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10-Chile2012. 7. 16. 10:59

볼리비아에서 칠레로 넘어오면 처음 만나는 마을.


그리고 칠레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


아타카마 사막.


그곳에서 우리가 할 일은 오로지 하나. 달의 계곡 투어뿐.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미니 달의 계곡을 봤지만, 이번에는 진짜 달의 계곡을 볼 차례다.





거의 대부분의 투어사에서 달의계곡 투어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가격은 대동소이하다. 어차피 투어사끼리 뭉쳐서 가는거니까 이것도 제일 싼걸로 골랐다.


2012년 7월 현재 6천페소면 갈수 있는듯 싶다.


물가가 비싼 칠레중에서도 물가가 비싼 편에 속하는 아타카마 지역이라 밥은 대부분 해먹거나 저렇게 엠빠나다를 사먹었다.


이제 아껴야 여행할 수 있는 지역으로 접어든거다.





칠레로 넘어오니 투어의 질이 확 올라갔다.


더불어 투어가격도 확 올라갔지... 엉엉...


버스도 볼리비아에서 타던 허접한 투어버스가 아닌 고급 벤츠 미니버스다.





아타카마 사막 투어는 별거 없다.


그냥 볼리비아에서 국경 넘어오면서 질리도록 봐온 사막을 다시 보는거 정도다.


가이드가 뭐라뭐라 설명해주는데, 스페인어를 못 알아듣는 우리는 가이드를 안 따라다니고


그냥 사진 찍어대느라 바쁘다.


여행 뭐 있나. 인증샷만 찍으면 그게 여행이지.





달의 계곡 투어는 일몰을 보기 위한 투어와 일출을 보기 위한 투어가 존재했는데,


일출을 보려면 새벽 4시 반에 출발해야 한다길래,


우리는 일몰투어를 선택했다.





남미 가이드들은 점프샷을 좋아하는거 같다.


현지인들보고 점프하라 그랬는데, 현지인들이 싫다고 안하고,


우리는 시키는대로 잘하는 원숭이들이라 점프샷을 찍었더니,


지켜보던 현지인들이 너도나도 점프샷을 찍겠다고 줄 지어서 점프를 해댔다.


내가 입은 저 바지는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획득한 단돈 6천원도 안하는 퓨마 바지다.





훈이씨의 저 머리 덕분에, 같이 다니면 슈퍼스타가 된다.


모든 사람들이 저 머리를 쳐다보느라 우리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지금의 내 머리도 거의 베이비펌 수준으로 변한 상태라 이목이 더욱 집중됐다.





코요테의 머리. 라는 이름을 가진 바위다.


오른쪽 부분에 금이 간게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멋진 인증샷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는것이 당연지사.


아직도 정확히 어디가 달의계곡인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어디를 보든지 달의 풍경이었다.


달의 계곡이라는 이름은. 달의 표면과 흡사한 풍경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요게 달의 계곡인가...


여하튼 저 아래 하얀건 전부 소금이다. 내가 직접 먹어봤으니 확신할 수 있다.


어디서부터 흘러들어온 물 때문에 소금이 생기는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신기한 지역이다.





달의 계곡 투어 역시 볼게 별로 없기 때문에,


이렇게 중간중간 어거지로 끼워넣은 듯한 코스가 몇개 있다.


이건 갑자기 가이드가 끌고 들어간 동굴이다.


뒤에 있는 아저씨를 보면 알겠지만, 꼬불꼬불하고 어두운 동굴이었지만,


이스터섬의 동굴도 탐험한 우리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달의 계곡 투어까지 와서 왜 이런 생고생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가이드가 가라는 대로 따라가다보니 이런 이상한 길도 마구마구 건너댄다.


그냥 흙벽처럼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흙을 조금만 벗겨내면 전부 수정같이 투명한 돌이다.


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알지? 내 스페인어 실력과 가이드의 영어실력이 합쳐지면 우린 의사소통이 불가능한거.





원래는 한시간이 넘는 트래킹 코스 중 일부지만,


투어를 하는 사람들의 특권. 초단축 맛뵈기 코스만 걸어볼수 있다.


아타카마 지역에는 많은 액티비티와 투어가 있는데, 


사해처럼 몸이 둥둥 뜨는 호수를 가볼수도 있고... 모래언덕에서 스노우보드를 타는 샌드보딩도 해볼수 있다.


어차피 중동을 갈꺼라서 샌드보딩은 패스해버렸고,


몸이 뜨는 소금호수를 가볼라 그랬는데... 겨울이라 패스했다.


투어사에 겨울인데 호수에 들어갈수 있냐 그랬더니 들어갈수 있단다.


오.. 진짜요? 안 추워요?


라고 물어봤더니, 춥단다. 근데 어떻게 들어가요? 라고 했더니 춥지만 들어갈라면 들어갈수 있단다.


아... 그렇구나... 당연히 들어갈수야 있겟지. 온몸이 얼어붙어서 그렇지... 망할 투어사. 지금 나랑 말장난 하나.





이것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진희가 서있는 곳에 있으면 돌이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쩍! 쩍! 하면서 돌이 갈라지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린다.


다들 잘 못 듣고 지나치는데, 가이드 설명 들을 필요 없는 우리는 돌 갈라지는 소리가 들릴때까지 서있어서 들을수 있었다.





이제 또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4시간정도만 하는 투어라서 별 다른 부담은 없다.


3시부터 6시정도까지는 그냥 주변 돌아보면서 투어하는거고... 마지막 한시간정도는 일몰을 보는 코스다.


근데 날씨를 보면 알겠지만, 이날 일몰은 구름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다.





여기는 또 다른 관광지. 세개의 마리아상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잘 보면 가운데 우뚝 솟은 돌은, 오른쪽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성모 마리아상 같은 모습이고,


왼쪽의 돌덩이는 아래 사진 참조.





왼쪽의 돌은 이렇게 티라노 사우르스가 하늘을 보고 기도하는 모습이다.


여하튼 투어사들의 이름 붙이는 기술 하나는 기가 맥힌다잉..


이런 별거 아닌 돌에도 이름을 붙여서 투어상품으로 팔아먹다니.ㅎㅎㅎ


하지만 대다수가 카톨릭인 남미에서는 꽤나 유명한 관광지다.





두개밖에 없는데 왜 3개의 마리아상일까?


사진을 잘 보면 오른쪽에 아무것도 없는 돌무덤이 보이는데...


원래 저기도 성모 마리아상 같은 돌이 있었단다.


근데 어떤 관광객이 미쳐돌아서 부숴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두개밖에 안 남았단다.


그래서 그 후로는 이렇게 가까이 가지 못하고, 정해진 길로만 다니게 만들어놨다.


뭐 하는 놈인지, 왜 부쉈는지 좀 만나보고 싶다. 가만히 있는 돌을 왜 부숴버린거여... 술 마셨나.





이제 드디어 일몰을 보러 갈 시간.


일몰은 모래언덕 꼭대기에서 본다. 걸어올라가는데 대략 30분 정도?


근데 오르막이 전부 모래로 되어 있어서 걸어가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발이 자꾸 모래에 빠지고, 신발 안에 모래 들어오고.... 아오...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이렇게 모래언덕이 펼쳐진다.


모래 언덕 너머로 사라지는 해를 보는 것이 이 투어의 목적이다.


근데 아숩게도 날씨가 흐린 관계로 우리는 일몰을 보지 못했다.


지금의 아타카마는 완전 관광객을 위한, 관광지로 변해 버렸다.


그도 그럴것이, 주변은 전부 사막인데 뭘 해먹고 살겠나... 그냥 관광객들이 뿌리는 돈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수밖에...





지금의 모래언덕은 못 걸어가게 막아놔버렸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6년 전에만 해도 모두들 이 모래언덕을 걸어갈 수 있었는데...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듬에 따라 모래언덕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막아버렸단다.


6년 전만 해도 하루에 30~40명 정도 수준이던 방문객이 지금은 300~400명이 넘었단다.


어느 곳을 여행하든지 간에, 예전에 유명해지기 전에 다녀간 사람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10년 뒤에 이 곳을 오는 사람도 우리를 부러워할까...


개인적으로 10년 전에 티벳을 다녀온 사람들이 가장 부럽기는 하다.





이 곳의 모래언덕은 매우 고운 모래로 이루어져 있다.


느낌으로 보자면 애리조나 사막 위에 있는 중동사막 정도?


샌드보딩 투어를 하면 이런 모래언덕에서 보딩을 즐길 수 있다던데...


나중에 두바이 같은데 가서 한번 해봐야겠다.





날씨가 구린걸 아는지 모르는지 다른 관광객들도 열심히 일몰을 보려고 걸어올라오고 있었다.


라파즈의 달의계곡이 이 곳 아타카마 달의계곡 축소판이라고 해서,


뭔가 많이 기대했었는데... 


난 개인적으로 라파즈의 달의 계곡이 더 멋지고 신기했던거 같다.


왜냐면 거긴 1시간이면 전부 다 돌아보고도 시간이 남거든...


투어는 역시 짧아야 제맛이죠.





일몰이 안 보인다는 것을 깨닫고는 실망한 우리.


이렇게 앉아서 저 아래 쪽에 달려가는 차를 보면 참 멋지다.


이렇게 우리나라에 없는 자연환경을 볼때면, 여행 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여기가 남미라는 것도 실감이 나고... 내가 지금 세계일주를 하고 있다는 것도 실감이 난다.


점점 사라지는 통장잔고를 보면서, 내가 미쳤었구나 하는 것도 실감이 나고....





어찌 보면 우리의 마지막 단체사진인가...


이제 훈이씨는 제주도로 돌아가서, 복학을 해서 혼자 밥을 먹는 생활에 익숙해 질테고...


나랑 진희는 이렇게 수많은 동행들을 한국으로 보내야겠지.


한국에 가는건 별로 부럽지 않은데, 소주가 3천원인 나라에 가는건 매우 부럽다.





일몰을 못 보고 힘 없이 내려오는 길.


이렇게 투어를 끝마치고는 다시 차를 타고 마을로 돌아온다.


이렇게 우리가 아타카마에서 하고자 했던 단 하나의 일. 달의 계곡 투어를 끝마쳤다.


이제 내일이면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로 신나게 달려가야겠지.


아타카마-산티아고는 버스로 20시간정도 걸리는 거리다...


그리고 훈이씨는 12시간정도 걸리는 아르헨티나 살타로 넘어갈 예정이다.





마을로 돌아와서 할게 없어 잠시 마을 나들이.


여느 남미나라답게 밤에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을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상점이 불을 켜고 영업중이었다.


관광지라 그런가... 비싸 보이는 음식점들이 꽤나 많았다..


물론 우리는 들어갈 수 없겠지....ㅠ





이제부터 훈이씨가 찍어준 사진.


이 친구 사진 잘 찍는다.


진희가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한 염색은 날이 갈수록 색이 옅어져서,


이제는 얼추 원하던 색에 가까워진거 같다.


다음부터 투어 갈때는 옷좀 예쁘게 입고 가야지...;;;


자던 옷 그대로 입고 갔더니 이건 뭐 그냥 현지인 수준이네.





후덕하게 나왔는데... 살 찐건 아니고.. 그냥 안에 옷을 두겹이나 껴입었다.


아마도 지금부터 유럽 갈때까지는 반팔옷 입을 일이 없을꺼 같다.


남미라고 해서 무조건 더운줄만 알고 왔는데... 남미의 겨울도 생각보다 춥다.


물론 생각보다인거지... 우리나라 겨울에 비하면 여기 겨울날씨는 그냥 가을날씨 수준이다.


뭐... 이제 앞으로 갈 파타고니아 지역은 우리나라 철원 수준의 날씨겠지만....




이렇게 칠레의 첫 도시를 성공적으로 투어했다.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나에겐 갑자기 높아진 물가 때문에 멘붕에 빠진 마을로만 기억될 거 같다.


칠레에 넘어온지도 거의 일주일이 다 되가는데... 아직도 물가에 적응이 되지 않는다.


대충 보면 우리나라랑 별반 다를게 없는 물간데...


정확히 말하자면, 월급쟁이일때 느꼈던 밥값과 백수일때 느끼는 밥값의 차이겠지.


이제 내일이면 산티아고를 떠나서 아래쪽 파타고니아 지역으로 점점 내려간다.


정말 거지같은 생활의 시작이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