이런 골짜기가 성벽을 둘러싸고 있고.... 중간에 문이 있는 곳은,


영화에서나 보는 것처럼, 쇠사슬로 연결된 다리들이 내려갔다 올라갔다 할 수 있게 만들어놨다.


즉... 배를 타고 와도 배 댈곳이 없어서 못 쳐들어오고...


땅으로 와도 골짜기가 있어서 쉽사리 공격할 수가 없는 요새다.



버뜨. 그러나. 유고슬라비아 내전때는 미사일 세례를 맞고 초토화 됐단다.





이건 두브로브니크의 신시가지? 별장촌? 뭐 잘사는쪽 동네다.


집들 생김새가 정말 다 비슷비슷하다.


게다가 바다에 떠있는 저 수많은 요트들이 이 동네는 잘사는 곳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근데 이 집들이 전부 좋은 전망을 위해 산등성이에 짓다보니...


도로시설도 개판이고... 특히 주차하는데 지옥이다.


처음에 숙소 찾느라고 차 몰고 골목골목길을 누벼봤는데... 골목이 너무 좁아서,


전후방 센서가 계속 굉음을 울려대느라 콩팥이 쫄깃해졌었다.





우리 숙소에서 보이는 두브로브니크의 야경모습.


사진에는 짤렸는데, 오른쪽에 잘 보면 거대 유람선의 끝부분이 보인다.


크루즈 여행이 많은 유럽답게, 저 곳에 하루에 한대씩은 꼭 유람선이 들어와 있다.


나도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저런거 타고 지중해 여행하고 싶다....엉엉... 운전하기 싫어...




우리는 이날 앞으로의 유럽일정을 대략 짜봤는데...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결국 터키랑 그리스를 빼버렸고, 바로 이탈리아로 넘어가기로 했다.


이탈리아 - 오스트리아 - 스위스 - 프랑스 남부 - 스페인 - 포르투칼 - 프랑스 북부 - 베네룩스3국 - 독일.....


대충 이렇게.... 이제 진정한 서유럽 투어가 시작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탈리아부터는 정말 쉬지 않고 돌아다녀야 할것 같아서.... 여기서 최후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탈리아부터는 다시 캠핑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그럴려면 지금 푹 쉬어놔야지...


지금이 그리울거야... 지붕이 있는 곳에서 잠을 자던 지금이...ㅠ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