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콜롬비아 애들이랑 한창 놀때쯤에 들었던 얘기..


한국인에게 짱깨라고 부르면 욕이나 다름 없다고 하자,


콜롬비아 애들이, 남미에서는 볼리비안이라고 하면 욕이라고 했다.


그 당시에는 몰랐다. 왜 볼리비아가 남미의 짱깨라 불리는지.





페루-볼리비아 국경의 모습이다.


갑자기 버스에서 누군가 타더니 국경 넘는 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이유도 없이 관광객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은 경계대상 1호다.


근데 국경 + 외국인 상대 + 친절 = 환전상 이라는 공식은 100%다.


역시나 환율을 무지 안좋게 쳐주는 환전소의 삐끼였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저 집이다. 내가 지금 사진 찍은 장소에 있는 길거리 환전상이 환율을 더 좋게 쳐주니 참고바람.





버스에서 내려 걸어서 국경을 통과한다.


페루 출국심사를 마치고, 이제 드디어 볼리비아.


대다수의 남미여행자가 뽑는 최고의 여행지. 소금평원이라 불리우는 우유니 사막이 있는 곳이다.





페루-볼리비아 국경은 티티카카 호수를 반씩 나눠먹고 있다.


페루쪽 국경에서도, 볼리비아쪽 국경에서도 티티카카 호수는 여전히 넓고 파랬다.


출입국 절차는 상당히 간단했다.


그냥 뭐 물어보지도 않고 도장만 쾅쾅 찍어주고 끝났다.


아마도 볼리비아는 비자 받을때 왠만한 건 다 물어보고 발급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남미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 사람에게 비자가 필요한 국가가 볼리비아)





볼리비아에서의 첫 일정은. 태양의섬 트래킹.


티티카카 호수에 있는 섬중의 하나인데, 풍경이 아름답다고 해서 가기로 했다.


태양의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코파카바나라는 국경도시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된다.


우리는 시간이 안 맞는 관계로 코파카바나에서 1박, 그리고 태양의섬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코파카바나는 티티카카 호수를 끼고 있는 동네답게 뜨루차(송어)요리가 유명했다.





이 동네는 그냥 한적하다 못해 유령도시 같은 분위기였다.


국경을 넘어온 사람들이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로 가기 위해 거쳐가는 도시이면서,


태양의 섬 트래킹을 하기 위한 외국인이 머무는 곳.


이 두개의 목적만 가지고 있는 도시같았다.





뭐 길거리를 계속 돌아다녀봐도 사람도 별로 없고 가게도 거의 닫았고...


그렇다고 뭐 축제도 아닌거 같고, 주중인데 활기도 없고 뭐 이래...


나중에 알았지만 이상하게 밤에 해가 지고나니 도시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티티카카 호수에는 태양의섬도 있고... 달의섬도 있고... 뭐 잡다한 섬들이 많다.


(갈대섬은 페루쪽 영역이니까 제외)


잉카문명 탄생신화의 배경지가 이 태양의섬이라는 얘기도 있다.


왜 태양의 섬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이름 좀 간지남. Isla del Sol.





리카르도가 나한테 해준 가장 웃긴 얘기.


준, 그거 알어? 볼리비아에는 바다가 없는데 해군이 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멍청이들.ㅋㅋㅋㅋㅋㅋ


리카르도에게 인증샷을 보내주기 위해 해군기지 사진을 찍었다.


호수에서 활동하는 해군이라... 있는게 맞는건지 없는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다만 여하튼 특이하긴 했다.



그럼 여기서 왜 볼리비아가 남미의 짱개라고 불리우는지 알아보자.


대충 요약하면, 원래 볼리비아는 땅이 꽤나 큰 나라였고, 페루랑 연합해서 연합국까지 세운 나라였는데...


이렇게 연합해서 커지자 주변의 남미나라들이 견제하기 시작했고, 결국 가까운 칠레랑 마찰이 생겨서,


치고박고 하다가 태평양쪽 땅을 전부 칠레에게 빼앗겨서 결국 바다 없는 내륙국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브라질한테도 뭔 죄를 졌는지 많은 영토를 뺏겼고...


그렇게 내륙국이 되어버린 볼리비아는 항구 없이는 경제발전이 힘들다는 걸 깨닫고는 강을 통해서 바다로 진출하려고 했는데,


이게 지네 나라 강도 아닌 파라과이쪽 강인지라.. 파라과이가 가만 있지 않았겠지...


근데 볼리비아는 지네가 더 크고 쌈도 잘하고 하니까 파라과이랑 전쟁을 하자고 덤벼댔고,


하지만 볼리비아의 군대는 천성이 느긋한 인디안이 대다수였고, 파라과이는 지네나라에서 싸우는 거니까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잘 싸워서,


결국 볼리비아 패배. 그래서 영토는 더 쪼그라들고, 바다도 없고, 주변 남미국가들한테 욕만 먹고...


이런 슬픈 전설이 있단다.


이 얘기에 흥미가 있으면 구글링 해보세연. 무슨 칠레 태평양 전쟁, 차코 전쟁 이런거 찾으면 잘 나옴.





코파카바나를 가장 잘 보여주는 풍경이 아닐까 싶다.


티티카카 호수로 나가는 배들과 관광객과 국경을 통과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그만한 마을.


그리고 더럽게 비싼 물가.


그리고 더럽게 불친절한 시장 가운데 슈퍼아가씨. 뻐큐머겅.





역시 터미널의 꽃은 강냉이죠.


국경을 통과하는 사람들을 위해 강냉이 종류를 많이 판다.


희한한건 강냉이가 무지하게 비싸다는거....


라파즈까지 가는 3시간 반짜리 버스가 15볼(대략 3천원)인데... 강냉이 조그만게 10볼(대략 2천원)이다...


외국인들에게만 덤탱이 씌우는줄 알았는데... 현지인들도 다 비슷한 가격에 사먹고 있었다.





이제 내일 아침에 태양의 섬으로 가기 위해 일찍 잠이 들었다.


일몰이 멋져보였지만 보지 않았다. 태양의 섬 가서 직접 보려고.


하지만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불멸의 법칙을 잠시 망각했고,


고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추워진다는 사실도 망각했고,


이 두개가 합쳐져서 태양의 섬 시망.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