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길고 길었던 라파즈 잉여생활을 청산하고 우유니로 향했다.


우유니 사막.


외국애들은 보통 우유니 평원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우유니 사막으로 더 많이 불린다.


왜 그런지는 가보니까 알겠더라. 진짜 사막 같은 느낌의 염전이다.


개인적으로 남미 여행을 알아보면서 가장 많이 들어본 두곳. 마추픽추 그리고 소금사막.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 우유니 마을로 향했다.





오늘은 6시가 좀 넘자마자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향했다.


어제의 실패를 거울삼아 나날이 발전해나가는 나는야 어느덧 중급 여행자.


택시도 나름 저렴하게 잘 잡아타고 터미널로 향했다.


일방통행이 많은 동네라서 빙빙 둘러서 터미널에 도착했다.





요기가 라파즈 터미널이다.


몇일 전에 터미널로 한국인을 마중 나갔다가 실종된 훈이씨를 찾아 두번이나 다녀간 곳이다.


여느 남미나라답게 버스회사별로 부스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버스회사별로 가는 도시가 다르고 시간도 다르고 요금도 다르고 버스도 다르다.


우리는 앞서 우유니를 개척한 치훈씨의 정보에 따라 움직였다.


우리가 빠르크라 부르는 이 청년은 와라즈랑 와이나 포토시를 같이 한 청년이다.


위대한 빠르크. 호주 워킹하는 1년동안 남미 계획만 짰다고 하더니 진짜 아는것도 많고 스페인어도 잘한다.





우리가 타게 된 버스.


우유니에 해가 뜰때쯤 내려주기 때문에 엄청나게 춥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단단히 껴입고 탔다


볼리비아답게 버스 가격도 저렴하다.


얼만진 잘 모르겠다. 2월 26일 결혼한 이후로 모든 경제권은 진희가 가지고 있으므로 난 돈에 관련해선 잘 모른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그 나라 돈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


여행정보가 필요하시다면 진희의 블로그로 가시는게 더 현명할 겁니다.





가는 도중에 찍은 라파즈의 마지막 모습.


뭔지 잘 안 보인다만 대충 가는 길을 묘사해보자면,


라파즈를 벗어나자마자 미칠듯한 어둠.


정말 버스 밖으로 아무것도 안 보였다. 바로 옆에 절벽이 있는건지 아니면 그냥 사막인건지 모를 어둠이었다.


그래서 가는 내내 잠만 잤다.





우리가 타고 간 버스의 모습이다.


이렇게 대략 10~12시간 걸리는 라파즈-우유니 버스에서 잠이 들었다.




지금 정리하면서 보니까 라파즈에 13일이나 있었다.


와이나 포토시에서 잔 하룻밤을 빼도 12일... 가히 페루 쿠스코와 버금 가는 체류였다.


페루 쿠스코는 볼거라도 많았지. 라파즈에서는 왜 이리 오래 있었을까...


라파즈에서 우리가 머문 엘 솔라리오 호스텔에서 나는 어떤 모습이었나...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저 할일 없는 잉여 여행자로 보였겠지.


하루일과라고 해봤자,


오전 9시 반에 기상하자마자 바로 살떼냐 집으로 가서 살떼냐 먹고 복귀 후 다시 잠.


오전 11시쯤 다시 일어나서 짜랑고 들고 2층 가운데 자리 잡고 띵까띵까.


오후 1시쯤 샤워하고 진희랑 같이 점심 먹으러 나감.


오후 4시쯤 호스텔 복귀해서 2층 가운데 자리 잡고 인터넷의 바다로 입수.


오후 5시쯤 저녁에 뭐 먹을까 결정하고 장 보러 나갔다 옴.


오후 8시까지 부엌에서 신나게 지지고 볶고 삶고 해서 초라한 저녁을 해먹음.


오후 9시부터 설겆이 내기를 시작으로 술사오기로 이어지는 훌라 삼매경.


오후 10시쯤 술이 부족해서 술 더사오기 내기로 이어지는 훌라 삼매경.


밤 12시쯤 술값 내기가 모두 끝나면 몰래 부엌문 따고 들어가 커피 한잔 마시고 취침.



내가 썼지만 정말 잉여스럽기 짝이 없구나.


여하튼 이렇게 잉여스러운 라파즈 생활은 이제 뒤로 하고, 앞으로는 빡센 남미 남부만 남았다.


왜냐면 남쪽으로 가면 갈수록 무지하게 비싸지거든요.


지금 남미는 한겨울. 완전 비수기입니다. 비수기라서 손님이 없어 싼게 아니라...


겨울이라서 문 연곳도 없고 가는 버스도 없고 해서 비쌉니다.


참고하세요.


여행은 무작정 떠나고 보는게 아니고, 최대한 많이 알아보고 준비해서 오는게 돈&시간 낭비 안하는 길입니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