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g2018. 8. 15. 22:46

글이 너무 길어서 나눠 써야겠다.



주식으로 어떻게 돈 벌었는지부터 좀 더 자세히 쓰자면...


처음에 산 주식은 현대중공업이었다.


뭔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때쯤 뭐 해운업이 망해가고 현대상선도 망하고 뭐 그런 뉴스가 계속 뜨고 있었다.


근데 정부에서 한개 회사만 밀어준다? 뭐 그런 류의 뉴스를 보게 되었고,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인가? 뭐 그 세개중에 그나마 제일 나아보인게 현대중공업이었다.


순전히 추측이었다.


그래서 난 현대중공업을 샀고, 결과는 맞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짓인듯. 뭔지도 모르고 한달 월급을 갖다 박다니...


그 회사는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살아나기 시작했고 주식도 계속해서 올라갔다.



어느정도 올라갔을때쯤이었다.


내가 회사에서 담당하는 업무 중 하나가 컴퓨터 서버 구매요청을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외부 업체에서 서버를 팔기 위해서 자주 설명회를 갖곤 하는데...


그때쯤 설명회를 갖던 업체에서 이런 말을 했었다.


'근데 요즘 전세계적으로 메모리가 너무 부족해서, 한달 이상은 기다리셔야 할겁니다.'


그리고 또 다른 업체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이 터져도 상관 없어요. 지금 메모리가 너무 잘 나가서...'



뭐 여하튼 저 얘기를 듣고 삼성전자를 찾아봤으나, 더럽게 비쌌다. 내 기억으로 100만원 초중반대? 뭐 그랬던거 같은데, (그때 샀으면 지금 2배는 됐을텐데...)


그 가격은 너무 비싸보여서, 꿩대신 닭이라는 생각으로 SK하이닉스를 샀었다.


어차피 둘다 메모리 만드는 회사지만,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매출비중이 더 높아서 주가에 반영이 더 잘될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내 예상은 적중했다.


SK하이닉스는 그 당시에도 꽤 가파르게 오르고 있었지만, 내가 산 이후로도 쭉쭉 잘만 올랐다.


그러다 너무 무섭게 오르길래 쫄아버린 나는 그만 팔아버리고 만다... (이것도 걍 넵뒀으면 2배는 올랐을듯)



그리고 한달정도? 아무것도 안사고 CMA로 굴리고 있었는데,


팔아버린게 너무나도 배가 아플정도로 SK하이닉스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다시 사자니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 들어서 싫었다. (전형적인 주식으로 돈 못 버는 사람의 특징, 이때 샀어도 훨씬 더 많이 벌었을듯.ㅎ)


삼성전자도 이미 많이 올랐고, SK하이닉스는 더 오를것 같았으나 한번 판거 다시 사기는 싫고...


그래서 찾아낸게 두개의 회사에 메모리 제조관련된 기계를 납품하는 원익IPS 라는 회사였다.



기존에 산것처럼 큰 회사가 아니라 좀 무섭긴 했으나, 서버를 살때마다 메모리가 없다는 말을 들어 업무상으로도 빡친 나는 그냥 원익IPS를 샀고, 


결국은 꽤 많이 올랐다.



이게 내가 1~2년간 주식을 한 전부다.


물론 중간중간에 다른 자잘한 것들도 사고팔고, 아침에 샀다가 저녁에 팔기도 하고, CMA통장으로 옮겼다가 뺐다가 아주 그냥 1원이라도 더 모으려고 열심히도 했다.


난 내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도 모르고, 보험료로 뭐가 빠져나가는지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매달 빠져나가는 멜론도 몇개월이 지나서야 깨닫는 그런 수준의 경제관념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


저렇게 CMA개설하고 뭐 옮기고 주식사고 팔고 이리저리 컨트롤하는게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였다.


이 짓을 하면서 역시 돈 버는건 내 영역이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응????


여하튼 그렇게 원익IPS로 꽤 재미를 보고 있을때쯤....


2017년 9월 17일이 다가왔다.


우리가 만난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나에게 있어서는 결혼기념일보다, 우리의 생일보다 더 중요한 날이었다.


생일이야 뭐 부모님들이 알아서 잘 낳아주신 날이고,


결혼이야 뭐 만나다보니 적당한 날에 한것뿐이라는 생각이라,


우리가 우연찮게 만남을 시작한 9월 17일이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날이었다.


가장 소중한 날은 2007년의 9월 17일이겠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후였으므로,


그 다음으로 소중한 날은 10년이 되는 2017년의 9월 17일이었다.




만난지 1일째 되던 날, 아직 서로의 이름도 모르던 그때. 처음으로 찍은 진희의 사진을 마지막으로 다음 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자.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