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tnam_142016. 9. 22. 23:16

원래는 1년만에 쓰는 베트남 여행기 라고 쓸라고 했는데,


달력을 보니 벌써 2년이 훌쩍 지난 후가 되어버렸구나.


예전에 혼자 갔던 인도여행기도 반쯤 쓰다가 중단된 상태인데...


베트남까지도 그러면, 끈기 없는 놈이라고 욕먹을까봐 우선 베트남 여행기부터 마무리 지어야겠다.



사실 이제 세계일주 여행기도 다 끝난 마당에,


더이상 블로그에 쓸 얘기도 없는데.. 꾸준히 들어와주시는 분들이 계신거 같아서 죄송해서 뭐라도 써야되겠다는 조급한 마음에,


1년정도 열어보지도 않던 외장디스크를 연결해서, 뭘 올려야 되지. 뭘 쓰지. 고민고민하다가,


겨우 찾아낸게 이 베트남 마지막날 사진들이다.


휴...





마지막 날이라서 체크아웃은 해야되겠고...


비행기는 밤출발이고... 대낮에 베트남을 또 다시 돌아다니는건 미친짓이라고 생각한 우리는,


인터넷을 마구마구 뒤지다가,


베트남에 CGV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버렸다.



우리로 말씀 드릴것 같으면,


처음 만난 인도에서도, 간지 나는 배낭여행자의 포스를 풍기기 위해서,


장담컨데 외국인이라곤 우리가 최초일것 같은 영화관에 간적이 있었다.


갈라고 간건 아니고, 그냥 걸어가다가 영화나 볼래요? 라면서 들어간 곳임.



정말로 충격적인 인도의 영화관람 문화에 문화컬쳐를 받고,


뭔 말인지도 모를 영화를 30분? 1시간? 쯤 보다가 도망쳐나온 추억이 있다.



인도사람들은 화면에 여배우가 나오면 자리에서 일어나서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고,


표 검사하는 사람은 손전등을 들고 다니면서 눈뽕을 해대고,


오징어인지 뭔지 모를 음식을 파는 사람은 자꾸 내 앞을 가로막고,


인도 애들은 영화관에 온건지, 동물원에 온건지 모를 정도로 우리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고,


가장 충격적인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도망쳐 나왔는데, 영화관 전체가 쇠사슬로 잠겨있음...;;;;;;


겨우겨우 외국인이라고 영화 보기 싫다고 열어달래서 자물쇠 풀고 나온 기억이 난다.



아... 더 충격적인건 훗날 우연찮게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가 1시간 가까이 웃으면서 코믹영화인줄 알고 봤던 그 영화는,


인도에서 꽤나 흥행항 공포영화란다.





우선 영화관이 있는 곳으로 갔다.


첫날 갔던 빅C마트로 갔다.


첫날 빅C마트 전체에 풍기는, CGV콤보세트 향기에 정신을 잃을뻔 했는데,


드디어 그걸 먹으러 간다.



아. 팝콘 먹으러 가는건 아니고 영화를 보러 간다.


진짜 베트남 사람들도 이 돈을 내고 택시를 탄다고? 싶을 정도로 싸지 않은 택시로 타고 빅C마트로 ㄱㄱ.





IFC몰이 아닌, 빅C마트다.


진짜 CGV다....


하긴 롯데마트도 있는 마당에 CGV 있는게 뭐 그리 신기한 일이겠냐마는...


그래도 꽤나 신기한 경험이었다.





영화관 하면 역시 오락실이죠.


근데 철권같은 평범한 오락은 없고... 죄다 바다이야기 같은 사행성 게임만 있었다.


특히 가운데 보이는 것처럼,


동네에서 잘나가는 것 같은, 눈만 마주쳐도 매점에서 파는 500원짜리 햄버거를 갖다바쳐야 될것 같은,


그런 양아치들이 잔뜩 포진해있어서,


나는 코인을 넣어보지도 않았다.



뭔 게임인지는 모르겠는데, 연신 돈을 집어넣으면 물고기가 막 나타나고, 뭐 돈이 다시 쏟아지는 그런 게임이었다.





우리가 선택한 영화는 우는 남자.


맞냐.


뻥 안치고 10번은 넘게 본 아저씨 영화를 만든 감독이 만든 영화라고 그래서...


한번 봤다.



사실 이거 말고는 죄다 베트남 영화 or 헐리우드 영화라고 못 봤음.


그나마 이게 한국어로 말하는 영화라서 고름.





영화관은 팝콘 먹으러 오는곳 아닌가연.


커널스 팝콘보다 맛있는 CGV팝콘이다.


카라멜 팝콘의 맛은 성신여대CGV나 다낭CGV나 똑같았다.



참고로 옆에 원피스 입은 아가씨는 나한테 말 거는거 아님.





영화관 내부는 우리나라랑 똑같이 생겼다.


그냥 멀티플렉스 영화관처럼 생겼다.


우리나라처럼 뭐 저 검은 껍데기가 씌어진 좌석은 천원씩 더 받고, 그딴 양아치짓은 안한다.


그냥 왜 씌어진건진 모르겠음.



여하튼 가장 충격적인건,


관객이 단 한명도 없었다.....


뭐... 토요일 오전에 멀티플렉스에 관람객이 한명도 없다라....


충분히 그럴수는 있지만, 내 상식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정확히 1시간 후에,


내 상식은 정확히 맞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고편으로 나오던 명랑.


난 안 봐서 잘 모르겠는데, 베트남 사람들이 임진왜란 이런거 보면 무슨 생각이 들라나.


저 쪽바리로 나오는 아저씨 어디서 많이 보던 아저씨인데? 라는 생각이 들겠지?



혹시라도 오해할까봐 미리 써두는건데,


난 원래 영화관에서 개념없이 사진 찍고 그런 사람 아니다.


그냥 관객이 한명도 없어서 기념삼아 찍어봤다.



그리고 이 사진 찍고 난 후에, 베트남 총각 3명정도가 입장했다.


그렇게 총 5명이서 우는 남자 를 보기 시작했다.


.


.


.


.


.


무릎이라도 꿇고 싶었다.


그 3명의 베트남인들에게 나라도 무릎을 꿇지 않으면 안 될것만 같았다.


베트남어만 된다면, 그들에게 가서


죄송합니다.


이걸 만든 사람이랑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이 끔찍한 영화를 찍게 넵둬서 죄송합니다.


화가 풀릴때까지 절 때려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뭐 이딴 영화가 다 있나 싶었다.



난 원래 무슨 영화를 보든지 중간에 꼭 졸곤 하는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도 졸지 않았다. 하품조차 안했다.


그정도로 너무나도 충격적인 영화였다.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이 감독님은 이 영화를 끝으로 더이상 영화가 안 나오고 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마음을 추스리고 밖으로 나오니,


바로 앞에 동대문운동장 같이 생겨먹은 건물이 있었다.


뭔가해서 봤더니 다낭에서 유명한 꼰 시장이란다.



시장이라는 이름답게 전부 다 파는듯.





시장 내부는 생각보다 깔끔했다.


남미의 시장과 비슷한 느낌도 들었다.


약간은 촌스럽다고 느껴질법한, 형광색의 옷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오른쪽 아래 보이는 멜빵바지는 어디에 쓰는 물건이지.


코스프레 할때 입는건가.





우리나라 남대문 악세사리 시장처럼,


장신구를 파는 섹션도 따로 있었다.


시장이 엄청나게 크다보니까, 옷파는 구역이 있고, 장신구 파는 구역이 있고, 가방 파는 구역이 있고 그랬다.





여기도 계속 꼰 시장임.


여기는 야채를 파는 곳이었나보다.


다행히도 두리안은 팔지 않았음.


길거리 음식이라도 있으면 좀 먹어볼라 했지만, 마땅한 음식을 팔진 않았다.





그리고는 호텔로 돌아가는 셔틀버스를 타는 곳으로 왔다가 발견한 식당.


배가 고파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눈에 보이는 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난 아무거나 잘 먹게 생겼고, 실제로도 아무거나 잘 먹긴 하지만,


나한테 익숙한 음식만 찾아먹는다.


다시 말해서 생소한 음식을 주면 먹기는 잘 먹는데, 굳이 내가 찾아먹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온 곳임.


저 가방들을 보고 뭐 하는 곳인가 싶었으나,


나름 음식도 팔고 짝퉁가방도 파는 그런 가게였다.





나에게 가장 익숙한 음식.


피자.


그리고 파스타.


우는 남자를 보면서 진짜 울어버릴뻔 해서 그런지, 난 기진맥진했고,


부족한 열량을 채우기 위해 가장 육덕진 애들로만 시켜서 먹었다.



물론 다낭의 상징.


얼음 동동 띄운 타이거 맥주도 마셨지.





이게 우리 호텔로 돌아가는 셔틀버스다.


지금 바로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꽤 좋아보이는 쇼핑몰 겸 호텔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우리는 호텔에 맡겨둔 짐을 찾아서 다낭공항으로 왔다.


이렇게 어딘가를 떠나는 시간이 되면,


쪄죽을것만 같던 날씨도, 입에 안 맞았지만 잘 맞는척하느라 날 힘들게 만든 쌀국수도,


모든게 그리워진다.



하지만 내가 다시 베트남에 가는 일은 없겠지.


그냥 그리워만 할 예정이다.





떠나는 공항에서의 가장 큰 재미는,


남은 동전들을 사용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유로나 달러처럼 언제 다시 쓰게 될지 모르는 그런 재미없는 돈이 아닌,


다시 올일 없을것 같아서 이번에 다 쓰고 가야되는 베트남 동은 우리를 쌀국수집으로 이끌었다.



사실 먹고 싶은 것들을 많았으나,


우리가 가진 돈으로는 이 구석에 있는 쌀국수 한그릇밖에 먹을수가 없었음...;;;





쌀국수를 사왔는데, 왜 먹질 못하니!!!


돈이 없는 관계로 쌀국수 한개를 사서 둘이 나눠먹었다.



흠... 또 이렇게 보니까 맛있어 보이긴 하네.


가끔 회사에서 여직원들과 점심을 먹으면 쌀국수를 먹긴 하는데...


(이상하게 남자보단 여성분들이 쌀국수를 좋아하시는거 같다...)


그럴 때마다, 전 이런 이국적인 향신료도 좋아하는 그런 글로벌한 사람입니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기라도 하듯이


꼭 고수를 왕창 집어넣어서 먹었다.



처음 인도에서 고수를 접했을때는, 가는 곳마다 고수 빼달라는 말만 하고 다녔었는데..


(너무 맛없어서, 인도말로 고수는 빼주세요. 를 찾아내서 외우고 다녔음.)


계속 먹다보니까.... 지금은 꽤 좋아하게 됐다.





이게 지금 다낭 공항인지 인천 공항인지 모를 정도로 


많은 한국분들이 계셨다.


저기 구석에 시원한 하이네켄을 팔고 있어서, 너무나도 마시고 싶었으나...


돈이 없는 관계로 패스.





이렇게 우리의 첫 동남아 여행은 끝이났다.


다시는 여름에 동남아를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라고 말은 했지만,


망할 여름휴가는 여름에만 써야되는데 그럼 언제 가나!!!!


불쌍한 월급쟁이...


이렇게 2년만에 쓰는 베트남 여행기 끝.







이라고 하면 아쉬울까봐.


아니. 내가 아쉽다고. 오랜만에 여행기 쓰는게 더 쓰고 싶은 내가 아쉽다고.



여하튼 인천에 도착해서 출국장을 나오는데...


엄청난 카메라들이 우리를 향하고 있었다.


헐... 깜놀이야.


엄청난 카메라를 보고 놀란 우리.


그리고 우리를 보고 약간은 아쉬운듯, 약간은 화가 난듯한 알수 없는 카메라우먼들.



이게 도대체 뭐지? 누구 오나?


싶어서 집에 가는것도 까먹은채 그들 사이에 파고들어서 누굴 기다리나 엿들어봤다.





근데 도대체 난생 처음 듣는 이름들만 오가길래.. 운동선수인가.. 가수인가...


싶어서 끝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공항에서 이렇게 유명인을 본적이 없어서, 한번쯤 보고 싶었으니까...ㅎㅎ



그렇게 꽤 오래 한 30분? 정도는 기다려서 만난 그들.


실제로 눈앞에서 봤으나, 망할... 모자+선글라스+마스크까지 끼고 나타나서 


저게 지금 지코인지 서태지인지 성소인지 알게 뭐야...



게다가 저들이 나타나자마자 우렁찬 함성소리 3초간 발사와 함께,


저들을 따라서 우르르르 뛰어가는 바람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좀 지나서 알게 됐는데, 저들은 VIXX라는 아이돌 그룹이었다.


VIXX맞나... 괜히 이름 잘못 썻다가 테러 당할라...



여하튼 이렇게 마지막에 연예인도 보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것 같은 베트남 여행기는 진짜 끝이다.




나름 팁. 나름 여행정보

1. 원래 베트남 여행기는 여행팁을 마지막에 적어드렸습니다.

2. 근데 2년이나 지난 팁이 뭔 의미가 있겠습니까.

3. 우는 남자 보세요.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