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섬의 밤은 이름과는 다르게 추웠다.


게다가 밤만 되면 섬이 깜깜해져서 볼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당일치기로 3시간짜리 트래킹만 하고 가는것도 괜찮을것 같다.





내가 본 일출의 모습.


귀찮거나 늦잠 자거나 한건 아니고, 일찍 일어나긴 했는데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침대에 누워서 일출을 봤다.


고산지대라면 아침에는 날씨가 좋고, 오후가 되면 구름이 낀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고산지대임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구름이 껴있었다.





내가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진희가 나가서 찍어온 사진이다.


자네, 부부가 같이 여행하면 뭐가 좋은지 아나?


사진은 찍어야겠는데 찍기는 귀찮을때... 누군가가 옆에서 열심히 다 찍어준다는 점이지.





어젯밤에 주인집 아줌마한테 첫배 시간을 물어봤더니, 8시 반이란다.


그래서 8시에 숙소에서 나와 항구로 향했다.


어제 말한것처럼 여기는 수도시설이 안되어 있어서, 나귀가 직접 물통을 짊어지고 올라가고 있었다.


나귀는 어느 나라를 가든지간에 힘든 일만 하고 있는거 같다.


불쌍해라...





새우잡이배로 팔려가는 노숙자의 모습.


선착장에 갔더니 첫배는 10시 반이란다.. 크흥... 두시간이나 남아버려 우리는 패닉에 빠졌다.


뭐하지... 고민하는 와중에 어떤 사람이 오더니 개인배를 태워줄테니 50씩 내란다.


원래 가격은 20인데... 너무 비싸서 그냥 안 탄다 그랬더니 40으로 깍아준다.


됐어요. 그냥 정기운항선 탈게요. 라고 말하고 앉아 있었더니,


20씩에 태워준단다... 오......


그렇게 개인배에 타려고 하니까, 정기운항선 표 파는 사람이 와서는 마구마구 뭐라고 한다.


뭔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짐작컨데 자꾸 그렇게 상도덕 어기고 개인플레이 하면 마을에 고발하겠다는 얘기 같았다.


둘이 싸우든 말든 나야 편하게 배 탔으니 장땡.


정기운항선보다 1.5배는 더 빠르고 손님이라곤 나랑 진희 둘뿐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느낀건데, 우리는 약간 이동수단에 있어서 행운이 따르는거 같다.





고산지대라 그런지 호수 바로 옆에 있는 산인데도 구름이 걸려 있다.


저 구름이 천천히 산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침에 일출을 볼때 처음 본건데....


난 고산지대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산에 비치는 구름의 그림자가 멋있어서인데...


이 호수는 높히 있어서 그런지, 구름 그림자가 호수에 비치고 있었다.


너무 춥고 잠이 덜 깨서 찍지는 못했지만, 여하튼 멋진 풍경이었다.





줌이 안되서 죄송합니다.


저기 가는 배가 정기운항선인데 잘 보면 천장에 사람이 빼곡하게 타있다.


배 안이 꽉 차서 저렇게 천장으로 올라간건데..


사고 안나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다시 코파카바나로 와서 라파즈 가는 버스를 찾았다.


라파즈 가는 버스는 워낙 많아서 예약을 하거나 그럴 필요 없이, 그냥 마을 가운데 광장으로 가면


수많은 삐끼들이 달려든다.


3시간밖에 안되는 거리라서 그냥 현지인들이 타는 버스를 탔다.





라파즈 가는 길에 왠 호수냐고?


잘 보면 차들이 호수를 달리고 있다.


티티카카 호수는 무지하게 커서, 코파카바나에서 라파즈 가는 길목을 막고 있다.


만약 돌아가려면 꽤 오랜 시간을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호수를 직접 건넌다.


다리를 놓지 않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여하튼 난생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갑자기 버스가 멈춰서더니, 다들 내린다.


엥? 1시간밖에 안왔는데 왜 다 내리지? 여기가 라파즈인가요? 라고 물어봤더니,


내려서 보트 타고 건너오란다...


뭔 소리지.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따라 갔더니, 갑자기 사람들이 돈을 내고 보트를 탄다.


짐은 그냥 버스에 두고 내리면 된다. 나중에 버스랑 다시 조인할꺼니까...





사람을 다 내린 차들은 저렇게 차 전용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이게 뭔 풍경이야... 코파카바나는 섬이었나? 이 나라에는 다리 놓을 기술이 없나? 왜 사람이 타고 건너면 안되지?


수많은 궁금증이 생겼지만, 눈에 보이는 모습들이 너무 웃겨서 한동안 정신을 놓고 있었다.


이렇게 사람은 보트를 타고 건너고, 차는 따로 건너고 해서 반대편에서 다시 만난다.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내가 보고 있는 짧은 시간동안만 하더라도, 차들이 줄을 서서 강을 건너고 있었는데...


이정도면 돈 받고 건너는 다리를 놔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왜 안 놓는건지 모르겠다. 


정말 신성시 되는 호수라서 그런가..;;;;





라파즈에 도착해서 처음 먹은 음식.


당연히 닭고기다. 뭘 먹어야 될지 모를때, 닭을 먹는게 가장 안전하다.


닭은 못해도 중간은 간다. 남미에서 내가 먹은 닭만 해도 양계장 하나 차려도 될듯.


도시간 이동을 하고난 후 첫 식사는 맛난걸로 하는 규칙에 따라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먹었는데...


뭐 생각보다 그리 맛나진 않았다.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에 도착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도.


세계에서 가장~ 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뭐가 됐든간에 매력적이다.


이제 이 곳에서 좀 쉬고, 와이나 포토시라는 6088m짜리 등반을 하고, 소금사막으로 불리우는 우유니 사막을 가고,


서태지씨가 모아이 뮤비를 찍은 아타카마 사막 좀 갔다가, 칠레로 가야지.


이렇게 여행 나온지 벌써 3달째가 되어간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