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의 2일차 밤은 매우 추웠다.


샤워시설 자체가 없는 숙소에서 잠을 자는데... 밤에 매우 추웠다.


아니.. 매우 추웠단다.


나는 동생이고 뭐고간에 혼자서 옷 3겹에 침낭까지 다 두르고 자서 추운지 모르겠더라.


그냥 잠만 잘잤다.





이제 드디어 투어의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날에는 그냥 온천 한번 하고 오전 10시쯤에 끝난다.


그러면 칠레쪽에서 버스가 와서 우리를 싣고 칠레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라는 동네에 내려준다.


드디어 칠레로 가는거다.


흠... 그럼 이건 칠레에 써야되나.... 여하튼 우유니투어의 마지막 날.





국경으로 향하다가 또 다시 차를 세워준다.


이건 또 뭔데 찍으라는거여.. 라며 주위를 둘러봤는데..


오... 땅바닥에서 막 수증기가 솟구친다. 


신기해서 가까이 다가가려는데 귀가 찢어질듯 시끄러운 굉음이 난다.


화산이 옆에 있어서 그런지 땅바닥에서 저런 수증기가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까 사람들이 박아놓은 파이프를 통해서 수증기가 나오고 있는거였다..


에이 뭐야... 인공인가... 라고 생각할때쯤...





레얄 지옥이다.


유황지옥, 불지옥이다.


아까 저기는 그냥 맛뵈기였고, 여기가 진짜였다.


여길 뭐라고 부르던데... 기억은 잘 안나고 여하튼 유황증기가 올라오는 땅이었다.





저 바닥에 누리끼리+허여멀건한 게 전부 유황이다.


여긴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든게 아니고, 그냥 땅에서 저런 수증기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작은걸 하나 발견해서 손으로 파보고 싶었지만,


진희가 유황은 인체에 해로운거라고 해서 그만뒀다.


에이. 지지. 그거 만지는거 아니야. 지지. 그치. 착하지. 





그리고 다시 좀 가다보니, 드디어 온천.


1박 이상의 모든 투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온천코스.


저 조그만 탕뿐 아니라 주변의 물도 모두 뜨거운 물이라 김이 나고 있었다.


비록 탈의실도 없이, 알아서 재주껏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어제 씻지도 못한거 + 아침의 추위 + 잠이 덜 깬 상태 = 최고의 온천.


이었다.


들어가서 앉아있을때는 정말 행복했는데... 나중에 나와서 씻고 옷 갈아입다보니 후회가 밀려왔다.


외국애들은 어디서 가져왔는지 큰 수건을 하나씩 두르고 옷도 편하게 갈아입고 닦고 하던데...


우리가 가진 수건이라곤, 손바닥만한 스포츠타월뿐....


하지만 외국인들은 수건만큼이나 그게.. 거 뭐냐.. 크니까. 그게. 거 뭐지. 반면에 우리는 스포츠타월만큼이나 그게. 그거. 그 뭐지.


여하튼 그래서 괜찮았어.





마지막에 보여주는 흰색의 호수다.


지금은 얼어서 흰색인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안 얼어도 이 호수는 흰색으로 보인단다.


이게 투어의 마지막에 본 호수였는데, 이때쯤 되니 호수고 뭐고간에 빨랑 국경이나 넘고 싶다는 생각만 났다.


지금 사진 보니까 호수 옆에 사는 노숙자처럼 나왔네.





가이드는 우리를 9시 반쯤에 주차장에 떨구고 가버렸고...


우리는 10시에 온다고 한 버스를 기다렸는데... 안온다...


결국 11시가 다 되서야 버스가 도착했고, 우리는 한시간 이상을 벌벌 떨어야 했다.


같은 버스를 타기로 한 양키들은 괜한 사람들한테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죄도 없고 왜 버스가 안오는지도 모르는 불쌍한 다른 가이드들한테 화풀이를 한다.


이런 양놈들. 


그냥 안오면 기다리면 되고, 오고나면 버스기사한테 왜 늦었냐고 물어보면 되지...


보챈다고 빨리 오는것도 아닌데...


내가 호구인건지, 양키들이 극성인건진 잘 모르겠다.





드디어 도착한 칠레.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아타카마라는 동네에 있는 산 페드로라는 동네인데, 우리는 그냥 줄여서 아타카마라고 부른다.


주변에는 서태지씨의 모아이 뮤비 배경이 된 아타카마 사막만 펼쳐져 있다.


참고로 아타카마 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이란다.


언제나 멋지다. 세계에서 가장~ 이라는 단어는.


칠레에 오자마자 우리를 가장 놀랍게 한건, 미칠듯한 물가.


남미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답게 물가도 정말 잘 산다.


남미에서 왕처럼 살다가 칠레로 넘어오니 콜라 하나 제대로 사먹을수가 없었다.



대충 얘기를 들어보니, 남미전체가 경제위기에 빠졌을때 칠레가 어찌어찌 잘 극복해내서,


칠레는 지금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단다. 우리나라보다도 잘 사는거 같다.


우선 슈퍼마켓에 냉장고가 있다는거 자체가 다른 남미국가보다 잘 산다는 증거다.





하지만 거지인 우리는 결국 도착 첫날은 무조건 맛난걸 먹는다. 라는 신념을 깨버린채.


슈퍼마켓에서 가장 싼 재료들만 모아서 스파게티를 해먹었다.


여행하면서 느낀건데, 스파게티만큼 싸고 간편하게 한끼를 해결할만한 음식이 없다.




칠레. 남미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난 우리나라 삼겹살집 가면 죄다 칠레산 돼지고기라고 써있길래 돼지고기는 싼줄 알았다.


근데 여기와서 보니까 돼지고기도 비싸. 그냥 다 비싸.


로컬식당 가서 밥 한끼 먹을라고 해도 우리나라돈으로 5천~1만원 수준이다.


그냥 보면 우리나라랑 얼추 비슷한 수준의 물가를 가지고 있는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여행객들이 칠레는 그냥 지나쳐서 아르헨으로 향하고 있다.


사실 칠레에서 유명한 관광지는 쩌어~기 아래. 남극에 가까운 지역인 파타고니아에 다 있는데...


지금은 완전 겨울이라서 파타고니아에 가는게 쉽지 않다.


근데 우리는 간다. 


원래는 남극에 가고 싶었지만, 그건 거의 불가능한 예산이 들어서 포기했고, 남극 맛뵈기라도 볼라면 내려가야된다.



애초의 여행계획은 남미+인도에서 싸게 놀고, 유럽+아프리카에서 아끼자. 였는데...


이건 뭐 인도 빼고는 전부 아끼게 생겼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