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10-Chile2012. 7. 19. 00:58

우리가 칠레 산티아고에서 묵었던 숙소는 안데스라는 숙소였다.


페루 리마의 HQ빌라와 비슷한 분위기의 고급숙소였는데... 그나마 산티아고에서 저렴한 편에 속한 숙소였다.


6인 도미토리가 하루에 17달러.... 두명이면 34달러...


우린 신혼인데... 도미토리가 왠말이란 말이냐... 하지만 돈이 없어서 하루에 34달러도 사치였다.


그래서 우리는 남은 3일은 더 허름한 숙소에서 묵기로 했다.


여기는 8인 도미토리... 예전에 호텔이었던 곳을 개조해서 호스텔로 사용하고 있는 숙소였다.


호스텔월드라는 숙소사이트에서 알아본 바로는, 여기가 칠레 산티아고에서 가장 저렴한 방이었다.





저렴한 가격만큼이나 시설도 저렴하다.


5분 이상 샤워하면 찬물이 나오고... 병원도 아닌데 철제 2층침대가 구비되어 있다.


칠레로 넘어오면서부터는 계속해서 도미토리만 쓰고 있다.


소지품 분실의 위험만 감수한다면 가격도 싸고 청소도 해주고 뭐 괜찮은거 같다.





숙소를 옮긴 후에는 버스표를 예약하러 터미널로 갔다.


원래 금요일에 발디비아라는 항구도시로 떠나려고 했는데, 표가 없는 관계로


산티아고에 3일이나 더 묵은 후에 월요일에 발디비아로 떠날 수 있었다.


버스표 가격도 매우 칠레스럽다. 우리나라 우등고속버스 수준의 표값을 자랑한다.





하루종일 앞으로의 여행일정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이제 앞으로 1일 생활비는 더 들텐데... 어떻게 하면 최대한 돈을 아끼면서 돌아다닐수 있을까...


답은. 음슴. 그런거 음슴. 세계일주가 뭐 애들 장난인줄 알았나. 돈 수천 깨진다잉.


혹시 세계일주 생각하고 계시면, 나오기 전에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고 나오세요. 한방에 훅 갑니다잉.


돈 없는 우리는 쏘야파스타를 해먹었다...


원래 쏘야에 밥을 같이 먹을라 그랬는데, 저렴한 숙소다보니 냄비가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아서 밥은 못하고...


그냥 파스타 면발이랑 같이 먹었다.


저 면발은 LIDER라는 마켓에서 만든 자체상품이다... 아마도 사람이 먹을수 있는 것중에 가장 저렴할듯.ㅋ





폭풍같은 쏘야, 저 쏘세지도 자체상품이라 매우 저렴했다.


한가지 단점은 싸구려라 고기는 거의 안 들어있는 밀가루 햄이라는거... 요리하다보면 형체도 없이 사라지기 일쑤.


그래서 우리는 뜨거운 물에 한번 데쳐서 쏘야를 해먹었다.


후랑크 소세지가 먹고 싶었지만... 비싸서... 저 천하장사 큰것처럼 생긴 소세지를 먹어야 했다... 울고 싶다.





그래도 맛 하나는 기가 막혔다. 우리가 아는 요리가 없어서 그렇지, 요리 한번 했다 하면 언제나 성공이다.


놀러와서 밥 해먹는데 하루의 반 이상을 소모하고 있는거 같다.


왜 사람이 살아가는데 의식주가 중요한지는 여행 와보면 절실히 깨닫는다.


여행 와서 하는 일중의 반 이상은, 방 잡고 밥 해먹고 자는것 뿐이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어제 발디비아라는 도시에 도착해서 홍합탕이랑 연어스테이크를 한 다음에


와인이랑 같이 마셨는데, 흥에 겨워 거의 와인 3병을 나눠마셨다가 밤에 죽는줄 알았다.


아. 와인 나랑 안 맞아. 외국에서 객사할뻔 했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