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어제 일출을 보려고 했으나, 날씨가 안 좋은 관계로 오늘 도전했다.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신나게 달리고 달려서 도착한 아후 통가리끼.




 


너무 일찍 가서 그런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진은. 달빛에 비친 쓸쓸한 모아이.


어제 왔을때 혼자만 입구에 서있던 모아이였다.





사진 찍는 기술이 좀더 있었더라면 이쁜 사진을 건질 수 있었을텐데...


많이 아쉽다. 게다가 해는 언제 뜨는건지.. 계속 기다려도 뜰 기미가 안 보인다.





이때쯤 되서 우리는 깨달았다...


해는 모아이 뒤쪽이 아니라 왼쪽에 보이는 산 뒤에서 뜬다는 사실을....


망할. 산 뒤에서 뜨면 일출이 제 아무리 예뻐도 못 보는데...ㅎㅎㅎ





2시간 넘게 해 뜨는걸 기다렸다가 결국 이정도까지만 기다리고 돌아왔다.


우리의 기대치는. 뒤쪽 바닷가에서 뜨는 해를 등진 모아이상. 이었는데...


현실은 옆산에서 뜨는 보이지 않는 해다.


해가 뜰때쯤 되니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들었는데... 전부 이쯤되니 돌아가버렸다.ㅎㅎㅎ





돌아오는 길에 들린 어시장이다.


동네에 시장이라고 부를만한 곳이 딱 한군데 있는데... 거기 바로 앞에서 오전에만 반짝 열리는 어시장이다.


대부분의 생선은 현지인들이 사가고.... 좀 큰것들은 식당으로 팔려 나간다.


원래 참치를 사려고 갔는데... 저렇게 통째로밖에 안 판단다..;;;


잘라달라고 했는데도 안된단다.. 저정도 크기가 나름 자른거라고 그냥 다 사가라는데...


가격은 둘째치고 저걸 어떻게 손질하나 싶어서 그냥 포기했다.





숙소 체크아웃은 11시이고, 차 반납은 1시인 관계로 숙소 먼저 체크아웃 했다.


갑자기 주인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우리 모두에게 목걸이를 걸어주시면서, 


이게 이스터섬의 전통이라면서 다음에 또 오라고 너무 친절하게 배웅해주셨다.


감동 먹을뻔 했는데....


공항에 가니까 모든 관광객들이 똑같은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짐을 빼고 할게 없는 우리는 가장 가까운 동굴에 가보기로 했다.


첫날 들렀어야 되는데... 오롱고 분화구에 정신이 팔려 못 본 동굴이었다.





대략 이렇게 멋진 동굴이 무료입장이다.


별로 유명하지 않아서 그런지 우리밖에 없었다.





이 동굴은 예전에 사람들이 남겨놓은 벽화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그렇게 귀한 벽화를 그냥 이렇게 방치해 뒀다..;;;


마음만 먹으면 저 돌 떼어갈 수도 있을만큼 무방비였다.


나름대로 엄청 가치가 있을것 같은 유적인데...흠....





동굴 탐험을 기대하고 간 우리는 실망을 뒤로 하고 우체국으로 향했다.


이스터섬의 유일한 우체국인데... 여기서 이쁜 모아이 스탬프를 여권에 찍어준다.


그리고 세계 각국으로 엽서를 보낼 수 있는데... 가격이 좀 쎄다.


게다가 한국까지 가는 한달 반정도 걸린단다...


여기서 콜롬비아의 오뎃과 가디단의 PL님께 엽서를 보냈다... 과연 이게 가긴 가는지가 미지수다.





달랑 두개 쓴 나와는 달리, 엄청난 양의 엽서를 보내는 진희.


오랜만에 손글씨 쓰려니 손에 경련이 일어나더라.. 특히 오뎃에게는 안되는 스페인어로 쓰려니 머리에 경련이 일어났다.





참치를 포기한 우리는 아쉬운 마음에 작은항구에 있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


밥을 시켜놓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주인 아줌마가 뭐라뭐라 하길래 봤더니 거북이가 있다...


바다거북이다..;;; 


아쿠아리움에서만 보던 바닷거북이가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밥을 먹은 식당 주변 풍경.


쩌어기 멀리 일광욕중인 거북이가 보인다.


이렇게 작은 배를 가지고 사람들이 나가서 물고기를 비닐봉지 한봉다리만큼만 잡아온다.


뭐 많이 잡지도 않고 손낚시로 취미 삼아 잡아오는거 같았다.





이거 두개가.... 무려 3만원이 넘는 음식이다.


물론 맛은 없었다.... 저 왼쪽의 생선은 뭔지 모르겠는데 엄청 퍽퍽하고 맛도 이상했고...


오른쪽의 세비체는... 리마의 뿐따 아쑬에 비하면 정말 맛 없었다.


그냥 기념삼아 이스터섬 음식점에서 한번 사먹어봤는데... 괜히 비싸다 비싸다 하는게 아니었다.





이제 정말 이스터섬을 떠날 시간.


올때와 마찬가지로 갈때도 쿨하게 그냥 활주로로 걸어가서 비행기에 탑승한다.


우체국도 하나인 섬이니까, 당연히 공항도 하나뿐이다.


내가 봤을땐 학교 운동장도 하나뿐인거 같았다.





비행기에서 본 이스터섬의 모습이다..


오른쪽이 운고로 분화구 있는쪽... 쩌어기 멀리 왼쪽 위가 채석장 있는쪽인거 같다.


하늘에서 보니까 더 멋졌다.... 비행기 날개 끝쪽이 사람이 사는 항가로아 마을이다.





이게 운고로 분화구쪽이다.


정말 다시는 못 올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음에 남미 여행을 다시 하더라도 아마 이스터섬은 안 오겠지?...


근데 혹시 모르지... 인천공항에서 이스터섬 직항이 생길지도...




이스터섬은 진희가 가장 가보고 싶어하던 곳이어서 그런지 매우 만족스러웠다.


많은 한국인들이 서태지의 모아이 뮤비의 영향을 받아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하다.


나 역시 별 기대 안하고 따라갔다가 매우 만족하고 돌아왔다.


갔다온지 10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여전히 그립다. 

Posted by v멍군v